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애의 마음속에서 어머니 같은 존재라고? 왜 어머니 같은 존재인데!?”‘왜? 그게 진짜 아이의 마음속 생각일까?’“유영아, 아직 아이잖아. 우리가 지금 얘기하는 건...”“당신 지금 얘기를 하는 거 맞아? 지금 날 비난하는 거잖아!”강이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유영은 바로 그의 말을 끊어먹었다.그랬다. 이건 얘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비난이었다.이곳에 들어오고부터, 강이한은 먼저 이유영이 그 애의 마음속에서 어떤 존재인지, 그다음은 보육원 얘기였다.‘이것들이 다 비난이 아니고 뭐야?’“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날 비난해?”이유영은 자리에서 슉 일어나 바로 몸을 돌려 나갔다.강이한은 제자리에 앉은 채 온몸은 얼음처럼 굳어버렸다!그랬다. 이유영의 말이 맞았다....!강이한은... 그녀를 비난할 자격이 없었다.문 앞까지 걸어간 이유영은 발걸음을 세우더니 고개를 돌려 말했다.“강이한, 다시 한번 경고하는데 우리 이혼했어!”“...”“그래서 내 인생에서 내가 뭘 하든 무슨 잘못된 선택을 하든, 그건 다 내 일이야. 당신이랑 상관이 없어!”예를 들어 아이의 일에서도 그렇다.‘내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내 행동이 한 아이에게 너무나도 잔혹하다고? 강이한... 당신이 그렇게 말할 자격이나 돼? 고작 당신과 한지음의 관계 때문에?’이유영이 다시 발걸음을 떼서 나간 지 두 발짝 안 되었을 때, 뒤에서 강이한의 인내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지음이 당신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알기나 해?”“...”‘한지음이 날 위해서?’ 이유영이 아니꼬운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강이한은 계속 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한지음이 죽었잖아. 당신은 그렇게 걔 아이를 대해서는 안 돼.”강이한의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이유영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강이한의 품에 들어갔다. 강이한은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이유영의 눈가를 살랑살랑 어루만졌다.아주 부드러우면서 가슴을 아프게 하는 그런 세기였다.전생에 이유영은
이유영은 자기가 어떻게 도원산에서 빠져나왔는지도 몰랐다. 이시욱이 차를 몰고 그녀를 바래다주었다.차 안에서 이유영은 강제적으로 이온유가 자기를 안고 있던 장면을 머릿속에서 떨쳐내고는 루이스와 소은지에게 연락을 시도하였다.하지만 전화는 끝내 통하지 않았다.결국 이유영은 전화를 엔데스 명우에게 걸었다. 생각 밖에도 엔데스 명우는 순조롭게 연락이 닿았다...현재 두 사람 모두 파리에 있다.전에 그렇게 골치 아픈 매달림은 결국 이유영의 한 수에 물리쳐졌다. 그 후로 두 사람이 연락 안 한 지 거의 3, 4개월이 되었다.하지만 다시 연락하는 건 결국 여전히 소은지 때문이었다.“여보세요.”“저예요.”“오호?”전화 반대편에서는 그윽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유영이 자기를 연락할 거라는 것을 미리 짐작한 것이 분명했다!“당신이 은지를 찾아냈어요?”“나랑 당신의 약속은 단지 우리 둘 사이에 결혼이 정해졌을 때잖아요. 지금은 결혼도 취소되었으니 나도 당연히 그 약속을 지킬 필요가 없잖아요.”무슨 약속? 그건 이유영이 엔데스 명우와 결혼을 해주면 그는 자기 주변의 모든 여자를 다 풀어주겠다고 한 약속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소은지도 포함되어 있었다.이유영은 이런 방법으로 소은지를 구해냈던 것이었다.“만나서 얘기하죠!”전화로는 도저히 제대로 얘기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하지만 전화 반대편에서는 엔데스 명우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이렇게 늦은 밤에 남자를 만나러 나오는 것에 강 도련님이 동의해요?”‘강 도련님?’강이한 얘기를 안 하면 모를까, 이 남자 얘기가 나오자마자 이유영은 어디서부터 화를 내야 할지 몰랐다.이혼을 한 후로, 두 사람은 원래 두 개의 평행 직선처럼 서로 아무런 접점이 없어야 했다.하지만 강이한 이 남자, 전에는 한지음 때문에 이유영을 놔두지 않았고 지금은 또 한지음의 딸 때문에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아무리 성질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 정도로 당하면 짜증을 내는 것도 정상이었다.이유영은 이 일에 있어서
