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811 - 챕터 1820

2631 챕터

제1811화 순진한 그녀

소은정은 눈을 굴리며 부드럽게 웃었다.“그래요. 어차피 가려고 했으니까요.”하지만 여자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기도 전에 소은정의 옆에 있던 남자가 그녀를 말렸다.“안 돼요.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오지랖 부리지 말아요.”그 말에 여자의 얼굴이 어색하게 굳었다.소은정도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어차피 가는 길도 같은데….”전동하는 차갑게 굳은 얼굴로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고는 소은정의 어깨를 껴안고 앞으로 몇 걸음 더 가서 작은 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저 여자 남자 화장실에서 남자 꼬시는 여자예요. 별로 질 좋은 여자가 아니라고요. 성강희 씨가 한 말도 있으니까 저 여자 믿지 말아요. 저런 애들을 인터넷에서 뭐라고 했더라? 여우? 다른 사람 가정을 파탄 내는 여우니까 저 여자랑 가까이 하지 말아요!”소은정은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전동하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이야.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이런 말은 보통 여자가 남자한테 하는 얘기 아닌가?‘왜 나한테 저런 말을 하지?’전동하는 멍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됐어요. 어차피 은정 씨는 순진해서 그런 거 잘 모르니까 내 말 들어요. 어쨌든 귀찮게 들러붙기 전에 어서 가요.”한편, 이율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제 자리에 서 있었다.이제 더 다가갈 명분도 없었다.믿을 수 없었다.그녀는 경악한 얼굴로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저기서 말하면 이쪽에 안 들릴 줄 알았을까?‘일부러 나 들으라고 말한 건가?’혼신의 연기를 다했지만 그의 한마디에 모든 게 물거품이 되어버렸다.소은정이 다가왔을 때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남자가 단 한마디로 그녀의 계획을 까발릴 줄이야.‘믿을 수 없어… 세상에 어떻게 저런 남자가 다 있지?’이율은 자신을 경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는 얼른 자리를 뜨는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정말 자존심이 상했다.소은정은 웃음을 참으며 그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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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2화 거짓말하지 마!

운전기사가 도착했다.소은정은 차에 오른 뒤에도 계속해서 그의 표정을 주시했다.전동하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차에 올랐다.“난 정말 모르는 여자예요. 전혀 기억이 없어요. 이 여자 누구예요? 이 여자가 사진 줬어요? 우리 사이가 너무 좋아서 질투해서 일부러 우리 이간질하는 것 같네요. 절대 속으면 안 돼요! 이런 사람은 멀리 피하는 게 좋아요.”소은정은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았다.어쩐지 기분이 좋았다.그녀는 처음부터 그를 의심하지는 않았다.그냥 그의 반응이 궁금했을 뿐이다.역시 전동하는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잔뜩 짜증이 난 그의 모습을 보자 소은정은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됐어요. 장난이었어요.”전동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못 말린다는 듯이 웃고는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그녀의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물었다.“나 가지고 장난친 거예요? 우리 아기는 얌전히 있었어요?”소은정은 흐뭇한 표정으로 아랫배를 내려다보며 대답했다.“오늘은 정말 얌전했어요. 아까 음악소리가 그렇게 컸는데 잘 자는 것 같더라고요.”전동하는 따뜻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럴 줄 알았어요. 질투 때문에 이상한 사진 가져와서 나 놀려먹으러 한 거죠?”소은정은 아니꼽게 그를 흘겨보았다.“아니거든요? 그러기에 평소에 행동거지를 조심했어야죠. 그 사진 진짜예요. 난 또 동하 씨가 투자건 때문에 거래라도 한 줄 알았잖아요!”전동하의 입가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다.“무슨 거래요?”소은정은 잠시 고민하다가 아까 문설아와 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잠시 침묵이 감돌았다.소은정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물었다.“그 투자건… 잘 되면 꽤 많은 돈을 벌겠죠?”전동하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돈 안 돼요. 여보, 그거 그냥 연막작전이에요. 겉으로 보기에 전망이 좋아 보이지만 사실 실속이 별로 없어요. 아마 일년 뒤에 파산할지도 몰라요.”분위기가 살짝 어색해졌다.소은정은 갑자기 문설아가 불쌍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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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3화 작명

