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영은 아무 생각 없이 조용하게 밥을 먹었다. 그녀의 모습을 본 강이한이 화를 내려고 하자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강서희에게서 온 전화였다. “여보세요.” 강이한이 전화를 받자 강서현의 억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유영은 들은 척도 하기 싫었다. 강이한은 무의식적으로 이유영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알았어. 내가 처리할 게.” 그는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이때 이유영은 식사를 마치고 수저를 내려놓았다. “오늘 강서희 네 발표회에 갔어?” 강이한이 물었다. “몰라.” 이유영은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 생각하지 않아도 강서희 그 병신이 강이한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유영은 받아치고 싶지 않았다. 강이한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말했다. “너 성질 좀 죽여.” 강이한은 예전의 이유영이 너무 그리웠다. 그땐 절대로 이런 말투로 자기와 말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다. “나 원래 이렇게 생겨먹었어. 보기 싫으면 보지 말던가.” 이유영도 화가 났다. 강이한은 전에도 강서희의 일 때문에 여러 번 책문했었다. 하긴, 강씨 가문에서 가장 말 잘 듣는 딸인데. 이유영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한지음이라면 강서희는 두 번째였다. 하필이면 강이한과 피해 갈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모습을 본 강이한도 화가 났다. “네가 받은 징벌이 아직 부족하나 본데.” 그는 앞으로 다가가 이유영을 품에 가두었다. 이유영이 몸부림칠수록 강이한의 힘은 더욱 강해졌다. 그러자 이유영이 말했다. “너 계속 이러면 다 같이 죽는 거야.” “정말 할 수 있겠어?” “못할 건 또 뭐야? 한 번 죽은 마당에 다시 한번 죽는 게 두려울 것 같아?” 이유영은 화김에 말을 뱉은 후 안색이 변하며 남자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하지만 남자는 그녀의 턱을 잡고 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 ‘한번 죽었었다니? 매일 내 곁에 있었는데 그게 무슨 말이야?’ 남자의 날타로운 눈빛이 이유영의 마음
“너 그런 능력 없어.” 강이한은 이유영을 놓고 경시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는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곧 서희 생일이야. 몇 년 동안 지켜본 물건이라고 하니까 한 세트 남겨줘.” ‘몇 년 지켜봤는데도 갖지 못했다고? 가든의 물건이 인기가 있긴 있나 보네.’ “걔가 원하는 건 한정판이라 나도 방법이 없어!” 이유영이 말했다. “네가 가든의 사장이잖아.” “제조량은 이사회를 통해서 결정하는 거라 나도 어쩔 수 없어.” “이유영!” “참, 깜박했네. 강 대표는 항상 조정하는 걸 좋아하지. 하지만 가든은 강씨 가문과 달라서 제조량이 항상 사람들을 미치게 하거든.” “…….” “그럼 내가 강서희와의 관계 때문에 전례를 깨뜨려야 하는 거야? 아님 우리의 관계 때문에?” 이유영이 말을 마치자 남자의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이유영의 도발적인 눈빛을 바라보았다. “너 대체 왜 날 그렇게 미워하는 거야?” 사실 강이한도 짐작은 갔다. 하지만 아직 많은 것이 조사 중이라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 카드 아직 사용하는지, 어디에 사용하는지, 누가 사용하고 있는지만 조사해 내면 사실이 밝혀질 것이었다. 이유영은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뜻은 아주 분명했다. 강이한은 이런 이유영을 보며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번 액세서리가 서희한테 엄청 중요해. 그러니까…” “나도 올해 신제품을 구매하지 못했는데 내가 어떻게 돕겠어?” ‘이게 사장이 할 말이야? 주기 싫은 거야 아님 구매하지 못하는 거야?’ 강이한은 이유영이 앞뒤가 꽉 막혔다고 생각했다. 강이한이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 이유영의 핸드폰이 울렸고 소은지의 전화였다. “은지야.”이유영이 전화를 받았다. “유영아, 나 구름이 필요해!” 구름은 가든 올해 신제품 중 하나였다. 전화 소리가 너무 커서 이유영은 자기도 모르게 강이한을 한 눈 보았다. 게다가 소은지의 성격이 털털해서 강이한이 똑똑히 들었다. “꼭 구름이어야 해?”
