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11 - 챕터 220

3664 챕터

211장

하현의 입가에 차가운 웃음기가 어렸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테이블 위에 있던 맥주병을 낚아채더니, 쨍그랑 소리가 나며 그 놈의 머리 위에서 병이 산산조각 났다.그 놈은 믿기지 않는 듯한 기색을 띠며 바닥 위에 픽하고 쓰러져 잠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이…”“제기랄, 이 머저리도 독한 놈이었어!”“이럴 수가? 그냥 쓰레기 아니었어?”“쫄기는 뭘 쫄아! 티비에서 맥주병 깨뜨리는 거 따라한 것뿐이잖아? 그냥 운이 좋았어…”이 순간, 부하들은 큰소리를 쳤지만 앞으로 나설 용기가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그들이 기억하고 있는 머저리 데릴사위는 아무 쓸모도 없었는데, 어떻게 자신들과 맞설 엄두가 있겠나? 이건 소문과 완전히 딴판이었다.은아도 잠시 멍해졌다. 하현이 설 씨네 집에서 강이준을 난폭하게 때린 적이 있지만, 강이준은 그저 헬스장을 몇 년 다녀본 자였기에 은아는 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 녀석들은 다르다. 모두 길바닥에서 먹고 사는데다가 싸움을 하는 데 도가 트였다. 그런데 하현이 그중 하나를 손쉽게 무너뜨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런 거대한 반전은 은아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 은아는 자신의 쓰레기 남편에게 이렇게 강한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다.“하현, 여기는 내 구역인 거 알고 있어? 내 구역에서 내 사람들을 다치게 하다니, 사는 게 싫어?” 규천이 이를 악물며 입을 열었다. 하현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더 이상 무시와 업신여김으로 가득 찬 게 아니라, 엄숙함이 조금 추가되었다.이 데릴사위가 감히 이런 상황 속에서 먼저 나서다니, 그에게 용기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규천을 살짝 놀라게만 했을 뿐, 그가 겁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어쨌든 간에 또 싸울 수 있는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또 상대할 수가 있겠나? 아까 그 한 방도 운에 불과했을 지도 모른다.“조규천, 우리 거래 하나 하자. 일을 전부 자세히 설명해주면 내가 당신을 한번 살려줄게, 어때?” 하현이 재떨이를 만지작거리며 평온한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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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장

“내 친구가 준 거야.” 하현이 대충 둘러댔다. “아무튼, 어쨌든 간에 우리가 오늘 배후가 누군지 알아내고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으면 된 거야. 다른 일은 중요하지 않아, 알겠어?”은아는 살며시 이를 악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비록 하현이 뜬금없이 꺼낸 영상이 은아의 의구심을 더 키웠지만, 지금 이곳이 매우 무서워 그녀는 빨리 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반대편에 있던 규천의 얼굴이 변했다. 잠시 후, 그가 말했다. “당신이랑 거래할 수 있지만, 이 일이 진짜인지 확인해본 다음에야 당신들을 놓아줄게.”하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내가 남을 테니까 우리 아내는 먼저 가게 해줘. 우리 아내가 집에 안전하게 도착하면 알려줄게.”하현이 덤덤하게 말했다. “조규천, 내가 남아있는데 당신한테 알려주지 않을까 봐 무서워? 게다가 당신은 아마 그 일을 확인하고 나서야 배후가 누군지 말하겠지.”“그리고 우리 아내가 먼저 가야 내 마음이 놓여. 안 그러면 당신도 믿지 못 해…”규천의 낯빛이 바뀌더니 그가 갑자기 큰소리로 하하 웃으며 말했다. “시원시원하군. 그렇다면 형수님 먼저 보내지!”규천도 대단한 사람이었다. 이전에 나쁜 생각에 두 눈이 가려져서 일처리를 조금 극단적으로 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진정했다.지금 규천에게 여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하현의 소식이 더 중요했다.만약 규천이 신중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그의 결말이 지용과 같을지도 모른다.신분, 지위, 권력과 여자 중에 어느 게 더 중요하고 어떻게 결정해야 할 지, 규천 같이 야심 찬 사람은 당연히 일의 중요함을 구분할 수 있었다.“길을 터!” 규천이 손짓했다.그의 부하들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길을 트고 문까지 열어줬다.“하현, 당신…” 은아는 멍해졌다. 어떻게 말 몇 마디로 그녀를 놓아주나, 그녀가 가면 하현은 어떡하나?“당신 먼저 집에 가, 걱정하지 마. 나는 금방 올 테니까 조심해서 운전하고.” 하현이 은아에게 차 열쇠를 떠밀어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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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장

