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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6장

최영하가 일행을 이끌고 삼계호텔 꼭대기 층에 나타났을 때는 이미 주변 정리가 끝난 상황이었다.

타일 틈새에 묻은 핏물까지 말끔히 닦여져 있었다.

여기저기 뿌려진 공기 청정제와 따뜻한 햇살에 지난밤의 피비린내는 모두 사라졌다.

하현은 공중정원 한가운데 있는 긴 벤치에 앉아 있었다.

벤치 앞에는 차와 다과가 예쁜 빛깔로 사람들의 시선을 유혹했지만 하현은 관심이 없는 듯 그저 찻잔을 기울이기만 했다.

최영하가 나타나자 그는 최영하에게 앉으라며 손짓을 했다.

항성과 도성에 온 이후 그는 많은 여자들을 알게 되었다.

화소혜, 동리아, 강옥연 등등...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 정말 그의 최측근이라고 할 만한 사람은 최영하뿐이었다.

게다가 최영하의 결단력 있는 일 처리가 하현은 더없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용전 항도 지부에게 어젯밤 일을 맡긴 것이다.

하현은 최영하가 잘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에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어제 일, 당신 어떻게 생각해?”

하현은 최영하에게 손수 차를 따라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최영하는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하현, 사송란은 그렇게 죽게 해선 안 되는 거였어.”

“내가 죽인 거 아니야.”

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녀가 스스로 방아쇠를 당긴 거야. 죽으려고 작정한 사람을 무슨 수로 막겠어?”

“현장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니 증언할 사람은 많아.”

최영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문제는 그 사람들이 다 우리 쪽 사람들이라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거지.”

“현장의 CCTV는 다 해킹된 상태라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신이 사송란을 죽이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시할 수가 없어.”

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하구천과 오매 도관이 관청에 신고하려고 준비 중이야?”

“항성의 왕법으로 날 제재하려고?”

최영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경찰서 사람들한테 맡긴다면 우린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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