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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비겁한 자식!’

유영이 말했다.

“외삼촌, 저한테 생각이 있어요.”

유영은 정국진에게 계획 전부를 얘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그래도 대략적인 방향은 알려야한다고 생각했다.

정국진은 그녀의 생각을 듣고 바로 의도를 알아챘다.

“알았어. 크리스탈 가든의 문제도 해결되었으니 네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해. 하지만 회사에 영향주지 않는 한도 안에서만 가능한 거야. 알겠니?”

“네, 외삼촌.”

유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국진이 원하는 건 그녀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회사 일에 매진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유영을 위해 흔쾌히 대답해 주었다.

강이한과 한지음에게 당한 게 있는데 되돌려주지 않으면 평생 한으로 남을 것을 정국진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하는 일을 막고 싶지 않았다.

“곧 한 해가 지나가는데 박 대표랑 같이 파리로 와서 같이 보내는 건 어때?”

유영은 눈을 질끈 감았다.

“외삼촌, 사실 저랑 박 대표 사이는….”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적응해 보도록 해. 그렇게 많은 일을 겪었는데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는 게 어디 쉽겠어? 하지만 박 대표는 좋은 사람이야. 외삼촌 안목은 한 번도 틀린 적 없어.”

결국 유영은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도로 삼켜야 했다.

사실 외삼촌을 만난 뒤로 그녀는 자신을 걱정하는 그의 눈빛이 가끔 부담스러울 때가 많았다.

매번 그런 눈빛을 떠올리면 가슴이 갑갑하고 씁쓸했다.

전화를 끊은 유영은 홀로 사색에 잠겼다.

강이한이 하고 있는 이 모든 미친 짓의 의도는 결국 그녀를 옆에 붙잡아 두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는 아직 그녀에게 미련이 남은 것이다.

유영은 그가 지나간 그들의 10년을 내려놓지 못해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녀는 그들이 옛날처럼 서로를 사랑했던 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정말 그에게 미련이 남았다면 박연준이 떠나 있는 동안에 벌써 흔들렸을 것이다.

매번 강이한과 함께 있을 때면 지난 생에 자신을 억지로 수술실에 들여보내던 광기 어린 얼굴과 자신의 목숨을 앗아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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