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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Author: 진헤이
정국진과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알고 보니 조민정이 찾아줬던 탐정사무소였다.

“유영 씨, 원하시던 물건을 찾았습니다!”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알겠습니다.”

찾았다는 말을 듣고 이유영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전화를 끊고 이메일을 클릭하여 내용을 확인했다.

전화가 다시 울렸고 같은 번호였다.

“사진 한 장뿐인가요?”

“한지음 씨를 납치한 사람들 중의 한 명입니다.”

‘그중 한 명? 한지음은 다 죽었다고 했는데?’

“이 사람, 살아있어요?”

“네.”

“지금 어디에 있어요?”

“빙천해역에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주변에는 눈이 쌓여있고 기후가 안 좋은 빙천지역이 맞았다.

하지만 분명히 CCTV에서 캡처해낸 사진 한 장이었다.

이 사람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유영이 말이 없자 상대방이 계속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 사람과 한지음 씨 또는 강서희 씨가 접촉한 사진을 한 번 구해보세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가격이...”

“걱정 마세요, 물건만 찾아내면 가격은 얼마든지 드릴게요!”

삼촌이 개의치 말라고 하셨다.

한지음 조사를 부탁했던 것도 시간낭비라했었다. 그는 진실이 어떻든 조사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국진의 세계에는 이런 것들을 조사하는 것, 그 사람들의 수단에 대응하는 것도 모두 시간 낭비이다. 그들에게 주는 가장 강력한 반격은 최고의 자리에서 그들의 피에로 같은 추태를 지켜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피에로들을 하찮게 여겨 대응하지 않아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유영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어두운 구석에서 끊임없이 즐기고 있다는 것을!

그들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그들을 무참히 짓밟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한지음은 이유영을 짓밟고 싶어 하지만 이유영은 그녀의 존재조차 개의치 않는다.

퇴근하고 강이한은 이유영을 픽업하고 같이 홍문동에 왔다.

저녁 식사가 이미 준비되었고 여전히 이유영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하지만 훨씬 간소해졌다.

그녀가 낭비를 싫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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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연준과 강이한은 정씨 가문에서 어떤 존재일까? 마음 아픈 존재일 뿐이었다.특히 여진우는 이유영이 겪는 고통을 지켜보며 그들이 이유영의 세상에 영원히 나타나지 않기를 바랐다.그래서 박연준과 강이한이 어떻게 지내는지, 무엇을 겪고 있는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가능하다면 그들이 이유영의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기를 바랐다.그때, 박연준이 말했다.“강이한은 자신과 이유영 사이에는 아무런 희망도, 아무런 미래도 없다고 했어.”박연준은 그 말을 들었을 때, 강이한의 목소리에서 절망을 느꼈다.도대체 무엇이 그를 그렇게까지 몰아넣었을까?여진우가 차갑게 말했다.“잘 알고 있네.”박연준은 그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웃음은 슬픔과 후회로 가득 차 있었다.“넌 정말 유영이의 오빠다워.”그 둘이 남매라는 것이 이 순간처럼 명확한 적이 없었다. 감정적으로 냉정한 태도, 차가운 판단력까지 닮아 있었다.여진우는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박연준은 계속해서 말했다.“강이한은 유영이가 걱정돼서 놓을 수 없다고 했어. 이제 아무도 유영이를 진심으로 돌봐주지 않을 거라면서.”이유영은 정씨 가문의 아가씨다. 이제 그녀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모두 정씨 가문을 의식할 것이고 그녀의 본질보다는 그 가문이 가진 힘을 염두에 둘 것이다.“너희는 너무 자기를 과대평가하는 거야. 너희 둘 없이도 유영이의 삶은 더 나아질 거야.”여진우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과연 나아질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하지만 더 나아지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이유영의 세상에 다시는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해야 했다. 이제 충분했다. 이유영이 겪는 고통은 이제 끝내야 한다.“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유영이의 삶이 더 나아지기 전까지는, 그런 말은 하지 마.”“너...”여진우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그는 담뱃불을 바닥에 비벼 끄고 돌아섰고 그의 차가운 뒷모습에서 강한 결의가 느껴졌다.박연준이 이유영을 다시 실망시키면, 여진우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여진우는 이유영을 위해서, 정씨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36화

