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51 - 챕터 1360

2631 챕터

제1351화 매서드 연기

전인국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이제 정말 늙기라도 한 걸까? 이제 그룹에서 그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그가 준비한 카드를 모두 쏟아부어도 이 상황을 바꿀 순 없다.전인국의 완벽한 패배였다.충격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던 전인국이 결국 쓰러졌다.하필 누군가가 그 모습을 촬영했고 사진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사람들은 이 사진을 거대한 제국의 몰락이라 평가했다.실신한 전인국이 병원으로 이송된 뒤에도 회의는 계속되었다.새 이사들은 전부 소은정이 점지한 사람으로 임명되었고 소은정의 지분 양도 계약서가 효력을 발휘하기 전까진 소은정이 전인그룹의 대표이사를 역임하게 되었다.이 소식이 발표되자 업계에서 큰 파장이 일었다. 투자자들 역시 전인국 회장이 물러났다는 소식에 환호했고 건물 앞에서 시위를 하던 이들도 모두 철수했다.한편, 소은정은 망설임 없이 전인그룹 대표 사무실로 향했다.화려한 건물에서도 가장 쾌적하고 럭셔리한 대표 사무실.창문 앞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던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하여간, 화려한 걸 참 좋아한단 말이지.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르던 전동하는 말없이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보고 싶어도 또 그리운 연인을 바라보는 뜨거운 전동하의 눈빛에 우연준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전 대표님이 배우였다면 저 눈빛으로 여자들 많이 울렸겠어...역시 소은정을 따라 돌어온 전인그룹 부대표 이호성이 잔뜩 신난 목소리로 소개를 시작했다.“대표님, 이곳이 바로 대표 사무실입니다.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드시면 전부 다시 디자인하셔도 좋습니다.”그의 호들갑에 예의 바르지만 차가운 미소로 응하는 소은정의 태도에 이호성은 왠지 마음이 섬뜩했다.솔직히 처음엔 여자인데다 나이까지 어린 소은정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던 이호성이었다.하지만 지분 인수부터 오늘 이사회까지 그녀를 쭉 지켜본 결과, 그녀가 SC그룹 대표 자리에 앉게 된 이유가 결코 재벌 2세의 운만은 아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저 정도 배포와 수단이라면... 상대가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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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2화 포장할게요

한때 그의 삶을 불행으로 내몰았던 이들이 응징을 받았다. 바라지도 않았지만 손에 넣게 된 전인그룹 대표 사무실에 서게 된 순간, 놀랍게도 그들에 대한 증오와 원망이 연기처럼 사라졌다.가족을 잃었지만 이제 소은정이라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으니 하나도 허전하지 않았다.이런 게 행복인 건가...?사무실 한쪽 벽에는 경매에서 직접 낙찰받은 듯한 명화들이 잔뜩 걸려있었다.그림들을 쭉 둘러보던 소은정이 고개를 돌리더니 이호성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팀장급 이상 임원진들에 대한 정보 좀 가져다 주세요. 개인 이력은 물론이고 가족들에 대한 정보까지요. 부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이 정도로 엉망인 회사라면 다 뒤집고 다시 시작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네요.”“네. 알겠습니다.”부대표가 고개를 끄덕이고 이번에는 전동하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이 대표님, 아버지... 비록 회장 자리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전인그룹 주주입니다. 그룹과의 연이 아직 완벽하게 끊어지지 않았다는 말이죠. 아버지의 보복이 두렵지 않으십니까?”전동하의 질문에 이호성이 살짝 당황했다.이호성은 전인국과 비슷한 연배로 전동하보다 스무살 정도는 더 많았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혼탁한 눈동자에 이 세상 물정이 전부 담겨있는 듯했다.“전 대표님, 제가 왜 부대표 자리에 만족하고 있었는지 아십니까?”그의 질문에 전동하는 대답이 아닌 결연한 눈빛으로 응했다.“그룹이 잘 될수록 제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늘어나는 건 맞습니다. 전 가장 선봉에 서서 돌진하는 게 잘 맞는 스타일이 아니죠. 하지만 그룹에는 선봉장 역할이 필요한 법이죠.”그룹에 리더가 없다면 머리 없는 뱀처럼 결국 파멸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생각 밖에도 이 세상에는 승부욕 강하고 나서는 걸 좋아하는 사람 투성이다.이호성은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전동하 말대로 행여나 전인국이 그에게 복수를 해오지 않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하지만 그 의문에 대해 그가 얻어낸 답은 그럴 리가 없다였다.전인국을 끌어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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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지나친 관심

