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정적이 흘렀다!이 순간, 아무리 통화하고 있다지만 두 사람은 상대방의 기운과 싸늘하게 대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한참 지나서야 강이한은 깊게 숨을 한 모금 들이켜고는 이유영에게 말했다.“아이도 몸이 아플 때 마음도 제일 여러. 열이 난 후로 온유는 줄곧 당신만 찾았어.”“그 아이는 엄마를 찾은 거지 날 찾은 게 아니야. 난 그 아이의 엄마가 아니야!”이유영의 말투는 점점 냉랭해졌다.핸드폰을 통해 강이한의 귀에 들린 이유영은 정말 남남처럼 낯설기 그지없었다... 마치 완전히 낯선 사람 같은 느낌이 들었다.“이정이가 그리고 가고 있어.”한참 뒤에, 강이한의 말투는 조금 더 무거워졌다.게다가 강요의 느낌도 조금 들어있었다.이유영은 헛웃음을 지었다.“왜 웃어?”“강이한, 당신이 지금 무슨 꼴인지 알아?”“...”강이한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이유영은 계속해서 얘기를 마저 했다.“당신은 그 아이의 엄마를 위해서 여러 번이고 나를 강요했었지.”“...”“당신이 나한테 무슨 짓을 하라고 강요했는지 기억해? 지금 그 애의 엄마가 죽으니 이젠 또 그 애를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거야?”공기는 다시 조용해졌다.예전에는 한지음, 지금은 한지음의 딸!강이한의 일생은 참말로... 한지음하고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 없었다.한참 동안, 침묵이 흐르더니 이유영이 전화를 끊으려고 한 순간 전화 안에서 강이한의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이 아이의 이름은 이온유야.”“...”“온유의 마음속에는 네가 자기 엄마라고!”“난 아니야.”이유영은 화가 치밀어 올라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월이가 옆에 있는 이유로 또 분노를 꾹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유영의 선의는 그 누구에게나 베풀 수 있었다. 다만 한지음의 딸만 제외해야 했다.전화를 끊은 후, 엄청나게 오랫동안 이유영은 심정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그녀가 지금 강이한에 대한 감정이 어떻든 한지음이라는 사람 얘기만 꺼내면 감정을 공제할 수 없었다. 그녀의 마음속은 마치 큰
지금의 임소미는 아마도 여진우를 되찾은 이유 때문인지, 밖의 일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부모라는 것이 다 그런 게 아닐까?노년이 된 부모에게 있어서 자식들이 모두 건강하게 그들의 곁에 있는 것보다 더 행복하고 뿌듯한 일은 없을 것이다.밤낮 없이 눈물을 흘리는 나날은 이미 임소미에게 끝이 났다. 이젠 그저 외손녀를 잘 돌보다가, 여진우가 결혼하면 손자나 손녀를 돌보면 되었다... 얼마나 좋은가...아침 식사가 끝난 뒤 정국진과 여진우가 돌아왔다.두 사람의 안색은 별로 좋지 않았다. 딱 봐도 밖에 또 무슨 일이 터진 것이 분명했다. 이유영은 임소미를 힐끔 보았는데 다행히 임소미는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임소미는 월이를 안고 놀러 갔다.이유영은 왕 아주머니를 보며 말했다.“왕 아주머니, 간단하게 아침 좀 부탁드려요.”이 시간에 돌아온 것을 보니 아직 밥을 안 먹은 것이 분명했다.왕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왕 아주머니는 아침을 이유영에게 준비해 주었다. 이유영은 아침을 들고 서재에 올라갔을 때, 문은 비스듬히 열려있었다.안에서 정국진의 엄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유영이가 그 사람에게 너희 둘 사이를 얘기 안 했어?”‘그 사람? 누구를 말하는 거지?’“그 사람은 상관하지 않으셔도 되세요.”“그래도...”“무슨 걱정을 하시는지 알겠는데 강이한은 이유영과 어울리지 않아요.”정국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진우는 그의 말을 끊어먹었다.“...”‘강이한, 이놈! 설마... 강이한이 또 진우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아침에 전화에서 다툰 기억이 이유영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이유영의 마음은... 조금씩 가라앉았다.‘강이한! 좋아...!’’이유영이 들어가기도 전에 방안의 대화는 계속되었다.“강이한은 너무 과격해요. 일단은 유영이에게 비밀로 하죠. 어렵게 아이의 곁에서 함께 할 시간을 얻었는데 유영이는 일단 모르게 해요.”여진우는 아주 엄중하게 얘기했다.이에 정국진도 고개를 끄덕이었으며 눈 밑에는 일말의
