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212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내 친구가 준 거야.” 하현이 대충 둘러댔다. “아무튼, 어쨌든 간에 우리가 오늘 배후가 누군지 알아내고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으면 된 거야. 다른 일은 중요하지 않아, 알겠어?”

은아는 살며시 이를 악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비록 하현이 뜬금없이 꺼낸 영상이 은아의 의구심을 더 키웠지만, 지금 이곳이 매우 무서워 그녀는 빨리 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반대편에 있던 규천의 얼굴이 변했다. 잠시 후, 그가 말했다. “당신이랑 거래할 수 있지만, 이 일이 진짜인지 확인해본 다음에야 당신들을 놓아줄게.”

하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내가 남을 테니까 우리 아내는 먼저 가게 해줘. 우리 아내가 집에 안전하게 도착하면 알려줄게.”

하현이 덤덤하게 말했다. “조규천, 내가 남아있는데 당신한테 알려주지 않을까 봐 무서워? 게다가 당신은 아마 그 일을 확인하고 나서야 배후가 누군지 말하겠지.”

“그리고 우리 아내가 먼저 가야 내 마음이 놓여. 안 그러면 당신도 믿지 못 해…”

규천의 낯빛이 바뀌더니 그가 갑자기 큰소리로 하하 웃으며 말했다. “시원시원하군. 그렇다면 형수님 먼저 보내지!”

규천도 대단한 사람이었다. 이전에 나쁜 생각에 두 눈이 가려져서 일처리를 조금 극단적으로 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진정했다.

지금 규천에게 여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하현의 소식이 더 중요했다.

만약 규천이 신중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그의 결말이 지용과 같을지도 모른다.

신분, 지위, 권력과 여자 중에 어느 게 더 중요하고 어떻게 결정해야 할 지, 규천 같이 야심 찬 사람은 당연히 일의 중요함을 구분할 수 있었다.

“길을 터!” 규천이 손짓했다.

그의 부하들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길을 트고 문까지 열어줬다.

“하현, 당신…” 은아는 멍해졌다. 어떻게 말 몇 마디로 그녀를 놓아주나, 그녀가 가면 하현은 어떡하나?

“당신 먼저 집에 가, 걱정하지 마. 나는 금방 올 테니까 조심해서 운전하고.” 하현이 은아에게 차 열쇠를 떠밀어 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213장

    이때, 백범은 공손하게 하현 곁으로 가더니 두 팔을 늘어뜨리고 말했다. “도련님, 이 녀석을 어떻게 할까요?”이 모습을 보자 규천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변백범, 너 미쳤어? 이런 데릴사위, 머저리를 도련님이라고 불러? 그래도 나랑 서울 길바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급이 높은 사람인데, 그러고 싶어? 이 자식이야말로 진정한 쓰레기 사위인 거 알아 몰라!”백범은 늘어뜨린 두 팔을 거두지 않고, 그저 살며시 고개를 들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규천, 아직도 모르겠어? 죽어도 어리석은 귀신이 되겠네!”규천이 차가운 웃음을 연이어 터뜨렸다. 백범이 뜬금없이 왔고 부하들도 아주 많긴 했지만, 변백범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대겠나? 그럴 엄두가 있었다면 이미 손을 댔겠지,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나?“변백범, 나한테 겁줄 필요 없어. 나도 위에 누가 계셔,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내가 오늘 손을 썼으면 너는 좋게 끝나지 않았을 거야. 내 일에 감히 끼어들어?” 규천은 하찮다는 표정을 내비쳤다.백범은 픽 웃더니 아무런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예전에 규천을 건드리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규천도 나름 배경이 있었으니, 그를 건드리면 큰일 났을 게 뻔하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제 하현이 그를 데려가 지용을 처리했으니, 이참에 조규천 하나도 처리하는 게 대수인가?비록 많은 사람의 눈에 하현은 그저 모두가 하찮게 보는 쓰레기 데릴사위였지만, 백범은 알고 있었다. 도련님의 출신은 결코 무시할 게 못 됐고, 그는 수년 전부터 이미 모든 것을 직접 운영하고 있었다. 그에게 얼마나 많은 패가 있을 지 누가 알겠나?이 순간, 백범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하현 앞에서 그는 말할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백범이 침묵하는 걸 보자, 규천은 백범이 자신을 두려워하는 걸로 착각하여 더더욱 자신만만해졌다. “너도 내 배경을 알고 있으니, 얼른 네 사람들을 데리고 꺼지지 그래? 꼭 내가 널 내다 버려야겠니?”이때, 하현이 느닷없이 일어서더니

