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97화

작가: 진헤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3-28 19:00:00
이유영은 무슨 정신으로 스튜디오에 돌아왔는지 정신이 없었다. 조민정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돌아온 그녀를 보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지금쯤 공항에 있어야 할 분이 여긴 왜 왔어요?”

지금 발생하고 있는 모든 일의 시작은 강이한이었다. 이유영은 동교 사고도 그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건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아마 연관 부서에서도 그녀가 떠나는 것을 쉽게 허락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청하에 남아 있어야 한다.

“가요. 제가 바래다드릴게요. 다 잘될 거예요.”

오랜 시일을 정국진의 밑에서 일해왔기에 이유영의 지금 처지가 얼마나 위험한지 조민정도 모르지 않았다.

여기를 떠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이유영은 조민정의 확고한 표정을 빤히 바라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사무실에서 강성건설과 함께한 디자인 도면과 수치를 메모지에 필기했다.

강성건설과의 사업은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이었기에 모든 과정을 그녀는 혼자 참여했다. 그랬기에 설계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건 믿기지 않았다.

“어때요?”

“잠깐만 시간을 줘요.”

실수를 피하기 위해 이유영은 작은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았다.

조민정은 인상을 잔뜩 쓰고 있는 그녀를 보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대표님 디자인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닐 수도 있으니 너무 부담 가지지 말아요.”

“부담을 안 가질 수 없잖아요.”

이유영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사소한 문제라도 밝혀지면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강이한 대표가 이 모든 것을 주도한 걸까요?”

“맞든 아니든 어쨌든 우리 문제가 맞는지부터 확인해야겠어요.”

“네.”

그 말은 사실이었다.

다른 사람을 지목하거나 의심하기 전에 자신에게는 실수가 없었는지 제대로 확인해야 나중에 귀찮은 일을 피할 수 있었다.

그래서 작은 것 하나하나 다 대조한 뒤, 이유영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 쪽 문제는 아니네요.”

측량한 수치에 관해 이유영은 자신이 있었다.

만약 건축 현장에서 공사가 제대로 진행이 되었다면 절대 디자인 도면 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398화

    그쪽에서 더 이상 뭔가를 하지 않아도 이미 이유영에게는 곤혹이었다.차로 돌아가는 길, 이유영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역시 사람은 너무 급하게 위로 올라가면 안 되는 거였어.”그녀가 멀리 위로 올라가는 사이에 강이한은 그녀의 등에 비수를 꽂을 오만 가지 방법을 연구했다. 전에 아무것도 가진 게 없을 때는 그녀를 청하에서 쫓아 버리려고 안달하더니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반대되었다.그는 그녀를 청하에 고립 시키고 괴롭힐 작정이었다.“너무 안 좋게 생각하지 마세요. 회장님 쪽에 말씀드릴게요. 이번 일도 아마 대표님을 저격하고 벌인 일이 틀림없어요.”“그래요.”굳이 조민정이 말하지 않아도 그런 것쯤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비록 조사하는데 시일이 걸리겠지만 그 과정이 이유영에게는 힘든 과정이 될 것이다.조민정은 이유영을 데리고 바로 순정동으로 갔다.그녀가 돌아온 것을 본 집사가 반가운 얼굴로 다가왔다.“일단 올라가서 푹 쉬세요. 주방에 드실 것은 이미 챙겨놓았고 배고프시다면 지금 당장 주방으로 가셔도 됩니다.”“먹을 것 좀 챙겨서 서재로 올려주세요.”이유영이 말했다.지금 기분으로 잠이 든다는 것은 불가능했다.그녀의 세상이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흔들리고 있었다.회사와 작업실에 전부 문제가 생겼으니 스트레스 안 받는다고 해도 그건 거짓말이었다.그녀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재로 올라가는데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강이한이었다.“여보세요.”“꼭 서희한테 그렇게 해야겠어?”이유영은 눈을 질끈 감았다.동교 프로젝트와 크리스탈 가든의 위기의 배후에 그가 있다는 것을 떠올리자 온몸에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그녀는 치미는 분노를 참으며 차갑게 말했다.“죄가 있으면 감옥에 가는 거고 없으면 풀려나겠지. 나 할 일 많아.”단호한 거절에 강이한이 으르렁거렸다.“그래?”“강이한, 지금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정말 나와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조사가 나와봐야 하는 일이고 강서희의 상황은 나랑 달라. 그건 강서희가 실제로 했던 일이니