이때, 백범은 공손하게 하현 곁으로 가더니 두 팔을 늘어뜨리고 말했다. “도련님, 이 녀석을 어떻게 할까요?”이 모습을 보자 규천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변백범, 너 미쳤어? 이런 데릴사위, 머저리를 도련님이라고 불러? 그래도 나랑 서울 길바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급이 높은 사람인데, 그러고 싶어? 이 자식이야말로 진정한 쓰레기 사위인 거 알아 몰라!”백범은 늘어뜨린 두 팔을 거두지 않고, 그저 살며시 고개를 들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규천, 아직도 모르겠어? 죽어도 어리석은 귀신이 되겠네!”규천이 차가운 웃음을 연이어 터뜨렸다. 백범이 뜬금없이 왔고 부하들도 아주 많긴 했지만, 변백범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대겠나? 그럴 엄두가 있었다면 이미 손을 댔겠지,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나?“변백범, 나한테 겁줄 필요 없어. 나도 위에 누가 계셔,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내가 오늘 손을 썼으면 너는 좋게 끝나지 않았을 거야. 내 일에 감히 끼어들어?” 규천은 하찮다는 표정을 내비쳤다.백범은 픽 웃더니 아무런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예전에 규천을 건드리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규천도 나름 배경이 있었으니, 그를 건드리면 큰일 났을 게 뻔하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제 하현이 그를 데려가 지용을 처리했으니, 이참에 조규천 하나도 처리하는 게 대수인가?비록 많은 사람의 눈에 하현은 그저 모두가 하찮게 보는 쓰레기 데릴사위였지만, 백범은 알고 있었다. 도련님의 출신은 결코 무시할 게 못 됐고, 그는 수년 전부터 이미 모든 것을 직접 운영하고 있었다. 그에게 얼마나 많은 패가 있을 지 누가 알겠나?이 순간, 백범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하현 앞에서 그는 말할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백범이 침묵하는 걸 보자, 규천은 백범이 자신을 두려워하는 걸로 착각하여 더더욱 자신만만해졌다. “너도 내 배경을 알고 있으니, 얼른 네 사람들을 데리고 꺼지지 그래? 꼭 내가 널 내다 버려야겠니?”이때, 하현이 느닷없이 일어서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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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장

“이 자식이 예전에 개그맨이었던 거 아니야? 너무 웃기잖아!”“빌어먹을 저런 꼴이면, 내 발차기 한 번에 바보가 되게 만들 수도 있어. 감히 내 앞에서 잘난 척을 하다니!”“......”백범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싸늘한 눈빛으로 목소리를 가라앉혀 말했다. “도련님, 제가 나설까요…”하현이 고개를 저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감히 내 아내를 때릴 생각을 했는데, 내가 직접 나설게. 그렇지 않으면 내가 남자라고 할 수가 있나?”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현은 규천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규천은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 치더니 창피함이 분노로 변했다. 그가 소리쳤다. “이 쓰레기야, 뭘 어쩌려고?”부하 몇 명도 쇠파이프를 들어 규천 앞을 막아섰다. 그들은 충분한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었다.하현이 걸음을 멈추지 않자, 규천의 부하가 소리 치더니 모두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먼저 하현을 때리러 나섰다. 하지만 하현은 그들이 휘두른 쇠파이프를 피해 여유롭게 걸어 나옴과 동시에 손에 쥐고 있던 재떨이를 무심하게 내리쳤다.“퍽, 퍽, 퍽…”부하들은 전부 머리를 부여잡거나 바닥에 쓰러졌다. 이들은 덩치가 매우 거대해 보였지만, 지금 1초라도 하현의 발걸음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없었다.막을 수 없는 기세의 하현을 보자, 규천도 놀라서 멍해졌다. 그는 조금 전에 하현에게 코웃음을 쳤지만, 이제 조금씩 믿음이 생겼다. 하현이 말한 일이 진짜일 가능성이 컸다.하현의 이런 실력으로 지용을 처리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앞으로 빌어먹을 누가 감히 하현이 쓰레기 데릴사위라고 하면, 규천이 먼저 그 사람의 뺨을 때릴 것이다. 이 실력이 쓰레기라면, 서울을 통틀어서 쓰레기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나!“퍽, 퍽, 퍽…”부하 몇 명이 또 하현에게 손쉽게 당해 바닥에서 낑낑거렸다. 규천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뒤로 물러섰다. 그에게 물러날 곳이 점차 없어지자,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하현, 설씨 집안의 세력은 내 배후에 비하면 세 살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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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장

