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2821 - Chapter 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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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1장

맹효남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개자식! 나한테 쓰레기라고 한 것도 모자라 감히 우리 임원들한테 쓰레기라고?!”“아주 우리한테 미움을 사고 싶어서 안달인 모양이지?”“항도 재단을 한번 뒤엎어 버리고 싶은 거야 뭐야?”“총재도 이렇게까지 우릴 건드리지 못하는데 네까짓 놈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 앞에서 이렇게 날뛰는 거야?”“잘 들어. 하 총재 때문에 이시카와 그룹과의 계약이 틀어졌어! 이건 그냥 넘길 수가 없는 문제야!”“똑똑히 들으라구!”“퍽! 퍽!”하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양손을 들어 맹효남의 뺨을 때렸다.“그냥 넘길 수가 없다고요?”“당신들한테 미움을 산다고요?”“날뛰어?”“왜? 내 말에 불복하는 겁니까? 아니면 하 총재의 말에 의문을 제기하는 겁니까?”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서류 한 장을 꺼내 탁자 위에 탁 펼쳐 보였다.“마케팅 부서의 가장 기본적인 직책은 다른 회사랑 합작하고 일감을 끌어오는 겁니다!”“항도 재단같이 규모가 큰 회사에서 총재가 해야 할 일은 전반적인 상황을 통제하는 거죠.”“일개 섬나라 작은 회사와 대리점 계약하는 것에도 총재가 나서야 한다면 도대체 마케팅 부서에서는 뭘 하는 거예요?”“차라리 물러나는 게 더 낫지 않아요?”“이런 대리점 계약 건에 당신이 사인을 할 권한이 있다는 건 그만큼의 인센티브를 받는다는 얘기죠!”“인센티브 받는 만큼 열심히 했어야죠!”“당신이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 건 당신이 무능하기 때문입니다!”“아니, 오늘 마케팅 부서에서 계약을 따내지 못한 걸 가지고 총재를 찾아온다면 그럼 내일 재무 부서에서 돈이 없으면 또 총재를 찾아오겠네요?”“한마디로 말해서 이 일을 당신네 마케팅 부서에서 할 수 있으면 하는 거고 할 수 없으면 깨끗이 물러나는 겁니다!”“맹효남 당신이 그렇게 잘났고 배짱이 두둑하면 지금 당장 나가도 좋아요. 내가 책임지겠습니다. 3개월치 월급을 위약금으로 드리죠.”“꺼지세요! 어서 꺼지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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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2장

”자료를 보니 섬나라 이시카와 그룹은 자국 내에서 3위권도 안 되는 평범한 그룹이었습니다. 가전제품 영역에서 조금 성장을 보였을 뿐인데 이 정도로 호들갑을 떨 일입니까?”“당신들은 항도 재단 사람으로서 크게 말하면 항도 하 씨 가문을 대표하고 대하를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섬나라 사람 몇 명도 제대로 상대하지 못하면서 여기서 으르렁대고 잘난 척할 수 있습니까? 게다가 하 총재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워요?”“그런 말을 한 사람이 재단에 남을 이유가 있습니까?”“매년 수억씩 받는 연봉은 뭐 거저 주는 거랍니까?”하현이 앞으로 나와 오른손으로 맹효남의 얼굴을 툭툭 쳤다.“자기가 능력이 부족해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생각되면 여기서 나가세요. 남 탓하지 말고!”“알아들었습니까?”하현이 자신의 뺨을 툭툭 건드리자 맹효남은 치욕스러움에 온몸을 덜덜 떨었다.하지만 그는 감히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여기서 하현에게 대든다면 계속 두들겨 맞을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항도 재단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밀려왔기 때문이다.항도 재단이 그에게 매년 안겨주는 수억 원의 연봉을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었다.하수진은 흥미로운 듯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맹효남을 압박하는 하현을 지켜보았다.모난 돌이 정 맞는다더니 오늘 맹효남이 딱 그 꼴이 난 것이다.만약 맹효남을 제압하지 못한다면 그녀의 집행총재 자리도 안전하지 못하다.몰아붙이는 하현의 행동 스타일은 그녀가 마음속에 품은 방향과 딱 일치했다.어쨌든 오늘 하현을 이 일에 끌어들인 건 정말 잘한 것 같았다.“그만!”뺨을 맞은 맹효남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그는 얼굴을 가린 채 몇 발짝 뒤로 물러섰고 얼굴빛이 몹시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기세는 꺾이지 않은 모습이었다.“하 총재, 대체 뭘 어쩌려는 겁니까?”“오늘 그 자리에 막 올라왔는데 지금까지 재단을 위해 힘써온 사람을 이렇게 홀대할 거예요?”“도대체 하고 싶은 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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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3장