    최신 업데이트 : 2024-03-28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399화

    해외 사업을 가리키는 말이었다.전에는 몰랐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강이한의 토대가 얼마나 깊고 튼실한지 체감하게 되었다.불과 며칠도 안 되는 사이에 그녀의 신변에 이런 사고가 났으니 이유영은 오히려 정국진이 걱정되었다.“외삼촌 쪽은 아무 문제없는 거죠?”“당연하지.”“강이한이 외삼촌한테 뭘 하지는 않았죠?”“응, 그런 적은 없어.”이유영은 확답을 받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비록 이미 적이 되었지만 그녀를 증오한 강이한이 외삼촌에게까지 손을 뻗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한편, 수많은 증거가 코앞에 놓이자 강서희는 당황했다.은행 출금 기록과 시간 모두 맞아떨어졌고 진술로 비록 엄마 심부름을 갔다고 얘기는 했지만 확실한 증거를 제출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 보니 진술이 앞뒤가 맞지가 않아 오히려 혐의만 키운 꼴이었다.강서희는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었다.“변호사 불러주세요! 아니 우리 오빠 당장 여기로 오라고 해요!”“강서희 씨!”“난 아무것도 몰라요.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고요!”이 순간에 와서야 강서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이 모른다는 것밖에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하지만 이 사인들 강서희 씨 친필 사인이잖아요!”강서희는 말문이 막혔다.“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을 지셔야죠!”“몰라요, 난 정말 몰라요!”형사가 뭐라고 하든 강서희는 같은 말만 반복했다.지금은 기다리는 것 말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그녀는 자신의 오빠를 믿었고 그가 가진 힘을 믿었다. 그리고 진영숙도 자신을 경찰서에 보내고 절대 마음이 편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일단 버티기로 했다.다음 날 아침, 진영숙이 경찰서를 방문했지만 면회는 성사되지 않았다.어제 이유영의 전화를 받고 경찰서 앞에 방문한 기자들은 경찰서에 나타난 진영숙을 보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그리고 파고 파다 보니 강서희가 경찰서에 잡혀갔다는 정황도 입수할 수 있었다.이제 청하의 사람들은 모두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강서희가 잡혀간 이유에 대해 의논이 분분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3-29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400화

    “현재는 작업실에 틀어박혀 있고요.”이유영은 크리스탈 가든의 업무를 지현우에게 일임했다.전면적인 조사가 들어간 상태였고 소문이 진짜인지 사실인지는 시간이 증명해 줄 것이다. 크리스탈 가든 쪽에서는 사실 그리 급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그리고 오로라 스튜디오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동교 개발지역에서 일어난 인명 사고 때문에 이유영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만약 이번 사건이 그녀의 실책이라고 결론이 난다면 아마 이유영의 입지는 완전히 곤경에 처할 것이다.그래서 이유영은 일단 이 사건부터 착수하기로 했다.“동교 쪽은 어떻게 됐지?”강이한이 물었다.이시욱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강성건설 박청하 씨가 어제 돌아가셨습니다.”강이한의 주변으로 냉기가 싸늘하게 풍겼고 어느새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어제까지 그의 앞에서 이유영을 끝까지 돕겠다고 말하던 박연준이 이 사고를 겪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그가 상념에 잠겨 있는 사이, 핸드폰이 진동했다.발신자는 진영숙이었다.“여보세요.”“이한아,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 기사들 다 뭐야? 서희 그런 애 아닌 거 알잖아!”수화기 너머로 다급한 진영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침에 면회한다고 경찰서에 간 것뿐인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강이한도 물론 기사를 확인했으나 덤덤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제가 해결할 테니까 일단은 집으로 돌아가 있어요.”“하지만 서희가 안에 있는데….”진영숙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그녀는 강이한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계속해서 떠들었다.“너도 알잖아. 서희 데려오고 내가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지. 그런 애가 그 안에서….”어제까지도 혐의 없음으로 풀려날 줄 알았던 진영숙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어떻게 될지 눈앞이 캄캄했다.경찰 진술에서 무언가가 나온다면 강이한이 아무리 대단한 재주가 있어도 해결할 수 없을까 봐 조바심이 났다.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강서희는 어릴 때부터 품에 안고 키운 친자식과도 같은 존재였다.“알

