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31 - 챕터 240

3664 챕터

231장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은아에게로 집중되었고, 은아의 분노심이 활활 타고 있었다.한편, 하현은 속으로 탄식을 내뱉었다. 설 씨 어르신은 어떤 이유든 간에 쇼핑몰 사건 때문에 민혁을 처벌하지 않을 거라는 걸 하현은 알아차렸다.그의 눈에,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이렇게나 컸다.일이 이 지경까지 다다른 가운데, 하현은 적당한 정도에서 멈춰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아내가 처한 상황이 더 복잡해질지도 모른다.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하현은 은아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은아는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힐끗 보더니 몸을 살짝 떨었다. 하현이 그녀에게 이 사태를 직접 해결하는데 동의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조건을 걸어야 한다.은아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걸 보자, 하현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날 믿어.”은아는 그저께 일어난 일을 떠올리더니 그를 믿기를 선택했다. 그녀는 심호흡을 한 후 일어서서 말했다. “할아버지, 이 일이 얼마나 복잡한지 저보다도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모두들 제가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제가 얼굴에 철판을 깔고 다시 한 번 하엔 그룹에 갔다오겠습니다…”이 말이 들리자, 민혁은 연이어 차가운 웃음을 터뜨렸다.설은아 네가 무슨 하엔 그룹을 창립했다고 착각이라도 하는 건가? 네가 간다고 소용이 있겠나? 하지만 지금은 은아를 설씨 집안에서 한 방에 내쫓을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였다. 비록 손실이 막대하겠지만, 향후에 은아가 자신의 후계자 신분을 빼앗으려 하는 것에 비하면, 민혁은 오히려 이 손실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네가 가겠다고?” 설 씨 어르신이 안도의 한숨을 살짝 내쉬었지만 여전히 걱정했다. 이번 일이 아주 심각했기 때문이다.“할아버지도 아실 거예요. 정이라는 패를 한 번 사용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그만큼 줄어듭니다. 시도를 해볼 수는 있으나, 제가 반드시 해낼 거라고는 장담 못합니다.” 은아가 진지하게 말했다.“쳇, 그런 말을 누가 못해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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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장

솔직히 말하면, 설 씨 어르신도 회사의 재무를 은아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설씨 집안 내에서 은아의 위치는 건드릴 수 없을 만큼 올라갈 것이고, 민혁의 위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아무런 선택사항이 없는 듯했다. 은아가 선뜻 나서서 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는다면, 설씨 집안은 파산의 변두리에 놓일 것이다.“할아버지, 절대 누나를 믿지 마세요! 어떻게 누나가 이런 큰일을 해결하겠어요? 하엔 그룹은 경고장까지 보내왔다고요! 저는 이 여자가 애초에 하엔 그룹과 손잡고 이 기회를 이용해 우리 설씨 집안의 권력을 빼앗아가려는 게 아닐까 걱정됩니다!”민혁은 매우 다급해 보였다. 얼마 전에 은아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싶어 안달이 났었는데, 지금 설 씨 어르신이 또 은아의 요구사항을 들어줄까 봐 겁이 났다.은아가 재무를 관리하게 된다면, 민혁은 설씨 집안에서 일어서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후계자 자리도 불안정해질 것이다.“언니, 그런 꼼수로 감히 할아버지 앞에서 장난을 쳐? 정말 할아버지가 그렇게 잘 속을 것 같아?” 지연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제법이네. SL 그룹의 재무를 관리하고 싶으면 적어도 이건 말해야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건데?” 동수도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은아가 재무 관리하는 모습을 보기 싫었다.은아가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에 무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간단해요. 제가 슬기한테 전화하면 다 해결되는 거 아닌가요…”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니, 놀랍게도 하현이 말하고 있었다.“하현, 당신이 대화에 낄 자리가 있나? 슬기 씨랑 동창이라고 이런 큰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5000억이 뭔지는 알아? 50만 원도 얼마인지 모르지? 맨날 내 앞에서 허세나 부리면서, 벼락 맞을까 봐 무섭지 않아?!” 민혁이 하현을 노려보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5000억은 하엔 그룹한테도 작은 숫자가 아니야. 슬기 씨가 대표님의 비서이긴 하지만, 이런 중대한 사항의 결정권은 없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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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장