소찬식은 서재에서 며칠 동안 나오지 않았다.그러다가 드디어 만족스러운 이름이 생각났다고 발표했다.“전상수 어때?”그 말을 들은 소은정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전상수요? 너무 촌스럽지 않아요? 꼭 옛날 사람 같잖아요.”전동하의 입가도 실룩거렸지만 끝끝내 웃음을 참아냈다.소은해는 대놓고 웃으며 이죽거렸다.“그게 뭐예요, 아버지. 며칠 동안 고민해서 생각한 이름이 상수? 요즘 누가 그런 이름을 써요?”소찬식은 또 삐져서 서재로 들어갔다.그렇게 애기 이름 짓는 것 때문에 시끄러웠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그리고 소은정의 출산 반응은 예정보다 조금 더 일찍 찾아왔다.새로운 계획서를 검토하던 소은정은 갑자기 아랫배가 쭉 당기는 느낌이 들었다.느낌이 조금 이상했기에 그녀는 다급히 사람을 불렀다.사실 출산 준비는 이미 충분하게 되어 있었다.전동하는 침착하게 미리 병원에 연락하고 소찬식과 소은해에게도 전화한 뒤, 차에 올라 소은정을 다독여 주었다.첫 출산이기에 소은정은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하지만 전동하가 손을 잡아주었고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느꼈다.그녀보다 그가 더 긴장하고 있었다.그녀는 전동하의 안색을 살폈다. 창백하게 질린 상태였다.그런데 그 모습을 보자 갑자기 안심이 됐다.누군가가 자신을 이렇게 걱정해준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풀려 버렸다.병원에 도착하자 진통은 점점 심해졌다.그녀는 거의 의식을 잃었고 간호사와 의사들은 바쁘게 움직였다.의식이 흐릿해지던 순간, 희귀혈액형이라 위험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그 뒤로 그녀는 완전히 혼수상태가 되었다.며칠이 지났다.소은정은 예쁜 여자 아기를 출산했다. 한유라와 김하늘도 문안을 다녀갔다.하지만 병실에는 적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소은정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였다.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출혈이 심했다고 했다. 게다가 그녀는 희귀혈액형이라 물론 병원에서 미리 혈액을 준비하긴 했지만 빈혈 상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었다.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더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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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4화 앞으로 오지 마세요

병실에는 다시 침묵이 찾아왔다.소은해는 어떤 말로 이 사람을 위로해야 할지 막막했다.계속 여기 있으라고 해야 하나?그러다가 전동하까지 쓰러질 것 같았다.소은정이 혼수상태에 빠진 건 그들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아무도 이런 사고가 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희귀혈액형이라 다른 사람보다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지금 상황은 그녀가 하루빨리 호전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소은해는 한숨을 내쉬고는 화제를 돌렸다.“영감님이 아기 애칭을 지어주셨어. 새봄이라고, 봄처럼 활기찬 아이로 되라는 뜻으로….”전동하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면서 말했다.“괜찮네요. 예상했던 것보다는 잘 지었는데요?”소은해도 씩 웃었다.“나도 그렇게 생각해.”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가서 한숨 자고 와. 우리가 여기 있을게. 은정이 깨어나기 전에 매제가 먼저 쓰러지겠어. 그러면 은정이는 누가 돌봐?”전동하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집에 가서 옷만 갈아입고 올게요.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요.”소은해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운전기사 대기시켰어.”그가 소은정에 대한 전동하의 사랑을 너무 과소평가했던 걸까? 며칠 사이에 전동하는 누워 있는 소은정보다 더 초췌해졌다. 소은해는 이러다가 전동하가 먼저 쓰러질까 봐 걱정이었다.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순애보였다니 믿기지 않았다.사실 예전에는 소은정이 박수혁에게서 벗어나 아무나 만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전동하는 마침 그 시기에 나타난 사람이었고 동생에게 그럭저럭 잘하는 것 같아서 은근히 속으로 두 사람을 응원하고 있었다.그리고 지금 그는 전동하를 완전히 가족으로 받아들였다.소은정이 출산하던 당일, 간호사가 아이를 안고 나오자 소찬식과 가족들 모두 아이에게 달려갔다.유독 전동하만 굳은 표정으로 아이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고 소은정부터 찾았다.수술실 밖에서 의사의 설명을 들은 전동하의 표정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절망적이었다.그렇게 신경 써서 준비했는데 소은정이 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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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5화 꿈 깨