    최신 업데이트 : 2024-03-29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401화

    이시욱은 상사의 주변에 풍기는 섬뜩한 기운에 하고 싶었던 말을 속으로 삼켜야 했다.강이한이 보기에 지금 이 상황에 이유영과 연관된 인물은 모두 무고하다고 볼 수 없었다.하지만 더 화가 나는 건 그렇게 심도 깊게 조사를 했는데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게 문제였다.이시욱은 두 사람 사이는 이제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한편 이유영은 오로라 스튜디오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에는 정국진의 인맥과 박연준과 협력했다는 명성 덕분에 그들에게 콜을 보냈던 회사들에서 분분히 나서서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이 문제는 조민정이 맡아서 진행하고 있었다.이유영은 사무실에서 수치를 자세히 대조하며 설계 도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한 뒤에야 힘이 풀려 그대로 의자 등받이에 머리를 기댔다.안으로 들어온 조민정은 창백한 얼굴의 그녀를 보고 커피 한잔을 타서 그녀에게 건넸다.“이거라도 좀 마셔요.”“그래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죠?”이유영이 물었다.조민정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우리한테 그리 우호적이지 못해요.”“지금 하고 있던 기획들도 협력사에서 대부분이 계약 해지를 요청했어요.”“해지해요.”이유영이 말했다.지금 상황에 그들을 잡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조민정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는 수밖에 없겠군요.”며칠 전까지 잘나가던 스튜디오가 잇따른 계약해지로 처음 사무실을 계약했을 때처럼 한산해졌다. 이게 모두 동교 개발 현장의 사고로 시작된 연쇄 반응이었다.현재 정부에서 개입하여 적극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고 이유영은 자신과 연관이 없다고 결론이 나오기를 바라기만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만약 정말 뭔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 여기 연루될 회사가 수도 없이 많았다. 가장 큰 피해자는 아마 박연준의 강성건설일 것이다.핸드폰 진동음이 울리자 이유영은 조민정에게 나가라고 눈짓했다.조민정이 밖으로 나간 뒤에야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이제

    최신 업데이트 : 2024-03-30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402화

    “당신이 한 일 때문에 소은지가 대가를 치를 수도 있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해?”“뭐라고?”“소은지 지금쯤 검찰에 잡혀 갔을 거야.”이유영은 갑자기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강이한이 계속해서 말했다.“의뢰인에게 부당한 뇌물을 받은 변호사라. 아마 변호사 인생은 이거로 끝이지 않을까?”“은지는 그런 사람 아니야!”이유영이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이건 명백한 모함이었다.“강이한, 이렇게 비열한 사람이었어?”“당신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당신 덕분에 당신 절친 소은지는 평생 직장을 잃게 생겼네?”차가운 냉기가 이유영의 손끝을 타고 온몸으로 퍼졌다.그녀는 재차 그 숨막히는 느낌을 느껴야 했다.“강이한!”“서희 무사히 나오면 소은지도 무사할 거야. 서희 못 나오면 소은지도 서희랑 손잡고 감옥에 들어가겠지.”이 순간 이유영의 분노는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이유영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소은지가 그녀에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것이다.소은지는 자기가 고생해도 절대 이유영에게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한 적 없는 소중한 친구였다.매번 그녀가 힘들 때 옆에 있어준 사람도 소은지였다.그런데 그런 사람을 강이한이 인질로 잡고 협박하고 있었다. 이유영은 소은지의 결백을 믿었다.다만 강이한이 동생을 살리기 위해 완전히 미쳐버렸을 줄이야!“강이한, 강서희 사랑해?”사랑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하지 못할 것이다.그는 처음부터 결혼하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차라리 강서희와 결혼했더라면 그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강서희 당신 사랑한대. 차라리 강서희랑 결혼하지 그랬어? 그러면 강서희도 그런 비열한 짓까지 해가며 날 모함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이유영에게 있어서 강이한과 강서희는 똑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었다.어차피 둘 다 비열한 인간이고 서로가 아닌 누구랑 결혼해도 상대를 해치는 괴물 같은 존재가 그들이었다.“이유영, 너 지금

    최신 업데이트 : 2024-03-30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403화

    그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이 여동생에게 그만큼의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그러니 더 이상 조사할 필요도 없었다.조사해서 증거를 들이밀어도 소은지에게 했던 것처럼 그녀의 주변 사람에게 손을 뻗칠 것이다.전화를 끊은 그녀는 지현우에게 전화를 걸어 아까 했던 말을 반복했다.실망이 아니라 절망이었다.내려놓고 지금 상황을 똑바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강이한 앞에 그 어떤 증거를 가져다줘도 그는 쳐다도 보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강서희에 대한 강이한의 믿음은 견고했다.그리고 이유영에 대한 불신도 마찬가지였다.한치의 믿음도 주지 않는 사람 앞에서 아무리 많은 증거를 가져다준들 주변 사람만 피해를 볼 뿐이었다.강서희에 대한 강이한의 믿음은 이미 광인의 수준에 도달했다.그날 오후, 이유영은 직접 경찰서를 찾아가 소은지와 면회하고 보석금을 지불했다.경찰서를 나온 소은지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아마 그녀 역시 오늘 이 난리가 난 게 강이한의 걸작이라는 것을 눈치챈 모양이었다.“유영아, 그 인간은 나쁜 사람을 넘어서 변태야. 앞으로 너 그 인간 용서하면 나 네 앞에서 죽어버릴 거야.”소은지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조금이라도 남았던 강이한에 대한 호감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쓰레기도 이런 쓰레기가 없었다.이유영은 생수를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우리 사이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어. 나랑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용서하고 말고가 어디 있겠어.”“너….”소은지는 착잡한 표정으로 이유영을 바라보았다.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그 말을 하는 친구가 안쓰러운데 그 어떤 위로도 해줄 수 없어서 마음이 아팠다.과거에 이유영이 얼마나 이 남자를 사랑했는지 알기에 지금 그녀가 얼마나 힘들지 짐작할 수 있었다.그리고 이유영이 바라는 것은 더 이상 강이한과 엮이지 않는 것이었다.“유영아, 사실….”“내가 미안해.”“그래서 강이한한테 지금 어떤 감정인데?”“제거해야 할 적.”가장 적절한 표현이었다.강이한이 아직 그녀의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그가 자꾸만

