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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2화 포장할게요

한때 그의 삶을 불행으로 내몰았던 이들이 응징을 받았다.

바라지도 않았지만 손에 넣게 된 전인그룹 대표 사무실에 서게 된 순간, 놀랍게도 그들에 대한 증오와 원망이 연기처럼 사라졌다.

가족을 잃었지만 이제 소은정이라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으니 하나도 허전하지 않았다.

이런 게 행복인 건가...?

사무실 한쪽 벽에는 경매에서 직접 낙찰받은 듯한 명화들이 잔뜩 걸려있었다.

그림들을 쭉 둘러보던 소은정이 고개를 돌리더니 이호성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팀장급 이상 임원진들에 대한 정보 좀 가져다 주세요. 개인 이력은 물론이고 가족들에 대한 정보까지요. 부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이 정도로 엉망인 회사라면 다 뒤집고 다시 시작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네요.”

“네. 알겠습니다.”

부대표가 고개를 끄덕이고 이번에는 전동하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이 대표님, 아버지... 비록 회장 자리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전인그룹 주주입니다. 그룹과의 연이 아직 완벽하게 끊어지지 않았다는 말이죠. 아버지의 보복이 두렵지 않으십니까?”

전동하의 질문에 이호성이 살짝 당황했다.

이호성은 전인국과 비슷한 연배로 전동하보다 스무살 정도는 더 많았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혼탁한 눈동자에 이 세상 물정이 전부 담겨있는 듯했다.

“전 대표님, 제가 왜 부대표 자리에 만족하고 있었는지 아십니까?”

그의 질문에 전동하는 대답이 아닌 결연한 눈빛으로 응했다.

“그룹이 잘 될수록 제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늘어나는 건 맞습니다. 전 가장 선봉에 서서 돌진하는 게 잘 맞는 스타일이 아니죠. 하지만 그룹에는 선봉장 역할이 필요한 법이죠.”

그룹에 리더가 없다면 머리 없는 뱀처럼 결국 파멸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생각 밖에도 이 세상에는 승부욕 강하고 나서는 걸 좋아하는 사람 투성이다.

이호성은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전동하 말대로 행여나 전인국이 그에게 복수를 해오지 않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의문에 대해 그가 얻어낸 답은 그럴 리가 없다였다.

전인국을 끌어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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