이한석은 굳은 표정으로 그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병실을 힐끗 바라보고 묵묵히 자리를 떴다.그의 호주머니에는 전하지 못한 선물이 있었다.박수혁이 전해달라고 부탁한 선물이었다.하지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선물을 전한다고 그녀가 깨어나는 것도 아닐 텐데.그냥 그가 아직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던 걸까?이한석은 한숨을 쉬고는 걸음을 재촉했다.전동하는 집에 돌아가서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났는데 어두운 밤이 되었다.그는 텅 빈 방에서 잠시 멍하니 넋을 놓고 있었다.당장이라도 거실에서 그녀가 웃으며 배 안 고프냐고 다가올 것만 같았다.그는 순간 숨이 꽉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그래서 얼른 핸드폰을 챙겨 병원으로 갔다.마친 가는 길에 비서에게서 전화가 왔다.“대표님, 몇몇 프로젝트가 지금 마비 상태인데 추가 투자를 더 해야 할까요? 지금은 그냥 지켜보고 있는데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험이 따를 수도 있어서요.”전동하는 미간을 찌푸리고 설명을 들은 뒤, 몇 달 사이에는 불안정하겠지만 전망이 꽤 좋은 투자 항목이라고 간단명료하게 대답해 주었다.그러고는 한 마디 덧붙였다.“알아서 해.”비서는 알겠다고 한 뒤, 화제를 돌렸다.“작은 도련님께서 대표님을 찾으시더라고요. 집에 돌아가 보고 싶다고 하는데 학교에서는 부모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서요.”그는 피곤한 기색으로 차갑게 대꾸했다.“얌전히 학교에 있으라고 해. 너무 애가 고집을 부리면 며칠 데리고 나가서 바람이나 쐬든가. 병원에는 데려오지 말고.”말을 마친 그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잠시 후, 그는 병원에 도착했다.소은정이 있는 병실 복도는 아주 조용했다.병실로 다가가던 그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길게 심호흡했다.그러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려보았다.하지만 미소가 잘 지어지지 않았다.그럴 기분이 아니었다.처음 창업할 때,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이렇게 두려운 적은 없었다.소은정 그 여자에게 생명줄이 단단히 잡힌 것 같았다.병실에 가까워질수록 그는 점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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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6화 당신 누구?

