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831 - 챕터 2840

3665 챕터

2831장

김 비서는 울면서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마치 엄청난 손해를 입은 사람처럼 서러워했다.하지만 맞은편 상대에게 주소를 알려주고 난 뒤 전화를 끊은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원래의 표독한 모습으로 되돌아왔다.“두고 봐! 감히 날 때리다니!”“우리 소주가 오시면 당신들은 이제 죽은 목숨이야!”“내 말 잘 들어. 오늘 여기서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어!”김 비서는 이시카와 다이치를 등에 업고 으름장을 놓았다.하현이 뭐라고 말을 하려 하자 장가연은 잔뜩 겁먹은 얼굴로 나섰다.“거기, 오빠! 됐어요. 그만해요! 일이 더 이상 커지면 곤란하니 가만히 있어요!”“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다 잘릴 거라구요!”장가연은 이시카와 측이 부른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항성과 도성 전역에서 ‘하 소주'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은 항도 하 씨 가문 사람밖에 없다는 걸 눈치챘다.항도 하 씨 가문 사람들이 온다면 분명 자신은 물론 하현도 끝장날 것이며 하수진조차도 목이 날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어찌 되었건 그녀도 항성 사람이었다.항도 하 씨 가문의 젊은 세대들이 얼마나 파워가 있는지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이때 하수진은 덤덤한 표정으로 다가와 맞은편 이시카와 다이치 일행을 곁눈으로 흘겨보았다.장가연은 하수진이 회사 고위층일 거라는 건 눈치챘지만 구체적인 신원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사장님, 오늘 이 일은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원래 섬나라 사람들을 접객하는 것이 내 일인데 오늘 이렇게 되었습니다. 모두 제 탓입니다.”“회사에서 내리는 지침대로 따르겠습니다...”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 없을 테니까.”“접객 업무를 맡은 건 맞지만 막무가내인 손님을 만나면 그렇게 하는 게 맞아요.”장가연을 비롯해 주변의 다른 여직원들은 하현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그녀들은 모두 하현이 왜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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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2장

하은수가 나타난 것을 보고 장가연은 얼굴색이 변했다.하은수는 때때로 연예주간지나 재경일보에 가끔 얼굴이 실리는 인물이었다.항도 하 씨 가문 고위층들 중 장가연이 얼굴을 아는 몇몇 중의 하나였다.이시카와 다이치의 비서가 건 전화 한 통에 하은수 같은 거물급 인사가 나타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김 비서는 하은수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얼른 달려와 한껏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서 와서 내 얼굴 좀 보세요. 방금 맞아서 벌겋게 부어서 말도 아니라구요!”“항도 재단 사람들은 완전히 선을 넘었어요. 저들은 반드시 이 일에 책임을 져야 해요!”김 비서는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데 열을 올렸다.하은수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항도 재단 사람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야? 정말 대단들 하시군!”“설마 이시카와 도련님의 일행이 우리 하 소주의 귀빈이란 걸 모르시나?”“당신들은 하 소주의 귀빈들을 때린 거야? 보아하니 이번 일은 절대 그냥 넘겨서는 안 되겠어!”“누가 손모가지를 함부로 놀린 거야? 스스로 무릎 꿇고 어서 나오지 못해? 어서 이시카와 도련님에게 사과하고 스스로 손모가지를 부러뜨려! 그렇지 않으면 일은 더 커지게 될 거야!”장가연 등 여직원들은 모두 겁에 질려 어쩔 줄을 몰랐다.그때 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당신 말이 맞아. 오늘 이 일은 무릎 꿇고 사과하고 게다가 스스로 손목을 부러뜨리지 않으면 절대 끝나지 않을 거야!”하은수는 익숙한 목소리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누구야?”순간 그는 몸을 휙 돌렸다.하은수의 시선이 하현과 하수진에게 꽂히는 순간 그는 흠칫 놀라더니 눈가에 미친 듯이 경련이 일어났다.하현은 차가운 얼굴로 하은수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앞으로 나와 오른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툭툭 건드린 후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다.“하은수, 당신이 상황을 점점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어, 알아?”“예전에 좋은 시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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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3장