“나가서 얘기하자!”강이한은 이유영의 손목을 덥석 잡고는 그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이유영은 단번에 강이한의 손을 휙 물리치고는 온통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침대 위에 있는 이온유를 바라보았다.강이한은 참말로 한지음의 아이인 이온유에게 정성스럽게 잘 대했다. 방안의 곳곳에서 디테일을 엄청 신경 쓴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이유영의 표정은 더욱 풍자해졌다.“당신이 진우랑 서재욱 씨에게 그렇게 많은 짓을 벌인 건 다 나한테 이 아이를 보러 오게 핍박한 거 아니야?”“...”‘진우랑 서재욱 씨?’강이한 눈빛의 싸늘한 기운은 이 두 남자의 이름을 들었을 때, 순간 더욱 짙게 눈 밑에서 퍼졌다@그리고 이유영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도 조금 더 쌀쌀해졌다.이유영은 강이한을 지나 침대 옆에 도착했다.그녀는 위에서 아래로 침대에 있는 이온유를 내려보았다.이유영의 눈빛을 보며 이온유는 저도 모르게 경직되어 있었다.이온유가 억제하고 참는 것을 보더니 강이한은 마음속에서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이유영.”그의 말투는 아까보다 더 무거워졌다.이유영은 조금 전 강이한이 앉아 있던 의자에 앉더니 강이한이 내려놓은 그릇을 다시 들었다. 그 안에는 아직 죽이 절반 정도 남아있었다.이유영은 죽을 한 숟가락 떠서 이온유의 입가에 대면서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입 벌려!”이 순간 그녀의 엄숙한 말투와 위험이 가득한 두 눈은 마치 사람에게 독약을 먹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했다.이온유는 감히 입을 벌릴 수가 없었으며 놀란 나머지 눈물을 뚝뚝 흘렸다.강이한은 이런 장면을 보더니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유영, 너 그만...”“왜? 내가 뭐 잘못했어?”강이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유영은 아주 냉랭하게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방 안의 공기는 점점 더 싸늘해졌고 갈수록 위험해졌다.다들 이렇게 얼어붙은 사이, 제일 속상한 사람은 아마도 이온유였다.이온유가 속상해하는 것을 보니 강이한은 더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그는
달라졌다!강이한의 눈빛은 여전했지만, 이유영이 달라졌다!그녀는 아주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당신이 당신 입으로 나보고 나가라고 한 거야. 그러니까 앞으로 더 이상 나한테 이 아이를 만나러 오라고 하지 마!”이 두 마디를 남긴 뒤 이유영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섰다.하지만 뒤 돌아선 순간, 뒤에서 강이한의 날카롭고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이 아이랑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시는 도원산에 나타나지 마.”“...”이 말에 이유영은 발걸음을 멈추었다.원래 차갑던 심장은 순간 분노로 꽉 감싸안았다.‘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강이한은 여전히 견지하고 있구나? 내가 참말로 이 사람을 과소평가했네. 참으로 고집불통이야!’강이한의 언어상의 협박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듯이 이유영이 제대로 생각을 끝마치기 전에 서재욱이든 여진우든 다 힘든 나날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아무리 두 사람이 깊은 내력을 갖고 있어서 강이한이 한방에 그들을 무너지게 할 수 없을지라도 그의 연속적인 괴롭힘을 견디기는 힘들 것이었다.이유영은 옆으로 살짝 눈길을 돌렸는데 그녀의 옆모습은 정말 싸늘하기 그지없었다.잠시 후 이유영은 또박또박 말을 내뱉었다.“강이한, 나 이유영은 오늘 현시간 부로 당신과 원수 사이가 될 거야!”‘결국 이런 경지에 이르기까지 해야 하는 거지? 그래! 그럼, 같이 미쳐가자!’이 말을 내던진 후, 이유영은 고개를 돌려 강이한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바로 떠났다. 무거운 발걸음 소리는 마치 이유영의 마음처럼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거웠다.이유영이 떠난 뒤 방안에는 강이한과 이온유 두 사람만 남았다. 이온유는 여전히 강이한의 품에서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정말 단단히 놀란 것이었다.“괜찮아. 괜찮아.”강이한은 살살 달래주었다.하지만 이온유에게 있어서 전혀 달래는 효과가 나지 않았다.이온유가 이럴수록 강이한의 눈빛은 더욱 분노로 가득 찼다.‘유영이가 달라졌어. 결국엔 달라졌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고작 아인데 왜 아이한테
