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53화

작가: 진헤이
“응.”

유암은 안색이 좋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이었다.

근 몇 년, 서주 쪽에서 그분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박연준 쪽에서는 줄곧 아무런 행동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강이한이 갑자기 서주로 불려 갔다.

이것 때문에 박연준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것들도 다 철저하게 흐트러졌다.

그래서 박연준이 서주로 돌아간 것도 십중팔구 정해진 일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주로 파리 쪽을 주의하면서 형이 시킨 일을 잘하면 돼.”

유암의 말투는 별로 좋지 않았다.

나염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일이 이 지경까지 된 이상, 어두운 곳에 있던 것들은 마치 순식간에 들춰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속에 엮인 사람들은 그 누구도 혼자서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그럼, 이유영은?

처음부터 모든 것에 휘말린 이 여자는 비록 오랜 시간 동안 아주 무사하게 이 속에 엮여있었지만 이번에, 그녀에게 어떤 반전이 일어날까요?

...

다른 한편, 유 아주머니는 아주 재빠르게 진영숙에게 연락했다. 그래서 한지음이 모리나 호텔에 돌아왔을 때, 반 시간 후 진영숙도 뒤따라 들어왔다.

방안에는 한지음과 진영숙 두 사람뿐이었다.

진영숙은 미간을 찌푸린 채 눈앞의 여윈 여자를 바라보며 눈 밑에는 일말의 연민이 스쳐 지나갔다. 근데 그것도 한순간뿐이었고 바로 사라졌다.

진영숙은 원래 동정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강이한의 아버지가 돌아간 이후부터, 그녀의 세상에는 그저 강인함만 남았다.

일말의 연약함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이익의 계단에 올려놓고 완전하게 재벌 집 사모님의 행세를 하였다.

그녀를 혐오하게 하면서도 경외하게 했다.

“당신의 조건에 대답해 드리죠.”

한지음은 진영숙의 방향을 보며 아주 평온하게 얘기했다.

이 말을 들은 진영숙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이렇게 되면 우린 더 이상 서로를 귀찮게 안 해도 되잖아.”

이 말에 안색이 새하얗던 한지음의 얼굴은 순간 더욱 창백해졌다!

그랬다.

한지음이라는 존재는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654화

    반산월의 어두운 불빛은 사람에게 야릇한 고용함을 안겨다 주었다.지잉 지잉.이유영은 핸드폰이 진동하여 전화번호를 힐끔 보니 박연준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이 남자!’이유영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이유영의 말투에는 아무런 감정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이때 이유영의 머릿속에는 순간 엔데스 명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엔데스 명우는 사랑이 없는 한 남자를 절대 함부로 건드리고 계산하지 말라고 했었다.그리고 예를 들어... 박연준이라고도 했다. 비록 엔데스 명우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의 말은...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박연준은 이유영에게 지극히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의 두 눈에서는 그녀를 향한 절절한 사랑이 보이지는 않았다.“저 지금 아래층에 있어요.”이유영은 멈칫하더니 바로 일어서서 창가로 다가갔다.창문으로 내려다보니 박연준은 검은색 코트를 입은 채 자기의 패기 넘치는 벤츠 G 클래스 옆에 서 있었다.사람이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준수해 보였다.“바로 내려갈게요.”전화를 끊자마자 이유영은 바로 외투를 챙겨 자신이 입고 있는 파자마 위에 걸치고는 슬리퍼를 신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박연준은 밖에서 들어오지 않았다. 거실에서 일을 보던 우지는 이유영을 보고 멈칫하더니 물었다.“아가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저 안 나가요.”“아. 그럼?”“연준 씨가 와서, 볼일 보세요.”이유영의 말투는 아주 담담했다.지난번에 강이한이 이유영을 핍박해 대 저녁에 차를 몰게 한 이후부터 저녁에 이유영이 외투를 입고 내려오는 것을 볼 때면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다 두려워한다는 것을 이유영도 알고 있었다.일단 이유영이 저녁에 차를 몰기만 하면 그들은 무조건 임소미에게 한 수 들을 게 뻔했다.박연준이라는 말을 듣자, 우지도 그나마 한시름을 놓았다.이 몇 년간 정씨 가문의 사람이라면 박연준이 이유영을 알뜰하게 대한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원래 두 사람은 결혼 얘기까지 나왔는데 도대체 그사이에 무슨 일이 생겨서 두 사람이 그 이후로 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655화