전에도 엔데스 명우가 소은지를 아주 막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엔데스 명우가 소은지에게 손을 댈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지금 이게 뭐야?’이 순간 이유영은 도무지 무슨 말로 설명을 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아니야. 네가 오바하는 거야. 이건 때린 게 아니야!”“그럼 이건...”순간 이유영은 무언가가 떠올랐다.소은지의 눈에 드리운 굳건함과 교만함을 보며, 이 순간 이유영은 정말 무슨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아이는?”이유영은 소은지의 평평한 아랫배를 보며 물었다.시간을 계산해 보면 만약 지금 아이를 뱄다면 어느 정도 배가 나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소은지의 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이 말에 소은지는 고개를 떨구었다.그녀는 유달리 평온한 말투로, 심지어 아무런 감정도 없이 말을 내뱉었다.“지웠어!”이유영은 침묵했다.이건 이미 예상한 결과였다.이유영은 계속해서 물었다.“그럼, 그 사람 아이를 지운 것 때문에 너한테 무슨 짓을 하진 않았지?”“그놈이 원했던 일이라 걔가 제일 좋아할걸!”이유영은 다시 침묵했다.그리고 그녀는 가슴이 조금 막혔다.소은지는 아주 평온해 보였다. 특히 이유영 앞이라, 이유영은 소은지가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은지야, 내가 알아서 안배...”“유영아.”이유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은지는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소은지는 고개를 들어 이유영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앙상한 작은 손으로 살랑살랑 이유영의 정교하게 파마한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의 손은 그토록 차가웠다.소은지는 그저 입을 열고 말했다.“나랑 그 사람 사이의 원한은 내가 잘 정리하지 못하면 평생 나를 따라다니는 그림자가 될 거야. 그 누구도 날 도와줄 수 없어.”이 말에 이유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소은지의 말뜻을 잘 알아들었다.그리고 소은지의 말도 다 사실이었다!전에 이유영이 루이스더러 소은지를 데리고 도망치라고 안배했건만 결국 그들은 이유영이 모르는 사이에 엔데
이유영은 자기가 어떻게 별장에서 걸어 나왔는지도 모른다. 소은지는... 지금 엔데스 명우가 그녀의 인신 자유를 제한하지 않았다고 했다.그저 자기가 나오기 싫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렇긴 하지. 그 남자 곁에서 그렇게 불명예스러운 명분이 씌워졌는데, 심지어 그토록 도도하고 교만하던 은지가 밖으로 나오긴 싫을 수도 있지.’반산월로 돌아온 이유영은 온밤 제대로 자지 못했다. 아침이 되었을 때, 이유영은 임소미의 전화를 받고 머리가 조금 띵해졌다!전화에서 임소미는 바락바락 화를 내며 말했다.“강이한 어디 정신 나간 거 아냐? 그놈이 무슨 자격이 있다고 널 그렇게 대해?”임소미는 화가 단단히 났다!강이한이 이온유를 입양하고도 이유영에게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안 임소미는 화가나 미칠 것만 같았다.“됐어, 외숙모!”자기를 위해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외숙모의 말소리를 들으며 이유영은 마음속이 따뜻해 나는 것만 같았다.하지만 임소미는 정말 화가 많이 났다.“예전에 그 여자가 살아있을 때도 네 인생을 엉망으로 휘저어놓더니 지금 죽어서는 그 딸이 계속해 나가네!”‘이건 젠장 누가 감당할 수 있나!?’임소미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도대체 강이한은 왜 이렇게까지 이유영에게 집착하는 것인가?’“모든 것은 다 그 사람의 선택이에요!”이유영은 깊게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말투로 말했다.하지만 전화 반대편의 임소미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멈칫했다.그러고는 그저 말했다.“네 말이 맞아. 그건 다 사람의 선택이지!”시작이었던 아니면 지금이었든, 그 사람의 선택은 시종일관 한지음이었다.이유영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 임소미는 그제야 조금 마음이 놓였다.어찌 됐든 임소미는 그저 이유영이 무사하게 있으면 되었다!임소미가 전화를 끊고 나서 이유영은 저린 미간을 살짝 주물럭 했다.비록 외숙모 앞에서는 쿨한 척 편하게 얘기했지만 그건 그저 외숙모가 자기를 걱정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사실... 이유영도 마음이 엄청 복잡했다.강이한