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죽을 건지 아닌지는 하은수한테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거야.”“아직도 허세를 부리는 거야?”김 비서가 냉소를 지으며 나섰다.“어디서 굴러먹었는지 모르겠지만 감히 하구천의 이름 앞에서 허세를 부려? 당신 죽는 게 뭔지 모르는 모양이지!”“맞아. 우리 하 소주의 귀빈을 건드렸으니 아무리 저놈이 허세를 부린다고 해도 한주먹거리밖에 안 될 거야!”“한 마디 충고하겠는데 얼른 가서 항도 재단 집행총재인지 뭔지 불러와!”“3분 안에 나오지 않으면 끝이라고 집행총재한테 전해줘!”“입 닥쳐!”이때 하은수가 결국 나섰다.그가 한바탕 고함을 지르자 바로 뒤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하은수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하은수 도련님, 내가 먼저 저놈을 날려버릴까요? 안 그래도 최근에 손이 근질근질했는데 잘 됐죠 뭐. 내 저놈을 그냥...”“퍽!”하은수는 손바닥을 휘둘러 입을 함부로 놀리는 남자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험한 얼굴로 말했다.“닥치라고 했잖아! 내 말 못 들었어?”“그리고 입만 열면 개자식, 개자식!”“누가 당신한테 하 세자를 함부로 모욕해도 된다고 했어?”“맞아 죽고 싶어? 아님 내가 죽는 꼴을 보고 싶어?”하은수는 조금도 봐줄 마음이 없는 표정이었다.그때 섬뜩한 소리가 울리더니 이 남자의 다리가 그 자리에서 부러졌다.하은수는 이마에 식은땀을 흠뻑 흘리며 난감한 기색을 한껏 드러낸 얼굴로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당신인지 몰랐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하 소주의 명령이라 내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퍽!”하현은 손바닥을 휘둘러 하은수를 바닥에 넘어뜨리며 냉랭하게 말했다.“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 그리고 한 손을 잘라. 그런 다음 내 눈앞에서 꺼져!”“네, 네. 알겠습니다. 하 세자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하은수는 더는 쓸데없는 말을 보태지 않고 그대로 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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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4장

이시카와 유키코는 이시카와 가문 직계로서 대구에 있는 섬나라 대사관 대표였다.이시카와 가문의 젊은이들 중 가장 뛰어나다고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었다.게다가 섬나라 대사관 대표라는 직함은 모든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을 만한 신분이었다.어쨌든 그녀에게 미움을 산 사람은 섬나라에 미움을 사는 꼴이 되는 것이다.자칫하다가는 외교적인 사건으로 번질 수도 있다.그래서 지금 전화를 거는 이시카와 다이치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득의양양한 것이다.그런데 하현은 이시카와 유키코의 이름을 듣자마자 왠지 낯이 익었다.순간 하현의 머릿속에 번뜩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대구에 있을 때 자신이 그 여자의 뺨을 때린 것이 기억난 것이다.하지만 이시카와 다이치가 그녀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영영 잊힐 이름이었다.하현은 막을 생각도 없이 덤덤한 표정으로 이시카와 다이치가 상대방의 목소리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전화는 곧 연결되었다.이시카와 다이치가 스피커폰으로 전환하자마자 전화기 건너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세요?”이시카와 다이치는 흠칫 놀라며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유키코, 나야. 이시카와 다이치. 너한테는 먼 사촌 오빠잖아!”“내가 지금 이시카와 그룹을 대표해 항성에 와서 계약을 하려고 하는데 아니 이상한 놈이 자꾸 날 모욕하고 괴롭히려고 하잖아!”“이놈이 우리 이시카와 가문한테 지나가는 개만도 못한 취급을 하고 있어!”“어떻게 우리 가문의 체면을 이렇게 짓밟을 수 있냐고!”“유키코, 네가 와서 꼭 이 억울함을 되갚아 줘!”이시카와 다이치는 모든 잘못을 하현에게 뒤집어씌우기로 작정을 한 것 같았다.하현에게 단단히 죄를 뒤집어씌워야만 이시카와 유키코가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사소한 일로 한 나라의 대사관 대표를 찾은 일이 되어 버려서 여간 창피해지는 게 아니었다.“이뿐만이 아니라 내 사람들이 이놈한테 뺨을 맞았어!”“이 사람들이 우리 섬나라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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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5장