    이유영은 바로 조용히 박연준을 째려보았다.엔데스 명우가 쉽게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어서 지금 이유영과 외삼촌이 골머리를 세게 앓고 있는데 지금 박연준은 웃고 있었다.“당신 웃음이 나와...!”이 얘기가 나오면 화가 저절로 났다.원래, 외삼촌과 연을 끊으면 엔데스 명우가 자연히 어려움을 알고 물러날 것으로 생각했다.하지만 엔데스 명우가 물러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반대로 한 보 더 전진 한 걸 보니 이유영은 정말 속이 터져 죽을 것만 같았다.박연준은 가리고 하얀 손가락으로 살랑살랑 이유영의 눈 주위를 어루만졌다.“걱정하지 마요. 그 사람 당신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거예요!”적어도 당장은 감히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그 사람이 절 어떻게 하지는 못하겠지만, 다만 지금 온 파리 사람들이 다 저랑 그 사람의 결혼식을 기다리고 있어요.”이유영의 말투는 무거웠다.따지고 말하면 그녀와 정씨 집안이 엔데스 명우에게 한바탕 놀아난 셈이었다.원래 그들의 의식 속에 엔데스 명우라는 자는 이익만 볼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속셈에 넘어가지 않을 줄 생각도 못 했다.이렇게 되니 도저히 엔데스 명우의 속이 잘 보이지 않았다.지금, 이 순간...이 말은 이유영이 정말 화가 나서 한 말인지 아니면... 박연준이 들으라고 한 말인지 몰랐다.하지만 박연준은 이유영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그녀에게 되물었다.“당신 이 눈, 지금쯤이면 수술해도 되지 않아요?”박연준은 차가운 손가락으로 이유영의 눈시울을 쓰다듬으며 조용히 말했다.“...”이 말에 이유영은 순간 몸이 굳어져 버렸다!눈 얘기를 안 하면 모를까, 눈 얘기가 나오자 안 좋은 기억들이 다시 머릿속에 흘러넘쳤다.이유영은 자기의 두 눈이 어떻게 흐릿하게 되었는지 영원히 기억한다. 아직도... 강이한이 한지음의 두 눈은 곧 수술할 수 있다고 한 말이 기억났다... 그리고 결국... 그의 선택은 여전히 한지음이었다.“네.”이유영은 살랑 대답하고는 더는 얘기를 길게 늘어놓지 않았다.이유영도 이 얘기를 계속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656화

    그리고 그 후, 박연준의 부드러운 말투는 따라서 엄숙해졌다.“엔데스 여섯째 도련님은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똑같은 말을 전에 강이한도 말한 적이 한번이 아니었다.지금 이유영은 마음속으로 갑자기 한 개 의문이 떠올랐다.‘도대체 누가 좋은 사람인데? 누구도... 좋은 사람이 아니야!’그랬다. 지금 이유영의 느낀 점이 그랬다.강이한이 좋은 사람이 아니고 엔데스 명우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그리고 박연준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박연준이 간 후, 이유영의 마음은 박연준이 내던진 말 때문에 마치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이 어두운 밤 속에서 내내 평정심을 되찾지 못했다.한 시간 후, 이유영은 백산 별장에 나타났다.지금은 새벽 12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서재에서 정국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유영을 바라보았다.“기사님이 바래다 주신 거야?”말투는 별로 상냥하지 않았다.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강산 별장에서 떠난 이후, 이유영이 이렇게 늦은 밤에 돌아온 적이 엄청 드물었다.‘오늘 지금 뭐 하는 거지!?’이유영이 입을 열었다.“강이한, 지금 서주 쪽에 있대요!”“...”말이 끝나자, 이유영은 정국진의 눈시울이 진동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연준 씨도 그쪽으로 갈 거래요!”“뭐라고?”정국진의 목소리는 갑자기 높아졌다. 그리고 이유영을 바라볼 때 동공도 조금 축소되어 있었다.이런 정국진의 반응을 보자 이유영도 이 속에 무조건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지금 이 시각, 정국진의 눈 밑은 엄숙함으로 가득 찼다.“외삼촌, 서주 쪽이 우리 로열 글로벌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요?”“없어.”이유영의 물음이 끝나자, 정국진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하지만 정국진의 대답은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아무런 설득력이 없었다.이유영을 바라보는 정국진의 눈빛은 더욱 어두워졌다.“박연준이 너에게 알려 준 거야?”“네. 한 시간 전에 연준 씨가 반산월로 절 찾아왔어요. 자기가 한동안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657화

