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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괜찮다고?’

전에 박연준은 이유영한테 강이한의 손에서 반쪽짜리 서류를 찾아오게끔 시키기 위해 강이한과 똑같이 여진우의 비참한 과거를 내세워 그녀를 협박했었다.

‘그런데 방금... 괜찮다고 말했다고?’

“...”

이유영은 그저 조용하게 말없이 반대편에 앉은 박연준을 바라보았다.

박연준은 손에 든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일어서서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가 다가올수록 이유영의 눈빛에는 경계심이 점점 더 짙어졌다.

박연준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곁에 앉았다. 그러고는 여전히 차가운 그녀의 아담한 손을 덥석 잡고는 말했다.

“당신이 보기에는 이용과 배신, 어느 것이 더 가증스러워?”

그 순간 이유영은 마치 자신의 세상에서 무언가가 쿵 하고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멍하니 박연준을 바라본 채, 자기 손을 박연준의 손에서 빼내는 것조차 까먹었다.

‘이용과 배신!?’

이건... 그동안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분노의 원천이었다.

하지만 박연준이 어떻게...

“박연준!”

이유영은 입술을 벌름거리며 박연준의 이름을 불렀다.

‘배신과 이용? 이 사람이 어떻게?’

이유영을 바라보는 박연준의 눈빛은 여전히 부드러웠다.

이온유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이용과 배신 이 두 단어는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박연준은 이유영을 와락 품에 끌어안았다. 그리고 이유영에게 말했다.

“유영아, 그때 너를 이용한 건... 더욱이는 당신에 대한 강이한의 사랑을 시험해 내기 위해서였어.”

“...”

이유영은 안 그래도 벌렁거리던 심장이 이 말을 듣고 난 뒤 마치 찢어질 것처럼 아프고 답답해졌다.

자신을 이용한 박연준이 미운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 박연준의 이용이 있었기에 이유영에 대한 강이한의 사랑도 시험해 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만약 강이한의 사랑이 정말 바위처럼 든든했다면 그럼... 아무리 한지음이 10명 있다고 해도 두 사람은 오늘과 같은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필 그 시험 결과는 딱 마침 상반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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