”하현?!”전화기 맞은편에서 잠시 정적이 흘렀다가 이시카와 유키코는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내뱉었다.“하 지회장?”하현이 짧게 대답했다.“맞아.”전화기 건너편에선 고요함만이 흘렀다.이시카와 유키코가 얼마나 충격을 받은 상태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섬나라 대사관 대표인 그녀는 누구보다 정보에 빨랐다.예를 들어 음류 검객 미야타 신노스케가 항성에서 하현에게 발에 걷어차 죽임을 당한 사실이라든가 신당류 검객 텐푸 쥬시로가 하현에게 쫓겨났다든가 하는 소식을 누구보다 빨리 전해 듣고 있었던 것이다.이시카와 유키코는 대구에 있을 때부터 하현을 아주 끔찍스럽게 두려워했다.게다가 이런 소식까지 들으니 하현에 대한 그녀의 두려움은 더욱 커졌던 터였다.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하현을 건드리지 말라고 섬나라 측에 신신당부했던 그녀였다.섬나라 측에서는 아직 하현을 상대할 만한 완벽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그런 상황에서 이유 없이 하현을 건드리면 더 치명적인 손해를 초래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순간 이시카와 유키코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 냉랭함과 거만함이 사라지고 비위를 맞추려는 듯 나긋나긋 부드러운 기운이 물씬 풍겼다.“하 지회장님, 죄송합니다. 아랫사람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지회장님의 비위를 거슬렀습니다. 이 모든 게 이시카와 가문의 잘못입니다!”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이시카와 유키코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가득 묻어났다.이시카와 다이치 일행은 넋이 나가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어떻게 이시카와 유키코가 하현에게 고개를 숙이는가?비굴하기까지 한 저 자세는 또 뭔가?하 씨 성을 가진 이놈은 도대체 정체가 뭘까?하현은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이시카와 가문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지?”“어쨌든 당신들도 대단해. 대리점 계약에 하는 데 늦게 나타나서는 감 놔라 배 놔라 하다니 말이야!”“왜? 우리 대하 사람들이 겁먹을 줄 알았어?”“오늘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내일 직접 이시카와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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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6장

이튿날 아침.가든 별장에서 막 잠에서 깬 하현은 항도 재단에서 회의 통지를 받았다.하수진이 그를 데리고 항도 재단 회의실로 왔을 때 회의실 전체가 사람들로 꽉 찬 것을 보았다.어제 만난 임원들 외에 몇 명이 더 나와 있었다.가운데 앉아 있는 사람은 항도 하 씨 가문 큰아들이자 항도 재단의 회장인 하문성이었다!하구천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전체 항도 하 씨 가문에서 상당히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하문성이 앉아 있는 모습에 하수진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하문성에게 전에 느껴본 적 없는 적개심이 느껴졌다.하지만 하현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않은 채 주위를 둘러보며 인사를 했다.“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왜 이렇게 많이들 오신 겁니까? 누구 손목이라도 절단되는 거 구경이라도 하러 오신 건가요?”“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제가 바로 고문으로 온 하현입니다!”하문성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맹효남이 먼저 일어나 기세등등하게 하현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하수진이 집행총재 자리에 앉는 바람에 내가 이시카와 그룹과 맺은 계약이 깨졌어요.”“어제 하현은 마구 생트집을 잡아 날 몰아붙였구요. 내가 일을 잘 못한다며 항도 재단에서 내쫓으려 했어요!”“난 승복하지 않고 재단의 이익을 위해 하현과 내기를 했어요. 하현이 이시카와 그룹과 계약 건에 대해 담판을 짓게 했죠.”“오늘까지 이시카와 그룹과의 계약을 따내면 내가 진 걸로 하기로 약속했어요.”“저도 원래는 재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 괜찮다고 생각했어요.”“하지만 어제 오후 이곳에서 이시카와 다이치를 만난 하현은 제멋대로 오만방자하게 굴었을 뿐만 아니라 이시카와 다이치의 비서를 때렸어요. 결국 빈손으로 이시카와 다이치를 돌려보냈죠.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이제 모든 것이 끝났어요. 이시카와 다이치 같은 사람이 어떻게 우리 항도 재단이랑 협력하려고 하겠냐고요?”“그 계약 건은 분명 우리 경쟁자에게 돌아갈 거예요!”“그래서 저는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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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7장

