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한 손? 손을 내놓으라고?”맹효남은 속에서 악이 솟아올라 벼락같이 화를 내었다.“지금 한 말 꼭 지켜! 그대로 약속 지키라고!”“하루 만에 계약을 따내겠다? 흥! 만약에 당신이 하루 만에 계약을 따낸다면 당신이 나한테 손을 쓸 필요도 없어. 내가 직접 당신한테 내 손목을 갖다 바칠 테니까!”“그런데 만약 당신이 계약을 따내지 못한다면 당신들 두 사람 다시는 여기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길 바라!”“딱 그대로 지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증인이야!”“말한 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짐승 새끼야! 알았어?!”회의장 전체가 조용해졌다.처음 만남이 이런 결말로 끝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30분 후 집행총재 사무실.사무실은 단지 백여 평 남짓 큰 편은 아니었다.급하게 준비한 관계로 안에는 별로 장식품도 없이 책걸상 한 벌과 소파 한 벌이 있을 뿐이었다.하지만 이곳은 바다를 향해 있고 따뜻한 봄 햇살이 가득 들어와 하현은 매우 만족스러웠다.그는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수평선을 담담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오늘 고마웠어.”하수진은 손수 차 한 잔을 우려내어 하현에게 건넸다.“당신이 나서지 않았다면 아마 더 큰 손해를 봤을 거야.”“당신이 손해를 본다고?”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하수진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아마 당신은 어떻게 단숨에 그들을 제압할지 진작에 생각해 두었던 것 같은데?”“내가 당신을 도운 것은 당신의 계획을 좀 더 명확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였어.”“노부인 생신도 얼마 안 남았고.”하수진은 소리 없이 웃으며 찻잔을 입으로 가져갔다.“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이시카와 그룹은 상대하기 쉽지 않아.”“이시카와 가문은 이시카와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그들이 만든 제품은 세계를 휩쓸고 있어.”“게다가 이시카와 가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정계에 진출해 있어. 이시카와 집안사람이 대구에서 섬나라 대사관 대표로 앉아 있다더군.”
”그게 무슨 말이야?”하수진은 눈썹을 찡그리며 어리둥절해했다.하현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오늘 오후에 이시카와 그룹 사람들과 만나기로 약속 잡자고.”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시카와 사람들이 올 거라고 생각해?”“꼭 올 거야.”하현은 단호하게 말했다.“내가 이미 말하지 않았어? 이시카와 그룹은 줄곧 대하에 진출하려고 했지만 기회를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박리다매라는 건 본질적으로 덤핑으로 물건을 내다판다는 거야.”“국가 차원에서도 기업 차원에서도 허용되지 않지.”“한 나라의 상품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야.”“가전제품은 생필품인데 외세 상품이 덤핑으로 몰려오면 자국의 기업들이 불안해지고 민생과 사회도 불안해져.”“간단히 말해 이시카와 그룹이 우리 대하 시장에 뛰어든 것은 좋은 마음에서 하려는 게 아니라고.”“그래서 이시카와 측도 대하 쪽 일을 도모했을 때 이시카와 정도의 가문이나 기업이 덤핑과도 같은 이런 사업을 성사시키는 데는 스스로 힘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어.”“그들에게 그런 힘과 권력을 부여해 줄 사람은 대하에서 몇 집 안 돼.”“이런 상황에서 항도 하 씨 가문이 그들에게 손을 내밀자 이시카와 그룹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거야.”“계약을 계속 미루고 있는 것은 자꾸 이렇게 질질 끌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더 붙이려는 속셈인 거지.”“안타깝게도 맹효남은 먹고 마시고 계집질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멍청한 맹효남이 아직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은 게 오히려 다행이야.”“그렇지 않았다면 항도 재단에 아주 불리한 계약을 체결했을지도 몰라.”“하나가 잘못되면 항도 하 씨 가문이 모든 화살을 다 받게 되어 있어. 그러면 훗날 항도 하 씨 가문은 만인의 멸시를 받게 될 거야.”하현의 말을 들은 하수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놀라고 당황스러워했다.“그럼 우린 이 계약을 어떻게 해야 해? 그래도 성사시켜야 해?”“물론