“이번에 언니는 정말 끝이야. 그 뭣도 아닌 능력으로 어떻게 하엔 그룹을 상대하겠어? 내가 알아본 적이 있는데, 하엔 그룹의 신임 대표는 겸손하고 신비로워서 아무도 그 사람을 본 적이 없대.”설씨 집안 가족회의가 끝난 후, 지연과 민혁 두 사람은 같이 그곳을 떠났다. 지연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원래라면 누나는 분명 이 일을 해결하지 못했을 거야. 근데 문제는, 이전에 몇 번씩이나 투자 안건을 처리한 건 누나야. 무슨 변수라도 생겨서 누나가 SL 그룹의 재정권을 갖게 될까 봐 걱정되네. 그럼 우리 둘은 앞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될 거야.” 민혁이 매우 걱정했다.“걱정할 게 뭐가 있어? 하엔 그룹 대표랑 잤다면 모를까. 근데 머저리 남편을 둔 꼴에 부잣집 도련님이 그렇게 하길 원하겠어? 언니를 만지는 것도 재수 없어!” 지연은 악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녀는 이미 민혁과 한배에 탔다. 만약 은아가 권력을 쥐게 된다면, 그녀의 하루하루 역시 순탄치 못할 것이다.“그렇길 바라야지.” 민혁이 한숨을 내쉬었으며 그의 눈빛은 매우 음험했다. 만약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게 되면, 그는 다른 준비를 해놓아야 할지도 모른다.한편, 은아의 포르쉐 안.은아는 살짝 얼떨떨했다. 아까 하현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 이 일을 해결하겠다고 말하라고 하고 조건도 걸으라고 했다. 조금 전에 그녀는 매우 강하게 대응했지만, 그곳에서 걸어 나오니 조금 어질어질했다.“하현, 슬기 씨한테 전화 한 통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는데 진짜야?” 차 시동을 건 후, 은아는 불안한 얼굴을 보이며 말했다.“뭐? 네가 은아한테 제안을 수락하라고 꼬드긴 거야? 이 불운덩어리야, 은아가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하기라도 하면 우리는 5000억 원의 빚을 감당해야 해! 그게 무슨 개념인지 알아? 너를 판다고 해도 그렇게 많은 돈은 못 받아!” 희정은 원래 은아에게 자신감이 넘친다고 생각했었다. 무슨 비밀병기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하현이 시킨 거라니? 지금 그녀는 온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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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장

잠시 후, 은아는 심호흡을 했다. “이 비서님께서 말씀하신 상황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믿어주시길 바라요. 저희 설씨 집안은 절대 고의적으로 그런 일을 벌인 게 아닙니다. 이 쇼핑몰 프로젝트는 저희 설씨 집안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죠.”슬기는 잠깐 침묵하더니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만약에 다른 사람이 와서 이러한 부탁을 했다면, 저는 지금 이미 경호원을 불러서 그 사람을 끌어냈을 겁니다.”“그렇지만 제가 오기 전에 대표님께서 특별히 당부하셨습니다. 전에 받은 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이 점을 봐서라도 설은아 씨의 체면을 세워주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설씨 집안이 한 수 배워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길 바란다고 하셨습니다.”“다음이 있다면, 대표님께서는 아마 체면을 세워주지 않으실 겁니다.”일이 이렇게 풀린다고?대표님께서 체면을 세워주신다고?하현이 이전에 대충 언급한 적이 있었고, 은아는 그를 믿었지만 내심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하엔 그룹 측에서 정말 때문에 이 일을 무마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이 비서님,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 은아가 말했다.“당연히 아닙니다. 이건 대표님께서 분부하신 거라 제가 감히 뭐라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이후에 제가 사람을 보내서 경고장을 회수하겠습니다. 설은아 씨는 안심하시고 쇼핑몰 프로젝트 일을 보세요. 저희 회사는 쇼핑몰이 다 지어질 날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슬기가 웃으며 말했다.슬기는 지금 매우 어지러웠고, 뭔가 현실 같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이래 봬도 5000억 원의 배상금이다. 이렇게 막대한 일을 그냥 이렇게 마무리한다고? 어떻게 이렇게 쉬울 수가 있나?“이 비서님, 그 가 정말 이렇게 큰 값어치를 하나요?” 은아가 소심하게 물었다.“물론이죠…” 슬기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래 봬도 세기의 명화입니다. 대표님께서는 그런 보물을 잘 간직하고 다른 나라로 유실되지 않게 할 수 있는 건 다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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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장

