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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이 순간, 아무리 핸드폰을 통해 전자파로 교류하고 있었지만, 엔데스 명우는 상대방 몸의 서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만 같았다.

정국진은 마치 예상하기라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엔데스 명우가 이토록 직접적으로 나올 줄은 몰랐던 것 같았다.

그리고 파리에서 지낸 세월 동안, 정국진은 남을 밑지게 하면 했지, 자신이 밑지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금 정국진이 이처럼 불만을 가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제가 안도베스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전화 반대편 정국진의 말투는 아주 날카로웠다.

“네. 좋아요.”

전화를 끊은 뒤, 차 안의 기운은 여전했다.

엔데스 명우의 입가에 걸친 미소는 더욱 진해졌다.

“어떻습니까?”

성진남은 조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엔데스 명우를 쳐다보았다. 필경 정국진은 사람들이 다 인정하는 늙은 여우였다.

이 사람은 종래로 교활했다.

엔데스 명우는 성진남의 물음에 대답했다.

“아무리 내가 이렇게 큰 소란을 일으킨다고 다고 해도 저 사람은 절대로 쉽게 이유영을 내게 시집보내지 않을 거야.”

까놓고 말해서 정국진은 엔데스 가문이라는 똥물과 엮이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게다가 그동안, 엔데스 가문의 많고 많은 사람들이 정국진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당기려고 했지만, 정국진은 여전히 중립 태도를 유지했다.

누구도 그 사람 앞에서 뜻대로 되는 사람은 없었다.

정국진의 태도는 확실했다. 지금 이유영과 연을 끊었다고 선포한 건 그저 엔데스 명우를 물리 치우기 위해서였다.

“후...”

엔데스 명우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주 느긋한 느낌이었다. 마치 오랜만에 이렇게 자신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일을 만난 것처럼.

삽시에 엔데스 명우의 머릿속에는 고집이 세고 차가운 두 눈이 번뜩 떠올랐다. 아무리 자신이 그녀를 세게 괴롭혀도 자기를 바라보는 그런 불굴의 두 눈을 가진 여인.

정말이지 만약 그녀가 그 일과 상관이 없었더라면 엔데스 명우는 정말 그녀를 꽤 맘에 들어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날카로운 두 눈으로 그렇게 재판에서 설선비를 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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