아침을 먹고 난 뒤, 이유영은 최익준이 운전한 차를 타고 외출했다.길에서 한 국제 유치원을 지날 때, 이유영은 입을 열고 말했다.“잠시만요!”최익준은 차 속도를 늦추고 차를 길옆에 댔다. 이유영은 웅장한 유치원의 외관을 유심히 눈여겨 보였다. 그동안 이유영은 알게 모르게 자꾸 유치원을 유의하게 되었다.비록 이유영의 아이가 학교에 가려면 아직 한참 멀었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항상 그랬다. 어머니가 되기 전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어머니가 된 후에는 모든 것들은 다 아이를 위주로 생각하게 되었다.이유영도 이미 차근차근 유치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그녀도 다른 어머니들과 마찬가지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자기의 아이에게 제일 값진 것을 주고 싶었다.“이 유치원은 파리에서 아주 유명한 유치원이며 파리 중심초등학교 산하의 겁입니다.”“공립인가요?”“안의 시설들은 다 사립 유치원의 표준대로 되어있습니다. 게다가 교사 자원도 일반적인 사립학교보다 좋다고 합니다.”‘그렇다면 이곳이 진짜 파리에서 제일 좋은 공립 유치원이란 말이네.’이 시간대는 마침 아이들이 등원하는 시간이었다.이유영은 아이들이 신나게 차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머릿속에는 이미 자기의 꼬맹이가 차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이 유치원의 입학 조건을 좀 알아봐 주세요.”“걱정하지 마십시오. 만약 작은 아가씨께서 여기로 돌아와서 학교에 다니면 무조건 이곳에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최익준은 웃으며 대답했다.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리 급한 건 아니었다. 필경 아이가 아직 많이 어리니까...이유영은 오히려 아이가 좋은 어린 시절을 보냈으면 했다. 왜냐하면 일단 학교에 들어가는 이상 미래의 오랜 시간은 다 학교에서 학업을 위주로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코너를 돌아 들어가면 바로 이 유치원과 연결된 초등학교였다.아니나 다를까, 역시 파리에서 제일 좋은 학교다웠다...아이들이 고급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며 이유영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역시, 세상에는 부자들이..
이유영이 사무실로 돌아오자, 안민은 서류를 한 아름 안고 들어왔다. 산더미같이 쌓인 서류들을 보니 이유영은 그제야 갑자기 월초라는 것이 떠올랐다!매달 월초가 되면 처리해야 할 서류가 태산이었다.“안민 씨.”“네, 대표님!”“3일 후의 비행기표를 예약해 주세요. 퀘벡으로 가는 거, 비밀스럽게!”이유영은 안민에게 일을 맡겼다.그리고 그녀의 머릿속에는 강이한이 이온유를 데리고 학교 문 앞에 나타난 장면이 떠올랐다. 이 개같은 자식이 당분간은 파리를 떠날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이뿐이 아니라 그는 이온유를 이곳에서 학교를 다릴 수 있게 하였다.그럼, 이유영은 당연히... 자기의 아이를 파리로 데려오지 않을 생각이었다.아이가 없을 때도 강이한은 영문도 모르게 자꾸 이유영에게 집착하는데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강이한이 더욱 난리를 피울 게 뻔했다.“네!”안민은 고개를 끄덕이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유영이 마음 아팠다.왜냐하면 이 3일 동안 이유영은 무조건 회사에서 밤낮으로 야근해야 할 게 분명했다.이유영은 머리를 박고 열심히 일을 했다. 오전에 소군리가 왔지만, 이유영은 너무 바쁜 나머지 대접할 시간도 없었다!소군리는 아주 유명한 정형외과 의사 한 분이 지금 파리에 와 계시는데 이유영이 시간을 내서 한번 만났으면 한다고 했다!이유영은 여전히 같은 대답이었다.“옷을 입고 있으니 다른 사람이 볼까 두렵지도 않아요.”아주 대수롭지 않은 태도였다.그리고 정말 그 흉터들은 수술로 지울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래도 이 말은 너무 거친 거 아닌가?’“당신이란 여자 정말 약도 없네!”소군리는 지금 도무지 이유영에게 뭐라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됐고 지금 제가 한창 바쁜 거 안 보여요?”퀘벡으로 가려는 계획 때문에 이유영은 지금 손에 쌓인 일들은 다 처리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랐기에 소군리를 대접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소군리는 사리 구분 못하는 이유영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이후에 정 회장님께서 또 나더러 당신에게 의사 선생님을