  • 재벌 사위면 될까?   214장

    “이 자식이 예전에 개그맨이었던 거 아니야? 너무 웃기잖아!”“빌어먹을 저런 꼴이면, 내 발차기 한 번에 바보가 되게 만들 수도 있어. 감히 내 앞에서 잘난 척을 하다니!”“......”백범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싸늘한 눈빛으로 목소리를 가라앉혀 말했다. “도련님, 제가 나설까요…”하현이 고개를 저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감히 내 아내를 때릴 생각을 했는데, 내가 직접 나설게. 그렇지 않으면 내가 남자라고 할 수가 있나?”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현은 규천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규천은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 치더니 창피함이 분노로 변했다. 그가 소리쳤다. “이 쓰레기야, 뭘 어쩌려고?”부하 몇 명도 쇠파이프를 들어 규천 앞을 막아섰다. 그들은 충분한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었다.하현이 걸음을 멈추지 않자, 규천의 부하가 소리 치더니 모두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먼저 하현을 때리러 나섰다. 하지만 하현은 그들이 휘두른 쇠파이프를 피해 여유롭게 걸어 나옴과 동시에 손에 쥐고 있던 재떨이를 무심하게 내리쳤다.“퍽, 퍽, 퍽…”부하들은 전부 머리를 부여잡거나 바닥에 쓰러졌다. 이들은 덩치가 매우 거대해 보였지만, 지금 1초라도 하현의 발걸음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없었다.막을 수 없는 기세의 하현을 보자, 규천도 놀라서 멍해졌다. 그는 조금 전에 하현에게 코웃음을 쳤지만, 이제 조금씩 믿음이 생겼다. 하현이 말한 일이 진짜일 가능성이 컸다.하현의 이런 실력으로 지용을 처리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앞으로 빌어먹을 누가 감히 하현이 쓰레기 데릴사위라고 하면, 규천이 먼저 그 사람의 뺨을 때릴 것이다. 이 실력이 쓰레기라면, 서울을 통틀어서 쓰레기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나!“퍽, 퍽, 퍽…”부하 몇 명이 또 하현에게 손쉽게 당해 바닥에서 낑낑거렸다. 규천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뒤로 물러섰다. 그에게 물러날 곳이 점차 없어지자,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하현, 설씨 집안의 세력은 내 배후에 비하면 세 살짜리

  • 재벌 사위면 될까?   215장

    코피가 팡 터져 나왔으며, 규천은 얼굴을 부여잡고 돼지를 잡는 것과 같은 비명을 질렀다.이 장면을 민혁에게 들킨다면, 그도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민혁도 하현에게 재떨이로 맞은 적이 있으니. 하지만 그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규천 같은 사람을 상대로도 하현은 재떨이를 휘둘렀고 조금의 체면도 살려주지 않았다.이 순간, 규천은 조금 의심이 됐다.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정말 아내의 발을 씻기고 장모의 화장실을 청소해준다는 그 전설의 데릴사위가 맞는지.그 전설의 데릴사위는 설씨 집안 내에서 개만도 못한 지위를 갖고 있다는데, 그가 어떻게 이렇게 강하겠나?“이 일, 뒤에서 지시한 사람이 누구야?” 하현은 손에 있던 재떨이를 던져버리고 왼손으로 규천의 목을 조였다. 그의 말투가 굉장히 차가웠다.규천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지만, 그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하현, 우리 같은 길바닥 놈들은 규율을 중요하게 생각해. 때릴 수 있으면 죽도록 때려보든가, 안 그러면 내일 내가 설씨 집안 전체를 매장 시켜버릴 거야!”“당신은 정말 막무가내야. 우지용을 처리한 사람이 누군지 알려줬는데도 배후가 누군지 알려주지를 않잖아. 당신 좀 실망이야.” 하현이 고개를 저으며 왼손을 놓았다. “패버려, 이 자식이 말할 때까지 패버려!”백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히더니, 직접 규천 앞으로 걸어가 그를 발로 확 걷어찼다. 이건 하현 앞에서 잘 보이는 것과 관련된 일이니, 백범은 부하에게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규천의 부하들은 전부 어안이 벙벙했다. 이 데릴사위가 머저리라고 하지 않았나? 어째서 손이 이렇게 맵나? 변백범은 이래 봬도 길바닥의 대장이었다. 하지만 하현 앞에서 그는 그저 동생 같았다.도대체 누가 그가 쓰레기라고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건가? 이건 장난질 치는 거잖아?“변백범, 똑똑히 기억해! 내 배후는 절대 네가 건드려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변백범, 내가 복수할까 봐 무섭지 않아? 빨리 멈춰!”“지금이라도 멈추길 늦지 않

