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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이유영은 음울한 어투로 말했다.

“됐어. 뭐 아쉬울 게 있다고 그런 표정을 지어? 그냥 마음에서 지워버려.”

소은지가 다가와서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

그녀는 여전히 이유영처럼 착하고 예쁜 사람은 사랑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었다.

나쁜 건 강이한이었다.

“내 표정이 뭐가 어때서. 다만 경험자로서 말하는 건데 남자가 말 몇 마디 예쁘게 한다고 절대 넘어가지 마!”

“당연하지.”

소은지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

이유영의 처지를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써 남자와 사랑이 얼마나 믿음직스럽지 못한지 처절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소은지는 사랑을 위해 목숨마저 던지는 사람들을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부류였다.

이유영은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박연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이한이 사람 열 명이 죽은 것이 그녀 때문이라고 했던 말을 생각하면 지금도 부아가 치밀었다.

건축 디자인을 배우면서 관련 법률 사항도 엄격히 배웠고 규정을 위반했을 시 따르는 위험 부담도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100퍼센트 확신할 수 없어서 조바심이 났다.

수화기 너머로 진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그런데 누구시죠?”

박연준이 아닌 낯선 목소리였다.

“혹시 이 대표님?”

“네, 저예요.”

“저희 대표님은 지금 병원에 계십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에 유영은 가슴이 철렁했다.

“무… 무슨 일 있었나요?”

“아가씨가 입원하셨어요.”

이유영은 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박연준과 강성 오너 일가의 가족관계에 대해 그녀는 깊이 아는 게 없었다.

아직 그 정도로 친해진 사이도 아니었고 박연준도 그녀에게 가족에 관해 얘기한 적이 없었다.

“어디 병원이죠? 지금 갈게요.”

“중심 병원이요.”

“알겠습니다.”

이유영은 신속히 전화를 끊었다.

수심에 잠긴 그녀의 얼굴을 보고 소은지가 앞으로 다가서려는데 이유영은 곧장 다른 곳으로 전화를 걸었다.

지현우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사무실로 좀 와주세요.”

“네.”

잠시 후, 지현우가 안으로 들어오더니 공손히 그녀의 앞으로 다가와서 섰다.

이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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