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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반산월의 어두운 불빛은 사람에게 야릇한 고용함을 안겨다 주었다.

지잉 지잉.

이유영은 핸드폰이 진동하여 전화번호를 힐끔 보니 박연준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이 남자!’

이유영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이유영의 말투에는 아무런 감정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이때 이유영의 머릿속에는 순간 엔데스 명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엔데스 명우는 사랑이 없는 한 남자를 절대 함부로 건드리고 계산하지 말라고 했었다.

그리고 예를 들어... 박연준이라고도 했다. 비록 엔데스 명우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의 말은...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박연준은 이유영에게 지극히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의 두 눈에서는 그녀를 향한 절절한 사랑이 보이지는 않았다.

“저 지금 아래층에 있어요.”

이유영은 멈칫하더니 바로 일어서서 창가로 다가갔다.

창문으로 내려다보니 박연준은 검은색 코트를 입은 채 자기의 패기 넘치는 벤츠 G 클래스 옆에 서 있었다.

사람이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준수해 보였다.

“바로 내려갈게요.”

전화를 끊자마자 이유영은 바로 외투를 챙겨 자신이 입고 있는 파자마 위에 걸치고는 슬리퍼를 신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박연준은 밖에서 들어오지 않았다. 거실에서 일을 보던 우지는 이유영을 보고 멈칫하더니 물었다.

“아가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저 안 나가요.”

“아. 그럼?”

“연준 씨가 와서, 볼일 보세요.”

이유영의 말투는 아주 담담했다.

지난번에 강이한이 이유영을 핍박해 대 저녁에 차를 몰게 한 이후부터 저녁에 이유영이 외투를 입고 내려오는 것을 볼 때면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다 두려워한다는 것을 이유영도 알고 있었다.

일단 이유영이 저녁에 차를 몰기만 하면 그들은 무조건 임소미에게 한 수 들을 게 뻔했다.

박연준이라는 말을 듣자, 우지도 그나마 한시름을 놓았다.

이 몇 년간 정씨 가문의 사람이라면 박연준이 이유영을 알뜰하게 대한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원래 두 사람은 결혼 얘기까지 나왔는데 도대체 그사이에 무슨 일이 생겨서 두 사람이 그 이후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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