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스 명우는 이런 방식으로 이유영의 모든 계략을 부숴버린 것이었다. 그러고는 강제로 자기랑 이유영을, 그리고 정씨 가문을 엮어 놓았다.저녁 시간이 되자 엔데스 명우가… 왔다!식탁에서 이유영은 마치 상대방을 잡아먹을 기세로 매서운 눈빛으로 엔데스 명우를 쳐다보았다.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왜? 이런 밑지는 장사는 처음이에요?”“…”‘처음!?’당연히 이렇게 엄청나게 밑지는 장사는 처음이었다.이유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엔데스 명우는 계속해서 말했다.“전에 강이한도 참, 어떻게 당신의 이런 서투른 수작에 속아 넘어간 거죠?”‘서투른 기교라고?’맞는 말이긴 했다. 이번 생… 이유영은 깨어난 순간부터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어떻게 하면 강이한이랑 연을 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그래서 그녀는 깨어난 그 순간부터 강이한과 관계를 단절할 생각이었다.이혼을 위해, 그녀는 한 발짝 한 발짝 압박했다!처음에 강이한은 매번 이혼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쩌다가 동의를 한 거였지?’이유영은 이때 그제야 생각이 났다. 이혼에 동의한 건… 이유영이 하도 난리를 피워서였다.그랬다. 이유영이 너무나도 세게 난리를 피웠으며 한 발짝 한 발짝 압박을 가했다. 그녀의 시달림 때문에 강이한은 결국 이성을 잃고 이혼에 동의했다.“뭘 어떻게 했겠어요?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어서 그것에 눈이 멀어서 그랬겠죠.”그리고 강이한의 마음은 줄곧 자기한테 있지 않았다고 이유영은 생각했다.“하!”엔데스 명우는 콧방귀를 뀌었다.이유영은 이런 엔데스 명우가 꼴 보기 싫어서 눈앞에 있는 와인잔을 들어 와인을 몇 모금 마셨다.하지만 가슴속의 그런 답답함은 여전히 내려가지 않았으며 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열받았다.“그럼, 이번에는 꼭 기억해요. 사랑과 마음이 없는 남자를 절대 함부로 건드리지 말 것을, 나의 왕비 전하님?”이유영은 와인잔을 든 손이 순간 멈칫했다.엔데스 명우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몇 푼 더 날카로워지더니 말투는 더욱 쌀쌀해졌다.“그래요. 고
이 순간, 아무리 핸드폰을 통해 전자파로 교류하고 있었지만, 엔데스 명우는 상대방 몸의 서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만 같았다.정국진은 마치 예상하기라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엔데스 명우가 이토록 직접적으로 나올 줄은 몰랐던 것 같았다.그리고 파리에서 지낸 세월 동안, 정국진은 남을 밑지게 하면 했지, 자신이 밑지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지금 정국진이 이처럼 불만을 가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제가 안도베스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전화 반대편 정국진의 말투는 아주 날카로웠다.“네. 좋아요.”전화를 끊은 뒤, 차 안의 기운은 여전했다.엔데스 명우의 입가에 걸친 미소는 더욱 진해졌다.“어떻습니까?”성진남은 조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엔데스 명우를 쳐다보았다. 필경 정국진은 사람들이 다 인정하는 늙은 여우였다.이 사람은 종래로 교활했다.엔데스 명우는 성진남의 물음에 대답했다.“아무리 내가 이렇게 큰 소란을 일으킨다고 다고 해도 저 사람은 절대로 쉽게 이유영을 내게 시집보내지 않을 거야.”까놓고 말해서 정국진은 엔데스 가문이라는 똥물과 엮이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게다가 그동안, 엔데스 가문의 많고 많은 사람들이 정국진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당기려고 했지만, 정국진은 여전히 중립 태도를 유지했다.누구도 그 사람 앞에서 뜻대로 되는 사람은 없었다.정국진의 태도는 확실했다. 지금 이유영과 연을 끊었다고 선포한 건 그저 엔데스 명우를 물리 치우기 위해서였다.“후...”엔데스 명우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주 느긋한 느낌이었다. 마치 오랜만에 이렇게 자신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일을 만난 것처럼.삽시에 엔데스 명우의 머릿속에는 고집이 세고 차가운 두 눈이 번뜩 떠올랐다. 아무리 자신이 그녀를 세게 괴롭혀도 자기를 바라보는 그런 불굴의 두 눈을 가진 여인.