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 이 말을 듣자, 흥섭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떤 일들은 그의 신분으로 할 수가 없는데, 아랫사람이 알아서 해주니 매우 만족스러웠다.한편, 형철은 감사한 마음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 어떤 말들은 그가 하기에 적절하지 않았지만, 하현이 말하니 그 의미가 달랐다. 하현이 처신을 아주 잘한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수정이 갑자기 입을 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이곳은 저희 안씨 집안의 재산이니, 듣는 귀랑 보는 눈이 많아서 자칫하다간 일이 가족들에게 전해질까 봐 걱정되네요. 장소를 바꾸는 게 어떨까요?”수정이 말을 마치자 마음이 조금 불안해졌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하현과 서연 두 사람이 같이 서 있는 게 보기 싫었다.반면, 흥섭은 별 생각없이 잠시 망설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리 있어. 형철아, 서울에 좀 조용한 데 없이? 거기서 며칠 간 쉬어야겠어.”“어르신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준비해서 아무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할 거라고 약속드리겠습니다.” 형철은 정성 가득한 얼굴을 내비쳤다. 비록 그는 서울에서 권력이 막강했지만, 안씨 집안 내에서는 겉도는 사람일 뿐이었다. 흥섭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일 기회가 있다니, 이건 반평생의 행운이었다.옆에 있던 서연은 이 모습을 보고 고민하다가 말했다. “어르신의 부상은 대체로 외상과 심각한 출혈인데, 지금 상처는 이미 봉합했고 수혈도 했으니, 조금 연약할지라도 앞으로 안정을 잘 취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하죠, 내일부터 제가 직접 와서 어르신에게 수액을 놓아드리겠습니다.”“감사합니다, 부원장님.” 흥섭이 하하 웃었다. 이 일은 이렇게 하기로 결정났다.흥섭이 하현과 다른 사람들을 모두 돌려보낸 뒤, 서연이 하현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이 남자는 정말 그녀에게 한 수 가르쳤고, 그녀를 구해주기까지 했다. 그가 올해 몇 살인지, 결혼은 했는지, 수정과는 또 무슨 사이인지도 모르는데 말이다…이 생각을 하자, 서연은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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