사실 열 살짜리 아이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유영이 보기엔, 이 순수함은... 깨끗하지 않았다.왜냐하면 10살짜리 한지음은 마음속에 아마 이유영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 차서 어떻게 하면 이유영에게 복수를 할까 계산 중이었을 것이었다.쿵 소리와 함께 도시락통은 카펫 위에 떨어져 둔탁한 소리를 냈다.그리고 도시락통의 뚜껑이 떨어지면서 열려 안에 든 음식들이 데구루루 굴러 나왔다. 음식에서는 모락모락 김도 나고 있었다.순간 사무실 내 분위기는 쥐 죽은 듯 조용해지더니 뒤이어 싸늘해졌다!이온유는 바닥에 떨어진 도시락통을 보고는 또다시 이유영을 보더니 순간 눈에는 눈물이 글썽해졌다. 그리고 뒤돌아 강이한에게 달려갔다.강이한은 아이를 와락 품속에 안았다.이유영은 강이한의 싸늘한 얼굴색에 두피가 저렸다.이유영의 실수였다...그녀는 서류를 꺼내던 중 실수로! 자기를 싸늘한 눈빛으로 보고 있는 강이한을 보니 이유영은 미안하다는 말이 목구멍에 막힌 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싸늘한 침묵으로 변했다.‘뭐라고 설명해?’강이한과 이유영 사이의 오해가 적지 않았다.강이한은 냉랭하게 이유영을 한눈 보고는 아이를 데리고 뒤도 안 돌아보고 밖으로 나갔다... 차가운 발걸음 소리는 마치 이유영에게 실망을 말하는 것만 같았다.“쳇!”이유영은 콧방귀를 뀌었다.얼굴에는 더할 나위 없이 짜증으로 가득했다.안민이 들어올 때 지저분한 바닥을 보면서 말했다.“대표님!”‘아니, 이건... 아까 꼬맹이 품속에 도시락통을 안고 있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왜 다 바닥에 떨어진 거지!?’“앞으로 이런 상관없는 사람들은 들여보내지 마세요.”이유영은 차갑게 말했다.여기서 강이한과 이온유를 만난 것에 대해 엄청나게 불쾌해하는 게 분명했다.안민은 잠시 멈칫하더니 입을 열고 대답했다.“하지만 회장님께서 미리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강 도련님 오시면 막지 말라고 했습니다!”“외삼촌이요?”“네.”“그래도 그건 이온유가 없을 때 얘기죠.”이유영은 버럭 화를
그 후로 3일간, 이유영은 거의 일에만 매진했다. 그리고 기적같이, 전에 매일 아침 시간 맞춰서 전화해 반 시간 넘게 강이한의 욕설을 퍼붓던 임소미는 3일 동안 기적처럼 잠잠했다.이에 이유영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필경 자기도 너무 바빴으니까...이 3일 동안, 강이한과 한지음의 딸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아서 이유영은 업무 외에 다른 것들은 그나마 조용했다.내일이면 퀘벡으로 떠난다.퇴근한 후, 이유영은 먼저 최익준더러 로열 글로벌 산하의 백화점으로 가달라고 했다.백화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유아용품 구역으로 갔다.“아가씨, 안경을 쓰십시오.”최익준은 이유영에게 그녀의 특제안경을 건네주었다.“네!”백화점 안의 불빛은 너무 눈부셨다.이유영은 이런 곳에서 오랫동안 있으면 안 되었다. 그래서 평소에 그녀는 이런 곳에 별로 오지 않았지만, 내일에 퀘벡으로 가니까 아이에게 물건 좀 사주고 싶어서 들른 것이었다.유명한 아동복 가게를 지날 때, 이유영의 눈빛은 순간 가게에 휘말려 들었다. 정말...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이유영은 이쁜 공주 치마를 입어보며 강이한에게 보여주고 있는 이온유를 보았다.강이한의 눈빛에는 부드러움이 넘쳐날 것만 같았다.최익준도 이유영의 눈길 따라 고개를 돌리고는 바로 숨을 한 모금 들이마셨다.‘참 정말로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최익준 씨.”“네.”“한 남자가 여자를 엄청나게 사랑해야 그 여자가 낳은 아이에게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는 거죠?”“이론적으로 따지면 맞습니다!”이건 아주 골치 아픈 질문이었다. 필경 최익준도 자식이 있는 아버지가 아니라서 좋은 아버지라는 것이 어떤 걸 말하는지 몰랐다.이유영은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그렇긴 하지. 한 여자를 극치에 이르도록 사랑해야만 좋은 아버지가 되는 거지.’이유영은... 처음부터 너무 자신을 높이 봤다.‘서주! 만약 박연준은 강이한 때문에 나를 접근한 거라면 그럼 강이한은... 서주 때문에 나를 접근한 거겠지?’일이 이미 다 끝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