정말이지 만약 그녀가 그 일과 상관이 없었더라면 엔데스 명우는 정말 그녀를 꽤 맘에 들어 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녀가 날카로운 두 눈으로 그렇게 재판에서 설선비를 빤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거지?’아마도 이유영에게 복수하려고 했던 때부터 시작된 것 같았다. 그때 한지음은 강이한에게 접근할 방법조차 없었다.그때 그 사람이 나타났다.그 사람은 한지음이 강이한의 곁에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었으며 이유영과 강이한의 사이를 난장판으로 만들게 도와주었다.그리고 이유영이 한 발짝 한 발짝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며 한지음은 마음속이 통쾌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정말 자신이 이유영을 심연에 빠뜨린 줄 알았다.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진영숙이 진실을 들고 올 줄, 심지어 조형욱이 조사를 한 결과 진영숙의 말이 진실이었다. 그리고 그 진실은 시시각각 한지음에게 송곳으로 가슴을 찌르는 듯한 고통을 받게 했다.지금 유 아주머니가 한 말들은 그저 한지음을 역겹게 만들었다.한지음이 말없이 온몸에서 냉기가 도는 모습을 보자, 유 아주머니는 기분이 언짢았지만 결국 별소리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집안에서 사람이 나오더니 공손하게 한지음의 곁에 왔다.“한지음 아가씨, 안으로 들어가시죠.”하인은 그렇게 말하면서 또 공손하게 한지음을 위해 차 문을 열어당겼다.유 아주머니는 그 사람이 한지음을 데리고 들어가게 내버려두었다.아주머니가 보기엔 한지음과 이유영 사이에는 하늘에 사무치도록 한이 맺힌 원한이 있어 한지음의 매번 출현은 다 이유영을 못살게 구는 것으로 생각했다.그래서 유 아주머니는 아주 마음 놓고 한지음을 혼자 들어가게 두었다.그리고 한지음이 이유영 때문에 다칠지 말지는 유 아주머니가 상관할 일이 아니었다. 유 아주머니는 이유영이 한지음을 다치게 해도 좋다고 생각했다.그렇게 되면 강이한은 이유영에게서 더욱 멀어지게 될 수도 있었다....반산월의 등불은 밝지도 않고 그렇고 해서 절대로 너무 어둡지도 않았다. 딱 이유영에게 적절한 밝기였다.거실에서 이유영은 돼지 인형 한 개를 안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온몸에서 특유의 우아한 기운을 내뿜었으며 사람 전체가 여유롭게 조용해 보였다.심지어 두 눈을 먼 한지음
한지음의 이 말에 대해 이유영은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이 짓거리도 몇 번째더라?’지난번 생에서, 한지음은 자기랑 강이한이 서로 애틋한 사진을 이유영에게 보냈었다. 그리고 도대체 그런 짓을 몇 번째 했는지 모르지만 결국 목적은 다 이유영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서였다.한지음이 강이한에게 기댄 채 소파에 앉아 있는 사진들, 그리고 두 사람이 침대에서 서로 부둥켜안은 사진들, 여러 가지 사진들이 부지기수였다.그리고 매번 이런 사진을 받은 후 강이한은 다 피로에 찌든 모습을 하고 돌아왔다. 지금에 와서 이유영은 거의 잊고 있었다.그 당시의 자신이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강이한을 마주했는지 이유영은 거의 까먹고 있었다.사실 강이한이란 남자를 잊는 것도 어찌 보면 좋은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을 기억에서 지우면 더 이상 아픔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그리고 현재, 이유영은 정말 강이한을 내려놓았다!하지만 한지음이 지금에 와서 이유영에게 그 남자랑 앞으로 관계가 없을 거라고 하다니?“왜,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거야?”‘도대체 무엇부터 말해야 하지?’이유영의 말투는 조금 사늘했다.분명한 건 이 문제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 보였다.이번 생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이유영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전생과 이번 생이 겹쳐서 같이 뒤섞이니 이유영도 자기가 도대체 그 지옥 같은 시간을 어떻게 버텨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지금 내가 그토록 힘겹게 그 지옥에서 벗어났는데, 한지음이 이렇게 손쉽게 관계를 뿌리치다니.’이유영은 이 상황이 매우 웃겼다. 하지만 도저히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언니.”“…”이 말에 이유영은 머리가 윙 했다.그러고는 한지음을 바라보는 눈빛이 더없이 날카롭게 변했다.이유영이 입을 열기 전에 한지음이 계속해서 말했다.“그 사람을 용서해 줘.”그 사람은 강이한을 말하는 것이었다!지금에 와서 아무리 해명을 해봐도 이미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하지만 한지음은 단지 이유영과 강이한의 사이가 그녀가 생각하는