당연히 최성문과 우연준이 함께 나갔을 거라 생각했던 전동하의 손이 살짝 떨려왔다.혹시나 싶어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최성문이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눈동자에서 레이저라도 뿜을 듯한 살벌한 눈빛에 전동하는 말없이 팔을 풀었다.“아버님께서 보내신 거예요?”전동하의 질문에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이고 잠깐 동안의 침묵 뒤에 전동하가 다시 물었다.“그럼 최 팀장님은 모든 일을 아버님께 보고드리는 겁니까?”“물론이죠. 최 팀장님은 아빠 말에만 움직이니까요.”그렇다는 건... 은정 씨 말도 거부할 수 있다는 거잖아? 이런...전동하의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최문성이 방금 전 그의 행동을 그대로 보고한다면 소 씨 일가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될지도 모른다.손... 다 이 손 때문이야.왜 당연한 걸 묻냐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짓던 소은정도 전동하가 걱정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눈치챈 듯 싱긋 미소를 지었다.소은정이 최성문을 향해 손을 젓고 두 사람을 향해 허리를 숙인 최성문이 사무실을 나섰다.이게 뭐지...?어리둥절한 전동하의 표정에 소은정이 결국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지금은 밖에 있잖아요. 그러니까 내 말만 듣는다는 거죠.”윽, 속았다.전동하는 긴 팔을 뻗어 다시 소은정을 품에 안았다.“그럼 끝까지 말했어야죠. 은정 씨, 나빠요.”그의 품에 안겨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소은정을 바라보던 전동하의 입술이 천천히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처음엔 이슬비처럼 촉촉하던 키스가 폭풍처럼 거칠게 변하고 당황한 소은정이 전동하를 밀어냈지만 탄탄한 그의 가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혀가 더 깊숙이 들어오려는 찰나, 소은정은 최후의 수단으로 그의 혀를 물어버렸다.“윽...”끝이 없을 것만 같던 키스가 중단되고 그의 입술에 맺힌 핏방울을 발견한 소은정의 눈이 커다래졌다.뭐야? 내가 그렇게 세게 물었나?전동하 역시 살짝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은정 씨, 되게 열정적이네요.”“미안요... 일부러 그렇게 세게 깨문 건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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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4화 보내줘

저돌적이면서도 상처를 쓰다듬는 듯 부드러운 키스에 전동하는 정신이 아찔해졌다.전동하가 또다시 더 깊은 키스를 시작하려던 그때, 소은정이 그를 거칠게 밀어냈다.소은정이 바로 안전거리 밖으로 물러섰다.“선 지킨다고 했잖아요.”방금 전의 약속을 떠올리며 전동하는 이미 눈동자를 물들인 욕망을 지워내려고 애썼다.“그래요. 은정 씨 말대로 해요.”오랜만에 만나는 소은정의 모습, 커플들이 왜 찐득한 스킨십으로 사랑을 얘기하는지 이해할 것만 같은 전동하였다.단순한 육체적인 욕구가 아니라 스킨십을 통해 영혼이 서로 통하는 느낌,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을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이 스킨십 말고는 더 떠오르지 않았다.은정 씨는 알고 있을까? 저 미소가 얼마나 매혹적인지? 이 방에 나뿐이라서 다행이야. 저 미소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지 않으니까.뜨거운 시선을 겨우 돌린 전동하가 벽에 걸려있는 그림을 떼어냈다.은정 씨가 좋다고 했으니까 당연히 가지고 가야겠지.그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소은정이 문득 물었다.“오늘 내가 올 줄 몰랐죠?”“저번에 통화할 때 미국에 들어올 거라고 했잖아요.”무덤덤한 그의 반응에 소은정이 입을 삐죽거렸다.“그래도 언제 온다곤 말 안 했잖아요. 어떻게 알았어요?”“은정 씨가 지분을 인수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예상하고 있었다고나 할까요?”예상치 못한 대답에 소은정이 고개를 들었다. 무거운 그림을 들어서인지 그의 탄탄한 팔 근육이 더 부각되었다.“지분을 인수한 주주들 중에 동하 씨 지지세력도 있었던 거예요?”“세력이라고 할 것까진 없고. 뭐... 전기섭한테 불만을 품고 있는 그런 사람들이랄까요?”어쩐지...소은정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빈틈없는 계획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작 알고 있었을 줄이야.“이호성 부대표... 쓸만한 사람인가요?”“가지고 있던 지분 10%, 은정 씨한테 전부 양도한 거 아니죠?”전동하가 고개를 돌렸다.“네. 다른 주주들은 높은 가격을 제시하니까 순순히 내놓았죠. 전인그룹이 곧 무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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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5화 이미 지난 일