    틀림없는 건 정국진과 엔데스 여섯째 도련님의 만남에서 얘기가 잘 안되었다는 것이다.엔데스 명우, 현재 엔데스 가문을 관건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 정국진이 그 쪽에게 뭘 준다고 해도 그 녀석은 절대 응답하지 않을 것이었다.서주 쪽의 큰일도 이제 곧이니 정국진은 반드시 가봐야 했다.“외삼촌...!”외삼촌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듣자, 이유영은 파리의 일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엔데스 여섯째 도련님이 한 발짝 한 발짝 쪼여올 때, 외삼촌도 서주로 가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일은 이유영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그리고!”이유영이 말을 끝마치기 전에 정국진은 그녀의 말을 끊고는 계속해서 말했다.“나, 박연준, 강이한의 행방에 관해서 얘기하지 마. 특히 여섯째 도련님께 알리면 안 돼!”“...”이유영의 안색은 확 변했다!‘그래서 여섯째 도련님도 서주 쪽이랑 연관이 있다고?’‘그럼, 지금 내가 마주해야 할 게 도대체 어떤 싸움인 거야!?’“유영아, 꼭 기억해. 넌 지금 자기 자신을 꼭 지켜내야 할 뿐만 아니라 여섯째 도련님과 서로 견제해야 해!”“...”“설사 소은지가 없었더라고 해도 넌 이 싸움을 맞이했을 거야!”이유영의 심장은 순간 목구멍까지 튀어 올라왔다.‘은지가 없었더라도 여섯째 도련님과 마주하게 되었을 거라고!?’원래 이 일은 소은지 때문에 일어난 것이었지만 지금은 갑자기 소은지가... 이유영더러 미리 여섯째 도련님과 상대하게 만든 것뿐이었다.지금 엄숙한 정국진을 마주한 이유영은 갑자기 그런 느낌이 들었다. 자기가 파리로 오기 전에 감당했던 그런 비즈니스 특훈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것들은 그녀에게 어렵긴 했다!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기억했어?”“...”“꼭 그 사람에게 박연준이랑 우리가 서주로 갔다는 것을 들키면 안 돼.”‘여섯째 도련님에게 들키면 안 된다고?’정국진의 엄숙한 눈빛을 보며 이유영은 그저 소리 없이 고개를 끄덕이었다.이 순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658화

    떠났다.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다 떠났다!이날 밤 이유영은 반산월에서 한숨도 자지 못했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 날이 밝아지면 자신이 직면하게 될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강이한은 말할 것도 없고....박연준과 정국진은 항상 파리 안에 있어서 하루, 이틀, 삼일... 정도는 사람들이 그렇게 크게 관심을 보이진 않을 것이었다.하지만 날이 길어지면?특히 얼마 전에 방금 정국진이랑 인연을 끊겠다고 한 조카가 갑자기 로열 글로벌로 돌아간다면 또 어떤 풍랑이 일까?‘서주... 도대체 그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그리고 또 이유영에게 있어서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일이 이 지경까지 된 이상, 이유영은 자기가 박연준과 강이한 사이에서 이 일에 휘말려 든 사람이라는 것을 대충 알고 있었다.어제저녁에 박연준과 당장에서 얼굴을 붉히지 않은 건 그저 표면상의 우습고 가여운 존엄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그 당시 강이한이 이유영과 만났을 때, 강이한이 목적을 갖고 이유영에게 접근했는지 이유영은 모른다!하지만 박연준은 그녀더러 그 도리를 깊게 깨닫게 하였다. 세상에는 절대 이유 없이 착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청하시에서 매번 이유영을 곤경 속에서 구해낸 것도 아마 오래된 계획성 접근에 불과할 수도 있었다!이렇게 생각하자 이유영은 갑자기 크게 깨닫기보다는 그저 덤덤하게... 그놈들 속에는 정말 좋은 놈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유영은 조금 어지러웠다!우지랑 우현은 이런 이유영을 보고 걱정이 되어 물었다.“아가씨,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습니까!?”“잘 못 잤어요.”이유영은 직접적으로 대답했다.하룻밤 사이에 파리에는 천지가 뒤집힐 정도의 큰 변화가 일어났다!그리고 앞으로 잘 못 대응했다가는 어떤 큰 사단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이런 시기에 이유영이 어떻게 잠이 오겠는가?어제저녁 내내, 이유영은 오늘부터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를 궁리 중이었다.“사모님께서 당부하셨습니다. 아가씨께서 꼭 휴식을 잘 취하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659화

    “왜 그런 눈으로 저를 봐요?”이유영이 말을 마친 지 한참이 되었지만, 엔데스 명우는 말이 없었으며 그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유영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이 개자식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하는지 아는데 절대 이 시기에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되는데.’특히 엔데스 명우의 매 같은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유영은... 막아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주 쪽에 도대체 어떤 난리가 났는지를 막론하고 이유영은 지금 정국진이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다.현재의 엔데스 명우는 정말 무섭기 그지없었다!“봐요. 당신도 말하고는 자기 스스로 마음에 찔리잖아요!”엔데스 명우는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에는 경망스러움이 담겨있었다“...”이유영은 순간 등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돋았다!엔데스 명우의 이 말은 정말 이유영의 가슴을 콕콕 찔렀다.이런 사람은 정말 무서운 정도뿐이 아니었다!소은지가 그의 곁에 있었을 동안에 도대체 어떤 것을 감당했을지 상상조차 안 되었다. 수단을 막론하고 이렇게 언어로 하는 공격도 충분히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특히 그 변태스러운 번호, 이유영은... 그런 것은 엔데스 명우처럼 변태스러운 사람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그토록 모욕적이고 인간미가 없는 짓! 사람의 존엄성을 바닥에 놓고 마구 비비는 그런 짓!“내가 찔릴 게 뭐가 있어요.”이유영은 다시 한번 입을 열면서 화가 난 말투로 답장했다.“끝까지 고집이네요!”“당신...”“가볼게요, 차라리 잘 됐어요!”이유영이 뭐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엔데스 명우는 계속해서 그윽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하지만 엔데스 명우의 말에 이유영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이어서 엔데스 명우가 무겁고 심드렁하게 말했다.“3일 뒤가 길일이던데 우리 일단 혼인신고부터 할까요?”“...”이 말을 들은 이유영은 머리가 띵해 나는 것 같았다!어젯밤 이유영은 이런 경우를 예상했었다!‘외삼촌이 안 계시니 이때 엔데스 명우가 기회를 봐서 결혼을 강요하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660화