심지어 이유영이 다 큰 후, 오랫동안 아버지는 항상 그녀 마음속의 본보기였다.하지만 진실이 그녀의 눈앞에 놓였을 때, 그 당시의 진실이 그토록 잔인하고 어머니한테 그렇게 무서운 일이었다는 것을 이유영은 깨달았다.근데 이유영이 어떻게 용서를 할 수 있겠는가?“한지음, 지금…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어머니 얘기를 꺼내기 전까지만 해도 이유영은 그저 한지음이 이상 행동을 해서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다고만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어머니 얘기를 꺼내자, 이유영의 모든 인내심은 철저하게 무너졌다.어머니, 진실을 안 후로, 어머니는 이유영 마음속의 아픔이 되었다.그 당시 아버지가 도대체 무슨 상황에서 어머니를 배신했든 간에 이유영이 보기엔 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리고 어머니를 배신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언니.”한지음은 상심한 말투로 이유영을 부르고는 이유영 쪽으로 몸을 돌렸다.한지음은 있는 힘껏 이유영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싶었지만, 눈앞은 어두컴컴할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유일하게 찾을 수 있는 건 기억 속의 이유영이었다. 아담한 키에 얼굴도 자그마한 이유영, 아주 여려 보이면서도 정교해 보이는 그런 사람이 지금은 정상가지 올랐다.이유영을 부르는 한지음의 말투 속에는 상심과 참회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이유영은 여전히 날카롭고 차가운 말투로 답했다.“그렇게 역겨운 호칭으로 날 부르지 마.”‘역겹다고?’한지음의 마음은 칼에 베이는 것처럼 아팠다.‘하긴, 유영의 마음속에 나란 존재는 항상 역겨운 존재였지. 그런 그녀가 또 어떻게 날 자기의 여동생이라고 인정하겠어?’‘유영이는 모든 것을 잃었을 때도 그 외로움을 달갑게 받았지. 하지만 정씨 가문을 등 뒤에 업고 있는 지금은 당연히 오점 같은 존재인 나를 인정하지 않겠지.’“우지!”이유영의 말투는 몇 푼 더 싸늘해지고 더 무거워졌다.우지는 이유영의 뜻을 알아채고 공손하게 다가가 한지음에게 말했다.“한지음 아가씨, 우리 아가씨께서 쉬셔야 합니다. 당장 이곳에서 떠나주
그래서 지금 한지음이 아무리 진정성을 갖고 얘기한다고 해도 이유영은 눈곱만큼도 믿지 않았다.“그리고 미안해!”여섯 글자는 아주 쩌렁쩌렁했다.이렇게 굳건한 말투에서 한지음의 뉘우침을 들어낼 수 있었다.‘근데 얘 지금 정말 후회하는 거야?’이유영은 얼굴에 철판을 깔고 한지음이 문 어귀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차 안에서, 유 아주머니는 한지음을 데리고 나오는 우지의 얼굴에 불만과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고 유달리 만족해했다!!사람들 얼굴만 보아도 안에서 무조건 또 불유쾌한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꺼지세요. 앞으로 다시는 여기 찾아오지 마세요.”우지는 한지음을 차 옆까지 데려다주고는 심한 말을 남기고 휙 돌아서서 갔다.유 아주머니는 차 문을 열고 안에서 내렸다.그리고 뾰로통한 우지의 뒷모습을 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가씨도 참 갈수록 능력이 있으시네요!”이 말은 도무지 칭찬인지 비꼬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이유영 주변의 사람도 이 정도로 화가 난 것을 보면 이유영 본인은 더 말할 것 없겠지!?’한지음은 입을 다문 채 무뚝뚝한 얼굴로 차에 올랐다.그리고 유 아주머니는 주요하게 한지음이 임무를 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되었다.그래서 결과가 좋기만 하면 한지음이 자기에게 어떤 얼굴을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차는 시동을 걸고 바로 반산월에서 떠났다.유 아주머니는 안색이 별로 안 좋은 한지음을 보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아가씨도 그런 표정을 지을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그쪽도 아가씨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으시잖습니다.”이 말을 사실이었다.한지음이 입을 열었다.“진영숙에게 연락해 주세요.”진영숙, 강이한의 어머니였다.한지음의 일련의 행동에 대해, 유 아주머니는 그저 한지음이 그 애를 미치도록 만나고 싶어 하는 줄로만 생각했다.‘그래서 지금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거야?’‘뭐 나야 더 좋지.’“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연락해 드리겠습니다.”강이한과 관련된 사람과 만나는 것이라면 유 아주머니
