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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작가: 진헤이
마주 보며 대치하고 있던 두 사람의 몸에선 서로 다른 기운이 발산되었다.

“이유영, 넌 겁도 없냐?”

“강이한, 날 몰아붙이지 마.”

그녀가 외삼촌 때문에 여기에 묵고 있긴 하지만 그게 다였다. 그리고 강이한도 알아들었다. 계속 몰아붙이면 이 여자가 도망갈 거라는 걸.

그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더니 말했다.

“다음엔 그러지 마!”

“그 여자를 찾아가도 돼, 하지만 나랑 엮지 마.”

이유영도 지려고 하지 않았다.

강이한이 했던 전화 때문에 이유영도 자신과 강이한의 시작은 많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했고, 그 사람들은 미친 사람들이라는 걸 안다.

강이한은 오후에 그들이 이혼하지 않았거나 재결합했다는 소문이 돌자마자 저녁에 혼자 운전해 강주로 갔다.

‘대체 누가 누구의 체면을 깎는다는 거야?’

“정국진이 너를 너무 오냐오냐했나 봐!”

한참 후 강이한이 말했다.

그가 보기엔 이유영이 정국진 쪽과 관계가 있은 후부터 자기 앞에서 점점 더 날뛰는 것 같았다.

“예전엔 내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으니 당연히 너한테 반격할 수 없었겠지. 하지만 강이한, 네가 날 조금이라도 챙겼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어.”

“나는…”

“너는 뭐? 날 난감하게 하지 않았다고? 전에 너와 한지음의 소문이 돌 때 내가 난감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그때 모두들 강이한과 한지음의 소문 때문에 술렁거렸다. 그래서 이유영 쪽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그때 너는 뭐 했는데?’

“걔랑 난…….”

“내가 생각한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그럼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이제 와서 해명도 없이 그런 게 아니라고? 웃겨 정말!’

강이한도 알아채고 말했다.

“너 지금 나 몰아붙이는 거지?”

한지음은 저녁에 강이한에게 전화를 몇 통이나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목소리로 들었을 땐 엄청 급한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 상황으로 봐선 이유영도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 같았다.

“만약 너 마음속에 명확한 선택이 있다면 누가 널 몰아붙일 수 있겠어?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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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결혼하자.”이유영이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박연준이 갑자기 말했다.“...”공기가 그 순간 얼어붙은 듯 정적이 흘렀다.이 남자, 미쳤나 봐.이유영은 박연준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볼 수는 없었지만 텅 빈 두 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압박감을 주었다.박연준은 그런 이유영의 눈빛에 묘한 불안함을 느꼈다.이유영은 차갑게 박연준이 있는 방향을 한참 동안 응시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침묵 속에서 전해지는 무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유영아.”“서주...”서주?“네가 원하는 건 결국 우리 아버지의 지원이야?”지원? 자신이 지금까지 보여온 확신마저 이유영에게는 이익을 위한 계산으로 보인단 말인가?“괜찮아. 세상 모든 일은 사실 네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는 걸 알려줄게.”“흥!”박연준의 다짐이 이유영에게는 터무니없게만 들렸다.“내가 기회를 줄 것 같아?”이유영은 단호했다.박연준이 자신을 이용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싫었다. 그런데 이제 가족까지 이용하려 하다니. 박연준은 정말로 터무니없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박연준, 그런 기회를 줄 생각은 추호도 없어.”이유영은 이를 악물고 한 글자 한 글자 날카롭게 내뱉었다.이유영이 이런 말을 하는 건 처음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같은 말을 했었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었다.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깊은 증오가 서려 있었다.이유영의 마음속에 쌓인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었다.만약 지금 이유영이 시력을 잃지 않았다면 분명 서주로 돌아가 강이한과 박연준을 혼란의 중심으로 몰아넣었을 것이다.박연준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강이한도 마찬가지였다.그날, 서재에서 박연준이 강이한에게 물었다.“이유영이 시력을 되찾으면, 서주를 가장 먼저 공격할 거야.”이유영은 신씨 가문을 알고 있었다.이유영과 신씨 가문이 어떤 관계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신지수가 이유영 편에 선다는 건 그 둘 사이가 단순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그런데 서주 자체가 워낙 복잡하니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7화