    최신 업데이트 : 2024-03-3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404화

    “넌 어떻게 하고 싶은데?”“걱정 마. 방법이 생기겠지.”강서희는 결국 정상적인 방법으로 처벌할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이유영도 곱게 강서희를 용서할 생각은 없었다.소은지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친구를 바라봤다.“그래도 네가 이렇게 결심을 내려주니 안심은 되네.”그녀는 친구가 드디어 10년의 사랑을 내려놓고 일어서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며 약간의 위로를 받았다.“은지야.”“응?”“파리에 외삼촌 명의로 된 로펌이 있어. 너 그쪽으로 건너가.”“이유영!”“이 작은 청하시에서 높이 올라가봐야 얼마나 올라가겠어? 네 미래를 위해서라도 그쪽이 더 나아!”소은지는 당혹스러운 얼굴로 이유영을 바라봤다.아마 이유영은 강이한의 미친 모습을 보고 혹시라도 친구가 다칠까 봐 멀리 보내려는 게 분명했다.그리고 이유영과 강이한의 전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다.“내가 그쪽에 모든 걸 준비해 놓을게. 지금 당장 떠나.”“안 가.”소은지는 고개를 저었다.“네가 안 가는데 내가 거길 왜가?”이유영이 모든 걸 내려놓았다는 걸 알지만 강이한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혼자 두고 갈 수는 없었다.그가 어떤 인간인기 겪어본 사람으로써, 강서희가 얼마나 미치광이인지 아는 사람으로써 절대 친구를 혼자 두고 갈 수 없었다.“너 걱정돼서 못 가. 이러다가 너 쓰러질까 봐.”“그게 무슨 소리야? 몸싸움하는 시대도 아니고.”긴장했던 분위기가 소은지의 말에 조금 풀어졌다.“어쨌든 안 가.”“강성건설 사건이랑 크리스탈 가든 문제가 해결되면 나도 그쪽으로 갈 거야.”이유영은 진지한 표정으로 소은지에게 말했다.“그때 가서 우리 같이 파리에서 살자. 어때?”지금 상황에서 무조건 소은지를 밖으로 내보내야 했다.소은지는 이유영의 눈에서 집착을 보았다.친구를 곤란하게 하기 싫었기에 결국 소은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그럼 나랑 약속해. 강이한이랑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화해하지 않겠다고!”“그건 걱정 마!”이유영이 웃으며 말했다.한번 죽은 걸로 족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3-3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405화

    공항에서 나온 이유영은 지현우의 연락을 받고 회사로 향했다.안으로 들어가자 진영숙이 벌써 도착해 있었다.“유영아.”이렇게 많은 사고가 발생했는데 진영숙의 호칭은 평소 그 어느 때보다 살가웠다.안내 데스크 직원이 불안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대표님, 이 분이 대표님을 꼭 만나야 한다고 하셔서요.”이유영의 출근 시간은 정해진 게 아니었고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기다린다고 하는 사람을 만나면 굉장히 곤란했다.하지만 상대가 세강의 큰 사모님이었기에 아예 내쫓을 수도 없었다.아무리 안 좋은 기사가 요즘 돌아다니고 있다고 해도 일반 직장인이 재벌을 상대로 강경하게 나갈 수는 없었다.이유영은 괜찮다고 손짓하고는 싸늘한 눈으로 진영숙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래서 무슨 일로 찾아오셨죠?”“서희가 너한테 잘못한 걸 알아….”진영숙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전에 본가에서도 너희 둘 사이가 안 좋았던 거 알아. 하지만 그건 내가 처신을 잘못해서 그런 게 커. 서희는 무고해.”“아마 한순간 충동으로 그런 일을 한 것 같은데 이만 용서해 주는 게 어떠니?”이유영은 덤덤한 얼굴로 진영숙을 바라보았다.이렇게 보면 강서희를 향한 진영숙의 사랑도 진짜였다.강서희가 처음부터 세강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것도 아마 진영숙의 사랑 덕분이었을 것이다.안타깝게도 강서희는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이었다.이유영이 세강의 며느리로 있을 때도 강서희는 둘만 있을 때 굉장한 적의를 드러냈다. 그때는 가족이라 까발리기 싫어서 가만히 있었지만 지금은 참아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강서희 집으로 돌아갔을 거예요.”“도… 돌아갔다고?”“네.”“내가 서희 대신해서 사과할게. 이한이랑은 절대 이번 일로 멀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진영숙은 여전히 이유영이 가진 배경에 대해 굉장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기사에서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어대는데도 모르는 척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대단했다.‘이런 사람이니까 그 까다로운 노부인 눈에 들었겠지.’이유영이 말했다.“사과는 됐고 정정

