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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그녀는 한 번도 진정으로 그의 세상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그들의 결혼은 그녀 인생의 가장 큰 실패였다.

그는 한번도 유영의 안식처가 되어주지 않았다. 한 달에 수천만 원의 용돈을 받으며 다른 여자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정작 유영은 행복하지 않았다.

“당장 지금 하려는 거 멈춰.”

“싫어!”

“이유영!”

“증거가 눈앞에 있는데도 당신은 믿지 않는구나. 하지만 경찰도 과연 당신처럼 멍청할까?”

오늘 그녀가 가지고 온 증거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는 그녀가 그 증거들을 경찰에 제출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두 사람의 숨막히는 기싸움이 이어졌다.

남자가 거의 폭발할 때쯤, 유영이 말했다.

“한지음 사고에 대해 경찰 쪽에서는 계속 추적하고 있었어. 아마 내가 증거를 가져가면 아주 좋아할걸? 어떻게 생각해?”

“감히!”

“뭘 위해서 나한테 하지 말라고 협박하는 거야? 일이 귀찮아질까 봐? 아니면 사실은 당신도 강서희에 대한 믿음이 그렇게 확고하지 않은 거 아니야?”

공기마저 얼어붙었다.

전에 진범이 강서희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도 유영은 한 번도 이렇게 그의 앞에서 주장을 펼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이 남자에게 명확히 진실을 말해주고 싶었다.

더 이상 없는 죄명을 뒤집어쓸 이유가 없었다.

“꼭 그렇게 해야겠어?”

“경찰에 증거만 제출할 뿐이야. 진범이 누구든 상관없어. 강서희가 아니라면 무사하겠지.”

유영이 또박또박 말했다.

남자는 그녀를 놓아주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후회하지 마.”

“우리 사이에 그런 얘기하는 게 웃기지 않아? 후회라면… 당신을 만난 걸 후회해.”

그 말을 끝으로 유영은 걸음을 돌렸다.

그랬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강이한을 만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했고 이렇게 될 거면 왜 자신에게 한번의 삶을 더 주었는지 하늘을 탓했다. 차라리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강이한을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면 아마 세상을 유람하며 자유로운 삶을 살았을 것이다.

결국 한번의 삶을 더 얻었지만 여전히 이 남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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