지금 이 순간 하현은 모든 진실을 손에 다 쥐고 있었다.일련의 의혹들이 있었던 일들에 대해 하현이 증거를 제시하자 맹효남의 얼굴은 그야말로 새하얗게 핏기를 잃어갔다.그는 자신이 한 일이 매우 은밀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하현이 이 모든 일을 폭로하다니!“마케팅 매니저는 매년 수억 원의 연봉을 받아요. 다른 임원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액수죠.”“하지만 당신은 그에 만족하지 않았고 매일 유흥으로 먹고 마시며 그 경비를 회사에 청구한 셈이었죠.”“노고가 아주 많았다는 증거죠!”“인정, 인정합니다!”“그런데 그렇게 고생을 했으면 계약 건 하나쯤은 따왔어야죠, 안 그렇습니까?”“그것도 못 따내면 당신이 말하는 노고에 얼마나 많은 과오가 있었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렇게 젖과 꿀이 흐르는 자리에 앉았으면서도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 자리는 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내놓으셔야죠!”하현은 맹효남의 연봉을 까발렸을 뿐만 아니라 그의 방탕한 윤리의식까지 폭로한 것이다.그러자 모든 임원들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재단에서 복지 차원으로 얼마의 카드값을 지원받은 적은 있지만 그것도 기껏해야 한 달에 몇백만 원 정도였다.지금 들어보니 자신들이 일 년 치 정도 받을 지원금을 맹효남은 하룻밤에 먹고 마신 것이었다.갑자기 모두들 너무 기분이 불쾌해졌다.왜 맹효남은 별로 하는 일도 없으면서 재단에서 이런 대우를 받으며 함부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인가?수입은 또 어떤가?그들의 몇 배는 더 되었던 것이다.임원들은 복잡한 심경으로 맹효남을 떨떠름하게 쳐다보았다.어떤 사람은 이 틈새를 어떻게 비집고 들어가 저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를 궁리하고 있었고 또 어떤 이는 이 혼란 중에 어디에 서야 이익이 떨어질 것인가를 저울질하기 바빴다.굶주린 늑대의 눈빛을 한 임원들의 시선에 맹효남은 어쩔 줄을 몰랐다.하 씨 성을 가진 저놈이 어디서 저런 자료를 입수했는지 도저히 알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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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4장

회의실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정신이 혼미해졌다.도저히 믿으려야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항도 재단에서 가장 거칠고 다루기 힘든 맹효남이 이렇게 하현에게 뺨을 맞고 머리를 숙일 줄이야!처음에는 하수진과 하현이 얼마나 위엄을 떨치며 버티나 두고 볼 심산이었다.그런데 이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전세가 역전되어 맹효남이 비굴하게 사과를 할 줄은 몰랐다.너무도 급박한 전개에 사람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하수진을 향해 비웃던 사람들은 지금 모두 놀라서 어안이 벙벙했다.모든 사람들이 정신줄을 놓고 있던 그때 하현이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자신이 무능하다는 걸 알았으면 그걸로 됐어요.”“당신에게 사흘을 드리겠습니다.”“사흘 안에 이시카와 그룹과의 계약을 성사시키십시오. 그러면 그에 합당한 인센티브를 드릴 겁니다.”“당신이 더 높은 연봉을 원한다면 연봉을 올려드리죠.”“하지만 이시카와 그룹을 잡지 못한다면 그만두셔야 합니다. 이의 없죠?”“물론 다른 임원들 중 혹시 이시카와 그룹과의 계약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시도해 봐도 좋습니다.”“누가 이기든 맹 매니저의 모든 대우를 그대로 물려받게 될 겁니다.”“제가 말한 것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니 그렇게들 아십시오!”“뭐라고?!”하현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은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들로 꽉 찼다.이전에는 다들 맹효남의 연봉을 몰랐고 그런 연유로 질투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하지만 맹효남의 연봉과 인센티브가 까발려진 지금 자신의 몇 배를 받는 맹효남을 어찌 질투하지 않겠는가?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은 처음 이곳에 들어올 때의 목적은 깡그리 잊어버리고 모두 이시카와 그룹과의 계약을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하수진에게 달려들며 드러내었던 날카로운 발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맹효남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한 채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눈앞에 서 있는 하현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이 개자식! 오랑캐 같은 자식!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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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5장