    최신 업데이트 : 2024-04-01

최신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3화

    강이한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소문으로만 듣던 ‘염 선생’을 만나러 간 것이다.그 시간 동안 우지와 우현은 휴대전화를 빌리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찾아다녔지만, 아무 소득도 없었다. 강이한답게 이미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아침에 나갈 때부터 강 선생님의 사람들이 우리를 감시했어요. 외부 사람들과 연락할 기회가 전혀 없었어요.”우지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강이한이 이유영을 둘러싼 모든 외부 연락을 완벽히 차단하려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이유영은 어둠 속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눈앞이 캄캄한 데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우지가 이유영을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아가씨.”“네?”“적어도 부인께는 아가씨 소식을 전해드려야 하지 않을까요?”임소미를 말하는 것이었다.우지와 우현은 임소미가 이유영을 얼마나 아끼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누구보다도 가장 애타게 이유영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확실했다.아이를 잃은 뒤로, 임소미는 긴 세월을 고통 속에서 보냈다.그리고 현재 이런 상황까지 겹쳤으니, 임소미의 심정이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할지는 뻔한 일이었다.이유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네.”이유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강이한에게 할 말은 이미 다 했지만, 그 남자는 끝내 뜻을 굽힐 생각이 없어 보였다.“밖에 비가 아직도 오고 있나요?”“네.”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우지의 대답을 듣고 나니 우천시의 비가 얼마나 지독한지 새삼 실감이 났다.이유영은 어둠 속에서 조용히 빗소리를 듣고 있었다.빗소리는 복잡하고 어지러웠던 마음마저 차분히 가라앉히는 힘이 있었다.강이한이 돌아왔을 때, 이유영은 처마 아래 놓인 의자에 앉아 있었다.우지가 걸쳐준 망토를 두른 채, 조용히 비가 오는 풍경과 녹아든 모습이었다.강이한의 몸에서는 축축한 빗물 냄새가 났다.강이한이 다가오자마자 이유영은 그 냄새를 감지했고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이런 자신의 반응이 너무 싫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2화

    이곳이 싫어진 이유가 강이한과 함께 있기 때문일까? 한때는 이런 곳에서 강이한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게 꿈이었던 적도 있었다.“우지를 불러줘!”이유영은 강이한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을 이제는 견딜 수 없었다.이유영은 이 모든 것을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강이한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아까 말했잖아. 우지랑 우현은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러 나갔어. 여기 지역은 아침으로 특산 요리가 많거든, 그래서 주방에는 따로 요청하지 않았어.”“...”이유영은 잠시 말을 잃었다.그리고 그저 조용히 앉아 있었다.하지만 이유영의 이 침묵과 순응은 강이한이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이유영은 차라리 말없이 기다리는 쪽을 택했고 절대로 강이한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예전에 아무리 바쁜 아침을 보냈어도 강이한은 이유영이 아침에 어떤 루틴을 따르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내가 화장실까지 데려다줄게.”“필요 없어.”이유영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이러면 몸에 좋지 않아. 그냥 가자.”이유영은 더 이상 강이한과 실랑이를 벌이기 싫어 화제를 돌렸다.“네가 우지 씨와 우현 씨의 핸드폰을 가져갔지, 그렇지?”강이한은 잠시 멈칫했지만 솔직하게 대답했다.“그래.”“부모님께 내가 어디 있는지는 알려드리는 게 맞지 않아?”이유영의 마음속에는 이미 분노가 쌓여 있었다. 어젯밤 우지가 했던 말을 떠올리자, 감정은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터질 것 같았다.강이한은 여전했다. 여전히 타인의 감정은 조금도 배려하지 않았다. 한지음을 위해 이유영에게 어떤 짓까지 했는지, 그 기억은 이제 이유영에게 있어서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고통이 되었다.하지만 강이한은 태연하게 말했다.“이미 쪽지를 남겼어. 네가 눈 치료를 받으러 갔다는 건 부모님도 알고 계실 거야.”“...”“치료가 끝나면 집으로 데려다 줄 거야.”이유영은 강이한의 말을 듣고 차갑게 숨을 몰아쉬었다.“그러니까 지금 우리의 모든 행방을 전부 숨겼다는 거잖아?”이유영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1화