이런 중요한 순간에, 지연은 갑자기 당황한 얼굴로 민혁의 사무실로 달려왔다. 그녀의 화장이 다 번질 정도였다.“설민혁, 큰일 났어! 소식 들었어?!”“귀신이라도 봤나 봐, 뭐가 그리 급해?” 민혁이 무심하게 말했다.“내가 아까 법무부에 갔다 왔는데, 하엔 그룹 측에서 이미 그 경고장을 회수했대!” 지연을 충격 받은 듯했다. 고작 하룻밤 사이에 어떻게 이런 큰일이 일어난 건가?민혁은 이 말을 듣자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잘못 들은 거 아니야? 하엔 그룹 같이 큰 회사가 어떻게 이랬다저랬다 해? 그저께 보낸 경고장을 오늘 아침 일찍 회수했다고? 농담처럼 들리지 않아?”“진짜야, 지금 회사에서 모두 이 얘기를 하고 있어. 게다가 그 변호사가 굉장히 공손하게 굴었다던데, 이전에 거만한 태도랑은 완전 딴판이야!” 지연이 겁먹었다.“뭐?” 민혁이 흥분하여 의자 위에서 떨어졌다. 그는 허둥대며 일어서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럴 리가? 내가 어젯밤에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서 하엔 그룹 간부 쪽의 소식을 알아봤는데, 하엔 그룹 고위층이 다 화났다고 했어. 그런데 어떻게 오늘 경고장을 회수해? 말이 안 되잖아!”“나도 믿고 싶지 않지만, 법무부 쪽에서 틀릴 리가 없어.” 지연은 어제 은아가 이 일을 해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경고장이 회수되었다고 하는데, 이런 일이 어떻게 가짜이겠나?민혁의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이번에는 은아를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또 이렇게 변수가 발생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만약 정말 은아가 회사의 재무를 관리하게 된다면, 민혁에게, 심지어 모든 설씨 집안 사람들에게 이는 악몽이 될 것이다.“가자, 법무부에 가서 그 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보자!” 민혁이 말을 끝마치자,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전화를 끊은 뒤, 민혁의 낯빛은 하수구 마냥 새까맣게 변했다.지연은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왜?”“할아버지가 모두 회의실로 모여서 회의를 하재.” 민혁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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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장

설 씨 어르신은 덤덤하게 웃었다. 그는 민혁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으며 말을 계속했다. “은아는 우리 설씨 집안의 기둥감이야. 쇼핑몰 프로젝트 매니저와 재무팀장 두 직위를 겸임하는 건 아주 힘든 일이지. 은아에게 짊어진 부담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짐을 덜어줄 사람을 찾기로 했어.”“민혁아, 내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이 자리는 역시 네가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구나. 오늘부터 너는 우리 SL 그룹의 부회장이다. 온 힘을 다해 은아가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도와주고 우리 설씨 집안을 위해서 힘써야 한다. 알겠지?”이 말이 나오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눈빛을 교환하며 어안이 벙벙해졌다. 설 씨 어르신이 이런 중요한 순간에 민혁을 승진시킬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문제는, 민혁이 최근에 눈에 띄는 업적을 달성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끊임없이 설 씨 집안을 끌어내리고 있었다. 설 씨 집안은 민혁 때문에 여러 번 파산 위기에 처했는데, 그러고도 부회장이 될 수가 있나?보아하니, 설 씨 어르신은 민혁을 승진시키려고 작정했나 보다.왜냐하면 민혁이 은아를 도와주라고 했지만, 사실상 은아를 감시하고 제한하는 거였다. 재무이든 쇼핑몰 프로젝트이든, 나중에 서로 싸울 일이 많을까 봐 걱정이다.은아는 살며시 어금니를 깨물었다.설 씨 어르신의 말은 너무 달콤했고, 그는 자신이 한 약속을 지켰다.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어르신의 표정에 모두 할 말을 잃었다.하지만 진실은? 그는 여전히 은아 자신을 믿지 못했고, 회사의 권력이 자신의 손에 들어올까 봐 두려워했다. 심지어 그는 나중에 민혁이 회장이 될 기회를 잃을까 봐 걱정했다.자신이 설씨 집안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고 얼마나 많은 일을 했던 간에, 설 씨 어르신의 눈에는 자신이 민혁보다도 못했다!설씨 집안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더니 이내 미소를 드러냈다.그들은 일이 왜 이렇게 됐는지 금세 알아차렸다. 이게 바로 교묘하게 구실을 만들어 설씨 집안 내에서 은아의 영향력을 약하게 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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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장