  • 재벌 사위면 될까?   216장

    규천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정말 백범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왜인지 어떤 느낌이 있었다. 그건 바로 하현은 절대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것, 하현은 백범보다 백배는 무섭다는 것.규천은 몸을 떨더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설씨 집안을 괴롭히는 것은 설민혁의 생각이야. 나한테 3억 원을 줬어, 이 일을 하라고…”설민혁!역시 설민혁이었다!하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전에 이 일이 설민혁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예상을 했었지만, 주범이 설민혁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 재벌 2세가 무슨 짓을 하든 잘 해내지 못하더니, 이런 음모를 꾸밀 때는 굉장히 똑똑하구나.핸드폰을 켜서 규천 앞에 던진 후, 하현은 싸늘하게 말했다. “더 자세히 말해, 한 글자도 빼먹지 말고.”규천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은아를 강제로 독점할 계획을 짰던 것은 규천이었기에, 그는 하현을 직시할 용기가 없었다. 만약 하현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생길지 모른다. 아마 죽음보다도 못하겠지?“말 안 하면 계속 팰게.”“말할게! 말할게!” 규천은 안절부절못하며 재빨리 말했다. “설민혁이 나를 이용해서 SL 그룹 쇼핑몰 건설을 망치려고 했어. 게다가 나랑 설은아가 관계를 맺게 해서 이 사실을 서울에 퍼뜨리려고 했어. 그렇게 하면 설은아를 설씨 집안에서 내쫓을 수 있으니까!”하현의 낯빛이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SL 그룹 쇼핑몰을 상대하는 그런 사소한 일이었다면 하현은 눈에 넣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일로 설민혁을 봐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 일은 이미 해결되었으니.하지만 이 자식이 감히 설은아에게 화살을 돌리다니, 이건 절대적인 죽을 죄였다.하현은 절대 그 누구도 은아를 다치게 하길 용납하지 않았다.“저놈을 감금시켜. 오늘부터 서울 길바닥에 조규천이라는 사람은 없는 거야.” 하현이 덤덤하게 말하며 차가운 얼굴로 식당에서 걸어 나왔다.“도련님, 사실을 전부 말했습니다. 저를 봐주세요, 제발

  • 재벌 사위면 될까?   217장

    SL 빌라에서 은아는 안절부절못했고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옆에 있던 희정은 쌀쌀맞게 말했다. “뭐가 그렇게 초조해? 한낱 쓰레기 데릴사위일 뿐인데. 그 놈이 죽었다고 해도 너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면 됐어.”“그리고 죽으면 더 좋지, 이혼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니까…”“엄마, 하현이 없었으면 나는 오늘, 오늘 돌아오지 못했을 거예요…” 은아는 두려움에 가득 찼다. 만약 하현이 손을 써서 그녀가 떠나게 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그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하현이 있었다고 해도 뭐 어쩌라고? 오늘 너를 구하긴 했지만 쇼핑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 했어.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못하면 네 안전도 일시적일 뿐이야!” 희정은 까칠한 사람이었지만 조금도 멍청하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정곡을 찔렀다.옆에 있던 유아도 말을 덧붙였다. “언니, 괜한 걱정하지 마. 하현 그 쓰레기가 자작극을 벌인 걸 수도 있어. 언니가 자기랑 이혼할까 봐 길바닥 사람들을 찾아서 연기한 걸지도 몰라, 언니가 자기한테 감사함을 느끼게 하려고. 절대 속지 마, 금세 돌아올 수도 있어.”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뒤이어 하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의 몸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유아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 예상이 맞았나 보네!”희정도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지금 유아의 말을 조금 믿게 되었다. 조규천은 무슨, 전부 하현이 벌인 자작극일 지도 모른다. 이 데릴사위는 정말 역겨웠다.은아는 자신의 엄마와 동생을 노려보았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직접 겪지 않았으면서 함부로 추측했다. 하지만 은아는 몸소 겪었으니 아까 하현이 자신을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했는지 알고 있었다.하현이 거실로 걸어오는 걸 보자, 은아는 재빠르게 뛰쳐나갔다. 그녀는 하현을 위아래로 몇 번 훑어보고 그의 몸에 상처가 없는 걸 확인한 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일은 잘 해결됐어?”“괜찮아.” 하현이 미소를 지

  • 재벌 사위면 될까?   218장

    은아가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희정이 코웃음을 쳤다. “하현, 남 탓할 거면 제대로 해. 조규천이 겨냥한 건 우리 설씨 집안의 프로젝트야. 만약 정말 망치기라도 하면 설씨 집안은 끝이야. 그럼 설민혁도 끝일 텐데 이런 일을 벌이겠니?”하현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설민혁의 목적은, 은아를 설씨 집안에서 내쫓는 거예요.”“웃기고 있네! 은아가 있어야 쇼핑몰 프로젝트가 있고 하엔 그룹의 투자가 있는데, 설민혁이 바보도 아니고 은아도 자기 사촌 누나인데 그런 일을 벌이겠어!” 희정은 불신으로 가득 찼다. “하현, 더 이상 이간질하지 마. 이 일은 99% 네가 한 일이야. 은아랑 이혼하지 않으려고 정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구나!”“지금 당장 꺼져! 얼른! 빨리! 네 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유아도 냉랭하게 말했다. “우리 설씨 집안은 당신 같이 더러운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데가 아니니까 얼른 꺼져요. 할망구가 왜 그때 당신 같은 머저리를 우리 집안 사위로 받아들였는지 몰라!”“하현, 가봐.” 은아도 다소 실망했다. 생각할수록 이 일이 하현과 관련 있는 것 같았다.하현은 깊은 눈으로 은아를 쳐다보았다. 그는 지금 뭐라 설명해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아 한숨만 내쉬고 뒤돌아서 떠났다. 보아하니 오늘 밤에 또 슬기네 집에 가서 신세를 져야하는 것 같다.......그날 밤, 민혁은 집에서 핸드폰을 들고 왔다갔다 제자리걸음을 했으며, 속으로는 흥분하면서도 초조했다.핸드폰에는 규천의 전화번호가 있었다. 전화를 걸기만 하면 현재 상황이 대체 어떤지 알 수 있었지만, 민혁은 이 순간 몹시 고민이 되었다. 만약에 이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어떡하지? 만약에 무슨 변수라도 생기면 어떡하지?한 시간 여를 망설이다가 민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핸드폰에서 통화 중 신호가 울리더니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민혁은 잠깐 멍해졌다가 얼굴에 괴상한 미소가 드러났다. 밤 10시 밖에 되지 않았는데 조규천 같은