    다음 날 아침, 이유영은 지붕 위에서 여전히 똑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다. 밤새 내리던 비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옆에서 느껴지던 온기 역시 그대로였다. 이유영이 움직이는 기척을 느낀 강이한이 살짝 안으며 말했다.“깼어?”“당장 떨어져!”어젯밤, 도저히 피할 수 없어 잠들었지만, 이 남자는 대체 어디서 이런 뻔뻔함이 나오는 걸까? 이유영이 몸을 움직이려 하자 강이한의 큰 손이 이유영의 손을 단단히 감싸며 태연하게 말했다.“움직이지 마. 춥잖아.”이불 밖으로 팔을 뻗자 싸늘한 한기가 순간적으로 스며들었다.우천시는 여름에 오면 굉장히 쾌적하다고 한다. 전통 가옥은 단열 효과가 뛰어나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했다.강이한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이유영의 짜증과는 반대로 강이한의 목소리에는 묘하게 부드러운 인내심이 배어 있었다.강이한은 마치 오랜 시간 이런 순간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이 시간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았다.하지만 이유영은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일어날래? 내가 옷 입는 거 도와줄게!”“우지 씨를 불러.”시야를 잃은 이유영의 성격은 예전보다 한층 더 예민해져 있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여전히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있었으니, 이유영의 화가 터질 수밖에 없었다.강이한은 태연히 대답했다.“우지와 우현은 나갔어.”나갔다고? 말도 안 돼!우지는 이유영이 강이한과 단둘이 있기를 꺼린다는 걸 잘 알았기에, 늘 둘 중 한 명은 곁에 남아 있으려 했다.“강이한!”그러나 강이한은 이유영의 화난 기색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듯 여유롭게 말했다.“일어나기 싫으면 그냥 나랑 조금 더 누워 있어.”“...”이유영은 비록 자신의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강이한의 농담 섞인 말에 자신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은 강이한이 옷을 입혀주는 것을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갑작스러운 상황 같았지만 강이한은 의외로 철저히 준비해 온 듯했다.강이한은 이곳의 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0화

    임소미가 자리를 비운 서재.정국진은 여진우와 마주 앉아 깊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이번 일, 넌 어떻게 보니?”이유영을 데리고 간 강이한에 대한 이야기였다.여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이번에는 정말 모든 걸 내던졌네요.”이유영을 위해 강이한은 정말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강이한이 이유영을 데리고 정확히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 서주의 상황이 이런 와중에 이유영을 데려간 것을 보면 강이한의 마음속에서 이유영이 차지하는 자리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둘 사이의 시작은 ‘연서’라는 이름의 여자로 인해 엮였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과정은 완전히 변질되었다.이유영은 이미 강이한의 마음속에서 그 여자의 그림자가 아니었다.정국진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업보지.”이게 업보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일이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두 사람은 끝내 서로를 놓지 못했다. 이러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월이가 하루 종일 엄마를 찾더라.”정국진은 월이의 이야기를 하며 눈빛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강이한이 과거 이온유를 위해 모든 것을 던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강이한이 서주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유영을 데리고 치료를 받으러 갔다고 해도 아버지로서 강이한을 용서하기는 쉽지 않았다.“곧바로 찾아내겠습니다.”여진우는 결의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정국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응, 최대한 빨리 찾아야 해.”임소미가 생각했던 것처럼, 정국진 역시 아버지로서 이유영이 강이한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이 앞섰다.이유영은 강이한 옆에서 한 번도 편안했던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그러니 어떻게 마음을 놓을 수 있겠는가?우천시.비가 내리고 있었다.전통 가옥의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소리가 밤공기 속에 은은하게 울렸다. 그 빗소리는 묘하게도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했다.우지와 우현은 이유영의 옆방에 있었다. 이유영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달려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이유영이 처음에는 괜찮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89화

    강이한은 조용히 이유영을 방으로 데려다주었다.방 안에서는 이미 우지와 우현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이한이 문밖으로 나가자, 이유영이 차분히 물었다.“연락해 봤어요?”정국진과 임소미와의 연락을 의미했다.“아가씨, 모르셨나요? 우리가 여기로 올 때 강 선생님이 우리의 휴대폰을 전부 통제하셨어요!”이유영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무슨 뜻이에요?”조금 전까지 차분하던 이유영의 표정은 우지와 우현의 말을 듣는 순간 다시 굳어졌다.강이한, 제정신이 아니구나!우지가 말을 이었다.“강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아가씨의 눈이 나아질 때까지는 외부와의 연락을 금지하라고 하셨어요!”이유영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이 강이한!이게 대체 뭐야? 늘 그랬듯이 언제 어디서든 자기 멋대로 하겠다는 거야?지금 상황에서 강이한이 정말 몰래 이유영을 데려온 거라면 백산 별장 쪽에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게 뻔했다.그렇다면 부모님 쪽은...!이유영이 생각했던 대로였다.아침부터 지금까지, 임소미와 정국진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특히 임소미는 계속해서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정국진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이때, 여진우가 돌아왔다.임소미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어때? 소식 있어?”‘소식’은 이유영의 행방에 관한 것이었다. 임소미는 하루 종일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애초에 강이한은 그들에게 신뢰를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게다가 강이한이 이유영을 데려갔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임소미와 정국진은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더욱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강이한 옆에 있으면 사건 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말이다.“없어요.”하지만 여진우가 가져온 소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그 말은 임소미의 이미 조마조마했던 마음을 더 불안하게 했다.“어떻게 없을 수가 있어?”강이한이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갖춘 거라도 된다는 말인가? 사실 강이한이라는 인물은 누구에게나 항상 베일에 싸여 있었다.임소미의 초조함은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여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88화