    더욱 열 받는 건 엔데스 명우가 이유영보고 카리스마 없게 생겼다고 한 것이었다!‘고작 1.46m인 키에 카리스마가 있으면 이상하지!’지잉 지잉.엔데스 명우의 핸드폰이 울렸다.그는 두 눈에서 불을 내뿜고 있는 이유영을 한 눈 보고는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말해!”한 단어였지만 차갑기 그지없었다.전화 반대편에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다음 순간... 엔데스 명우의 별로 안 좋은 안색은 순간 어두워졌다.아까까지 이유영을 놀리면서 올라갔던 입꼬리도 어느새 내려졌으며 웃음기도 사라지고 없었다.이유영은 싸늘한 그의 눈빛에 순간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그 후 엔데스 명우는 핸드폰에 대고 정색하며 말했다.“당장... 가서 잡아 와!”글자 하나하나에 다 독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말은 핸드폰에 대고 한 것이었지만 엔데스 명우의 매서운 눈빛은 이유영의 몸에 떨어졌다.이유영은 순간 그가 잡아 오라고 말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차렸다.그녀의 가슴은... 목구멍까지 솟구쳐 올라왔다.엔데스 명우가 전화를 끊자마자 이유영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눈앞의 사람에게 질문했다.“당신 누구를 잡아 오라는 거예요?”엔데스 명우는 그녀의 옆으로 다가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그의 몸에는 온통 왕의 기운이 서려 있었다. 이에 이유영은 가슴이 철렁하였다.“당신도 알고 있었죠? 그렇죠?”입을 열고 묻는 엔데스 명우의 말에는 질문이 가득했다.“뭘 알아요?”“그 여자가 임신했다는 걸!”“...”심장이 목청까지 올라온 이유영은 엔데스 명우의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살짝 떨었다.‘그러니까 아까 전화에 대고 잡아 오라고 한 사람이 은지가 맞는 거네!? 지금 이 사람이 은지를 잡아 오겠다는 거야?’이유영은 입술을 꾹 오므린 채, 엔데스 명우를 바라보며 순간 뭐라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엔데스 명우의 눈빛은 위험하기 그지없었다.소은지가 일단 잡혀 오기만 하면 번호로 능욕을 당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유영이 제일 잘 알았다.그리고 소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661화

    “...”이유영은 침묵을 지켰다.이 시기에 엔데스 명우가 강세로 결혼을 강요할 게 분명했다.엔데스 가문의 상속자에 관한 후계 작업이 며칠 남지 않았다. 그리고 정씨 가문은... 틀림없이 엔데스 명우의 키 카드였다!근데 그의 손에는 정씨 가문 말고도 다른 카드들이 있을 게 뻔했다.하지만 정씨 집안과의 인연이 시작된 이상, 엔데스 명우는 그걸 엔데스 가문의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게 놔둘 수는 없었다.그래서 그는 이유영을 손에 꽉 잡고 있어야지 마음이 든든했다.이유영은 어젯밤 외삼촌의 당부가 떠올랐다.하지만 이렇게 빨리 이 문제에 직면할지 몰랐다.이유영도 알고 있다...엔데스 명우의 요구를 절대 들어주면 안 된다는 것을. 일단 그와의 혼인을 승낙하면, 그럼 진정한 번거로움이 시작되는 것이었다.게다가 소은지...두 사람의 날카로운 눈빛은 서로를 바라보며 소리 없이 대치하고 있었다.갑자기 집사가 들어오면서 이 정적을 깨뜨렸다.“아가씨.”이 한마디가 이유영과 엔데스 명우의 대치를 깨버렸다.엔데스 명우의 미간에는 불쾌한 기운이 서렸다. 다른 한편 이유영은 집사를 바라보았다.“나염이라는 분이 찾아오셨습니다.”이유영은 엔데스 명우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는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피우면서 박연준의 사람이 왔다는 소리를 듣고는 그저 어깨를 들썩이었다.하지만, 이때 이유영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어젯밤의 부드러운 박연준이 아니라 오히려... 그날 공항에서 당한 일이었다.“거실에서 좀 기다리라고 하세요.”“네.”집사가 나간 후, 정자에 다시 이유영과 엔데스 명우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남자는 손에 든 담배를 한 모금 들이켜고는 그윽한 말투로 말했다.“유영아, 당신도 박연준, 이 사람한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을 거예요.”‘너희들 다 개자식이잖아.’이때 이유영은 정말 이 말을 냅다 엔데스 명우에게 던지고 싶었다.하지만 이유영 맞은 쪽에 앉은 엔데스 명우는 말이 없는 그녀를 보고 그저 웃으며 말했다.“당신 외삼촌하고 박연준 다 서주로