”뭐? 한 손? 손을 내놓으라고?”맹효남은 속에서 악이 솟아올라 벼락같이 화를 내었다.“지금 한 말 꼭 지켜! 그대로 약속 지키라고!”“하루 만에 계약을 따내겠다? 흥! 만약에 당신이 하루 만에 계약을 따낸다면 당신이 나한테 손을 쓸 필요도 없어. 내가 직접 당신한테 내 손목을 갖다 바칠 테니까!”“그런데 만약 당신이 계약을 따내지 못한다면 당신들 두 사람 다시는 여기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길 바라!”“딱 그대로 지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증인이야!”“말한 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짐승 새끼야! 알았어?!”회의장 전체가 조용해졌다.처음 만남이 이런 결말로 끝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30분 후 집행총재 사무실.사무실은 단지 백여 평 남짓 큰 편은 아니었다.급하게 준비한 관계로 안에는 별로 장식품도 없이 책걸상 한 벌과 소파 한 벌이 있을 뿐이었다.하지만 이곳은 바다를 향해 있고 따뜻한 봄 햇살이 가득 들어와 하현은 매우 만족스러웠다.그는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수평선을 담담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오늘 고마웠어.”하수진은 손수 차 한 잔을 우려내어 하현에게 건넸다.“당신이 나서지 않았다면 아마 더 큰 손해를 봤을 거야.”“당신이 손해를 본다고?”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하수진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아마 당신은 어떻게 단숨에 그들을 제압할지 진작에 생각해 두었던 것 같은데?”“내가 당신을 도운 것은 당신의 계획을 좀 더 명확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였어.”“노부인 생신도 얼마 안 남았고.”하수진은 소리 없이 웃으며 찻잔을 입으로 가져갔다.“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이시카와 그룹은 상대하기 쉽지 않아.”“이시카와 가문은 이시카와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그들이 만든 제품은 세계를 휩쓸고 있어.”“게다가 이시카와 가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정계에 진출해 있어. 이시카와 집안사람이 대구에서 섬나라 대사관 대표로 앉아 있다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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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6장

”그게 무슨 말이야?”하수진은 눈썹을 찡그리며 어리둥절해했다.하현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오늘 오후에 이시카와 그룹 사람들과 만나기로 약속 잡자고.”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시카와 사람들이 올 거라고 생각해?”“꼭 올 거야.”하현은 단호하게 말했다.“내가 이미 말하지 않았어? 이시카와 그룹은 줄곧 대하에 진출하려고 했지만 기회를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박리다매라는 건 본질적으로 덤핑으로 물건을 내다판다는 거야.”“국가 차원에서도 기업 차원에서도 허용되지 않지.”“한 나라의 상품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야.”“가전제품은 생필품인데 외세 상품이 덤핑으로 몰려오면 자국의 기업들이 불안해지고 민생과 사회도 불안해져.”“간단히 말해 이시카와 그룹이 우리 대하 시장에 뛰어든 것은 좋은 마음에서 하려는 게 아니라고.”“그래서 이시카와 측도 대하 쪽 일을 도모했을 때 이시카와 정도의 가문이나 기업이 덤핑과도 같은 이런 사업을 성사시키는 데는 스스로 힘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어.”“그들에게 그런 힘과 권력을 부여해 줄 사람은 대하에서 몇 집 안 돼.”“이런 상황에서 항도 하 씨 가문이 그들에게 손을 내밀자 이시카와 그룹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거야.”“계약을 계속 미루고 있는 것은 자꾸 이렇게 질질 끌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더 붙이려는 속셈인 거지.”“안타깝게도 맹효남은 먹고 마시고 계집질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멍청한 맹효남이 아직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은 게 오히려 다행이야.”“그렇지 않았다면 항도 재단에 아주 불리한 계약을 체결했을지도 몰라.”“하나가 잘못되면 항도 하 씨 가문이 모든 화살을 다 받게 되어 있어. 그러면 훗날 항도 하 씨 가문은 만인의 멸시를 받게 될 거야.”하현의 말을 들은 하수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놀라고 당황스러워했다.“그럼 우린 이 계약을 어떻게 해야 해? 그래도 성사시켜야 해?”“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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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7장