코피가 팡 터져 나왔으며, 규천은 얼굴을 부여잡고 돼지를 잡는 것과 같은 비명을 질렀다.이 장면을 민혁에게 들킨다면, 그도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민혁도 하현에게 재떨이로 맞은 적이 있으니. 하지만 그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규천 같은 사람을 상대로도 하현은 재떨이를 휘둘렀고 조금의 체면도 살려주지 않았다.이 순간, 규천은 조금 의심이 됐다.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정말 아내의 발을 씻기고 장모의 화장실을 청소해준다는 그 전설의 데릴사위가 맞는지.그 전설의 데릴사위는 설씨 집안 내에서 개만도 못한 지위를 갖고 있다는데, 그가 어떻게 이렇게 강하겠나?“이 일, 뒤에서 지시한 사람이 누구야?” 하현은 손에 있던 재떨이를 던져버리고 왼손으로 규천의 목을 조였다. 그의 말투가 굉장히 차가웠다.규천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지만, 그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하현, 우리 같은 길바닥 놈들은 규율을 중요하게 생각해. 때릴 수 있으면 죽도록 때려보든가, 안 그러면 내일 내가 설씨 집안 전체를 매장 시켜버릴 거야!”“당신은 정말 막무가내야. 우지용을 처리한 사람이 누군지 알려줬는데도 배후가 누군지 알려주지를 않잖아. 당신 좀 실망이야.” 하현이 고개를 저으며 왼손을 놓았다. “패버려, 이 자식이 말할 때까지 패버려!”백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히더니, 직접 규천 앞으로 걸어가 그를 발로 확 걷어찼다. 이건 하현 앞에서 잘 보이는 것과 관련된 일이니, 백범은 부하에게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규천의 부하들은 전부 어안이 벙벙했다. 이 데릴사위가 머저리라고 하지 않았나? 어째서 손이 이렇게 맵나? 변백범은 이래 봬도 길바닥의 대장이었다. 하지만 하현 앞에서 그는 그저 동생 같았다.도대체 누가 그가 쓰레기라고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건가? 이건 장난질 치는 거잖아?“변백범, 똑똑히 기억해! 내 배후는 절대 네가 건드려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변백범, 내가 복수할까 봐 무섭지 않아? 빨리 멈춰!”“지금이라도 멈추길 늦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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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장

규천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정말 백범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왜인지 어떤 느낌이 있었다. 그건 바로 하현은 절대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것, 하현은 백범보다 백배는 무섭다는 것.규천은 몸을 떨더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설씨 집안을 괴롭히는 것은 설민혁의 생각이야. 나한테 3억 원을 줬어, 이 일을 하라고…”설민혁!역시 설민혁이었다!하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전에 이 일이 설민혁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예상을 했었지만, 주범이 설민혁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 재벌 2세가 무슨 짓을 하든 잘 해내지 못하더니, 이런 음모를 꾸밀 때는 굉장히 똑똑하구나.핸드폰을 켜서 규천 앞에 던진 후, 하현은 싸늘하게 말했다. “더 자세히 말해, 한 글자도 빼먹지 말고.”규천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은아를 강제로 독점할 계획을 짰던 것은 규천이었기에, 그는 하현을 직시할 용기가 없었다. 만약 하현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생길지 모른다. 아마 죽음보다도 못하겠지?“말 안 하면 계속 팰게.”“말할게! 말할게!” 규천은 안절부절못하며 재빨리 말했다. “설민혁이 나를 이용해서 SL 그룹 쇼핑몰 건설을 망치려고 했어. 게다가 나랑 설은아가 관계를 맺게 해서 이 사실을 서울에 퍼뜨리려고 했어. 그렇게 하면 설은아를 설씨 집안에서 내쫓을 수 있으니까!”하현의 낯빛이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SL 그룹 쇼핑몰을 상대하는 그런 사소한 일이었다면 하현은 눈에 넣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일로 설민혁을 봐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 일은 이미 해결되었으니.하지만 이 자식이 감히 설은아에게 화살을 돌리다니, 이건 절대적인 죽을 죄였다.하현은 절대 그 누구도 은아를 다치게 하길 용납하지 않았다.“저놈을 감금시켜. 오늘부터 서울 길바닥에 조규천이라는 사람은 없는 거야.” 하현이 덤덤하게 말하며 차가운 얼굴로 식당에서 걸어 나왔다.“도련님, 사실을 전부 말했습니다. 저를 봐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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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장