오후 3시 정각.하수진과 하현 두 사람은 항도 재단 회의실에 도착했다.하현은 섬나라 사람들과 기싸움을 할 의도는 없었지만 3시에 만나기로 약속했으니 반드시 제시간에 도착하고 싶었다.그것이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회의실에 들어서기도 전에 안에서 맑고 찰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촥!”“개자식! 감히 우리 이시카와 대표님을 여기서 5분이나 기다리게 하다니!”“항도 재단 사람들은 시간 개념도 없어?”“3시에 만나기로 했으면 최소 한 시간 전에는 도착해 있어야 한다는 거 몰라?”“당신들이 이렇게 시간 개념이 없기 때문에 우리 섬나라에 영원히 눌릴 수밖에 없는 거야! 알아?”“만약 그 여자가 제때에 도착하지 못한다면 그 여자와 당신들 항도 재단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거야!”하현과 하수진은 눈살을 가득 찌푸렸다.하현의 추정에 의하면 이시카와 그룹은 항도 재단과 계약을 맺고 싶어 한다.통상적으로 봤을 때 이시카와 사람들의 이런 태도는 납득하기 어려운 불손하기가 이루 말할 데 없는 것이었다.어쨌든 궁한 쪽은 이시카와 그룹이었다.그런데 이런 태도를 보인다니!이시카와 그룹 사람들이 얼마나 제멋대로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회의실 입구에 모습을 드러낸 하현은 항도 재단 여직원 십여 명이 얼굴을 맞아 벌겋게 된 것을 보았다.여직원들은 고개를 숙이고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맞은편에는 의기양양하고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가 일곱여덟 명쯤 있었다.화려한 옷을 입은 이 남녀들은 콧수염이 난 섬나라 남자를 에워싸고 있었다.이 섬나라 남자는 기껏해야 스물서너 살쯤 되어 보였다.몸집은 그리 크지 않지만 그의 얼굴에는 천하를 발아래 두고 있는 듯한 안하무인의 기운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수진은 재빨리 자료를 훑어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시카와 다이치, 이시카와 가문의 직계 계승자 중 한 명으로 이번 계약의 업무 책임자야. 젊은 세대 중
”일찍 왔다는 건 그만큼 똑똑하다는 뜻이고 이미 뭔가 특별한 냄새를 맡았다는 뜻이야.”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오늘 오후 3시까지 오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과 업무 협약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는 거지.”“어째서?”하수진은 미간에 살짝 주름을 지으며 물었다.“당신과 맹효남의 약속에 따르면 하루 안에 이 계약 건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당신은 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해.”“애가 타는 건 당신과 내 쪽이잖아?”“누가 애가 탄대?”하현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난 계약권을 성사시킨다고 했지 언제 누구와 계약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잖아?”“만약 그가 오지 않는다면 이 일은 성사되지 않는 거야. 최악의 경우 내가 전화 한 통 하면 돼. 내일 아침 이시카와 가문 수장이 내 앞에 무릎 꿇고 계약해 달라고 애원하게 할 수도 있어.”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이런 말을 하는 하현을 보고 하수진은 기세등등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하현과 하수진은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여직원들 앞으로 다가갔다.그러자 금테 안경을 쓴 비서처럼 보이는 여자가 그들에게 다가와서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아주 낯짝이 두꺼운 걸 보니 항도 재단 책임자가 맞는 모양이군요.”“오늘 아침 이시카와 도련님에게 전화해 오늘 오후 3시에 나타나지 않으면 계약 건은 없는 걸로 한다고 한 거 맞습니까?”“당신들 농담하는 거예요?”“머리가 좀 이상하게 된 거 아니에요?”“우리 이시카와 그룹의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건 둘째치고요!”“우리 이시카와 도련님 정도의 신분이라면 당신네 일개 재단 사람들이 함부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거 몰라요?!”“당신들 뒤에 항도 하 씨 가문이 받치고 서 있다고 해도 이럴 수는 없죠!”“오늘 우리는 당신들한테 할 말이 있어서 제시간에 여기 온 거예요!”“이 계약 건은 당신들이 하기 싫더라도 꼭 해야 해요.”“계약 내용은 오직 하나, 항도 재단이 대하 권역에서 이시