“못할 건 또 뭐야? 한 번 죽은 마당에 다시 한번 죽는 게 두려울 것 같아?” 이건 이유영이 했던 말이었다. 그는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다. ‘대체 어떤 일을 겪었길래 한번 죽었다고 생각하게 된 걸까?’ 회사로 돌아오자 조형욱이 와서 말했다. “대표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왜 그래?” “유경원 아가씨께서 오셨어요!” 그의 말을 들은 강이한은 눈빛이 깊어졌다. “누가 들여보냈어?” “그게…” 조형욱은 난감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왜냐하면 유경원이 청하시에서의 신분이 특수하기 때문이었다. 그녀 배후의 유씨 가문은 일반 가문이 아니었다. 그래서 어디에 가든 감히 막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강이한의 안색이 굳어졌다. “제가 가서 보낼까요?” “응.” 강이한은 유경원에게 조금도 인내심이 없었다. 이 모든 게 진영숙 혼자만의 착각 때문에 초래한 일이었다. 강이한은 강씨 본가에서 진영숙과 유경원 사이에 일어난 일을 알고 싶지 않았다. 그가 알고 싶은 건 다른 것이었다. 비록 지금은 모든 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는 예전에 잘못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무실 문이 열리자 유경원은 고개를 돌렸다. 들어온 사람이 조형욱인 걸 보고 그녀는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아직 안 돌아왔어?” “아가씨, 방금 대표님께 전화를 했는데 바쁘다고 오늘은 먼저 돌아가시라고 합니다.” “아니, 나 오늘 반드시 그를 만나야 해.” 유경원은 얼굴을 갈고 울먹이며 말했다.원래는 한지음의 일에서 양보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날 강씨 본가에서 그런 말을 하고 떠난 후 그들이 한지음을 잘 배치할 줄 알았는데 그녀를 강주에 데려갈 줄은 몰랐다. 이어서 강이한과 이유영의 스캔들이 터지자 진영숙은 온갖 핑계를 대서 유경원을 만나주지 않았다. 그제야 그녀는 잘못되었다는 걸 알아챘다. 유경원은 이유영이 그렇게 집착할 줄은 몰랐다. 강이한과 이혼까지 해놓고 또다시 엮이다니. “대표님께서 정말 바쁜 것 같으니 제가 모셔다 드릴 게요.”
유경원은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강서희와 마주쳤다. 강서희와 비교하면 유경원이 더 우아했다. 강서희도 뭔가 알아챈 듯 말했다. “경원 언니, 오빠 찾으러 온 거예요? 오빠 바쁠 텐데 만났나요?” 그녀는 의기양양한 말투로 물었다. 유경원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말했다. “너였어?” 강서희는 황급히 말했다. “언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 “흥, 뭘 그렇게 의기양양한 거야? 강이한과 이유영이 재결합하면 너에게 득이 될 게 뭐가 있다고 이렇게 신이 난 거야?” 그녀의 말을 들은 강서희의 얼굴이 굳더니 눈빛에 음험한 빛이 스쳤다. 유경원은 강서희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강씨 가문에서만 오냐오냐하지 다른 사람은 아니었다.발걸음이 멀어지자 강서희는 유경원의 뒷모습을 향해 침을 뱉었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 강이한이 사무실에 돌아오자마자 강서희가 왔다. 그녀는 웃는 모습이 어릴 때와 똑같이 귀여웠다. 게다가 지금은 커서 예쁘고 우아함도 묻어났다. “오빠, 어떻게 됐어? 새 언니 쪽은 해결했어?” 강서희는 친근하게 불렀지만 오전에 이유영이 발표회에서 의기양양한 모습만 생각하면 질투의 불이 타올랐다. 강이한은 강서희의 웃음을 보며,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서 익숙한 것 같으면서도 낯설었다. “왜 그래? 잘 안 됐어?” “너도 가든의 규칙 알잖아. 올해 너무 늦게 말한 거 아니야? 주문 다 나갔대.” “하지만 새 언니가 가든의 사장이잖아.” 강서희는 불만스러워서 중얼거렸다. 그녀의 말투 속에 실망이 섞여 있었는데 왠지 듣기 거북했다. 강서희는 계속 말했다. “그럼 안 되는 거야?” “응!” “새 언니가 아직도 날 싫어 하나보다.” 강이한은 머리가 아파왔다. 그는 강서희를 한 눈 보더니 말했다. “강씨 가문에서 누가 누굴 싫어하는지 몰라?” “오빠, 그건 엄마 때문에…….” 강서희는 뒤의 말을 하지 않았지만 뻔했다. 그녀는 모든 책임을 진영숙에게 돌렸다. 강이한은 대꾸하지 않았다.
