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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형, 그 여자가 사람을 죽였다고!”

배준석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처음으로 보는 그의 분노에 강이한은 가슴이 철렁했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 배준석은 어떤 일이 있어도 웃으며 흘려 보내는 사람이었다.

그만큼 이 일이 그의 한계를 건드렸다는 증명이었다.

그가 모든 시간과 정력을 들여 찾고 있던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가 얼마나 절망했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생기가 넘치지 않았고 뼈를 에이는 것 같은 차가움이 자리를 잡았다.

“네 마음 이해해. 하지만 지금 이 서류들만으로 속단할 수는 없어.”

강이한은 사건의 진실을 전부 파헤치기 전에 일단 배준석을 진정시켜야 했다.

배준석은 실망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 그 여자 편을 드는 거야?”

강이한의 마음도 무거웠다.

배준석이 계속해서 말했다.

“그래. 형에게는 정말 중요한 여자지. 한지음이 시력을 잃었는데도 그 여자 머리털 하나 건드리지 않고 지금까지 무사하잖아?”

강이한의 두 눈에 싸늘함이 스쳤다.

잠시 숨을 고른 그가 말했다.

“네가 많이 힘들고 절망적인 거 알아. 이 일은 내가 조사할게. 나한테 맡겨!”

“그 여자가 진범이 맞다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배준석이 물었다.

그랬다. 진범이 맞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이한은 온몸에 혈액이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가슴이 혼란스럽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최근 그는 유영의 신변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었다. 사건의 실마리가 잡히기도 전에 배준석의 신변에 이런 일이 생겼으니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형, 한지석은 형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었어. 그런 사람의 유일한 동생이 한지음인데 형은 한지음을 위해 뭘 해줬지?”

“부부 관계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이 사단을 만든 것도 형이야. 이유영 그 여자의 두꺼운 가면을 알아보지 못한 것도 형의 책임이고! 그 여자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납치해서 수술을 진행하지 못하게 만들었어! 어쩌면 유 선생도 그 여자가 매수한 사람일 수도 있다고!”

강이한은 매서운 눈으로 배준석을 노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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