“저녁에 나랑 같이 술 한잔할래? 비록 결혼식은 안 하지만 그래도 유영이 너랑 같이 내 결혼 축하주를 마셨으면 해.”전화 안에서 흘러나온 소은지의 말투는 아주 평온했다.하지만, 이 평온함에서 이유영은 소은지의 쓰라린 감정을 읽어낼 수 있었다.소은지와 엔데스 명우 두 사람이 어느 정도로 얼기설기 엮어있었는지에 대해 이유영은 직접 두 눈으로 보았었다. 게다가 엔데스 명우의 무서움까지 직접 보았다.하지만 소은지가 갑자기 엔데스 현우랑 결혼한다니 이유영은 믿어지지 않았다.‘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은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소은지의 마음속에서 결혼은 줄곧 신성한 것이었다.게다가 소은지 예전의 직업 때문에 그녀는 결혼을 정말 중요시했다.이유영도 소은지와 지현우의 사이가 별로 친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엔데스 명우가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줄곧 결혼을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던 은지가 일곱째 도련님과 결혼하다니?’“너 지금 어디에서 지내?”“너의 옆 동네, 반산월의 뒤쪽에 있어.”“... 그래. 알았어.”반산월은 4개의 방향에 각각 한 집씩 자리 잡고 있었다. 이유영이 동쪽을 차지했고 나머지 세면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에 대해 그녀도 모르고 있었다.정말이지 일곱째 도련님이 반산월의 뒤쪽에서 지내는 줄은 정말 몰랐다.지현우!전화를 끊자마자 이유영은 한참 동안 정신을 되돌리지 못했다. 일곱째 도련님... 신비스럽던 존재인데 로열 글로벌 내부에 있었다니.그럼, 예전에 지현우가 이유영의 곁에 있었을 때, 또 어떤 존재였을까?...백산 별장으로 돌아온 후에도 이유영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집 안에는 여진우가 나갔고 정국진만 있었다.집으로 돌아온 이유영을 보며 정국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그 사람한테 갔었어?”“아빠.”“또 싸웠어?”정국진이 계속해서 물었다.“...”이유영은 말없이 침묵을 지켰다!이온유가 강이한의 곁에 나타난 뒤로, 강이한과 정국진 두 사람은 제대로 만난 적이 없었다.이유
이유영이 대답했다.“응. 나갔다가 오려고!”“어디?”“친구 만나러. 아빠는 집에 계셔. 너도 얼른 들어가 봐.”이유영은 여진우의 문제를 피해 돌려 대답하고는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두 발짝 내디뎠을 때, 뒤에서 여진우의 목소리가 들렸다.“너 정말 네 딸이랑 같이 지금처럼 지내고 싶으면 강이한 그 사람과 적게 엮이는 게 좋을 거야.”“...”이 말에 이유영은 발걸음을 멈추었다.‘적게 엮이라고?’이유영은 강이한과 엮일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반대로 강이한이 껌딱지처럼 그녀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며 그녀의 삶을 교란하고 있었다.“강이한이 아이의 존재를 알면 어떻게 나올지 너도 잘 알잖아!”맞는 말이었다. 이유영이 제일 잘 알았다.일단 강이한이 월이의 존재를 알게 되면 그 사람의 성격대로라면 반드시 엄청 어이없는 짓을 할 것이 뻔했다.“알겠어.”이유영의 말투는 무거워졌다.그녀가 다시 두 발짝 내디뎠을 때 뒤에서 여진우의 목소리가 또 들렸다.“그리고 신지수도 있어. 잊지 마. 난 네가 생각 잘했기를 바라.”“...”신지수!’이 이름이 어떤 존재인가 하면 마치 진영숙의 세상에 나타난 유경원과 같은 존재였다.그래서 서주, 신지수! 그리고 강이한 배후의 사람에 대해 이유영은 좋기는 한 명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았다.안 그러면 또다시 강씨 가문에서 겪었던 전철을 다시 밟을 것이었다.“알았어. 걱정하지 마.”이유영은 강이한의 사람에 대해 전혀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지금 그녀가 유일하게 생각하는 건 최대한 빨리 서재욱 쪽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여진우한테는 정국진이 있으니 큰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하지만 서재욱은 무고한 사람이었기에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했다....엔젤 국제호텔의 스위트룸 안에서 이유영과 서재욱은 서로 마주하고 앉아 있었다. 이유영은 갖고 온 서류를 서재욱에게 건네면서 입을 열었다.“서주의 주 대표예요!”서재욱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게 뭐죠?”“전에 로열 글로벌과 원재료 합작 얘기가