”콜록콜록.”오십 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얼굴에 금테 안경을 쓰고 온몸에는 고위층의 기품을 한껏 뿜어내는 하문성은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주위를 환기시켰다.그리고 그는 똑바로 앉아 잠시 눈앞의 자료를 훑어본 후에야 눈을 가늘게 뜨고 하수진을 바라보았다.“수진아, 맹 부장이 방금 말한 것이 모두 사실이냐?”“해명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 해 봐.”그는 하현에게 직접 묻지 않았다.왜냐하면 이 회의장에서 당장 스포트라이트를 주기에는 하현의 위치가 약간 어정쩡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하문성은 일부러 하수진에게 물은 것이다.“맹 부장이 말한 것은 기본적으로 사실입니다.”하수진은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하지만 하현이 그렇게 한 이유를 간과했어요.”“그것은 이시카와 다이치 일행이 우리 지역에서 우리 재단의 직원을 때렸다는 거예요.”“하현이 보기에 그 행동은 분명 부적절한 것이었기 때문에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이시카와 다이치 일행에게 훈계의 일환으로 그런 행동을 한 거예요.”“이 일은 하현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하현이 이 일에 책임이 있다고 회장님께서 생각하신다면 저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책임지겠습니다.”“어쨌든 그의 말은 저의 말을 대변하는 것이고 그의 행동은 저의 행동을 대변하는 거라고 제가 말했으니까요.”“제가 한 말은 책임져야죠.”하현은 흥미로운 듯 하수진을 쳐다보았다.이 여자에게 이런 박력이 있을 줄은 몰랐다.이때 맹효남이 끼어들었다.“하 총재, 이시카와 도련님 같은 재벌 2세는 원래 제멋대로예요.”“내가 몇 번이나 그에게 뺨을 맞았는데 한 번이라도 뭐라고 했겠습니까? 직원 한둘이 뺨을 좀 맞은 걸 가지고 뭘 그래요? 그들이 나와 같은 대접을 받았다면 뭐 그 직원들에겐 영광이지요!”“이시카와 도련님이 계약만 해 준다면 내 뺨이 문제겠습니까? 날 밟아버린다고 해도 재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감당할 수 있는 문제지요!”“어쨌든 당신도 장사꾼인데 이런 도리도 몰라요?”“이까짓 것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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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8장

”게다가 기분 좀 나쁘고 체면 좀 구겼다고 김 비서의 얼굴을 때려?”“내가 듣기론 그 김 비서가 이시카와 다이치의 최측근이라고 하던데.”“너희들이 김 비서를 때려서 좋은 일이 뭐가 있어?”“이시카와 가문과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 올해 우리 재단의 가장 주요한 업무야.”“가만히 있으면 재단의 주가는 최소 50%는 오를 수 있는 일이라고.”“하지만 너 때문에 이렇게 중요한 사업이 엎어졌어.”하문성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네가 취임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상당히 실망스럽구나!”“이 일은 내가 직접 넷째를 찾아가 얘기해 봐야겠어.”“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지만 이렇게 사람을 기용해서는 안 되지.”“그러니 이렇게 정리하도록 하자. 넌 어서 사직서를 써. 그러면 더 이상 네 잘못에 대해선 추궁하지 않겠다.”“그리고 네 아비에게 가서 전해라. 앞으로 내가 여기 있는 한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항도 재단은 항도 하 씨 가문의 돈줄이다.”“다른 외부인이 손댈 곳이 아니란 말이다!”하수진은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하문성이 자신만을 노린 것이라면 그녀도 참을 수 있었다.그런데 지금 보니 하문성은 순전히 하문준을 겨냥하고 있었다.하수진이 불쾌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듯 뭐라고 입을 열려고 하자 하현이 한발 앞서 먼저 입을 열었다.“하 회장님 맞으시죠?”“일류 그룹도 아닌 일개 섬나라 그룹과의 계약건 아닙니까?”“섬나라 사람의 뺨을 때린 거잖습니까?”“이게 그렇게 심각할 일입니까?”무덤덤한 하현의 얼굴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당신들이 비즈니스에서 이익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거 잘 압니다.”“그런데 이런 사소한 일로 하수진을 집행총재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건 좀 과하지 않습니까?”“사소한 일?!”“일개 섬나라 그룹?!”하현의 말에 맹효남은 코웃음을 쳤다.“하 씨. 당신이 뭘 잘 모르는 모양인데 당신이 말한 그 일류도 아닌 일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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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9장