    전생에서 이유영은 손을 뻗기만 하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곤 했다. 지금의 상황은 어떨까?어둠이 여전히 두렵고 무섭지만, 전생의 기억 탓인지 어딘가 익숙하기도 했다.어둠 속에서 보낸 시간이 길었던 덕분일까? 기본적인 생활은 오히려 이유영이 가장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그런 이유영을 바라보며 강이한의 마음은 아픔으로 물들었다.강이한은 깊은숨을 고르며 조용히 말했다.“내가 참을성이 부족한 게 아니야. 지금은 이런 문제를 다룰 때가 아니야.”“...”“네 눈을 치료하고 나서, 우리 사이의 문제는 네 뜻대로 해결해.”강이한의 말은 하나하나 무겁고 또렷했다.이유영의 뜻대로?“나는 너를 천 번이라도 갈기갈기 찢고 싶을 만큼 증오해.”“좋아. 그럼 내가 칼을 네 손에 쥐여줄게. 어때?”그렇게 하면 되는 걸까? 이렇게 하면 이유영이 치료에 협조해 줄까?“...”온몸이 얼어붙은 듯했고 답답했던 가슴은 더욱 숨이 막혔다.강이한의 말은 언제나 마치 주먹을 솜에 내리친 듯 공허하고 숨 막히게 했다.“흥.”이유영이 더는 따지지 않자 강이한은 안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이유영의 시력 문제였다.다른 문제는 모든 것이 해결된 뒤에 이유영의 뜻에 따라 다시 다뤄도 늦지 않았다.저녁 식사가 끝났다.이유영은 작은 그릇을 내려놓으며 살짝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음식들은 이유영의 입맛에 잘 맞는 듯했다.강이한은 이유영의 표정을 보고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이유영은 사실 음식에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었다. 이유영과 함께했던 시간 동안에도 강이한은 이유영의 입맛에 맞추느라 많은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생각하기만 하면 답답한 마음에 참을 수 없었다.그때 이유영이 물었다.“언제 돌아갈 거야?”이유영의 물음은 여전히 단도직입적이었다. 강이한과 이곳에서 더 오래 머물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전하고 있었다.강이한은 잠시 망설인 뒤,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네 눈이 회복되면, 그때 떠날게.”이유영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87화

    과거의 강이한에게는 이유영과 함께 이런 여유로운 장소를 찾을 시간이 없었다.이유영은 음식을 특별히 거부하지 않았다. 파리로 돌아갔을 때, 그곳 음식이 전혀 입에 맞지 않았던 기억이 있었다.그 후 서주에 머물던 동안에도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했지만, 다행히 박연준이 정성을 다해 챙겨줬다.한지음과 이온유가 없을 때는 강이한의 관심이 온전히 이유영에게 향했었다.하지만 그 둘이 함께 있었을 때는 이유영은 그저 강이한의 남는 관심을 겨우 받을 뿐이었다.이유영은 문득 생각했다.“얼마나 됐지?”이유영의 예기치 않은 질문이 강이한의 가슴을 세차게 조였다.강이한은 이유영의 질문의 의미를 곧바로 알아챘다.“유영아, 미안해.”강이한의 목소리는 낮고 진중했다.강이한은 최근에서야 깨달았다.자신이 얼마나 이유영을 외면해 왔는지를. 연서의 사건이 터진 후, 강이한은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지나간 감정.이 단어는 언제나 무겁게 느껴진다.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들은 지나간 감정이 상처를 더 깊게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그러나 그가 이유영과 함께했던 과거를 떠올릴 때마다 그것은 상처투성이였을 뿐이다.“흥!”이유영은 강이한의 사과에 차가운 냉소로 응답했다.유천의 음식은 대체로 매콤한 편이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의 눈 상태를 염려해 매운 음식을 철저히 배제했다. 대신 음식을 담백하고 특별하게 준비했는데 그럼에도 맛있는 요리였다.저녁 식사.테이블에는 이유영과 강이한 단둘만이 있었다.“우지 씨는?”이유영은 식당에 들어오자마자 우지와 우현의 부재를 눈치챘다.“장거리 이동으로 피곤했을 것 같아 따로 식사하게 했어.”이유영은 강이한의 대답을 듣고 더 차갑게 굳어갔다.강이한은 이유영의 이런 태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보였다.“이 국물 좀 먹어봐. 족발이 들어갔지만, 전혀 느끼하지 않아. 너 예전에 이거 먹고 싶다고 계속 말했잖아.”이유영이 우천에서 먹고 싶다고 했던 음식은 아주 많았었다. 다만 한 번도 실현된 적이 없었다.이유영은 손을 뻗었다.강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86화