오후 3시 정각.하수진과 하현 두 사람은 항도 재단 회의실에 도착했다.하현은 섬나라 사람들과 기싸움을 할 의도는 없었지만 3시에 만나기로 약속했으니 반드시 제시간에 도착하고 싶었다.그것이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회의실에 들어서기도 전에 안에서 맑고 찰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촥!”“개자식! 감히 우리 이시카와 대표님을 여기서 5분이나 기다리게 하다니!”“항도 재단 사람들은 시간 개념도 없어?”“3시에 만나기로 했으면 최소 한 시간 전에는 도착해 있어야 한다는 거 몰라?”“당신들이 이렇게 시간 개념이 없기 때문에 우리 섬나라에 영원히 눌릴 수밖에 없는 거야! 알아?”“만약 그 여자가 제때에 도착하지 못한다면 그 여자와 당신들 항도 재단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거야!”하현과 하수진은 눈살을 가득 찌푸렸다.하현의 추정에 의하면 이시카와 그룹은 항도 재단과 계약을 맺고 싶어 한다.통상적으로 봤을 때 이시카와 사람들의 이런 태도는 납득하기 어려운 불손하기가 이루 말할 데 없는 것이었다.어쨌든 궁한 쪽은 이시카와 그룹이었다.그런데 이런 태도를 보인다니!이시카와 그룹 사람들이 얼마나 제멋대로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회의실 입구에 모습을 드러낸 하현은 항도 재단 여직원 십여 명이 얼굴을 맞아 벌겋게 된 것을 보았다.여직원들은 고개를 숙이고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맞은편에는 의기양양하고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가 일곱여덟 명쯤 있었다.화려한 옷을 입은 이 남녀들은 콧수염이 난 섬나라 남자를 에워싸고 있었다.이 섬나라 남자는 기껏해야 스물서너 살쯤 되어 보였다.몸집은 그리 크지 않지만 그의 얼굴에는 천하를 발아래 두고 있는 듯한 안하무인의 기운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수진은 재빨리 자료를 훑어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시카와 다이치, 이시카와 가문의 직계 계승자 중 한 명으로 이번 계약의 업무 책임자야. 젊은 세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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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8장

”일찍 왔다는 건 그만큼 똑똑하다는 뜻이고 이미 뭔가 특별한 냄새를 맡았다는 뜻이야.”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오늘 오후 3시까지 오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과 업무 협약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는 거지.”“어째서?”하수진은 미간에 살짝 주름을 지으며 물었다.“당신과 맹효남의 약속에 따르면 하루 안에 이 계약 건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당신은 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해.”“애가 타는 건 당신과 내 쪽이잖아?”“누가 애가 탄대?”하현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난 계약권을 성사시킨다고 했지 언제 누구와 계약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잖아?”“만약 그가 오지 않는다면 이 일은 성사되지 않는 거야. 최악의 경우 내가 전화 한 통 하면 돼. 내일 아침 이시카와 가문 수장이 내 앞에 무릎 꿇고 계약해 달라고 애원하게 할 수도 있어.”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이런 말을 하는 하현을 보고 하수진은 기세등등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하현과 하수진은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여직원들 앞으로 다가갔다.그러자 금테 안경을 쓴 비서처럼 보이는 여자가 그들에게 다가와서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아주 낯짝이 두꺼운 걸 보니 항도 재단 책임자가 맞는 모양이군요.”“오늘 아침 이시카와 도련님에게 전화해 오늘 오후 3시에 나타나지 않으면 계약 건은 없는 걸로 한다고 한 거 맞습니까?”“당신들 농담하는 거예요?”“머리가 좀 이상하게 된 거 아니에요?”“우리 이시카와 그룹의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건 둘째치고요!”“우리 이시카와 도련님 정도의 신분이라면 당신네 일개 재단 사람들이 함부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거 몰라요?!”“당신들 뒤에 항도 하 씨 가문이 받치고 서 있다고 해도 이럴 수는 없죠!”“오늘 우리는 당신들한테 할 말이 있어서 제시간에 여기 온 거예요!”“이 계약 건은 당신들이 하기 싫더라도 꼭 해야 해요.”“계약 내용은 오직 하나, 항도 재단이 대하 권역에서 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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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9장