”하 씨.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정말 대단하군, 대단해! 뭐? 서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그러는 사람이 김 비서의 뺨을 두 대나 때리고 이시카와 도련님을 여기서 내쫓아?!”“그러고 이제 와서 무슨 돈을 어떻게 벌겠다는 거야?”“우리가 약속한 시간이 곧 다가와!”“이따가 이시카와 도련님한테 계약서에 사인해 달라고 애걸복걸이나 하지 마!”“하현이라고 했나?”하문성은 곁눈으로 하현을 힐끔 보면서 손에 든 자료를 뒤적거리며 하현의 프로필을 살펴보았다.하현에 대해 소개한 글을 보며 그의 눈은 약간 찡그려졌고 눈동자에는 냉기가 가득했다.“인정, 인정하네. 인물은 인물이군. 요즘 항성과 도성을 떠들썩하게 했으니 유명 인사는 유명 인사군!”“한데 비즈니스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당신이 아무리 주먹이 세고 유명 인사라 하더라도 사람들이 당신의 체면을 세워 주지 않으면 돈 벌 기회가 없어.”“당신의 언행 때문에 우리 재단은 막대한 손해를 봤어. 그러니 당신들은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겠어?”하문성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냉랭했다.“두 번 말하지 않겠어. 두 사람 모두 체면을 챙기고 그냥 여기서 사직할 텐가? 아니면 내가 당신들을 해고할 때까지 기다릴 텐가?”의심의 여지가 없었다.하문성이 항도 재단에서 하수진을 끌어내리려는 목적은 명확했다.하수진에게 집행총재 자리를 내놓으라고 말하는 순간에도 하문성은 이 상황이 굉장히 언짢은 듯했다.하수진이 집행총재 자리에 있는 꼴을 더는 지켜볼 수 없는 모양이었다.하문성의 말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하수진과 하현을 끌어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로 맞장구를 쳤다.하수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문성을 바라보다가 잠시 후 입을 열었다.“큰아버지. 제가 재단에 있는 게 그렇게 꼴 보기 싫으십니까?”“제가 재단에서 집행총재를 하면서 무슨 손해를 그렇게 끼쳤다는 거예요?”하문성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그저 냉담하게 하수진의 말에 대답했다.“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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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0장

하현은 싱긋 웃으며 어깨를 으쓱한 뒤 입을 열었다.“고작 이시카와 그룹과의 계약이잖아요? 결국 일 년에 몇 천억밖에 안 되는 사업 때문에 이렇게 언성을 높이며 싸워야 합니까?”맹효남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작?”“고작 몇 천억밖에 안 되는 사업이라고?”“하 씨, 당신 정말 낯짝 한 번 두껍군!”맹효남은 하현을 마음껏 비웃었다.몇몇 여성 임원들도 참지 못하고 입을 가리고 맹효남의 비웃음에 동참했다.그들의 눈에는 하현이 천지 분간도 못하는 바보나 다름없어 보였다.“하 씨. 당신 이 계약 건을 몇 천억 밖에라고 했어?”“그렇게 쉽고 편하게 말할 거면 어서 계약서 가져와 봐!”“난 그냥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당신이 계약서는 못 받고 변호사 소장이나 받을까 봐.”“이시카와 도련님이 당신한테 두들겨 맞았는데 그냥 넘어갈 리 만무하잖아.”임원들은 하나같이 하현을 향해 비웃음 섞인 시선을 던졌다.그들의 눈에는 하현이 객기나 부리는 철부지로 보이는 모양이었다.하현은 잠자코 롤렉스 손목시계를 힐끔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이제 곧 열 시예요.”“이시카와 다이치가 계약서를 들고 나타날 때가 되었군.”맹효남은 코웃음을 치다가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다.자신이 바보와 겨루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던 것이다.그는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한껏 코웃음을 쳤다.“하 씨. 당신 머리가 별로 좋지 않은 모양이야?”“필요하면 내가 좋은 병원 소개해 줄까?”“아, 걱정은 하지 마. 병원비는 공짜야.”“다시 말하지만 당신 꿈도 꾸지 마!”“어제 김 비서의 얼굴을 때렸어!”“게다가 이시카와 다이치를 내쫓았어!”“그런데 오늘 계약서를 들고 나타나기를 바라는 거야?”“제발 꿈 깨! 꿈 깨라구!”“그리고 당신, 이시카와 다이치의 정체를 알긴 아는 거야?”“그는 이시카와 가문의 직계야.”“그 집안은 체면도 없대?”“그런 사람들이 당신한테 와서 굽신거린다고?”“만약 그가 당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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