최신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72화

    강이한 때문에 이유영은 이미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는데, 박연준 역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였다.특히 소은지가 연서의 존재를 알게 된 후부터는 더욱 그렇다. 박연준과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어떤 보호를 해주었는지와 상관없이 이유영은 그 둘에게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원했다.그 이유는 그들이 이유영에게 접근한 이유가 처음부터 너무나도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이유영이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자존심 강한 이유영은 진영숙의 억압 속에서도 강이한을 위해 참았지만, 이제 더는 참을 이유가 없었다.이유영의 현재 모습이 바로 그 고통스러운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소은지가 부엌으로 간 사이, 박연준은 이유영의 손을 거칠게 잡아끌었다. 이유영은 손을 빼려 했지만 박연준은 더욱 힘을 주었다.“박연준!”이유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목소리를 높였다.박연준은 이유영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답답한 듯 말했다.“대체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박연준의 질문은 이유영의 마음을 더욱 흔들었다.어떻게 하면 좋을까?이미 다 설명했는데, 왜 이유영은 서로 힘들게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이유영의 차가운 대답은 박연준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요즘 이유영은 박연준이 무슨 말을 하든, 무슨 행동을 하든 항상 차가웠다. 마치 높은 벽을 쌓아놓은 듯, 넘어설 수 없을 만큼 차가운 태도였다. 박연준은 이유영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괴로워했다.이유영은 냉담한 시선으로 박연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박연준은 말없이 이유영을 바라보았다.이유영의 차가운 말에 박연준의 끈기와 노력은 무너져 내렸고 결국 그는 답답한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섰다.“오늘, 약 먹고 어땠어?”박연준은 다시 물었다. 하지만 이유영이 대답하기 전에 박연준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유영아, 진심으로 대답해 줘. 네 건강과 관련된 문제야.”박연준은 이유영이 진심으로 이야기해 주기를 바랐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아무런 느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71화

    현우에 대한 생각은 소은지와는 달랐다.그들 사이의 관계는 처음부터 그런 방식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강제로 바꿀 수는 없었다.또한 그녀와 엔데스 명우의 관계는 그녀의 인생에서 결코 넘어설 수 없는 치욕이었다.온몸이 더럽혀진 자신이 어떻게 그런 아름다운 남자, 현우와 어울릴 수 있겠는가?그는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존재였고, 그녀는 그에게 손을 내밀 자격도 없었다....소은지는 이유영의 곁으로 다가갔다.파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이유영에게는 그것이 마치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처럼 느껴졌다.정확히 일주일이 지났고 소은지는 우천시의 날씨가 생각보다 불편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여기는 정말 비가 자주 오네.”소은지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지는 비 오는 느낌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이 기분은 정말 좋지 않았다.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시간이 지나면 마음도 답답해지곤 해.”처음 이곳에 왔을 때, 밤에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는 게 좋았다. 이런 곳에서 자면 꽤 편안함을 느꼈었다.하지만 밤이 되자, 소은지는 바로 이유영의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여기 밤에 정말 추워!”소은지는 이불을 두 겹 덮어도 여전히 추웠다.사람들은 우천시가 살기 좋은 곳이라고 했지만, 소은지는 이곳이 춥기만 했다. 여름밤에도 이불을 덮고 자야 한다니. 겨울이 오면 이곳 날씨는 정말 아무도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소은지는 이곳이 벌써 싫어졌다.이유영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넌 정말!”그 목소리에는 살짝 애정 어린 톤이 담겨 있었다. 소은지는 이유영을 보며 말했다.“요즘 너 기분이 훨씬 좋아진 것 같아.”소은지는 이유영의 세상이 정말 간단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그녀의 부모님이 그녀를 그렇게 보호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그리고 박연준과 강이한 덕분에, 그녀는 비록 눈은 보이지 않지만 서주나 파리 어디에서도 그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었다.이유영은 대답했다.“네가 왔으니까, 당연히 행복하지.”“그렇구나.”소은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70화