다음 순간, 전동하의 입가에 피어오른 미소가 완벽히 사라졌다.“웃기죠? 이거 다른 사람한테 말하는 거 처음이에요. 아마 아버지도... 제가 알고 있는 건 모를 걸요? 우리 엄마가 왜 완전히 미쳐버렸는 줄 알아요? 아버지가 절 없애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어요. 날 이용해서 아버지 마음을 돌릴 생각이었거든요.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지니까 모든 걸 놓아버린 거죠.”이어지는 충겨적인 말에 소은정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가족들의 사랑 없이 자랐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기껏해야 구박데기 정도인 줄 알았다.그런데... 친아버지 손에 죽을 뻔했다니.특히 어두운 과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저 덤덤함에 가슴이 찢어질 듯했고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어떻게 저런 걸 다 견디면서 살아온 걸까? 언급하기 조차 힘든 잔인한 어린 시절을 겪으면서도 어떻게 저렇게 바르게 자란 걸까?말없이 그를 바라보는 소은정은 복잡미묘한 감정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내 행운을 반 정도라도 나눠줄 수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마지막 그림까지 떼어내고 혹시나 망가질까 조심스럽게 바닥에 그림을 내려놓은 전동하가 고개를 돌렸다.고개를 돌린 그의 시야에 어두운 표정의 소은정의 얼굴이 들어왔다.그 모습에 오히려 더 당황하던 전동하가 부랴부랴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많이 놀랐어요? 미안요. 다시는... 이런 얘기 안 할게요.”여전히 그녀를 먼저 생각하는 전동하의 표정에 눈시울이 붉어진 소은정이 와락 그의 품에 안겼다.당황한 듯 움찔하던 전동하의 손이 천천히 그녀의 어깨에 닿았다.따뜻한 온기가 느껴졌지만 소은정의 기분은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어도 이렇게 불행해질 수 있구나... 난 어떻게 저렇게 단단한 사람을 만나게 된 걸까? 역시 난 운이 좋은 것 같아.한동안 침묵이 이어지고 전동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이제 다 지난 일이에요.”소은정은 억지로 눈물을 참아냈다. 울지 마... 여기서 울면 동하 씨가 너무 비참해지잖아. 값싼 동정은 집어치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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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6화 서프라이즈였어?

한참이 지난 뒤에야 감정을 추스른 소은정이 고개를 들었다.하지만 여전히 빨간 그녀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던 전동하가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귓볼을 만지작거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휴, 안 되겠다. 서프라이즈 선물 더 빨리 줘야겠네요.”전동하가 옆에 있던 가방에서 파일을 꺼내자 소은정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건... 임영숙이 양도한 지분 20%잖아요?”전동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더 읽어봐요...”이에 아래 내용을 더 읽던 소은정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나한테 다시 넘긴다고요?”“사실... 은정 씨가 인수받은 지분이 모자라거나 전인국이 다른 주주들을 매수해서 은정 씨가 불리해질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미리 준비해 둔 거예요.”“아, 진짜... 서프라이즈 맞네요.”코를 훌쩍이던 소은정이 활짝 웃었다.“그런데 은정 씨가 준 서프라이즈가 더 컸죠. 정말 깜짝 놀랐어요.”묘한 미소를 짓는 그의 눈앞에 방금 전 회의장에서 소은정이 보여줬던 활약상이 펼쳐졌다.그의 생부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전동하를 욕하고 비난할 때 소은정만은 결연히 그의 편이 되어 주었다.오늘 이 은혜... 평생 내가 사랑으로 갚아줄게요.소은정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세웠다.“내가 동하 씨를 위해 쟁취한 것들이에요. 동하 씨는 그냥 안심하고 받으면 돼요.”하지만 전동하는 진심으로 별 상관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그렇긴 한데... 난 이어받고 싶지 않아요. 그냥 전문 경영인한테 맡기는 것도 좋고요. 전인그룹... 몇 년 사이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눈독 들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누가 봐도 최적의 대표는 동하 씨예요. 애초에 동하 씨가 받았어야 하는 거니까.”하지만 전동하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었다.“전 씨 일가의 그 어떤 것과도 엮이고 싶지 않아요.”하지만 소은정은 다시 그의 손을 잡았다.“무슨 생각하는지 알아요. 무너져가는 전인그룹, 인수해봤자 힘만 들고 좋은 소리도 못 듣겠죠. 하지만... 마이크 생각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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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7화 낯 가리는 귀요미