  • 재벌 사위면 될까?   219장

    “헛소리하지 마!”“할아버지가 계시는데 그 일을 함부로 말하면 어떡해!”“말을 가려서 해!”민혁이 미리 부탁한 친척들이 모두 입을 열며 이 일을 절대 발설해서는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민혁이 일찌감치 설 씨 어르신의 성격을 파악한 게 뻔했다. 어르신은 집안의 이미지에 관한 일을 굉장히 중요시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일을 너무 티 나게 진행하면 안된다. 반드시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일을 크게 만들 수 있다.그러나 민혁은 애초에 증거를 손에 넣었다고 말했고 은아는 어젯밤에 규천과 밤을 보냈으니, 이런 상황에서 못할 말이 어디 있겠는가?“뭐가 그렇게 급해요? 설마 제가 이런 일로 장난치게요?” 지연이 냉랭하게 말했으며 그녀의 얼굴에는 냉기가 감돌았다.이런 말이 나오자, 다른 친척들은 민혁이 부탁했든 안 했든 모두 깜짝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장난이 아니라면, 이 일이 진짜라는 건가?설은아 그 계집애에게 진짜 외간 남자가 있다고? 설씨 집안의 이미지를 망쳤다고?“설지연, 그게 무슨 소리인지 똑바로 말해.” 설 씨 어르신은 어두워진 안색을 띤 채 말했다.설씨 집안 같은 2류 가문이 1류 가문으로 높이 올라가려면 돈과 인맥뿐만 아니라 좋은 이미지도 필수였다.설씨 집안은 절대 이런 집안 이미지를 망치는 일을 용납하지 않았다. 만약 은아가 정말 그런 부적절한 짓을 저질렀다면, 하엔 그룹의 투자를 포기하더라도 그녀를 집안에서 쫓아내야 했다. 이건 이미 설씨 집안의 선을 넘은 문제였다.“할아버지, 저는 헛소리하지 않아요. 제가 증거도 없이 이런 큰일을 함부로 떠들 수가 있나요?” 지연이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이 일은 민혁이가 저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저를 믿지 못하시겠다면 민혁한테 물어보세요!”이 말을 듣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민혁에게로 집중되었다. 이건 절대 작은 문제가 아니었고, 만약 진짜인 게 확실하면 은아는 집에서 쫓겨날 것이다.“민혁아, 네가 똑바로 말해보거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 재벌 사위면 될까?   220장

    “할아버지, 누나가 조규천이랑 뭘 했는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밤 늦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건 사실일 거예요… 그게…” 민혁이 일부러 곤란한 척하며 말을 더듬더니 이어서 말했다. “할아버지,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저는 누나를 대변해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설씨 집안의 프로젝트를 위해서 간 것이니, 그, 누나를 탓할 수도 없을 것 같아요…”“쨍그랑!”설 씨 어르신이 손에 들려 있던 물컵을 있는 힘껏 바닥에 내리쳐 거대한 소리가 났다. 이후에 어르신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이건 프로젝트 문제가 아니야! 이미지는 한 가문의 존재의 근본이야! 은아가 정말 가문을 망신시키는 일을 저질렀다면, 무슨 이유 때문이었던 간에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할아버지, 그런 말씀 마세요. 은아가 이런 방식으로 조규천을 달랬을 지라도 설씨 집안을 위해서 그런 거예요!”“맞아요, 할아버지. 이해해줘야죠! 여자로서 참 쉽지 않아요. 남편은 그렇게 쓸모없는데, 은아가 뭘 더 기대하겠어요?”“흥! 남편을 말하자니 또 재수가 없네요. 이 불운덩어리 때문에 우리 설씨 집안이 근 몇 년 간 얼마나 많은 체면을 잃었던가요? 그런데 지금 또 이런 문제가 터지다니, 정말 가문의 불행이에요!”“제가 일찍이도 말했죠, 여자가 무슨 큰일을 할 수 있다고? 우리 SL 그룹 쇼핑몰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겠다고요? 일을 성공시키지는 못할 망정 망치고 있잖습니까!”“그 처가살이 남편도 머저리인데, 은아가 더 머저리예요!”“이 일을 민혁이에게 해결하라고 맡겨야겠어요. 민혁이야말로 우리 설씨 집안의 희망입니다!”“에휴, 지금 문제가 이미 발생했으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습니다! 조규천 같은 사람은 분명 이 일을 널리 퍼뜨릴 거예요. 이걸 이용해서 자신의 능력을 자랑할 겁니다. 이번에 우리 설씨 집안은 정말 끝장이에요. 서울의 제일 큰 웃음거리가 될 겁니다…”“......”설 씨 집안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했고, 민혁이 굳이 나설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많은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869장