    소은지는 이유영이 어둠 속에서 익숙하게 그릇을 들고 숟가락을 집어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에서 더 깊은 안타까움과 아픔을 느꼈다.“그 사람은... 떠났어?”그는 강이한을 말한 거였다.박연준은 아침에 이유영과 불편한 대화를 나눈 후, 일 보러 밖으로 나갔다.게다가 엔데스 회장의 별세는 서주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고, 박연준은 이유영 곁에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를 둘러싼 일이 정말 많았다.“응.”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지는 말없이 이유영을 바라보았고 눈빛은 더욱 깊어져 갔다.여기에 오고 나서, 현우의 사람들은 이곳 주변이 아주 평온하다고 했다. 확실히 이곳은 아무도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안전한 곳이었다.소은지는 송연미의 말을 떠올렸다. 송연미는 그 이유를 말하길, 이유영 뒤에 있는 박연준과 강이한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들이 엔데스 가문이 원하는 중요한 것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엔데스 가문 사람들은 이유영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그와의 관계는 정말 끝난 거야?”소은지가 이유영에게 물었다.“응.”이유영은 아주 간단하게 답했다. 마치 그들 사이에 깊은 감정이 전혀 없었던 것처럼.그녀의 한마디는 그렇게 단호했다. 그 말은 마치 그들 사이에 애초에 아무 감정도 없었다는 듯이, 끝났다는 말조차 아무 감정 없이 무덤덤하게 말하는 듯했다.소은지는 웃었다.“예전부터 난 네가 행복하기만 바랐어, 강이한과 멀리해.”“맞아, 그때 넌 모든 걸 다 알고 있었지.”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유영은 그 가운데서 무엇도 보지 못했다.소은지는 여러 번 말했었다. 여자가 감정에 휘둘리면 이성이 사라진다고.그러나 그때의 이유영은 소은지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강이한에게 큰 상처를 받게 되었다.만약 그때 소은지의 말을 들었더라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처럼 이렇게 고통스러운 결말을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은지야.”“응?”“엔데스 가문의 남자들, 조심해.”이유영은 소은지를 향해 깊고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69화

    박연준은 어둠 속 이유영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꼭 괜찮아져야 해...”그 말은 깊고 아픈 감정이 담겨 있었다.마치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듯한 말이었다.이유영은 비 내리는 소리에 집중하며 박연준의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강이한이 떠난 이후, 그들 사이의 관계는 언제나 이렇게 차가웠다.“탁탁탁!”하이힐 소리와 바퀴 소리가 뜰에서 울려 퍼지자 이유영은 미간을 찡그리며 일어섰다.“소은지 씨입니다.”이유영의 얼굴에 당황함이 스쳐 지나자 우지는 급히 이유영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누구도 알지 못했다.하이힐 소리가 들렸을 때, 이유영의 마음속에 느껴진 감정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괴로웠다.홍문동이 불타던 그날도 이유영은 그 하이힐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후로 어둠 속에서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그것은 차가움의 상징처럼 느껴졌고 이유영에게 공포로 다가왔다.우지가 소은지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이유영은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소은지가 왜 여기에 온 건지 의문이었다.“유영아.”소은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은지야.”이유영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맞아, 나야.”“왜 갑자기...”소은지의 예고 없는 방문에 이유영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이유영에게 가장 답답한 일이 바로 소은지에게 일어난 일이었다. 그녀는 소은지를 돕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 답답한 마음이 이유영을 괴롭게 했다.“현우 씨가 너한테 가라고 해서 왔어.”소은지가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소은지는 이유영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차가운 손은 약간의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이유영은 소은지의 손을 반대로 잡으며, 현우가 소은지를 보낸 것이라면, 아마 엔데스 명우는 이 시점에서 매우 바쁜 상황일 것임을 짐작했다.이유영은 소은지가 안쓰러웠다.소은지 역시 이유영의 텅 빈 눈을 보며 가슴 속에서 숨 막히는 고통이 퍼졌다. 현우가 이유영의 시력이 거의 없다고 말했을 때는 그저 듣기만 했지만, 이유영이 정말로 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68화