“너!” “새 언니는 분명 날 싫어하는 거야. 날 좋아한다면 틀림없이 줬을 거라고!” 강이한은 그 대화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강서희는 일부러 그런 거였다. 그녀가 억울해하면 강이한은 이유영이 쪼잔하다고 책망할 테니까. 그럼 지금의 이유영은 당연히 분을 참지 못하고 싸우겠지. 그게 바로 강서희와 한지음의 계획이었다. 계속 말하려고 하는데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그러자 조형욱이 들어왔다. “대표님.” “무슨 일이야?” 강이한은 강서희 때문에 찌푸린 미간을 만지며 물었다. 조형욱은 강서희를 한 눈 보더니 말을 하지 않았다. 강이한은 알아차리고 강서희에게 말했다. “너 먼저 돌아가. 나 회의 있어.” “오빠!” 강서희는 억울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다시 말해볼게.” 강이한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고마워, 오빠! 꼭 말해야 해. 내 친구들 모두 내가 구름을 구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내가 생일파티에 그거 하지 않으면 비웃을 거야.” “응.” 강이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서희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갔다. 그녀는 조형욱 곁을 지나갈 때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조형욱은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사무실에 강이한과 조형욱 두 사람만 남았다. 강이한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무슨 일이야?” “대표님, 한지음 씨의 수술, 뭔가 이상한 것 같아요.” 강이한은 표정이 굳더니 조형욱을 보며 물었다. “무슨 뜻이야?” “어제 한지음 씨가 약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병원으로 갔는데 한지음 씨에게 수술해 줬던 의사가 사라졌어요!” “사라졌다고?” 강이한이 물었다. “네.” “어떻게 확신해?” “이 자료 보세요!” 조형욱은 자료를 강이한 앞에 놓았다.자료로 봐서는 이상한 점이 없었다. 하지만 수술 후의 신분 차이가 너무 크게 나는 게 문제였다. 전에는 그냥 병원 안과의 주임이었는데, 지금은 운영자금이 8억이나 하는 의료기계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가족은?” “조사해 봤는데
사무실의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조형욱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네, 지금 가서 조사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조형욱은 사무실을 나서려 했다. 강이한의 눈빛이 점점 차가워지더니 머릿속에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조형욱의 손이 문고리를 잡았을 때 강이한이 불렀다. “잠깐!” “대표님, 왜 그러세요?” “한지음과 원한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도 조사해 봐.” “네!” 이번 일을 얼핏 생각하기엔 이유영이 그런 것 같지만 요즘 너무 많은 일이 발생해서 강이한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래서 이 순간 이유영에게도 조심스러웠다. 특히 이유영이 한지음의 일에 있어서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었다. ……. 같은 시각, 이유영은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신제품 발표회가 성공적으로 끝나서 오로라 스튜디오에서도 엄청 바빠졌다. 게다가 박연준의 동교 신도시도 공사를 시작해서 이유영은 도면의 상세한 부분을 잘 처리해야 했다. 저녁에 퇴근 시간에도 사무실에서 야근을 했다. 강이한이 전화가 오자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나 오늘 밤 새야 하니까 먼저 들어가!” “내가 같이 있어줄 게.” 남자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이유영의 마우스를 잡고 있던 손이 떨렸다. 사실 수공도면은 이미 완성했다. 지금은 전자판을 하고 있는데 차질이 생길까 봐 이유영이 직접 하고 있었다. “너……!” “십 분 후에 도착해!” 이유영은 욕하고 싶었다. 방금 강이한의 부드러운 말투는 이유영으로 하여금 옛날이 생각나게 했다. ‘그땐 강이한이 너무 바빠서 같이 점심을 먹기 위해서는 애교를 부리고 때를 써야 했었는데, 지금은…….’ 십 분 후. 강이한은 이유영이 좋아하는 떡까지 사들고 그녀의 사무실에 나타났다.매번 줄 서서 사야 했는데 모두 그가 직접 가서 산 것이었다. 예전엔 이 떡만 사 오면 아무리 화가 나도 감동되어서 풀리곤 했는데, 지금은 달랐다. “앞으로 사지 마. 나 안 좋아해.” 강이한은 외투를 벗는 동작을 멈칫