    부일민은 더욱 냉소적으로 말했다.“하지만 우리 앞에서 귀에 거슬리는 그런 말은 해도 되지만 이것만은 알고 가세요. 한번 지불한 돈은 환불되지 않아요.”“사람이야 얼마든 데려가도 되지만 보증금 천만 원은 돌려주지 않습니다!”“그럼 어서 물러가세요!”“여기서 방해하지 말구요!”의사의 오만방자한 말에 강옥연은 얼굴이 싸늘해졌다.“살리기는커녕 환불도 안 된다구요?!”“내가 당신들 고소할 거예요!”“고소?!”부일민은 여간호사 몇 명과 눈을 마주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어떤 사람은 손거울을 꺼내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고 어떤 사람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강옥연이 고소라는 말을 꺼내도 그녀들은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 게 분명했다.어차피 페낭 병원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고소? 그래 하세요!”부일민은 눈썹을 치켜세운 뒤 벽에 붙은 전화번호를 가리켰다.“국민신문고, 식약처, 경찰서, 등등, 전화번호들이 여기 다 있으니까!”“아무데나 전화해서 아무나 불러 보세요!”“사람을 불러서 날 고소해 보세요! 그럼 내가 당신들을 할아버지라고 부를게요!”“대하 촌놈들이 감히 우리 남양 땅에 와서 거드름을 피우며 위세를 부리고 있어?! 흥!”“당신들이 전화를 해 봤자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거예요!”부일민은 한껏 코웃음을 쳤다.그들은 이미 관광객들을 등쳐먹는 데 아주 익숙한 것 같았다.관광객이 신고해도 결국 팔이 안으로 굽는 법이었다.“당신들 제정신이에요!”강옥연은 눈을 부라렸다.이런 몰상식한 사람들은 정말이지 처음이었다.이때 하현이 앞으로 나와 강옥연의 어깨를 툭툭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강옥연, 어쨌든 당신은 용문 사람인데 어떻게 기본적인 도리도 몰라?”“뭐라고?”강옥연이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도무지 하현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어떤 사람들은 말로 하면 못 알아들어. 그냥 얼굴을 두들겨 맞아야 알아듣지.”

  • 재벌 사위면 될까?   3868장

    황천화 일행을 해결하고 하현은 강옥연에게 전화를 한 뒤 택시를 타고 페낭 병원으로 향했다.페낭 병원은 사립 병원으로 규모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인테리어가 호화로웠다.거리마다 홍보 간판이 걸려 있는 병원다웠다.다만 의술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했고 보감 그룹 병원에 속하며 페낭 현지에서 평판이 별로 좋지 않았다.보통은 관광객을 속이고 사기를 쳐서 이익을 남기는 병원이었다.그리고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사기를 당해도 신고할 길이 없어 결국 흐지부지될 수밖에 없었다.하현은 오는 길에 이런 정보들을 알게 되었다.강옥연도 현지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병원에 가게 된 것을 그녀의 잘못만이라고 탓할 수가 없었다.하현과 하구봉은 곧바로 병원에 도착해 응급실 복도에서 강옥연을 찾았다.“하현.”하현이 나타난 것을 보고 강옥연은 급히 다가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상황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하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물었다.“응급실에 들어가긴 했지만...”강옥연이 말끝을 흐렸다.하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응급실 문틈을 살짝 들여다보았다.대여섯 명의 환자가 병상에 누워 있었고 그중 두세 명은 외상을 입고 낮은 소리로 신음하고 있었다.그러나 응급실 안에는 의료진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내가 원가령을 데리고 왔을 때 의료진은 어떤 유명 연예인이 다쳐서 나간다고 했어.”“이곳의 한 인플루언서 스타가 영화를 찍다가 손가락을 다쳐서 급하게 응급실 의료진이 갔어!”“곧 돌아오겠다고 하면서 보증금 천만 원을 먼저 내라고 했어.”“그래서 보증금을 내고 30분째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데도 아직 아무도 안 와...”강옥연의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하현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보감 그룹 산하 병원의 평판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그가 다른 의료진을 찾아보려고 하자 강옥연이 그를 멈춰 세우며 말했다.“하현, 내가 가서 재촉해 볼게.”강옥연은 혼자서 달려가더

