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송란의 눈에는 아직도 하현이 여자의 치마폭에 둘러싸인 물렁한 남자로 보이는 것이 분명했다.그래서 사송란은 하현과 최영하의 관계를 흔들어 놓기만 하면 뒤집을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하현은 담담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사송란, 당신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아직 모르겠어? 그런 말로 날 자극하는 건 아무 의미 없는 짓이라는 걸 모르겠냐고?”“내가 당신을 죽이려 했다면 방금 바로 죽였을 거야, 그런데 왜 지금까지 죽이지 않고 이렇게 기다렸을까?”“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사송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간단해. 당신 뒤에 있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말해! 누가 당신더러 날 죽이라고 명령했는지 말하라고! 내가 가서 되갚아줘야겠어!”하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아마 내 짐작이 맞다면 아무 생각 없는 그 하구천 짓일 거야!”“하지만 당신이 굳이 오매 도관에 누명을 씌운다 해도 난 이견이 없어.”“어차피 오매 도관을 찾아가 따져 묻고 싶었으니까!”하현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세상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사송란을 쳐다보았다.사송란은 얼굴을 찡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하구천을 모함할 생각이야?”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당신 지금 그 말, 그러니까 하구천은 사람을 보내 날 죽일 수는 있어도 난 하구천을 모함하면 안 된다는 얘기야?”“이렇게 말하고 보니 당신도 참 딱한 여자야.”“그에게 철저히 이용당한 것도 모자라 아직도 마음속에서 그를 내려놓지 못하고 보호하려 애쓰다니!”“사송란, 하구천이 도대체 어떤 말로 당신을 구워삶았길래 이렇게 하구천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는 거야? 너무 궁금한데?”“당신만을 사랑하겠다는 약속이라도 한 건가? 아니면 항도 하 씨 안주인 자리라도 주겠다고 약속한 건가?”“만약 당신이 그의 헛소리를 믿었다면 정말 소름 끼치는 일인데! 어떻게 그렇게 어리석고 멍청할 수가 있지?”하현의 말에 사송란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눈앞의 하현은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