소은정의 계획은 완벽했지만 전동하는 괜히 흙탕물에 발을 들이게 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그의 망설임을 눈치챈 소은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동하 씨더러 전인그룹을 전성기 때로 돌려놓으라는 건 아니에요. 그냥 조금 볼 만한 정도면 돼요. 나도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어요. 사실 인수합병이 가장 간단한 거긴 하지만 몸집이 워낙 크잖아요? 여러 분야를 일일이 인수하려면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거예요. 잘 안 풀리면 SC그룹에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크고요. 그래서 일단 상황 지켜보려고요.”소은정의 설명에 전동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하지만 나도 그냥 한동안이 다예요. 대충 다 제자리로 돌아오면 전문 경연인한테 맡기려고요. 전 씨 집안을 위해 그렇게까지 많은 걸 해주고 싶진 않아요.”시간이 흘러 증오는 색이 바랬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초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니까.소은정도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이 정도로 수용한 것만으로도 전동하 입장에서는 충분히 노력한 것이라는 걸 소은정도 알고 있었으니까.지금 이 상황을 정상으로 돌리려면 시간과 정성이 많이 필요해. 게다가 전인그룹의 상황에 대해 잘 아는 전문 경영인을 구하는 것도 어려울 테니까 그 동안만이라도 동하 씨가 맡아준다면 오히려 고마운 거지. 그리고 전인국도 당장 움직이기엔 힘들 테니까... 나도 마음을 좀 놔도 되겠어.그뒤로 소은정은 약속대로 전인그룹에 관한 업무를 하나둘씩 전동하에게 넘겼고 전동하도 100% 내키진 않았지만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전동하가 회사로 돌아오니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갈렸다.누군가는 전동하 역시 전 씨 일가의 사람이니 근본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전동하가 경영을 맡는다 해도 위기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생각했고 누군가는 전동하가 전 씨 일가 사람들과 사이가 남보다 못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뭔가 바뀌긴 할 거라고 확신했다.그리고 가장 많이 바뀐 건 전 씨 집안 사람이었다. 다들 문턱이 닳다시피 전동하를 만나러 왔고 혈연 등을 들먹이며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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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8화 잘 해낼 거야

더 안 보내면 은정 씨 가족들이 내 의도를 의심하게 될지도 몰라.적어도 그녀의 가족들에게는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으니 고분고분한 척이라도 할 수밖에.며칠 후 공항.체크인을 앞둔 소은정이 아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전동하의 팔을 끌어안았다.VIP 대기실이라서 망정이지 다른 사람들이 봤다면 정말 기겁했을 것이다.소은정은 누가 봐도 아름다운 얼굴이었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고고한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었다.그런데 이렇게 남자에게 매달리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라니.도도한 여신, 남자의 마음을 후리는 팜므파탈이라는 대외적인 타이틀과는 완전히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바라보는 우연준이 고개를 저었다.세상에, 참 혼자 보기 아까운 광경이야.부러움과 조금의 한심스러움이 섞인 우연준과 달리 뒤에 서 있는 최성문의 무표정한 얼굴로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지켰다.잠시 후, 세기의 이별을 마치고 드디어 비행기에 탄 소은정은 바로 잠을 청했다.난기류 때문에 비행기가 흔들리자 그제야 눈을 뜬 소은정은 스튜어디스에게 커피 한 잔을 청했다.그녀의 옆에 앉은 우연준이 참았던 질문을 조심스럽게 꺼냈다.“대표님, 얼마 전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 전 대표님이 항상 곁에 계셔서 차마 묻지 못한 게 있습니다.”우연준을 힐끗 바라보던 소은정이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물어봐요.”소은정의 허락에도 한참 동안 입술을 달싹이던 우연준이 겨우 입을 열었다.“전기섭은 지금 사지가 마비된 상황이죠. 식물인간 상태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전인국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자의 세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다시 복수를 해올 겁니다. 지금은 전동하 대표님이 전인국 회장을 병원에 가둬두고 있다곤 하지만... 장기적인 계획은 아니지 않나요? 전 대표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어느새 잠을 깬 소은정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왜요? 동하 씨가 마음이라도 약해져서 아버지를 풀어줄까 봐 걱정돼요?”“딱히 그런 건 아닙니다. 어쨌든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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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9화 반쯤 죽은 상태