참다못한 항도 재단 여직원이 이시카와 그룹 여비서를 가리키며 대들었다.“항성은 우리 대하 땅인데 섬나라 사람들이 무슨 근거로 우리 땅에서 함부로 날뛰는 거예요?”“어? 감히 우리한테 말대꾸를 해? 이 까짓 게!”여비서의 얼굴이 매섭게 일그러졌다.“무슨 근거냐고? 우리 섬나라 사람들은 당신네들보다 잘났으니까. 우리 이시카와 그룹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잘 팔려서 말 한마디면 당신네들 매장시켜 버릴 수 있으니까!”“왜?”“불쾌해?”“불쾌하면 때려 보시든지!”“감히 날 때린다고? 그럼 정말 존경스러울 것 같은데!”여비서는 자신의 오른쪽 얼굴을 그 여직원에게 들이대며 한껏 도발적인 자세를 취했다.“퍽!”하현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와 직접 손바닥을 들어 여비서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이런 해괴한 요구는 처음 들어보는군. 때려 달라는 말 여기 있는 모두가 들었어.”“그래, 내가 때렸어. 이제 일이 심각해진 건가?”거칠 것 없이 당당했던 이시카와 그룹 여비서는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얼굴엔 벌건 손자국이 나 있었다.그녀는 완전히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뭐라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이곳에서 감히 자신을 건드릴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다.이시카와 그룹 사람들은 자사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잘 팔린다는 자신감에 취해 마구 날뛰며 행동했다.그런데 어디 가서 이런 홀대를 받았겠는가?지금 섬나라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졌다.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그들은 자신들에게 이런 일이 닥칠 줄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이시카와 그룹이 전 세계 인맥을 통해 항도 재단을 매장시켜 버릴 수도 있는데 도대체 항도 재단은 두렵지도 않단 말인가?여비서는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하현을 가리키더니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개자식아! 감히 날 때려?”“퍽!”하현이 손바닥을 휘둘러 여비서의 얼굴을 쳤고 여비서는 다시 비틀거리며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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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0장

”김 비서님. 오늘은 제가 잘못했습니다.”“저를 고소하시든 사람을 잡아가시든 제가 다 책임지겠습니다.”장가연은 조금 두려웠지만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든 채 이시카와 다이치 일행을 바라보았다.“모든 일은 항도 재단과 이 남자와는 무관한 일입니다.”“이 사람이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당신이 뭐라 하든, 항도 재단이 뭐라 하든 상관없어요.”“하문성 회장님이 오시든 하구천 도련님이 오시든 아무 상관이 없어요!”그러자 콧수염을 기른 이시카와 다이치가 분통을 터뜨리려는 김 비서에게 만류하는 손짓을 했다.그는 두 손을 뒷짐지고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말할 수 없는 무거운 아우라가 느껴졌다.“오늘 이 일은 오직 이시카와 다이치 나만이 결정할 수 있어.”이시카와 그룹을 대표하여 이미 여러 차례 외국에 나가 협상을 하면서 그는 많은 나라의 여자들과 잠자리를 했고 적잖은 명문가 여자들로부터 협박에 가까운 구애도 받았다.중동 지역 일부 왕자들과는 의형제도 맺었다.그의 손이 닿는 곳에는 별이 뜨고 달이 떴다.모든 사람들이 그를 에워싸고 선망의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런데 항성 재단 사람들이 그를 홀대하고 받들려 하지 않는다?게다가 오늘 부임한 집행총재가 그의 체면을 무시하는 것도 참을 수 없는데 일개 직원이 그의 체면을 세워 주지 않는다?허!이시카와 다이치는 음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당신들, 잘 들어. 오늘 해 보자구. 이제부터 누구도 여기서 나갈 수 없어!’“나 이시카와 다이치가 말한 거야!”그의 말이 떨어지자 그의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하나같이 사나운 표정으로 하현을 주시했고 당장이라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듯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그래?”“섬나라 사람들이 감히 우리 대하 땅에서도 이렇게 날뛸 수 있는 거야?”“해 보자고?”“그래. 나 오늘 여기 서 있을 테니 사람을 부르고 싶으면 더 불러. 능력이 있으면 날 제압해 봐. 그리고 당신 앞에 무릎 꿇려 보시든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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