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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그녀의 처연한 눈빛과 얼굴에 진하게 남은 손자국을 보고 남자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앞으로 다가가려고 했지만 억지로 참아냈다.

마음속에서 어떤 소리가 또 울리고 있었다. 그의 영혼이 울고 있었다.

‘이유영한테 그러면 안 돼! 그만 멈춰!’

하지만 결국 분노가 그 소리를 완전히 잠재우고 말았다.

“이유영, 이건 시작일 뿐이야. 당장 내 앞에서 꺼져!”

그녀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나는 분명히 떠난다고 했는데 온갖 방법을 써서 나를 이 홍문동에 묶어두려고 하던 사람이 이러니까 우습네.”

결국 이렇게 되는 걸까.

강이한의 세상에서 그녀의 존재는 이렇듯 하찮은 존재였다. 그가 원하면 언제든지 부를 수 있는 애완동물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가 기분이 나쁘면 언제든지 꺼지라고 명령할 수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유영은 그의 앞으로 다가가 귀뺨을 날렸다.

그녀는 음침하게 굳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나한테 한 거 돌려준 거야. 당신은 나를 때릴 자격도 없어!”

말을 마친 그녀는 고고한 모습으로 등을 돌렸다.

강이한은 화가 나서 퍼렇게 굳은 얼굴로 그녀를 따라가려다가 핸드폰이 울리며 걸음을 멈추었다.

“여보세요.”

“이한아, 서희가 경찰에 잡혀갔어!”

“어떻게 된 거예요?”

“이유영이야. 서희가 이유영이랑 박연준이 같이 있는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바람에 신고가 들어가서….”

수화기 너머로 진영숙의 조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이 강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서희가 잡혀간 상황이었다.

“알겠어요.”

강이한은 다급히 전화를 끊고 유영을 향해 소리쳤다.

“거기 서!”

유영은 싸늘한 얼굴로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고개를 당당히 들고 문 앞에 서서 그에게 물었다.

“아직도 볼일이 남았어?”

“서희 경찰에 신고한 사람, 너야?”

“그래.”

유영은 여전히 싸늘한 목소리로 답했다.

말이 끝나기 바쁘게 뒤에서 거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등 뒤에 다가온 강이한이 그녀의 어깨를 잡고 억지로 돌려세웠다.

분노를 담은 두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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