말을 마친 뒤, 소은정은 그를 힘껏 밀치고 고개를 숙인 채 옆으로 갔다.전동하는 넋을 잃은 상태로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한참이 지난 뒤에야 뒤돌아서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다시 이쪽으로 걸어오는 소은정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그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걸음을 멈추었다.그러고는 눈물을 글썽이며 도도한 말투로 물었다.“내가 왜 병원에 있는지 알아요? 당신은 누구예요?”전동하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그리고 축 가라앉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나 기억 안 나요?”소은정은 입술을 삐죽이고는 그를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사실 외모는 꽤 만족스러웠다. 그렇다고 처음 보는 남자한테 막 마음을 열고 싶지는 않았다.하지만 눈앞의 이 남자는 자상한데다가 외모까지 그녀의 완벽한 이상형이었다.그래서 남자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몰라요. 우리 아빠랑 오빠는요?”그녀는 턱을 살짝 치켜올리고는 공주님처럼 도도한 말투로 물었다.전동하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깨어난 건 정말 기쁜데 왜 그를 잊어버렸을까?‘내가 얼마나 힘들게 당신의 마음을 열었는데… 어떻게 나를 잊을 수 있지?’그는 낮은 웃음을 터뜨리며 한마디 했다.“참 양심도 없네요.”소은정은 입을 삐죽이고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말 안 해줄 거면 됐어요. 내가 알아서 찾죠 뭐!”그녀는 소찬식이나 오빠들이 자신을 이곳에 혼자 버려두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그녀가 뒤돌아선 순간, 전동하가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한 손에 잡아도 남을 정도.그녀는 많이 야위었다.임신해서 조금 쪘던 살이 며칠 사이에 다 빠져버렸다.전동하는 안쓰러운 마음부터 들었다.그녀는 아이를 임신해서 이런 일을 겪었다.그런데 어떻게 그녀를 원망할 수 있을까?일부러 잊어버린 것도 아닌데!그는 아까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내가 찾아줄 테니까 병실에서 기다릴 수 있어요?”소은정이 머뭇거리며 물었다.“내가 왜 그쪽을 믿어야 하죠?”전동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내가 나쁜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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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7화 환상 파멸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소은정에게서 한시도 떨어지기 싫어했던 전동하가 아닌가?그런데 아내가 깨어났는데 왜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까?게다가 생각보다 기쁜 표정도 아니었다.소은해의 질문에 전동하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그는 입술을 꾹 깨물고 말했다.“아직 제대로 회복한 건 아닌 것 같네요. 의사 소견 들어보죠.”소은해는 미간을 확 찌푸리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제대로 회복한 게 아니라니?깨어난 것만으로도 기적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병실로 뛰어들어갔다.“내 동생….”그는 기쁜 표정으로 동생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렸다.하지만 병실에 있던 의사들은 하나 같이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소은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소은정은 병상에서 고개를 갸웃하고는 그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오빠, 그 여자 연예인한테 쓴 고백 편지, 내가 아빠한테 전해줬어!”그녀는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순간 소은해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여자 연예인?고백 편지?이건 무슨 얘기지?‘내가 언제 여자 연예인한테 고백 편지를 썼다고! 잠깐!’어렴풋이 기억나는 사건이 있었다.그가 금방 연예계에 데뷔했을 때 호감을 느꼈던 여자 배우가 있었다. 그때 충동적으로 편지를 썼던 것 같았다.게다가 같은 여자인 소은정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었다.하지만 그렇게 공 들여서 쓴 연애편지는 사라졌었다.그때는 어디서 잃어버린 줄 알고 동생에게 자초지종을 묻지도 않았는데 편지는 공교롭게 소찬식의 손에 들어갔었다.그때 편지를 들고 호통치며 매를 들던 소찬식의 얼굴이 지금도 기억난다.그 뒤로 그는 연예계가 얼마나 혼잡한 곳인지 알게 되었다.SC그룹에서 투자한 드라마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한 적 있는데 그는 몰래 손을 써서 그 여배우를 여자 주인공으로 발탁시켰다. 물론 여배우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는 않았다.그런데 그 여배우는 카메라에 많이 잡히려고 감독과 수시로 잠자리를 가졌고 결국 그녀가 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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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8화 사라진 기억

전동하 역시 어두운 표정으로 의사를 바라보았다.의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정말 보기 드문 상황이고 저희도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종합적인 검진 결과, 소은정 씨의 신체 수치는 천천히 회복하고 있어요. 하지만 출산 때문에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어요. 게다가 이번에 출혈이 많아서 뇌로 올라가는 산소가 부족해서 부분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 같습니다. 물론 흔히 있는 경우는 아니죠. 이런 후유증이 소은정 씨에게 발생할 줄은 저희도 몰랐습니다.”의사의 말이 끝나자 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의사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불의의 사고를 다 막을 수는 없었다.의사는 안색이 급격히 나빠진 그들을 보고 한마디 덧붙였다.“다행히 지금은 위험 고비를 무사히 넘겼으니까 언제든 퇴원하셔도 됩니다. 집에 가셔서 산후조리를 잘하시는 게….”소은해는 왜 전동하가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그제야 이해했다.잠에서 깬 아내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니, 누군들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그는 조용히 입술을 깨물며 전동하를 바라보았다.전동하는 아까보다 평온한 표정으로 의사에게 물었다.“그럼 기억을 회복할 수는 있는 건가요?”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물론이죠. 일시적인 현상일 겁니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면 며칠, 혹은 몇 달 사이에 회복할 수도….”그제야 전동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주의해야 할 건 없나요? 약은 안 먹어도 됩니까? 몸에는 이상이 없는 거죠?”소은해는 전동하에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이런 상황에서 저렇게 침착하게 의사에게 질문할 수 있다니.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반응이었다.그는 소은정이 기억을 회복하면 꼭 그 얘기를 해줘야겠다고 다짐했다.의사는 주의사항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사실 지금 그녀의 상황으로는 눈에 띄는 증상이 없기에 약을 먹을 필요는 없었다.몸이 완전히 회복한 뒤에 기억을 되찾는 치료를 받는 게 최선이었다.전동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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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9화 낯선 느낌