    박연준의 해명은 이유영에게 공허하고 무력하게 들렸다.오늘의 박연준은 이유영을 더욱 놀라게 했다. 박연준이... 강이한을 두둔하다니.결국 한 여자를 사랑했던 두 사람이었으니, 원수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인가?이유영은 이 상황이 비참하면서도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유영아, 넌 이렇게까지 힘들어하지 않아도 돼.”이유영의 모습을 바라보며 박연준은 내심 괴로워하고 있었다.“그만하라고!”이유영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연서는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금기와도 같은 이름이었다. 연서의 존재는 강이한과 박연준이 이유영에게 수년 동안 안긴 모욕과 같았다.연서의 이름이 떠오를 때마다 이유영은 자신이 강이한과 박연준의 세계에서 어떤 존재였는지를 절감했다.이유영은 외부에서 보이는 것처럼 특별한 사람도 아니었고 스스로 믿고 싶었던 그런 존재도 아니었다.이유영의 존재는 결국 그들의 세계에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착각에 불과했다.그것이 바로 이유영이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 속에서 차지했던 자리였다. 가소롭고 비참하기 그지없는 자리.“유영아, 나는 변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번만큼은 내 진심을 알아줬으면 좋겠어.”“또 무슨 꿍꿍이인지 어떻게 알아?”이유영의 목소리는 억누른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박연준의 몸은 이유영의 차가운 말 한마디에 순간 굳어버렸다.그 말은 이유영이 박연준을 어떤 사람으로 보는지 명확히 보여줬다. 언제 어디서든 사람을 조종하고 계산하는 그런 사람으로 보고 있었다.분위기가 더욱 얼어붙었고 우지와 우현은 한 발짝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현재 식당의 분위기가 얼마나 무거웠는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웠다....시간은 계속 흘러갔다.이유영은 매일 약을 먹고 하루 세 끼를 빠짐없이 챙겼다. 그러나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었다. 강이한이 곁에 있었을 때, 이유영은 강이한이 내민 사탕을 자연스럽게 입에 넣었었다.하지만 지금은?박연준이 사탕을 내밀어도 이유영은 입을 열지 않았다. 강이한에게 차가웠던 만큼 박연준에게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6화

    이유영은 사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꼭 이래야만 하는 걸까?“나는 나를 벌주는 게 아니야. 그냥... 정말로 익숙해진 거야.”고통도 결국 어떤 이에게는 습관이 될 수 있었다.“...”이유영의 눈빛은 점점 더 깊어졌다.“서주 쪽 상황은 지금 어때?”“강이한은 돌아갔어.”박연준의 대답이었다.강이한이 돌아간 뒤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박연준이 서주 이야기를 꺼내는 동안 이유영의 눈빛은 더 어두워져만 갔다.이유영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박연준이 먼저 말했다.“그 사람이 정말 그렇게 미워?”그 사람, 강이한을 말하는 것이었다.“...”강이한이 정말 미웠다. 그러나 미움에도 강약이 있는 법, 이유영은 극단적인 두 가지 감정을 모두 겪어야 했다.“미워.”“그가 죽기를 바랄 정도로?”박연준은 멈추지 않고 물었다.“...”이유영은 다시 침묵했다.강이한이 죽기를 바랄 정도인가? 그렇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망설임 없이 모든 걸 내어줄 수 있듯, 누군가를 진심으로 미워할 때도 그 감정은 이렇게까지 깊어질 수 있었다.그것이 이유영의 강이한에 대한 미움이었다.“뭐가 문제야?”이유영의 말투는 차가워졌다. 이 주제를 더 이상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강이한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유영에게 너무 무거웠다.“너도 나를 그렇게 미워해?”박연준이 시험 삼아 물었고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묻어 있었다.“그럼 너에게 어떤 감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강이한과 박연준에게 그녀가 품을 수 있는 감정은 미움뿐이었다.많은 고통과 고난을 겪은 후에도 그들의 모든 것을 용서할 만큼 이유영은 그렇게 착하지 않았다.박연준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따뜻한 손바닥으로 그녀의 손등을 덮었다. 하지만 이유영은 바로 그의 손을 뿌리쳤다.그 태도는 냉정했고 그녀의 감정은 고스란히 드러났다.박연준은 이유영의 모습을 보며 눈에 상처가 어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속 답답함을 억누르듯 말했다.“네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5화