SL 빌라에서 은아는 안절부절못했고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옆에 있던 희정은 쌀쌀맞게 말했다. “뭐가 그렇게 초조해? 한낱 쓰레기 데릴사위일 뿐인데. 그 놈이 죽었다고 해도 너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면 됐어.”“그리고 죽으면 더 좋지, 이혼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니까…”“엄마, 하현이 없었으면 나는 오늘, 오늘 돌아오지 못했을 거예요…” 은아는 두려움에 가득 찼다. 만약 하현이 손을 써서 그녀가 떠나게 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그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하현이 있었다고 해도 뭐 어쩌라고? 오늘 너를 구하긴 했지만 쇼핑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 했어.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못하면 네 안전도 일시적일 뿐이야!” 희정은 까칠한 사람이었지만 조금도 멍청하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정곡을 찔렀다.옆에 있던 유아도 말을 덧붙였다. “언니, 괜한 걱정하지 마. 하현 그 쓰레기가 자작극을 벌인 걸 수도 있어. 언니가 자기랑 이혼할까 봐 길바닥 사람들을 찾아서 연기한 걸지도 몰라, 언니가 자기한테 감사함을 느끼게 하려고. 절대 속지 마, 금세 돌아올 수도 있어.”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뒤이어 하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의 몸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유아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 예상이 맞았나 보네!”희정도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지금 유아의 말을 조금 믿게 되었다. 조규천은 무슨, 전부 하현이 벌인 자작극일 지도 모른다. 이 데릴사위는 정말 역겨웠다.은아는 자신의 엄마와 동생을 노려보았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직접 겪지 않았으면서 함부로 추측했다. 하지만 은아는 몸소 겪었으니 아까 하현이 자신을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했는지 알고 있었다.하현이 거실로 걸어오는 걸 보자, 은아는 재빠르게 뛰쳐나갔다. 그녀는 하현을 위아래로 몇 번 훑어보고 그의 몸에 상처가 없는 걸 확인한 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일은 잘 해결됐어?”“괜찮아.” 하현이 미소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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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장

은아가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희정이 코웃음을 쳤다. “하현, 남 탓할 거면 제대로 해. 조규천이 겨냥한 건 우리 설씨 집안의 프로젝트야. 만약 정말 망치기라도 하면 설씨 집안은 끝이야. 그럼 설민혁도 끝일 텐데 이런 일을 벌이겠니?”하현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설민혁의 목적은, 은아를 설씨 집안에서 내쫓는 거예요.”“웃기고 있네! 은아가 있어야 쇼핑몰 프로젝트가 있고 하엔 그룹의 투자가 있는데, 설민혁이 바보도 아니고 은아도 자기 사촌 누나인데 그런 일을 벌이겠어!” 희정은 불신으로 가득 찼다. “하현, 더 이상 이간질하지 마. 이 일은 99% 네가 한 일이야. 은아랑 이혼하지 않으려고 정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구나!”“지금 당장 꺼져! 얼른! 빨리! 네 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유아도 냉랭하게 말했다. “우리 설씨 집안은 당신 같이 더러운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데가 아니니까 얼른 꺼져요. 할망구가 왜 그때 당신 같은 머저리를 우리 집안 사위로 받아들였는지 몰라!”“하현, 가봐.” 은아도 다소 실망했다. 생각할수록 이 일이 하현과 관련 있는 것 같았다.하현은 깊은 눈으로 은아를 쳐다보았다. 그는 지금 뭐라 설명해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아 한숨만 내쉬고 뒤돌아서 떠났다. 보아하니 오늘 밤에 또 슬기네 집에 가서 신세를 져야하는 것 같다.......그날 밤, 민혁은 집에서 핸드폰을 들고 왔다갔다 제자리걸음을 했으며, 속으로는 흥분하면서도 초조했다.핸드폰에는 규천의 전화번호가 있었다. 전화를 걸기만 하면 현재 상황이 대체 어떤지 알 수 있었지만, 민혁은 이 순간 몹시 고민이 되었다. 만약에 이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어떡하지? 만약에 무슨 변수라도 생기면 어떡하지?한 시간 여를 망설이다가 민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핸드폰에서 통화 중 신호가 울리더니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민혁은 잠깐 멍해졌다가 얼굴에 괴상한 미소가 드러났다. 밤 10시 밖에 되지 않았는데 조규천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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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장