  • 재벌 사위면 될까?   3867장

    ”퍽!”하현이 뭐라고 입을 떼기도 전에 줄곧 무릎을 꿇고 있던 황천화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이신욱의 뺨을 그대로 날려버렸다.“개자식!”이신욱은 얼굴을 가리고 버둥거리며 일어섰다.“황천화, 감히 날 건드려?!”“죽고 싶어?!”“차칵!”황천화는 이신욱이 하는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곧바로 앞으로 나가 이신욱의 오른손을 움켜잡고 세게 꺾었다.이신욱은 죽자 살자 덤볐지만 황천화는 그렇지 않았다.페낭 무맹인으로서 감찰관이라는 직위의 무게를 잘 알고 있었다.이럴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누구보다 꿰뚫고 있었다.“아!”이신욱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고 황천화는 그제야 단호하게 이신욱을 다시 한번 꺾었다.‘차칵'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잠시 후 이신욱은 사지를 쓰지 못하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계속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극심한 고통 때문에 화를 내고 싶어도 도무지 화를 낼 수가 없었다.오로지 땅바닥에 널브러져 돼지 멱따는 소리만 울부짖을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사방팔방에서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부잣집 도련님들, 유명한 미녀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졌다.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서며 두려움이 온몸을 전율시켰다.이신욱이 소리쳐 반항을 한 끝에 결국 이 꼴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말하자면 이신욱은 오늘 밤 하현을 세 번이나 공격한 것이다.그 결과는 처참한 자신의 몰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털썩!”이신욱의 사지를 부러뜨린 후 황천화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오늘 밤 일어난 이 모든 일은 다 내 불찰이고 이신욱의 잘못이야. 난 이미 당신 뜻에 따라 이신욱의 사지를 부러뜨렸어.”“당신이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말이야.”하현은 무덤덤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내가 한 말은 모든 사람들이 다 한 손씩은 부러뜨려야 한다는 거였어.”“당신은 말귀를 좀 알아듣는 것 같으니 왼손으로 하지.”황천화는 눈

  • 재벌 사위면 될까?   3866장

    ”내 두 손을 자르라고?!”자신의 뒷배는 이미 무릎을 꿇었는데 하현이 자신의 두 손을 자르라는 말을 듣고 이신욱은 두려움도 잊고 어느새 숨겨 두었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하현! 당신이 무슨 대표든 무슨 감찰관이든 난 상관하지 않아. 하지만 당신, 이것만은 똑똑히 알아야 할 거야! 나 이신욱!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아!”“난 남양 3대 가문 중 하나인 이 씨 가문 사람이야. 우리 이 씨 가문은 원 씨 가문과 운명을 같이 하는 집안이야!”“나한테 미움을 사고 해를 입히는 사람은 남양에서 수많은 적을 만드는 것과 같아!”“그리고 나 이신욱! 당신을 평생 기억할 거야!”“오늘 당신을 무릎 꿇리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언젠간 당신을 가루로 만들어 버리고 말 거야!”“1년 안에 당신을 무릎 꿇리지 못한다고 해서 5년, 10년 후에도 못하라는 법은 아니거든!”“지금 내 두 손을 끊는다면 절대 좋은 결말은 없을 거야! 두고 봐!”이신욱이 이를 갈며 하현에게 소리쳐 경고했다.감찰관이라는 하현의 신분이 무맹 사람들한테는 먹힐지 모르지만 이 씨 가문에는 하등의 위협도 되지 않는다는 걸 말한 것이다.호랑이 가죽을 뒤집어쓴다고 해도 하현은 외지인일 뿐인데 어떻게 남양에서 이 씨 가문의 끝없는 복수를 견뎌낼 수 있겠는가?이 씨 가문은 엄연히 남양 3대 가문의 하나다!황천화는 이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이신욱!”“닥쳐!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닥치라고!”이신욱은 황천화의 말을 거칠게 끊었다.“내가 매년 당신한테 몇 억씩 갖다 바쳤던 이유는 이럴 때 나에게 힘이 되어 달라고 그랬던 거예요!”“그런데 어떻게 되었죠? 당신은 무릎을 꿇고 뺨을 맞기만 할 뿐 아무것도 못 하잖아요!”“당신 같은 사람 키워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요!”“앞으로 당신 같은 바보 등신 앞에서 누가 머리를 조아리며 공손히 굴겠어요?”“퉤! 당신한테 그럴 자격이 있어요?”이신욱은 황천화가 아무리 하현의 신분이 두렵더라도 무도 정신을 잃지 말