    강이한이 정국진에게 말했다.염 선생의 조언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고 이유영을 평생 어둠 속에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최대한 빨리 모든 것을 처리해 이유영의 시력을 회복시키겠다고도 덧붙였다.“자신을 벌하고 있는 거예요.”한참을 침묵하던 정국진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임소미는 그 말을 듣자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정말 자신을 벌하고 있는 걸까?그렇다.정국진의 말이 맞았다. 강이한은 자신의 과거를 스스로 벌하고 있었다.그것은 아마도 과거의 잘못에 대해 속죄하려는 그의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죄는 너무도 무거웠다. 과연 이런 방식으로 속죄가 가능할까?...강이한은 떠났다.잠시 후 월이가 임소미의 목을 끌어안고 재잘거리며 들어왔다.“할머니, 아까 모르는 사람이 준 거 안 먹었어요.”“정말 잘했구나.”월이의 말을 들은 임소미의 마음은 더없이 씁쓸했다. 이 모든 것이 강이한이 자초한 일이었고 그의 업보였다. 누구도 그에게 가혹하다고 비난할 수 없었다. 그는... 조금도 불쌍하지 않았다.하지만 정말 그럴까?임소미는 이유영이 평생 월이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려왔다.그리고 강이한이 오늘 월이를 마지막으로 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임소미의 가슴은 더욱 무거워졌다.“할머니, 엄마는 언제 돌아와요?”월이는 정말 이유영이 보고 싶었다. 어머니에 대한 아이의 의존은 본능적이었다.“곧 돌아올 거야.”“할머니, 제 아빠는 누구예요?”“...”임소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미 불편했던 호흡은 월이의 질문을 듣고 더욱 답답해졌다.월이의 아빠는...“월이, 아빠가 보고 싶니?”임소미는 감정을 억누르며 물었다.아빠가 보고 싶냐는 질문에 월이는 고개를 기울였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왜?”“아빠는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사랑하지 않는다고?월이가 기억하는 한, 월이의 세상에는 아빠가 존재한 적이 없었다. 항상 엄마인 이유영 혼자뿐이었다.아이는 단순했고 이유영의 외로움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4화

    강이한은 아마도 세상에서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을 것이다.세상에 아이가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보다 더 아픈 일이 있을까?그는 지금 그 고통을 고스란히 겪고 있었다.아이는 그렇게 경계하며 강이한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었다.강이한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아이가 이렇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그는 결국 떠나기로 결심했다. 월이는 강이한의 고독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전혀 다가설 생각은 하지 않았다.모퉁이를 돌 때, 강이한은 갑자기 뒤돌아보았다. 그 순간, 아이는 그 자리에 서서 놀라서 움찔했다.남자는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월이에게 말했다.“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기억해.”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월이는 여전히 그를 경계하며 바라보고 있었다.월이가 침묵하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강이한은 절망을 느꼈다. 이 모든 고통은 한때 이유영이 홀로 겪었던 것이었다.이제 그 고통이 자신에게로 돌아왔고 이유영이 겪었던 아픔이 하나하나 그의 뼛속 깊이 스며들고 있었다....강이한은 떠났다.한편, 임소미는 조용히 정국진의 말을 듣고 있었다. 정국진은 강이한과 서재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다.“살아있는 사람에게는... 도저히...”임소미는 한참 후에야 간신히 말했다.이것이 이유영이 항상 수술을 거부했던 이유였다. 이유영은 죽은 사람의 장기를 사용하고 싶지 않아 했고 그렇다고 살아있는 사람은 더욱 불가능한 얘기였다.그렇게 눈앞이 흐릿해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수술을 거부했던 것이다.살아있는 사람의 것은 정말 구하기 힘들었고 기꺼이 수술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그렇다면 기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이유영은 어떤 수단도 쓰기를 원하지 않았다. 결국 그렇게 두 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강이한의 말대로 만약 석 달 후에 이유영이 염 선생의 약을 먹고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강이한이 책임지겠다고 했다.이것이 서재에서 정국진에게 말한 내용이었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3화

    딸이 이렇게 다치고 나서 임소미는 강이한을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심지어 강이한이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그가 사라져야만 모든 것이 편안해질 것 같았다.이유영이 돌아온 이후 몇 년 동안, 강이한이 이유영에게서 벗어나려 얼마나 애썼는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강이한은?한편으로는 한지음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유영에게 집착하며 그녀의 행복을 방해해 왔다.그런 상황에서 엄마라면 누구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을 것이다. 임소미는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었다.하지만 강이한에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뒷마당에서.강이한은 멀리서 나비를 쫓는 아이를 따뜻하고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동시에 강이한의 마음이 아파졌다.그 아이는 나비를 쫓으며 정말 즐거워 보였다. 이곳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곳인 듯했다.정씨 가문은 그 아이를 진심으로 귀여워하고 아끼고 있었다. 그 아이는 꽤 작은 몸집을 가졌는데 아마 조산 때문일 것이다.“유씨 할머니, 저 잡았어요!”아이가 나비 한 마리를 잡고 기쁜 얼굴로 도우미에게 달려갔다.유 아주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작은 아가씨는 점점 더 빨라졌네요. 나비도 잡을 수 있군요.”“저 정말 대단하죠?”“네, 정말 대단해요.”찬을 받은 아이는 더욱 밝게 웃었다.“유씨 할머니.”“네?”“수박 먹고 싶어요.”“알겠어요. 가져다줄게요.”그 아이는 진심으로 사랑받고 있었다.여기서 그녀는 원하는 것은 거의 모두 얻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임소미는 종종 한탄했다. 그 아이는 건강이 그리 좋지 않아서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안 되었다.그런데도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너무 좋아했다.아이는 나비를 놓아주었다.아이는 나비들과 노는 것을 좋아했고 절대로 해치려 하지 않았다. 수박이 왔다. 하지만 그것은 유 아주머니가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강이한을 발견한 아이의 눈에는 잠깐의 두려움이 스쳤다.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폈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강이한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에는 경계심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2화