“헛소리하지 마!”“할아버지가 계시는데 그 일을 함부로 말하면 어떡해!”“말을 가려서 해!”민혁이 미리 부탁한 친척들이 모두 입을 열며 이 일을 절대 발설해서는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민혁이 일찌감치 설 씨 어르신의 성격을 파악한 게 뻔했다. 어르신은 집안의 이미지에 관한 일을 굉장히 중요시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일을 너무 티 나게 진행하면 안된다. 반드시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일을 크게 만들 수 있다.그러나 민혁은 애초에 증거를 손에 넣었다고 말했고 은아는 어젯밤에 규천과 밤을 보냈으니, 이런 상황에서 못할 말이 어디 있겠는가?“뭐가 그렇게 급해요? 설마 제가 이런 일로 장난치게요?” 지연이 냉랭하게 말했으며 그녀의 얼굴에는 냉기가 감돌았다.이런 말이 나오자, 다른 친척들은 민혁이 부탁했든 안 했든 모두 깜짝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장난이 아니라면, 이 일이 진짜라는 건가?설은아 그 계집애에게 진짜 외간 남자가 있다고? 설씨 집안의 이미지를 망쳤다고?“설지연, 그게 무슨 소리인지 똑바로 말해.” 설 씨 어르신은 어두워진 안색을 띤 채 말했다.설씨 집안 같은 2류 가문이 1류 가문으로 높이 올라가려면 돈과 인맥뿐만 아니라 좋은 이미지도 필수였다.설씨 집안은 절대 이런 집안 이미지를 망치는 일을 용납하지 않았다. 만약 은아가 정말 그런 부적절한 짓을 저질렀다면, 하엔 그룹의 투자를 포기하더라도 그녀를 집안에서 쫓아내야 했다. 이건 이미 설씨 집안의 선을 넘은 문제였다.“할아버지, 저는 헛소리하지 않아요. 제가 증거도 없이 이런 큰일을 함부로 떠들 수가 있나요?” 지연이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이 일은 민혁이가 저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저를 믿지 못하시겠다면 민혁한테 물어보세요!”이 말을 듣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민혁에게로 집중되었다. 이건 절대 작은 문제가 아니었고, 만약 진짜인 게 확실하면 은아는 집에서 쫓겨날 것이다.“민혁아, 네가 똑바로 말해보거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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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장

“할아버지, 누나가 조규천이랑 뭘 했는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밤 늦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건 사실일 거예요… 그게…” 민혁이 일부러 곤란한 척하며 말을 더듬더니 이어서 말했다. “할아버지,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저는 누나를 대변해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설씨 집안의 프로젝트를 위해서 간 것이니, 그, 누나를 탓할 수도 없을 것 같아요…”“쨍그랑!”설 씨 어르신이 손에 들려 있던 물컵을 있는 힘껏 바닥에 내리쳐 거대한 소리가 났다. 이후에 어르신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이건 프로젝트 문제가 아니야! 이미지는 한 가문의 존재의 근본이야! 은아가 정말 가문을 망신시키는 일을 저질렀다면, 무슨 이유 때문이었던 간에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할아버지, 그런 말씀 마세요. 은아가 이런 방식으로 조규천을 달랬을 지라도 설씨 집안을 위해서 그런 거예요!”“맞아요, 할아버지. 이해해줘야죠! 여자로서 참 쉽지 않아요. 남편은 그렇게 쓸모없는데, 은아가 뭘 더 기대하겠어요?”“흥! 남편을 말하자니 또 재수가 없네요. 이 불운덩어리 때문에 우리 설씨 집안이 근 몇 년 간 얼마나 많은 체면을 잃었던가요? 그런데 지금 또 이런 문제가 터지다니, 정말 가문의 불행이에요!”“제가 일찍이도 말했죠, 여자가 무슨 큰일을 할 수 있다고? 우리 SL 그룹 쇼핑몰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겠다고요? 일을 성공시키지는 못할 망정 망치고 있잖습니까!”“그 처가살이 남편도 머저리인데, 은아가 더 머저리예요!”“이 일을 민혁이에게 해결하라고 맡겨야겠어요. 민혁이야말로 우리 설씨 집안의 희망입니다!”“에휴, 지금 문제가 이미 발생했으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습니다! 조규천 같은 사람은 분명 이 일을 널리 퍼뜨릴 거예요. 이걸 이용해서 자신의 능력을 자랑할 겁니다. 이번에 우리 설씨 집안은 정말 끝장이에요. 서울의 제일 큰 웃음거리가 될 겁니다…”“......”설 씨 집안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했고, 민혁이 굳이 나설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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