“할아버지가 내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핑계로 민혁한테 SL 그룹 부회장 자리를 넘겨줬어. 게다가 무슨 일이 있으면 민혁이랑 상의하래.” 은아는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말했다.“그랬구나. 어르신이 당신이 설씨 집안에서 권력을 쥐게 하지 못하려고 그렇게 뻔뻔하게 나올지는 생각도 못했어.” 하현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근데 이전에 분명히 말했었어. 내가 이번 일을 해결하기만 한다면, 설씨 집안 쇼핑몰 프로젝트와 재정권을 나한테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은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됐다.“아주 간단해. 어르신은 당신이 SL 그룹에서 지나치게 큰 권력을 가져서 민혁이의 지위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 거야. 어르신이 보기에는 설민혁만이 설 씨 집안의 후계자니까!” 하현이 말했다.“무슨 근거로? 내가 손 놓고 있을까 봐 걱정되지 않으신가?” 은아가 불만 가득한 얼굴을 내비쳤다.“내가 손 놓고만 있다면, 하엔 그룹 측에서 또 설씨 집안의 체면을 세워줄까? 내가 설씨 집안의 일을 신경 쓰지 않으면, 설씨 집안은 얼마나 더 버틸까?”“하엔 그룹이 설씨 집안의 체면을 세워줄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어. 근데 이건 문제의 핵심이 아니야. 핵심은 바로 당신이 설씨 집안을 떠날 것인가? 설씨 집안을 버릴 것인가?” 하현이 물었다.은아는 잠시 멍해졌다. 그녀를 낳아주고 키워준 가족이었다. 그녀는 그저 성과를 내고 싶어서 겨우겨우 오늘 이 자리까지 온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포기하겠다고 정말 포기하나?“이것 봐, 이게 바로 어르신이 당신을 잡아먹을 엄두가 있는 이유야. 어르신은 알거든, 당신이 절대 설씨 집안을 떠나지 않을 거라는 걸. 그리고 설씨 집안에 문제가 생기면 당신이 반드시 해결 방안을 찾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 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가끔 은아가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속이 여리다고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지만 이것 또한 하현이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특징이었다.은아가 마지막에 무슨 결정을 하든 하현은 간섭하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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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장

그도 그저 제3자일뿐이었기에, 중요한 순간에만 약간의 주의를 줄 뿐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설 씨 어르신이 결정한 일은 일반인이 함부로 건들 수 있는 게 아니었다.게다가 어르신이 보기에 은아는 헛짓거리를 할 가능성이 별로 없었다.그녀도 설씨 집안이 있어야 편히 지낼 수 있었다. 설씨 집안이 파산하기라도 하면, 그녀에게도 좋은 날이 거의 없을 것이다.설 씨 어르신은 고개를 저으며 깊은 한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사실 내가 지금 제일 걱정하는 건 오히려 은아의 공이 점점 더 커지는 거야…”“은아도 여자인데, 계집애인데, 만약 정말 공이 너무 커서 곧바로 회장이라도 된다면, 대체 우리 설씨 집안은 앞으로 설씨 성을 따라야하는 거야 아니면 하씨 성을 따라야하는 거야!”“그것도 맞는 말씀입니다. 설씨 집안은 절대 외부인의 손에 넘어가면 안됩니다.” 이번에 비서는 진심으로 동의했다. 만약 설씨 집안이 외부인의 손에 넘어가면, 회장님의 비서인 자신도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할 것이다.......서울 보행자 거리의 한 고급 카페 안.하현과 은아는 같이 앉아있었고, 그 맞은 편에는 세리와 소은 두 사람이 있었다.카페 안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 셋이 같이 앉아있으니, 많은 남자의 시선이 이리로 집중되었다.반면, 옆에 앉아서 핸드폰을 보고 있던 거지꼴의 하현은 많은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하지만 하현은 눈을 내리깐 채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일체의 표정 변화도 없었는데, 세리가 그의 앞에서 끊임없이 흔들고 있는 다리가 마치 죽은 생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굴었다.“흥!”자신이 하현을 도발해서 그가 망신당하게 할 수 없다는 걸 알아차리자, 세리는 참지 못하고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지난번 경매 행사 사건 이후로, 세리는 하현이 뼛속까지 미웠다. 그 일 때문에 진우는 여전히 그녀를 골치 아프게 했다.오늘 세리가 이렇게 섹시하게 옷을 입은 것도 다 하현이 망신당하게 하려고 그런 건데, 이 남자는 자신을 몇 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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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장

