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그때 당시에 일어났지만 알아내려면 오늘이라도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는 일이지요.”“십 년이 흘렀지만 알아내고자 한다면 분명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이 사건에 대해 제가 증거를 찾아드릴까요?”“제가 제시한 증거를 부인과 문주께서 믿을 수 있겠습니까?”당난영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그녀는 힘겹게 심호흡을 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하현, 오늘은 내가 더 이상 당신을 대접할 여력이 없네. 미안해.”“대신 빠른 시일 내에 답변을 주겠네.”“만약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당신이 제시한 요구가 없더라도 하구천은 절대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가 없을 거야!”하현은 일어나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 한 통을 한 후에 최영하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하운빈 일행은 하현과 최영하가 떠나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하운빈 일행은 그제야 깨달았다.범상치 않은 젊은이가 뺨 몇 대, 몇 마디 말로 항도 하 씨 가문, 심지어 항성과 도성 두 도시에 칼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을!...“탁!”하현이 가든 별장을 떠나던 그 시각.빅토리아 항 오피스텔에서 하백진은 뭔가 언짢은 듯 탁자를 내리쳤다.누군가 핸드폰으로 보내온 사진을 보며 그녀의 얼굴은 흉측하게 일그러졌다.“하구천, 너희 사람들은 점점 더 쓸모없는 쓰레기들이 되어 가고 있어!”“임세인 같은 것한테 우리 얘기가 새어나가게 만들다니!”“그뿐만 아니라 항도 하 씨 가문까지 가는 것도 막지 못했어!”“임세인이 당난영의 심복이란 걸 몰랐어?”“임세인이 살아 있는 한 우리가 한 얘기는 모두 당난영에게 전해질 거야!”“그렇게 되면 네가 윗선으로 올라서는 데 분명 문제가 생길 거라구!”“하구천, 요즘 너무 편하게 사는 거 아니야?!”“아랫사람들 기강도 제대로 못 잡아!?”하민석, 곽영준, 허지강 세 사람은 맞은편에 서서 눈만 멀뚱멀뚱 마주칠 뿐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하은수는 무릎을 꿇은 채 얼굴을 바닥에 처박은 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