풍산 쪽의 서재 안에, 이 시각, 용준하고 문기원이 다 있었다.어두운 등불 아래, 남자는 온몸에서 매서운 기운을 내뿜었다!“서주?”그의 눈 밑에는 짙은 위험함이 스쳐 지나갔다.지금 이 시기에 강이한이 갑자기 파리를 떠난 것이 서주에 다녀오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근데 강이한이 이번에 먼저 돌아가 이유가 뭘까?’‘설마, 그분께서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신가?’원래 근 몇 년간, 그 분께서는 줄곧 모든 것을 강이한의 아버지한테 맡겨 두었었다. 하지만 지금 강이한이 갑자기 서주로 돌아갔다.‘그분 지금 무슨 뜻이지? 임종 전에 차기 후계자를 확정하려는 건가? 그럼, 그분께서 택한 게 강이한이란 말인가!?’이렇게까지 생각하자 박연준 눈 밑의 차가운 기운은 더욱 진해졌다.“네.”용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엄숙한 기운이 가득했다.박연준은 입가에 싸늘한 냉소를 지었다. 이런 싸늘함은 박연준 주변의 사람들이 보기 드문 것이었다. 종래로 진중하고 엄숙한 박연준도 이런 표정을 짓는다는 것에 사람들은 놀랐다.다음 순간, 박연준이 입을 열었다.“제월, 유암 그리고 나염 보고 다 들어오라고 해!”서주에 무슨 큰일이 일어난 게 분명했다.‘이렇게 다년간... 그분이 그쪽에서 어떤 주맥을 장악하고 있지? 그리고 그분에게 속하지 않는 것들, 죽어서도 절대 놓아주지 않겠지?’“네.”용준은 박연준의 말에 응하고는 서재에서 나갔다.문기원은 엄숙한 표정을 하고 박연준을 바라보았다.“강 도련님이 이번에 서주로 돌아가신 것이 아마도 그분께서 상태가 안 좋으신 것 같습니다.”줄곧 박연준의 곁을 지키던 문기원도 눈치를 챈 듯하였다.그러니 지금 사태의 심각성은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박연준의 눈 밑에는 일말의 맹렬함이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박연준이 입을 열었다.“십중팔구인 듯 해.”이렇게 다년간 그쪽에는 줄곧 강씨 집안의 그분이 계셨다. 근데 지금 갑작스럽게 강이한더러 돌아오라고 하다니, 강씨 집안 역대의 전통과 엮어서 생각해 보면 누구나 알 수 있
“응.”유암은 안색이 좋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이었다.근 몇 년, 서주 쪽에서 그분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하지만 박연준 쪽에서는 줄곧 아무런 행동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강이한이 갑자기 서주로 불려 갔다.이것 때문에 박연준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것들도 다 철저하게 흐트러졌다.그래서 박연준이 서주로 돌아간 것도 십중팔구 정해진 일이었다!“그동안 우리는 주로 파리 쪽을 주의하면서 형이 시킨 일을 잘하면 돼.”유암의 말투는 별로 좋지 않았다.나염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응.”일이 이 지경까지 된 이상, 어두운 곳에 있던 것들은 마치 순식간에 들춰지는 것 같았다.그리고 그 속에 엮인 사람들은 그 누구도 혼자서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그럼, 이유영은?처음부터 모든 것에 휘말린 이 여자는 비록 오랜 시간 동안 아주 무사하게 이 속에 엮여있었지만 이번에, 그녀에게 어떤 반전이 일어날까요?...다른 한편, 유 아주머니는 아주 재빠르게 진영숙에게 연락했다. 그래서 한지음이 모리나 호텔에 돌아왔을 때, 반 시간 후 진영숙도 뒤따라 들어왔다.방안에는 한지음과 진영숙 두 사람뿐이었다.진영숙은 미간을 찌푸린 채 눈앞의 여윈 여자를 바라보며 눈 밑에는 일말의 연민이 스쳐 지나갔다. 근데 그것도 한순간뿐이었고 바로 사라졌다.진영숙은 원래 동정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강이한의 아버지가 돌아간 이후부터, 그녀의 세상에는 그저 강인함만 남았다.일말의 연약함도 남아있지 않았다.그녀는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이익의 계단에 올려놓고 완전하게 재벌 집 사모님의 행세를 하였다.그녀를 혐오하게 하면서도 경외하게 했다.“당신의 조건에 대답해 드리죠.”한지음은 진영숙의 방향을 보며 아주 평온하게 얘기했다.이 말을 들은 진영숙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이렇게 되면 우린 더 이상 서로를 귀찮게 안 해도 되잖아.”이 말에 안색이 새하얗던 한지음의 얼굴은 순간 더욱 창백해졌다!그랬다.한지음이라는 존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