참다못한 항도 재단 여직원이 이시카와 그룹 여비서를 가리키며 대들었다.“항성은 우리 대하 땅인데 섬나라 사람들이 무슨 근거로 우리 땅에서 함부로 날뛰는 거예요?”“어? 감히 우리한테 말대꾸를 해? 이 까짓 게!”여비서의 얼굴이 매섭게 일그러졌다.“무슨 근거냐고? 우리 섬나라 사람들은 당신네들보다 잘났으니까. 우리 이시카와 그룹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잘 팔려서 말 한마디면 당신네들 매장시켜 버릴 수 있으니까!”“왜?”“불쾌해?”“불쾌하면 때려 보시든지!”“감히 날 때린다고? 그럼 정말 존경스러울 것 같은데!”여비서는 자신의 오른쪽 얼굴을 그 여직원에게 들이대며 한껏 도발적인 자세를 취했다.“퍽!”하현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와 직접 손바닥을 들어 여비서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이런 해괴한 요구는 처음 들어보는군. 때려 달라는 말 여기 있는 모두가 들었어.”“그래, 내가 때렸어. 이제 일이 심각해진 건가?”거칠 것 없이 당당했던 이시카와 그룹 여비서는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얼굴엔 벌건 손자국이 나 있었다.그녀는 완전히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뭐라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이곳에서 감히 자신을 건드릴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다.이시카와 그룹 사람들은 자사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잘 팔린다는 자신감에 취해 마구 날뛰며 행동했다.그런데 어디 가서 이런 홀대를 받았겠는가?지금 섬나라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졌다.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그들은 자신들에게 이런 일이 닥칠 줄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이시카와 그룹이 전 세계 인맥을 통해 항도 재단을 매장시켜 버릴 수도 있는데 도대체 항도 재단은 두렵지도 않단 말인가?여비서는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하현을 가리키더니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개자식아! 감히 날 때려?”“퍽!”하현이 손바닥을 휘둘러 여비서의 얼굴을 쳤고 여비서는 다시 비틀거리며 넘어졌다.“
”김 비서님. 오늘은 제가 잘못했습니다.”“저를 고소하시든 사람을 잡아가시든 제가 다 책임지겠습니다.”장가연은 조금 두려웠지만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든 채 이시카와 다이치 일행을 바라보았다.“모든 일은 항도 재단과 이 남자와는 무관한 일입니다.”“이 사람이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당신이 뭐라 하든, 항도 재단이 뭐라 하든 상관없어요.”“하문성 회장님이 오시든 하구천 도련님이 오시든 아무 상관이 없어요!”그러자 콧수염을 기른 이시카와 다이치가 분통을 터뜨리려는 김 비서에게 만류하는 손짓을 했다.그는 두 손을 뒷짐지고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말할 수 없는 무거운 아우라가 느껴졌다.“오늘 이 일은 오직 이시카와 다이치 나만이 결정할 수 있어.”이시카와 그룹을 대표하여 이미 여러 차례 외국에 나가 협상을 하면서 그는 많은 나라의 여자들과 잠자리를 했고 적잖은 명문가 여자들로부터 협박에 가까운 구애도 받았다.중동 지역 일부 왕자들과는 의형제도 맺었다.그의 손이 닿는 곳에는 별이 뜨고 달이 떴다.모든 사람들이 그를 에워싸고 선망의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런데 항성 재단 사람들이 그를 홀대하고 받들려 하지 않는다?게다가 오늘 부임한 집행총재가 그의 체면을 무시하는 것도 참을 수 없는데 일개 직원이 그의 체면을 세워 주지 않는다?허!이시카와 다이치는 음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당신들, 잘 들어. 오늘 해 보자구. 이제부터 누구도 여기서 나갈 수 없어!’“나 이시카와 다이치가 말한 거야!”그의 말이 떨어지자 그의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하나같이 사나운 표정으로 하현을 주시했고 당장이라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듯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그래?”“섬나라 사람들이 감히 우리 대하 땅에서도 이렇게 날뛸 수 있는 거야?”“해 보자고?”“그래. 나 오늘 여기 서 있을 테니 사람을 부르고 싶으면 더 불러. 능력이 있으면 날 제압해 봐. 그리고 당신 앞에 무릎 꿇려 보시든가!”“날