“당연하지, 내 남편인데.” 은아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근데 전에는 안 데리고 갔잖아?” 소은이 호기심에 물었다.“신경 꺼, 너도 능력 있으면 남자친구를 데리고 가든가?”소은이 쳇하고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은아야, 내가 뭐라 하려는 게 아니라, 하현 이 머저리를 데리고 가면 나중에 네가 망신만 당할 뿐이야. 그 모습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누구?’ 은아는 어리둥절했다.“주민영! 잊었어? 대학 다닐 때, 걔가 좋아하던 남자들이 다 너를 짝사랑해서 개가 고백하는 족족 실패했잖아. 그래서 너를 죽이고 싶어 안달 났잖아.”“듣기로는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에 가서 나름 잘 살고 있던 것 같던데. 게다가 아주 천사처럼 성형을 했다고 하더라. 이번에 동창회 때문에 귀국한다던데, 80%는 널 잡으려고 오는 거야! 은아야, 조심 좀 해!” 소은이 거듭 충고했다.“주민영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개도 운이 꽤 나쁘지 않아. 인터넷에서 사진을 도용해서 재벌 2세랑 랜선 연애를 했다고 하던데, 그 재벌 2세가 6개월 동안 매일같이 돈을 보내줬대.”“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그 둘이 만나기 전에 주민영이 단번에 그 돈을 들고 가서 성형을 했는데, 둘이 만난 이후에는 남편을 꽉 붙잡고 있대. 들은 바로는 요즘 아주 잘 지내고 있다더라. 맨날 동기들 단톡방에 가방 자랑을 하지 않나, 빌라랑 스포츠카 자랑을 하지 않나.”세리도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그녀는 민영을 좋게 보지는 않았고 성형한 얼굴을 깔봤지만, 문제는 민영이 일반인이 아예 비비지도 못할 정도로 출세했다는 것이다.“결혼을 했어?” 은아는 의아함을 느꼈다. 그는 이것밖에 관심이 가지 않았다.“결혼했어. 우리 셋도 결혼식에 초대했었잖아, 우리가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잊었어?” 소은이 말했다.“에휴…” 소은이 또 한숨을 내쉬며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이내 말했다. “이봐요 머저리, 당신이 그래도 남자라면 이번에 은아 따라 동창회에 가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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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장

“이건 당신 사촌오빠가 선물해준 거예요.” 하현이 무심하게 말했다.“한결 오빠가요? 그럴 리가요? 이 차는 최소 3억 원은 하는데, 당신한테 선물해줄 리가 있나요?” 소은은 경멸하는 듯한 표정을 내비쳤다. 하현 이 자식은 허세 부리는 걸 너무 좋아한다. 어디서 렌트해온 지도 모르는 차를 갖고 뻔뻔하게 다른 사람이 선물해줬다고 하다니.동창회에 갈 때 고급 차량을 렌트해서 잘난 척 좀 하는 건 정상이었지만, 이 자식은 연기를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걸 모르고 있나? 그렇게 가난해 보이는 옷을 입었으면서, 이따가 다른 사람한테 이 차가 자기 거라고 말한다고 해도 누가 믿겠나?하현은 운전하면서 설명하기 귀찮았다. 자신은 곧이곧대로 말했는데 아무도 믿지 않았다.포르쉐는 교외에 있는 온천 리조트를 향해 빠르게 달려나갔다.이 온천 리조트는 서울에서도 매우 유명했고, 피로를 풀어주며 미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평상시에도 이곳에 방을 잡으러 온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온천에 몸을 담그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이곳에 와서 온천 요리 한번 먹는 데도 오래 전부터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대기 번호조차 받지 못했다.“소은아, 이 온천 리조트의 VIP 레스토랑은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던데, 누가 오늘 그렇게 대단하게 우리 동창회를 여기로 준비했대?” 은아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소은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 “주민영의 남자. 듣기로는 주민영 남편이 이 업계에 지분이 좀 있다던데, 그 회장이 그 남자 외삼촌이야.”은아는 깜짝 놀랐다. 민영의 남편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니. 이 온천 리조트의 주식도 가지고 있고, 그는 아주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온천 리조트 사장은 아마 백재욱이겠죠? 서울 백씨 집안 사람. 이것도 백씨 집안의 재산이니.” 하현이 덤덤하게 말했다.“어쭈, 이게 백 씨 집안 재산이라는 것도 알아요? 그럼 백재욱이 뭐하는 사람인 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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