소은해의 푸념에 상처를 받은 사람은 오히려 전동하였다.그는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소은정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전동하를 바라보았다.‘얼굴이 내 취향이긴 한데… 왜 아무 기억이 없는 거지?’그녀는 이 사실을 제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전동하는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꺼내 그들의 웨딩사진을 보여주었다.“결혼식 전에 찍은 사진이에요. 은정 씨는 그냥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은 것뿐이에요. 하지만 법적으로 우리는 여전히 부부죠.”소은정은 반신반의하며 그의 손에서 핸드폰을 건네받았다.사진 속에서 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전동하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소은정은 자신을 잘 알았다. 만약 사랑이 없었다면 절대 이 남자와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그 사랑이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과거에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그래서 눈앞에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하나도 기억 안 나.’그녀는 저도 모르게 사진을 뒤로 넘겼다.그녀는 식탁에서 우유를 마시다가 무심결에 그와 눈을 마주치고 웃고 있었다.밝은 햇살이 그녀의 하얗고 고운 피부를 비추고 있었고 그녀는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입가에는 우유를 살짝 묻히고 애교스럽게 웃는 모습, 그리고 누구보다 반짝이는 눈동자가 그녀가 이 생활을 무척 만족스러워 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소은정은 저도 모르게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따뜻한 무언가가 가슴으로 흘러 들고 있었다.마치 어제 있었던 일처럼 익숙함마저 느껴졌다.그리고 조각 같은 기억들이 잠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두통이 찾아왔다.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전동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어디 아파요?”소은정은 그에게서 낯선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낯설지만 배척하고 싶지 않은 느낌.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괜찮아요.”전동하는 약간 실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짐 정리 다 됐으니까 이제 퇴원해도 돼요. 혼자… 걸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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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0화 소중한 사람

소은해가 짐을 들고 전동하가 휠체어를 밀었다.병실을 나서자 그들은 미리 준비해둔 담요로 그녀를 꽁꽁 감쌌다.아직 바깥 세상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는데 그녀는 미라처럼 담요에 꽁꽁 싸인 신세가 되었다.잠시 후, 든든한 팔이 그녀를 안아 올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는 차에 올랐고 차 문을 닫는 소리가 들렸다.소은해는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올라탔다.전동하는 말없이 뒷좌석에 올라 그녀의 옷매무새를 정리해 주었다.소은정은 놀란 사슴 같은 눈을 하고 그를 바라보았다.전동하는 그 입술에 입을 맞추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참았다.지금 상황에서 키스를 하려고 한다면 그녀가 크게 놀랄 수도 있었다.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불편한 거 있으면 참지 말고 말해요.”소은정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남편이라고 하면 그가 하는 이 모든 일이 당연한 것이었다.비록 조금 거북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가까이 다가오는 게 싫지만은 않았다.소은해는 백미러로 그들을 한번 바라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억을 잃은 소은정이 싫다고 난리를 칠까 봐 걱정했었다.그러면 전동하가 너무 불쌍할 것 같았다.차가 달리는 중에 운전기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대표님, 오피스텔로 가실까요? 아니면 사모님 친정으로 가실까요?”소은정은 살짝 인상을 쓰고 전동하의 눈치를 살폈다.바로 본가로 가는 게 아니었다고?그녀는 살짝 긴장한 상태였다.그 오피스텔이 그들의 신혼집이라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다.익숙할 것 같으면서도 낯선 신혼집.소은정은 울먹이는 눈동자로 소은해에게 구원의 요청을 보냈다.물론 이 남자와 부부 사이이기는 하지만 아직 기억을 잃은 그녀에게는 그와 단둘이 있는 게 부담스러웠다.소은해도 그걸 느꼈지만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전동하가 그녀를 데리고 집에 가고 싶다면 막을 수는 없었다.전동하가 그녀에게 나쁜 짓을 할 사람도 아니고.차 안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전동하는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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