김 비서는 울면서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마치 엄청난 손해를 입은 사람처럼 서러워했다.하지만 맞은편 상대에게 주소를 알려주고 난 뒤 전화를 끊은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원래의 표독한 모습으로 되돌아왔다.“두고 봐! 감히 날 때리다니!”“우리 소주가 오시면 당신들은 이제 죽은 목숨이야!”“내 말 잘 들어. 오늘 여기서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어!”김 비서는 이시카와 다이치를 등에 업고 으름장을 놓았다.하현이 뭐라고 말을 하려 하자 장가연은 잔뜩 겁먹은 얼굴로 나섰다.“거기, 오빠! 됐어요. 그만해요! 일이 더 이상 커지면 곤란하니 가만히 있어요!”“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다 잘릴 거라구요!”장가연은 이시카와 측이 부른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항성과 도성 전역에서 ‘하 소주'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은 항도 하 씨 가문 사람밖에 없다는 걸 눈치챘다.항도 하 씨 가문 사람들이 온다면 분명 자신은 물론 하현도 끝장날 것이며 하수진조차도 목이 날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어찌 되었건 그녀도 항성 사람이었다.항도 하 씨 가문의 젊은 세대들이 얼마나 파워가 있는지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이때 하수진은 덤덤한 표정으로 다가와 맞은편 이시카와 다이치 일행을 곁눈으로 흘겨보았다.장가연은 하수진이 회사 고위층일 거라는 건 눈치챘지만 구체적인 신원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사장님, 오늘 이 일은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원래 섬나라 사람들을 접객하는 것이 내 일인데 오늘 이렇게 되었습니다. 모두 제 탓입니다.”“회사에서 내리는 지침대로 따르겠습니다...”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 없을 테니까.”“접객 업무를 맡은 건 맞지만 막무가내인 손님을 만나면 그렇게 하는 게 맞아요.”장가연을 비롯해 주변의 다른 여직원들은 하현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그녀들은 모두 하현이 왜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하, 정
하은수가 나타난 것을 보고 장가연은 얼굴색이 변했다.하은수는 때때로 연예주간지나 재경일보에 가끔 얼굴이 실리는 인물이었다.항도 하 씨 가문 고위층들 중 장가연이 얼굴을 아는 몇몇 중의 하나였다.이시카와 다이치의 비서가 건 전화 한 통에 하은수 같은 거물급 인사가 나타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김 비서는 하은수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얼른 달려와 한껏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서 와서 내 얼굴 좀 보세요. 방금 맞아서 벌겋게 부어서 말도 아니라구요!”“항도 재단 사람들은 완전히 선을 넘었어요. 저들은 반드시 이 일에 책임을 져야 해요!”김 비서는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데 열을 올렸다.하은수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항도 재단 사람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야? 정말 대단들 하시군!”“설마 이시카와 도련님의 일행이 우리 하 소주의 귀빈이란 걸 모르시나?”“당신들은 하 소주의 귀빈들을 때린 거야? 보아하니 이번 일은 절대 그냥 넘겨서는 안 되겠어!”“누가 손모가지를 함부로 놀린 거야? 스스로 무릎 꿇고 어서 나오지 못해? 어서 이시카와 도련님에게 사과하고 스스로 손모가지를 부러뜨려! 그렇지 않으면 일은 더 커지게 될 거야!”장가연 등 여직원들은 모두 겁에 질려 어쩔 줄을 몰랐다.그때 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당신 말이 맞아. 오늘 이 일은 무릎 꿇고 사과하고 게다가 스스로 손목을 부러뜨리지 않으면 절대 끝나지 않을 거야!”하은수는 익숙한 목소리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누구야?”순간 그는 몸을 휙 돌렸다.하은수의 시선이 하현과 하수진에게 꽂히는 순간 그는 흠칫 놀라더니 눈가에 미친 듯이 경련이 일어났다.하현은 차가운 얼굴로 하은수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앞으로 나와 오른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툭툭 건드린 후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다.“하은수, 당신이 상황을 점점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어, 알아?”“예전에 좋은 시절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