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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주방에서, 이유영과 강이한 두 사람만 남았을 때, 이유영은 한순간도 빠짐없이 눈앞에 있는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는 강이한의 표정을 읽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이때 그녀는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었다.

유독 강이한에게서 냉랭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다.

탁탁! 라이터를 켜는 소리가 들리더니 뒤이어서 짙은 가솔린 냄새가 뿜어져 나와 이유영은 눈을 꾹 감았다.

그리고 한순간 그녀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이유영은 강이한이 줄곧 이런 라이터를 쓰기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괴이한 고요함 속에서 이유영은 전생의 가솔린 냄새가 떠올랐다... 그건 그녀가 이 남자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었다.

강이한은 세게 담배 연기를 두 모금 들이켜더니 입을 열었다.

“그 애는 아무것도 몰라.”

그 애는 이온유를 말하는 것이었다.

“뭘 모른다고?”

“기억이 있고부터 한지음은 단 한 번도 아이를 만나준 적이 없었어. 애는 줄곧 박연준의 손에 공제 당하고 있었어.”

“...”

‘박연준!?’

강이한은 마치 고의로 이 이름을 이유영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강이한의 뜻대로 이유영은 그 이름을 듣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순간, 이유영은 박연준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마치 자신의 멍청했던 과거를 일깨워주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당신 지금 나한테 우쭐대는 거야?”

이유영은 콧방귀를 뀌었다.

박연준이 도대체 왜 이유영의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는지 따지고 보면 다 눈앞의 이 남자 때문이었다.

강이한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이유영.”

“당신도 그 사람처럼 좋은 놈이 아니잖아. 모든 책임을 다 그 사람한테 떠넘길 필요는 없어...”

“너...”

강이한은 입가까지 나온 말을 도로 삼켰다.

이유영의 눈빛을 보며 원래 싸늘했던 그의 태도는 후에 몇 푼 사그라들었다.

그는 입가에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아. 나도 그 사람과 마찬가지로 좋은 놈은 아니야!!”

만약 진짜 상처를 준 정도만 따지고 보면 강이한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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