    그런 결과라면...직면하지 않는 것이 당연히 좋겠지만, 만약 그 상황에 이르게 된다면 그것은 강이한과 이유영 사이의 영원한 끝을 의미할 것이다.그녀가 원했던 대로 끝이 나는 것이다.그리고 이유영은 그로 인해 기뻐할까?강이한의 곁을 떠나고 싶어 했던 이유영의 모습을 떠올리자, 그는 숨이 막힐 듯한 고통을 느꼈다.하지만 이유영이 떠난다고 해도 강이한은 그녀를 탓할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은 강이한이 만든 결과였다....강이한과 정국진은 서재에서 한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서재에서 나올 때, 정국진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져 있었다.아이는 보이지 않았고 임소미만 홀에 있었다.두 사람이 서재에서 나온 모습을 보고 임소미의 표정도 어두워졌다.“진우를 보내서 이유영을 데려오게 했어요.”여진우를 보내 이유영을 우천시에서 데려오기로 했다?이유영이 거기서 어떻게 지내든지 상관없이, 임소미는 여전히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설령 요 선생이 거기에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치료는 장소에 상관없이 받을 수 있었고 약을 먹는 것 역시 어디서든 상관없었다.“돌아오라고 해!”정국진의 목소리는 다소 무겁게 떨어졌다.“...”임소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정국진을 바라보았다.도대체 서재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나온 후 정국진의 태도가 이렇게 변한 걸까?임소미는 정국진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당신,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집사!”“예, 선생님.”“진우에게 연락해서 우천시로 가지 말고 다시 돌아오라고 해.”“네!”“아니...”임소미는 정국진의 진지한 모습에 화가 나 발을 굴렀다.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왜 갑자기 강이한 편을 드는 것인가?서재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지 임소미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임소미는 본래 차분한 사람이었지만 정국진의 태도에 화가 나 이성을 잃을 지경이었다.그의 뜻을 따르기엔 이유영이 너무 불쌍했다.저번에도 정국진은 강이한에게 기회를 줬지만 그 결과는 참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1화

    강이한은 지금 딸의 마음속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로 여겨지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 것이다.사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그래서 우천시에서 돌아오는 내내 그의 마음은 무겁고 괴로웠다.강이한은 수많은 생각에 잠겼다.지난 세월 동안 강이한은 이유영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이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심지어 아이의 마음속에서 그는 이미 나쁜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었다....서재에서.정국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강이한을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눈빛은 차가운 빛으로 번뜩였다.“나를 탓하지 마라.”이유영에 관한 이야기였다. 방금 정국진은 강이한에게 이유영과 헤어질 것을 요구했다.강이한은 지금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에게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더군다나 정씨 가문의 사람들 모두 이유영을 강이한에게 다시 맡길 생각이 없었고 둘의 관계를 완전히 끊으려 했다.“지금 유영이의 곁에 박연준이 있습니다.”강이한은 약간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이미 불편했던 감정은 강이한의 말에 더 강하게 흔들렸다.“그게 무슨 뜻이야?”정국진은 영리한 사람이라 강이한의 말을 듣자마자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거래가 있었음을 눈치챘다.강이한은 복잡한 표정으로 정국진을 바라봤다.“염 선생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완벽한 희망을 보장할 순 없습니다.”아무리 의술이 뛰어나고 성공 사례가 많아도, 언제나 예외는 있기 마련이다. 염 선생이 이유영의 눈을 처음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다.그는 연기로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손상된 눈은 처음이며 지금까지 시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모두 가족들이 많은 정성을 들인 덕분이라고 했다.이런 심각한 손상은 신중히 관리해야 했고 조금이라도 방심할 수 없는 상태였다.이것이 백산 별장이든 반산월이든, 심지어 황가 국제 그룹의 조명까지도 여러 번 교체한 이유였다. 이유영의 눈에 가장 적합한 빛을 찾기 위해 몇 번이고 바꿔야 했던 것이다.하지만 이유영의 두 눈은 결국 이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다.그날 염 선생이 자신도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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