이유영은 바빠서 대꾸를 하지 않았다. 열심히 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본 강이한은 날카로운 눈빛을 거두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뀌었다. 그는 정말로 지금 이렇게 지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이혼하면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영이 귀엽다고 느껴졌다. 사무실에는 이유영이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와 두 사람의 숨소리밖에 없었다. 한참 후! 강이한의 핸드폰이 울리자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저쪽으로 걸어가 조용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대표님, 해외의 프로젝트가 문제 생겼습니다.” “뭐?” 남자는 순간 날카롭고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 이유영은 이상하다고 느껴져 고개를 들어 강이한을 바라보았는데 마침 그의 깊은 눈빛과 마주쳤다. 5 분 후, 그는 전화를 끊고 이유영에게로 다가왔다. “너 뭐 하는 거야?” 이유영은 그의 안색을 보며 불만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강이한은 직접 이유영의 옆으로 다가와 그녀를 의자에서 끌어올려 키스를 퍼부었다. 이유영은 아파서 미간을 찌푸렸다. ‘미친 거 아니야?’ 그녀가 손을 들어 때리려고 할 때, 강이한이 말했다. “네 외삼촌이 내 해외의 프로젝트를 건드렸어.” “쌤통이다.” 이유영이 반박했다. 정국진은 로열 글로벌의 사장인데, 그렇게 큰 손해를 보고도 가만있을 리가 없지. 이유영은 갑자기 턱에 통증이 느껴왔다. “넌 그런 외삼촌이 있어서 자랑스러운 가봐?” “당연하지.” 이유영은 숨김없이 말했다. 강이한이 난감해하는 모습을 본 그녀는 마음이 개운했다.강이한은 그녀를 의자에 앉히고 몸을 굽혔다. 이유영은 몸부림을 쳤지만 결국 실패했다. “강이한, 이 미친놈아…” “욕해! 좀 있으면 욕할 힘도 없을 테니까.” “너….” “계속해!” 이유영은 화가 났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는 강이한을 죽이고 싶었다. 청하시의 밤은 엄청 아름다웠지만 폭풍우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유영은 이를 악물고 강이한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외삼촌이 네 해외의 프로젝트를 모두 망쳤으
세강그룹에 도착하자 이유영은 조형욱, 이시욱과 직원들이 바삐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부서마다 긴급회의가 열렸는데 강이한의 엄숙한 모습을 보니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이유영의 마음은 차가웠다. 해외의 프로젝터가 문제가 생긴 건 엄청 난 일이었다. 그래서 각 부서에서 모두 돌아와 야근을 하며 문제를 처리했다. 3시간 후, 강이한은 이유영이 맞은편에 앉아 졸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유영은 강이한의 눈빛을 느끼고 정신을 차려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이 회사가 오늘 망했으면 좋겠어.” “너 오늘 잘 처리하길 기도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너도 잘 생각하지 마.” 그의 말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유영도 자지 말라는 뜻이었다. ‘이건 명백한 복수야! 외삼촌이 그에게 한 화풀이를 나도 함께 감당하라는 거야.’ 강이한은 화를 돋우는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이유영은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너 대단하잖아? 그럼 거의 다 해결했겠지?” 이유영이 화난 말투로 말했다. 그건 강이한이 예전에 보지 못했던 모습들이었다. 예전엔 회사에 어떤 골치 아픈 일이 일어나도 그녀가 걱정할까 봐 절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유영도 커리어우먼으로서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말했다. “너희 외삼촌 그렇게 대단한데 하룻밤에 해결될 리가 없잖아?” “너…” 이유영은 화가 나서 그를 째려보았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요즘 그녀는 매일 바빴다. 오전에는 발표회의 일로 바쁘고 오후에 가든에서 회의를 마치면 다시 박연준의 일로 바빴다. 동교 신도시의 공사도 시작되었다. 안 그래도 힘들어서 쉬고 싶은데 강이한이 이럴 줄은 몰랐다. 강이한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피로가 가득한 이유영의 얼굴을 보며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유영은 당장이라도 자고 싶었다.특히 지금 여기에서 제일 한가한 사람이 바로 이유영이었다. 게다가 밤이라 그녀는 지루해서 꾸벅꾸벅 졸기만 했다.그런데 강이한의 사무실에 사람들이 들락날락거려서 잠을 잘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