“전동하 그 자식이 여자한테 미쳐선 내 등에 칼을 꽂았어! 배신자 새끼, 당장 전동하 불러와!”“소은정... 소은정 그 여자도 내가 가만히 안 둘 거야. 내가 여기서 나가기만 해봐. 바로 그 계집부터 죽여버릴 거라고.”“내가 여기서 무너질 줄 알아? 전인그룹은 내 거야. 전동하 그 자식이 뭔데 내 걸 빼앗아가는 건데!”아버지의 발악을 듣고 있던 전동하는 말없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소은정과 함께 있을 땐 단 한 번도 담배에 손을 대지 않았던 전동하였다.소은정이 담배 연기를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하지만 이제 곁에 소은정도 없고... 혼자서 아버지를 마주하려니 왠지 지치고 힘이 풀렸다.담배가 거의 다 타들어갈 때쯤 의사가 병실에서 나오고 진정제라도 투여한 건지 광기 어린 욕설이 점점 잦아들고 있었다.“전 대표님?”그제야 의자에서 일어선 전동하가 힐끗 병실 안쪽을 들여다 보았다.“좀 괜찮아진 겁니까?”“네. 진정제를 투여했고 아마 곧 잠이 드실 겁니다. 이제 들어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고맙습니다.”전동하의 인사에 의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재벌가 자제임에도 조금의 거만함도 느껴지지 않는 전동하에게 병원 직원들 모두가 이미 푹 빠진 상태였다.잠시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간 전동하가 침대 쪽을 바라보았다.공허한 눈동자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전인국은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반면 조용히 의자에 앉은 전동하는 평소 소은정에게는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어쩌면 그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르는 차가운 표정을 드러냈다.약 10초 정도가 흐른 뒤에야 전동하가 들어왔다는 걸 눈치챈 전인국은 일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약기운에 결국 다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전동하를 바라보는 전인국의 눈은 누가 봐도 아들을 보는 아버지의 눈빛은 아니었다.“이 배신자 새끼... 감히 날 병원에 가둬? 날 평생 이곳에 가둬둘 셈이야? 난 네 아버지야. 네가 인정하든 안 하든 네가 내 아들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마지막 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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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0화 소문

의사가 병실을 나선 전동하를 맞이했다.“대화는 마치셨습니까?”전동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요양병원에 연락해 뒀습니다. 잠 들면 그쪽으로 이송하세요. 아, 전기섭도 그쪽으로 옮기시고요. 두 사람은 매일 면회 1시간 이 정도로 제한하는 게 좋겠습니다.”그의 말에 의사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전 대표님은 그렇다 치더라도 회장님은 워낙 상대하기 힘들다 보니...”하지만 전동하의 서늘한 눈빛에 의사는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그럼 전기섭 그 자식이라도 잘 감시하세요. 그리고 전인국 회장이 요양병원을 나서는 순간, 전기섭에 대한 치료는 중단될 거란 말도 잊지 마시고요.”전기섭은 현재 식물인간 상태, 식사, 배설까지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여기서 약물 치료를 멈춘다는 건 죽이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으니 전인국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 전동하는 확신했다.워낙 아들 사랑은 각별하신 분이니까.“네, 알겠습니다.”의사가 먼저 자리를 뜨고 전동하도 곧 병원을 나섰다.미리 대기하고 있던 비서가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전인그룹 정리를... 이렇게나 서두르시는 이유는 하루빨리 귀국하여 소은정 대표님을 만나기 위함입니까?”비서의 질문에 전동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3초간의 침묵 끝에 비서가 화제를 바꾸었다.“전 회장님은 어떠십니까? 회사도 빼앗기시고 마음이 많이 헛헛하실 것 같은데.”그제야 전동하가 입을 열었다.“그 와중에도 전기섭 걱정은 끔찍하시더군요. 아무리 미워도 형이 아니냐면서 전기섭만큼은 내버려두라던데요? 참... 전기섭 그 자식... 눈 달리고 귀 달린 사람이라면 다들 구제불능 양아치라는 걸 알고 있을 텐데 왜 아버지는... 전기섭 그 자식한테만 그렇게 끔찍하신 걸까요?”아무리 이해해 보려고 해도 의아할 뿐인 질문이기도 했다.전인국은 뼛속까지 이기적인 인간이라 사생아인 그에게 차가운 건 충분히 이해가 갔다.아니, 어찌 보면 가장 떳떳한 아들인 마이크의 아버지에게도 그의 잔인함은 공평했다. 그런데 왜 전기섭한테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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