  • 재벌 사위면 될까?   3865장

    황천화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하현, 이건 너무 심하잖아...”“정말로 내가 당신을 두려워하는 줄 알아?”“잘 들어. 당신 신분이 가짜인지 진짜인지는 제쳐두고, 설령 진짜 감찰관이라고 해도...”애써 침착하며 여기까지 말하던 황천화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갑자기 하현의 주먹이 날아와 그의 얼굴을 ‘퍽'하고 쳤기 때문이다.황천화는 이번 문제가 커진다면 자신이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페낭 무맹도 같이 곤란해질 거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남양 무맹 감찰관이 말이 쉽지 엄청난 자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황천화가 뺨을 맞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정신이 혼미해져서 도저히 똑바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그는 페낭 무맹에서 호령하는 사람이었고 이신욱을 도우러 온 것일 뿐이었다.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몇 마디 말로 하현이라는 외지인 앞에 무릎을 꿇게 생긴 것이다!황천화가 무능한 것인가?아니면 하현이 대단한 것인가?하현은 황천화에게 다가가 오른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툭툭 치며 말했다.“황천화, 왜 갑자기 무릎을 꿇었지?”“무릎까지 꿇었는데 내가 어떻게 당신 얼굴을 때리겠어?”황천화는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감찰관님께 뺨을 얻어맞게 되어 영광입니다.”“좋아, 그렇게 말하다니 소원을 들어줘야지.”하현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오른손을 치켜들고 세차게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건 당신이 제멋대로 날뛰고 무맹의 얼굴에 먹칠한 대가야!”“퍽!”“이건 약자를 괴롭히고 힘들게 한 대가야!” 하현은 하나하나 낱낱이 열거해 가며 황천화의 얼굴을 뒤흔들었다.비록 황천화도 고수 중의 고수였지만 하현이 뺨을 때릴 때는 아무런 저항도 분노도 표출하지 못하고 억지로 견뎠다.하현이 손바닥을 휘두를 때마다 황천화의 눈빛은 아프게 이리저리 흔들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점점 초점을 잃어갔다.페낭 무맹의 실력자가 무릎을 꿇고 다른

  • 재벌 사위면 될까?   3864장

    원청산?원 대표님?황천화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문득 그가 누군지 떠올랐다.이 사람은 남양 무맹의 대표이다.페낭 무맹의 맹주는 그를 보면 넙죽 엎드려야 한다.그런데 이 어른이 방금 뭐라고?하현이 남양에 있을 때는 남양의 감찰관 임무를 맡기겠다고?맹주를 감찰하고 만인을 순찰한다고?원청산의 말이니 하현이 대하무맹 대표가 된 것이 거짓은 아닐 것이다.대하무맹 대표가 되고 세계무맹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남양에서는 감찰관이라...순간 황천화는 갑자기 호흡이 가빠졌다.두 다리는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얼굴에 가득했던 거만한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채워졌다.그를 따르던 무맹의 고수들도 모두 손발이 얼얼하고 팔다리는 저릿저릿 아파서 서 있을 힘조차 없었다.다른 사람들은 이런 신분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지만 그들 무맹인들은 잘 알고 있었다.하현이 아주 높은 자리에 앉아 대표자로서 만인의 뜻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었다.아무도 그의 말을 거스를 수 없다는 뜻이다.황천화 일행이 위세를 떨치다가 갑자기 전전긍긍하며 어쩔 줄을 모르자 이신욱은 속이 타서 참을 수가 없었다.“형님, 이런 놈한테 속으면 안 돼요!”“대표라니요? 감찰관이라니요?”“이놈이 능청스러운 연기로 우릴 속이려는 게 틀림없어요!”“저런 놈이 무슨 대표고 무슨 감찰관이랍니까? 형님은 분명히 알고 계시잖아요?”이신욱의 말을 듣고 주위의 많은 동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몇몇 아리따운 여자들은 화들짝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다시 조롱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감히 능청스럽게 연기를 하면서 황천화를 속이려고 하다니?“연기? 그래?”“내 연기가 아마 연기대상감인가 보지? 유명 배우 뺨칠 정도로 뛰어났던가 봐.”하현은 담담하게 웃으며 한 발짝 앞으로 나와 페낭 무맹 제자들 앞으로 가더니 사정없이 손바닥을 후려갈겼다.“퍽!”페낭 무맹 제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 재벌 사위면 될까?   3863장

    당당하고 거침없는 황천화의 모습에 사람들은 가소롭다는 듯 하현을 비꼬아 보았다.다들 하현이 겁을 먹고 도망칠 거라고 생각했다.하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황천화와 대적할 수야 있겠는가?그건 정말 목숨을 거는 짓이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였다.하현은 손을 뻗어 제멋대로 입을 놀리는 황천화의 뺨을 후려치려고 했지만 갑자기 뒤에 있던 하구봉의 핸드폰이 심하게 진동하는 것을 느끼며 흠칫 뒤를 돌아보았다.순간 하구봉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이어 하구봉은 하현에게 공손히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하현, 무성에서 온 전화야.”“대하무맹을 대표해 의견을 전달한다더군.”“방금 만진해 맹주의 강력한 추천으로 대하무맹에서 치열한 토론을 펼쳤어. 그래서 당신이 대하무맹 대표로 확정되었대!”“대하무맹을 대표해 세계 무맹에서 상임이사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어!”“간단히 말해 앞으로 당신은 대하무맹의 대표로서 만진해 맹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거야.”“만약 만진해 맹주가 물러난다면 당신은 그다음 맹주가 되는 거야.”말을 하는 동안 하구봉의 입술이 계속 떨리고 있었다.그도 이 엄청난 소식에 적잖이 놀란 것이 틀림없었다.그러면서 그는 핸드폰을 켜고 방금 메신저를 통해 온 메시지 한 장을 보여주었다.대하무맹?대표?세계 무맹의 거부권?한마디 한마디 융단 폭격과도 같은 엄청난 단어에 황천화는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하지만 그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이 자기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황천화가 불같이 화를 내려 했을 때 하현의 부하들이 일부러 이런 말을 꺼낸 것만 봐도 뻔한 가짜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거짓말하지 마!”“세계 무맹이라니? 거부권이라니?”“그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뻔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줄 알았어?”“순진하기는!”황천화는 심호흡을 한 뒤 냉소를 흘렸다.그도 무맹 사람이다.만약 대하무맹에서 하현이라는 대표가 나왔다면 어떻게 그가 모