    시간이 지나면서 이유영의 마음속에는 어쩔 수 없이 우울함이 서려 있었다. 이유영은 이런 기분이 싫었다.“오늘은 어때?”한 남자가 그녀의 옆에 나타나 덩굴 의자에 앉았다.이유영은 이미 이 의자의 냄새에 익숙해졌다.익숙함, 그건 정말 무서운 것이었다. 처음 여기 왔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었고 의자나 의자에 앉을 때마다 딱딱한 느낌만 들곤 했다.강이한이 이유영을 위해 덩굴 의자를 가져다주었고 그 위에 부드러운 쿠션을 깔아 주었다. 이유영은 덩굴 의자에서 나는 냄새가 좋았다.화려한 소파는 아니지만 그 자리는 이유영에게 편안함을 주었다.그러나 박연준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그녀의 얼굴은 차가워졌다.“아니.”이 대답은 언제나 같았다. 그는 매일 아침 마치 일과처럼 그녀에게 묻곤 했지만 여전히 같은 대답만 했다.이유영은 남자의 기운이 조금 더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염 선생은 의술이 뛰어난 분이시니 걱정하지 마.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몸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박연준은 사람을 위로하는 거에 익숙하지 않았다. 이유영이 이렇게 오랜 시간 약을 복용했음에도 전혀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마음이 조금 다급해졌다.남자의 말을 듣고 이유영은 깊은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이제 바로 네가 보고 싶었던 거 아니야?”“...”그 말을 들은 박연준의 마음은 점점 더 조여왔다.“유영아, 내가 너한테 무엇을 원하는지 너도 알잖아. 왜 이렇게 날 비꼬는 거야?”맞다, 이유영은 알고 있었다.이유영이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강이한과의 관계가 그렇게 엉망이 되어 버린 사람도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한 편에 서 있었다.그들이 이유영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녀는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우리 이러지 말자, 응?”박연준의 목소리는 씁쓸했다.박연준은 한때 이유영과의 관계가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박연준의 마음은 점점 더 조여오고 있었다.이유영은 차갑게 대답했다.“괴롭다면 떠나도 좋아.”이유영의 분위기와 태도는 박연준의 마음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67화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한쪽은 날카롭고 잔인했고 다른 한쪽은 두려움 없는 조롱을 던졌다.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소은지가 딱 그랬다.엔데스 명우가 아무리 강압적이고 위압적인 인물이라 해도 소은지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소은지의 눈빛에 비친 두려움 없는 모습이 그의 마음을 더욱 자극했다. 차라리 그녀의 눈을 빼버리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야만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여섯째 도련님!”여섯째 도련님이라니.엔데스 명우는 처음으로 이런 모욕감을 느꼈다. 그전에는 감히 아무도 그러지 못했다.특히 여자들은 그에게 끊임없이 구애했지, 감히 이렇게 대들지 못했다. 소은지는 정말 대단했다.남자는 소은지의 뺨을 찰싹찰싹 때리더니, 돌아서며 말했다.“소은지, 기다리고 있겠어.”“...”“현우가 너를 버리는 날을 기다리고 있을게.”남자의 목소리에는 즐거움이 묻어났다.마치 그 일이 눈앞에서 곧 벌어질 것처럼.남자가 더 말하지 않아도 소은지는 알 수 있었다. 일단 현우가 그녀를 버리면,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엔데스 명우의 무자비한 복수뿐이었다.그들의 앙숙 관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오히려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하지만 소은지는 이 사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고 마치 두려움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남자가 문까지 가다가 발을 멈추고 살짝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넌 엔데스 가문 남자들을 너무 쉽게 생각해!”심지어 너무 착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들은 늑대들이었다...마지막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남자들. 소은지는 그들 사이에 갇혀 이제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소은지는 그 자리에 서서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엔데스 명우가 떠나고 소은지의 얼굴에는 짙은 어둠만 남아 있었다......파리는 지금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엔데스 현우는 사람을 보내 소은지를 전용기를 태웠다.비행기가 밤하늘로 날아오르는 순간, 소은지는 파리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66화

    “가고 싶어?”“가면 안 돼?”소은지는 차갑고 비꼬는 표정으로 엔데스 명우를 바라보았다.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남자는 빠르게 다가와 그녀의 목을 강하게 움켜잡았다. 목이 부서질 듯한 압력이 느껴졌다.소은지의 등이 차가운 벽에 밀쳐졌고 집사와 하인들이 다가가려 하자 남자가 고함쳤다.“다 꺼져!”집사와 하인들은 그 자리를 떠날 용기가 나지 않아 얼어붙어 있었다.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려운 것이었다.“나가세요.”이 남자가 미친 사람이라는 걸 알기에, 소은지의 눈빛에는 오히려 두려움이 없었다.집사와 하인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머뭇거렸다. 나갈 수도, 안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소은지는 목소리를 높여 다시 말했다.“다들 나가세요!”“...”사모님의 엄한 명령에 마음이 조여왔지만 결국 모두 급히 자리를 떠났다.엔데스 명우와 소은지만 남았을 때, 소은지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증인들은 다 나갔어. 네 마음대로 해.”소은지는 아무런 두려움 없이 엔데스 명우를 바라보았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 표정은 예전에 그와 함께 있을 때와 똑같았다. 그가 아무리 고문해도 그녀는 항상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었다.명우가 소은지를 가장 아프게 해도, 소은지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행동했다.마치 그녀의 세계에는 고통도 두려움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소은지에게는 약점이 없었다.한때 엔데스 명우는 이런 여자가 길들여지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녀의 교만한 뼈 구조마저 너무 미워서 하나하나 뜯어내고 싶을 정도였다.그녀의 오만함은 뼈와 피에서부터 자라 세포로 뻗어 나온 듯했다. 그렇게 끈질기게 자라 아무리 짓밟고 억눌러도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엔데스 명우는 소은지의 두 눈을 직접 도려내고 싶을 정도로 그녀의 눈빛이 싫었다.그녀는 항상 무관심하고 두려움 없는 눈빛으로 명우를 바라봤기 때문이다.“왜? 안 때릴 거야?”“그렇게 쉽게 내 손에 죽고 싶어?”“흥!”하긴, 이렇게 쉽게 그녀를 보내줄 순 없었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65화