서재욱과 얘기가 끝난 뒤, 이유영은 먼저 소은지를 찾으러 반산월로 갔다... 도착했을 때, 이유영은 지현우가 차에 타는 것을 보았다.온몸에 고귀하고 위엄있는 모습을 한 지현우는 먹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코트는 오히려 그를 길쭉하게 비추었다. 그는 온몸에서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으며 그의 눈매는 냉랭하고 독특하며 또 차가웠다!이런 아우라는 엔데스 가문의 사람들이 특유한 느낌인 것만 같았다. 예전에... 다섯째 도련님 몸에서 느꼈었고, 여섯째 도련님에게서도 느꼈었다.지금은 일곱째 도련님마저도... 지현우도 그랬다!차가 그녀의 옆에서 스쳐 지나가는 순간, 반쯤 내려친 차창으로 지현우의 쌀쌀하고 차가운 두 눈은 그녀와 서로 마주쳤다.한 눈이었지만 이유영은 그의 눈빛이 깊은 수렁에 빠진 것처럼 차갑게 느껴졌다.지현우의 몸에는 예전에 이유영의 곁에 있었을 때의 느낌이 한 점도 남아있지 않았다. 차는... 갑자기 서더니 그의 그윽한 말소리가 들렸다.“그이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네.”현재의 지현우를 마주하자니 이유영은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조차 몰랐다.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이유영은 그저 지현우가 속이 너무 깊어 속을 전혀 알아볼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지현우가 떠난 뒤 이유영은 별장 안으로 들어섰다.비록 소은지와 이유영이 약속한 건 저녁 시간이었지만 소은지는 이미 사람들에게 저녁을 위한 준비를 시키고 있었다.별장 안의 경사스러운 장식을 보니, 이유영은 순간 외로이 자축하는 소은지의 모습이 떠올랐으며 짠하게 느껴졌다.“유영?”소은지는 이유영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이유영이 이렇게 일찍 올 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눈치였다.소은지를 잡아당길 때 이유영은 수만 가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으며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이유영은... 어찌 됐든 소은지를 지켜내지 못했다.소은지는 이유영을 데리고 한쪽에 자리 잡아 앉고는 도우미더러 차를 올리라고 하였다. 그 후 소은지는 이유영에게 직접 차를 내려주었다. 능
이유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은지가 계속해서 말했다.“엔데스 명우에게 잡혀간 후, 내 미래고 뭐고, 다 깨끗하게 망가졌어. 나에게 인생이 어디 있어?”소은지의 말을 들으니 원래 조여오던 이유영의 가슴은 순간 한데 쪼여 들었다.이유영은 모르고 있었다!그녀는 그저 소은지가 엔데스 명우에게 잡혀 도망칠 수 없는 것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엔데스 명우가 소은지의 모든 것을 망가뜨렸을 줄은 전혀 몰랐다.소은지의 사업, 그녀는 변호사 업계에서 더는 발을 디딜 곳이 없게 되었다.그녀는 자신의 노력으로 공동 사업자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다... 엔데스 명우 때문에 무너져버렸다. 아무리 엔데스 명우가 소은지를 놓아준다고 해도 그녀의 능력은 더 이상 빛을 발할 길이 없었다.남자는 일단 독기를 품으면 엄청나게 독하게 변했다. 독한 나머지 반항을 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은지야.”입을 연 이유영의 말투에는 온통 소은지에 대한 마음 아픔이었다. 마치 예전에 소은지가 이유영을 마음 아파했던 것처럼.“됐어. 슬퍼할 게 뭐가 있어. 어제 오후에 그 인간이 내가 자기 동생이랑 결혼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얼마나 화났는지 모르지.”“...”이유영은 그 장면이 얼마나 아수라장일지 전혀 상상이 안 갔다. 감히 그런 짓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소은지밖에 없을 것이었다.소은지는 이유영을 보면서 말했다.“유영아, 전에... 그 인간 때문에 네가 손해를 많이 봤지!?”‘전에?’전에 소은지를 구하기 위해, 이유영은 한때 확실히 엔데스 명우에게 많은 것을 타협했었다...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엔데스 명우를 분통이 터지게 만든 것도 사실이었다.“얼마 손해 안 봤어.”그저 조금 귀찮을 뿐이었지 소은지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이유영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소은지는 결국 파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는 결국 자신만의 자유의 하늘로 날아갈 수 없었다. “걱정하지 마. 손해를 얼마 봤든 간에 내가 다 차근차근 되찾아줄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