    차에서 내릴 때, 강이한이 자연스레 이유영을 안으려 손을 뻗었지만, 이유영의 단호한 목소리가 먼저 울려 퍼졌다.“우지 씨.”“네, 아가씨.”강이한의 손이 닿기 전, 우지가 서둘러 다가와 이유영의 곁에 섰다. 우지는 이유영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고 차에서 내리도록 도왔다.이유영은 귀를 기울이며, 주변의 적막함과 선선한 바람 속에서 지금이 밤임을 직감했다.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공기는 차갑지 않고 오히려 기분 좋게 부드러웠다. 어디선가 은은한 꽃향기가 풍겨왔다. 어떤 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향기는 달콤하면서도 상쾌했다.입구에서.우지와 우현이 이유영을 부축하며 말했다.“아가씨, 조심하세요. 문턱이 있어요.”문턱? 강이한이 데려온 곳은 대체 어떤 곳일까? 이유영의 마음속에 의문이 떠올랐다.집 안에 들어서자 은은한 나무 향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그리고 은은한 페인트 냄새도 섞여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냄새였지만 기분 나쁘지 않고 오히려 안정감을 주는 향이었다.“선생님, 돌아오셨군요.”집사가 다가와 공손히 강이한에게 인사했다.강이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분간 여기서 머물 거예요.”“예,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집사는 공손히 대답했다.강이한은 이미 도착 전에 이곳을 정리하도록 지시했던 듯했다.전통 가옥의 집은 제대로 청소하고 정돈해야 비로소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었다.집사는 강이한과 이유영을 방으로 안내했다.우지는 정원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집은 크지 않았지만 아늑했고 작은 정원에는 소나무와 대나무가 심겨 있었다.그 덕분에 공기마저 더 상쾌하게 느껴졌다.이유영은 방 안에 들어와 단단한 나무 의자에 앉으며 손끝으로 그 감촉을 느꼈다.이곳 환경에 궁금했다.“우지 씨.”“네, 아가씨. 물 드실래요?”“여기는 어디예요?”이유영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조용히 물었다.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환경은 이유영에게 항상 큰 공포를 주었다. 주변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은 참기 어려웠다.“여긴 전통 가옥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85화

    그 한마디가 떨어지자, 차 안의 공기가 한순간 얼어붙었다.차 안에 있던 강이한과 이유영 외의 모든 사람, 특히 우지와 우현은 숨조차 삼가며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았다.모두가 이유영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을 선명히 느꼈다.강이한도 마찬가지였다. 연서라는 사람이 강이한에서 어떤 존재인지, 그 문서를 보게 된 이유영도 잘 알고 있었다.연서는 강이한에게 있어 한지음이나 이온유보다 훨씬 더 중요한 존재였다.그 오랜 세월 동안, 강이한은 오늘 처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입 밖에 내었다. 그만큼 그 이름은 강이한의 마음속 깊이 봉인된 듯한 존재였다.그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마다 그는 견딜 수 없는 고통에 휩싸였다.그 이름만 떠올려도 그의 가슴은 터질 듯한 고통으로 무너졌다.그리고 지금, 연서의 이름을 다시 언급하자 강이한의 마음은 다시금 옥죄어왔다.연서...“하하.”이유영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은 차가운 비웃음이었다.그 비웃음은 강이한의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했다.“유영아...”“강이한, 만약 연서가 아직 살아 있다면, 그 여자가 너에게 날 죽이라고 하면, 너는 그렇게 할 거야?”“...”강이한은 자신에게 묻고 있었다. 하지만 이유영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한지음을 위해서도 이유영에게 그렇게 잔혹하게 굴었던 강이한이다. 만약 그것이 연서라면? 이유영에게는 대답할 필요도 없었다.이유영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그 태도는 강이한의 숨을 더 답답하게 만들었다.“유영아, 사실은...”“그럴 거야, 맞지?”“아니!”강이한은 고개를 저었다.그러나 그의 부정에도 이유영의 냉소는 더욱 짙어졌다.“한지음을 위해서 넌 강무혁을 감옥에 보냈잖아. 연서는 한지음보다 훨씬 중요한 존재 아닌가?”지금 와서 아니라고? 누가 믿겠는가!강이한은 몸이 굳어버렸다.강이한이 무언가를 말하기도 전에 이유영은 다시 입을 열었다.“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의미 없어.”“홍문동 그 화재에 대해 난 전혀 몰랐어!”이유영이 예전에 말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