    소은지는 누군가를 한 번도 깊이 사랑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송연미의 눈 속에서 마치 그런 깊은 사랑을 보는 것 같았다. 상대를 위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만큼의 사랑이었다.송연미의 눈에 담긴 감정은 차분하고 억제된 것이었으며 심지어 극단적이고 날카롭게 느껴졌다.모두 그 한 사람만을 위한 감정이었다.처음 송연미를 봤을 때, 엔데스 가문의 여자들 사이에서 송연미는 유난히 고독하고 차가운 아름다움으로 돋보였다.엔데스 가문에 변화가 생기자 송연미는 반산월에서 그녀는 네 번째 사모님과 송씨 가문의 아가씨답지 않은 태도를 보였고 미친 듯이 화를 냈었다.아버지가 사촌 여동생을 양녀로 삼으려는 얘기를 했을 때, 송연미는 절망적이면서도 차분한 모습이었다.이유영에게서 보았던 것, 즉 결혼의 끝을 생각하면 소은지는 감정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가 없었다.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사랑한다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하지만 그런 사랑이 송연미에게서 보인 것이다. '그가 좋다면 나는 뭐든지 괜찮다'는 그런 사랑을.그 사랑은 소은지가 감정에 대해 가지고 있던 모든 생각을 뒤엎어 버렸다. 송연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소은지는 이제 송연미가 불쌍하고 애석하게 느껴졌다.엔데스 운빈과 송씨 가문과의 관계를 깨면서까지 현우에게 분노를 표출했고 송연미를 파리에서 떠나게 한 이유도 현우 때문이었다.그리고 지금, 아버지가 사촌을 입양한 사실을 참고 있는 이유도 현우 때문이었다.이런 여자가 감정적으로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이 있을까?“난 오늘 밤 떠나.”잠시 후 소은지는 송연미에게 이렇게 말했다."..."송연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눈 속에 기쁨이 스쳤다.“진짜로 떠날 거야?”“응.”소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지는 진심이었다.송연미가 한숨을 돌린 듯했다. 마치 그 전까지의 모든 계획이 소은지에게 걸려 있었던 것처럼.이제 소은지가 입을 열었으니 그들도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소은지는 송연미의 반응을 보며 송연미의 눈 속에서 깊고 날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64화

    대체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이 큰 압박감을 주었고 그 느낌이 너무나도 무겁고 답답했다.송연미는 단호하게 말했다.“왜냐하면 현우는 가문의 마지막 후계자이기 때문이야.”그 말은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왜?”송연미의 아버지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이 일은 거의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엔데스 가문의 회장은 현우에게 무언가를 남겼을 거야. 그분이 가장 아끼던 사람은 바로 현우였으니까.”가장 아끼던 사람이 현우라고? 그렇다면 이렇게 복잡한 상황을 남겨둔 것 자체가 이상했다. 그 회장이 정말로 자신의 사람을 아꼈다면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 리가 없었다.“내 아버지가 쥐고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파리에서의 권력이었어. 네 좋은 친구인 이유영에게 물어보면, 내 아버지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거야.”송연미도 소은지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소은지는 강압적인 방식보다는 부드러운 접근이 더 효과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동안 써왔던 여러 방법이 소은지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결국, 이 모든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소은지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일이 너무 복잡하고 방대하기도 했고 현우가 이 사건에 소은지를 전혀 끌어들이지 않아서 이 복잡한 관계를 파악하기 힘들었다.“정씨 가문은 이 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거야?”소은지는 문득 그렇게 물었다.정씨 가문은 매우 큰 상업 제국이었다. 정국진은 언제나 무사히 지나갔고 그만큼 이 사람이 능숙하다는 뜻일 것이다.정씨 가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송연미는 이렇게 말했다.“만약 이유영 옆에 강이한과 박연준이 없었더라면, 엔데스 가문이 정국진을 그냥 놔뒀을 리가 없어.”하지만 아쉽게도 정씨 가문의 유일한 딸 이유영은 강이한과 박연준과 관계가 있었고,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손에 쥐고 있었다.따라서 이유영을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사실 송연미가 가장 부러워한 사람은 바로 이유영이었다.왜냐하면 이유영이 이 파리에서 보았던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