  • 재벌 사위면 될까?   3862장

    ”옳고 그름?”“잘잘못을 따지자는 거야?”“하여튼 약자들은 이런 허무맹랑한 것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단 말이지.”황천화는 두 손을 뒷짐진 채 앞으로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매서운 기운이 파장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압도했다.“나 같은 강자들은 그런 걸 알 필요가 없지.”“난 말이야. 신분에 따라 편들지 이치에 따라 편들지 않아.”“내 후배가 사람을 죽이고 나쁜 짓을 했어도 그건 옳은 일이야.”“당신이 무수히 많은 도리를 가지고 법을 운운한다고 해도 내 후배를 건드린 당신은 나한테 여전히 나쁜 놈이야.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하지.”옆에 있던 이신욱은 황천화의 강력한 지지를 얻은 순간 없던 힘까지 솟아오르는 것 같아 큰소리로 선동하고 나섰다.“형님, 이 개자식이 방금 아주 큰소리를 쳤어요. 형님이 온다고 해도, 페낭 무맹 맹주가 온다고 해도 절대 자기를 건드릴 수 없다고요!”다른 부하들도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맞습니다. 이놈이 아주 기고만장하게 말했어요.”“날 무시하는 거야? 맹주를 무시해? 아님 우리 페낭 무맹을 무시하는 거야?”황천화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요즘 세상에 그런 얼빠진 놈이 있어?”“자기가 뭔지도 모르고 설치는 꼴이라니!”“무슨 자격으로 우리 동네에 와서 함부로 굴어!”“이봐, 당신 대하 사람이지?”“자자, 당신의 내력을 말해 봐. 당신이 5대 문벌 출신이라도 돼? 아니면 10대 가문 출신이야?”“분명히 말해 두겠는데,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내가 체면을 봐 줘서 죽이지는 않겠어. 몸은 좀 상하게 하겠지만.”하현이 덤덤하게 말했다.“다 아니야.”“아니라고?”황천화가 입을 크게 벌리며 웃었다.“다 아니라면서 감히 페낭에 와서 위세를 떨치려는 거야?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이군!”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난 페낭이 법과 규율, 그리고 도리를 중시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황천화 당신을 보니 도리를 거론할 동네는

  • 재벌 사위면 될까?   3861장

    ”확실히 이 외지인놈은 실력이 보통이 아니야!”“하지만 실력이 있다고 해도 뭐?”“우리 황천화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야.”“맞아! 하현이 부 사장 무릎을 꿇게 한 능력은 확실히 인정해. 하지만 그런 능력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땅강아지가 운이 아무리 좋다손 치더라도 그것도 한두 번이지!”“진짜 실력자를 만나면 아무 힘도 못 써!”“결국 실력 없는 자가 스스로 무능함에 분노하는 것밖에 안 되는 거야!”“황천화와 자신의 실력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이제 곧 알게 되겠지!”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업신여기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대하에서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페낭에서는 이신욱의 저력을 능가할 수 없다.“형님!”“황 선생!”“황 도련님!”무리를 지은 사람들이 황천화에게 몰려들었고 선두에 선 이신욱은 한껏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이신욱,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나까지 나서서 체면을 세워 줘야 할 일이 도대체 뭐냐구?”황천화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소매를 걷어붙이며 거들먹거렸다.마치 세상에는 그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이 없다는 듯.이신욱은 차가운 눈초리로 비아냥거리며 하현을 노려보았다.“감히 외지인 주제에 우리 페낭에 와서 허세를 부리고 사람을 때리다니!”“그래?”황천화는 실눈으로 눈썹을 치켜세우며 이신욱을 힐끔 쳐다보았다.그의 코는 푸르덩덩한 빛을 띠고 있었고 얼굴은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고 이빨도 두어 개 비어 있었다.안색이 나쁜 건 말할 것도 없었다.비록 황천화는 이신욱을 그리 높이 보진 않았지만 이신욱은 일찌감치 황천화의 가능성을 보고 명절 때마다 그에서 그득한 선물을 보낸 덕분에 꽤 황천화 덕을 보고 있었다.그래서 황천화도 이신욱에 대해 슬슬 좋은 감정이 생겼다.그런데 지금 그런 후배가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얼굴이 퉁퉁 부어 있는 것이다.황천화의 안색이 어둡게 일그러졌다.이신욱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건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