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훈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심강열이 출장 가기 전, 회사의 일이 될수록 한유라의 일상 생활에 영향 주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가 있었었다.다시 말하면 자질구레한 일이나 잡일은 아랫사람들이 해결하라는 뜻이기도 했다.그런데 지금, 이 전화는 무슨 뜻일까?그녀에게 잔업을 시키라고?심강열은 전화기 너머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냥 한 실장한테 할 일을 좀 찾아줘요. 내가 없어서 잠을 잘 못 자는 것 같아요. 어딘가에 집중하게 되면 좀 나아질까 싶어서요.”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한 실장님이 집에 가면 무조건 잠들 수 있게 하겠습니다!”심강열은 만족스럽게 전화를 끊었다.역시 자신의 사람답게 말 뜻을 바로 이해했다.다음날.한유라는 속이 쓰렸지만, 아주머니가 준비한 해장국을 먹고 많이 나아졌다.원래 그녀는 하루 종일 출근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침대에서 하루 종일 자는 것보다 행복한게 또 있을까?하지만 회사에 일이 생겼는지 정강훈이 쉴 새 없이 전화를 걸어왔다.“한 실장님, 협력안이 조금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회사에 오셔서 봐주실 수 있으세요?”“한 실장님, 변호사님이 말씀하시길 협의에 대해 다시 상의해야 한다고 하는 데 나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한 실장님, 오늘 거래처랑 점심 약속 있는데 같이 가셔야 합니다!”“한 실장님......”한유라의 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렸다.그녀가 전화기를 꺼버리면 집 전화로 전화를 걸어왔다. 조용할 새가 없었다.결국 한유라는 집 전화 코드마저 뽑아버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는 일하시는 아주머니한테로 걸려 왔다.아주머니가 망설이더니 문을 두드렸다. “사모님… 회사에 일이 생겼는데 안 가시면 직접 찾아오겠다고 합니다!”한유라는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옷을 갈아입었다.그녀는 자신이 회사에서 이렇게까지 역할이 큰지 알지 못했다.그녀가 없으면 한순간도 돌아가지 않는 듯했다.삼십 분 후, 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회사에 도착했다. 직원들은 점심에 뭘 먹을지 여유롭게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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