    이유영은 거의 모든 고통을 혼자 견뎌냈다.“내가 의사 선생님을 불러올게.”이유영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여진우는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그녀의 가족이었기에 그렇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곧 의사를 불렀다.아침에 이미 진통제를 맞았기에 이번에는 복용하는 방법밖에 없었다.이유영은 약을 삼키며 그 쓴맛조차 느끼지 못했다. 아마도 우천시에서 먹었던 약이 너무 써서 이제는 그 맛에도 무뎌진 듯했다.10분 후, 여진우는 다시 물었다.“지금은 좀 나아졌어?”“아직도 아파.”이유영은 전혀 통증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아마도 진통제를 너무 많이 먹어온 탓인지, 그녀의 몸은 약효에 대한 내성이 강해져 버렸다. 그래서 아무리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었다.“다시 가서 의사 선생님 불러올게!”진통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었고 여전히 고통은 사그라지지 않았다.여진우가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이유영이 그의 옷소매를 붙잡았다.“가지 마.”“너...”“아마 내가 통증에 너무 예민한 것 같아. 의사 선생님이나 약 탓은 아니야.”여진우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유영은 항상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어떠했을까?이유영은 수없이 많은 고통을 혼자 견뎌냈다.그런 그녀를 보며 여진우는 가슴이 저릿했다.“난 나가서 담배 피우고 올게.”“의사 선생님께는 가지 마!”“알았어.”여진우는 약간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도대체 이유영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조차...그는 문을 나서며 복도로 나왔다. 그곳에는 박연준이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분명 그들은 방 안에서 오간 모든 대화를 듣고 있었을 것이다.두 사람은 묵묵히 옥상으로 향했다.“따닥따닥.”여진우는 짜증스럽게 담배에 불을 붙였다.“방금 다 들었지?”박연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들었다.“이유영은 그런 고통을 겪을 필요가 없어.”여진우는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35화

    “나는 이제 유영이의 손을 놓지 않을 거야. 유영이 곁을 떠나지 않을 거야!”박연준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여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박연준의 강한 의지가 담긴 말이었지만 여진우에게는 마치 농담처럼 들렸다.그는 냉정하게 말했다.“유영이를 붙잡고 싶다면 네가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지 보여줘.”여진우의 말은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박연준은 그의 말을 곱씹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잠시 후 여진우는 병실로 들어갔고 복도에는 박연준만이 남았다.그의 눈에는 전에 없던 결의가 서려 있었다.그가 이유영에게 저지른 악행은 너무 많았다.하지만 이번에는 온 힘을 다해 그녀 곁을 지키고 싶었다.문기원이 박연준의 뒤에서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며 문기원의 가슴도 아려왔다.“선생님.”문기원은 다가가 박연준을 불렀다.“갔어?”“네.”“어디로?”“그게...”문기원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났다. 박연준도 강이한이 정말 떠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는 강이한의 사람들이 모두 서주를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온유도 함께 떠났다.하지만 어디로 떠났는지는 아는 사람이 없었고 그렇게 강이한은 정말로 이유영의 세상에서 모든 흔적을 지우듯 떠나버렸다.그런 떠남은 숨이 막히는 듯했고 동시에 고통스러웠다.“갔으니 다행이야.”한참 후, 박연준은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떠난 사람은 고통스럽지만 남아 있는 사람의 마음은 더 아팠다.강이한은 왜 이때 떠났을까? 아마도 어둠 속에서의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연준은 이유영 곁에 남았고 미래는 더욱 불확실했다....마취가 풀리자 이유영은 엄청난 고통에 신음했다.“아가씨, 의사 선생님께서 죽을 좀 드시라고 하셨어요.”“괜찮아요.”이유영은 온몸을 떨었고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여진우가 들어오며 고통을 참고 있는 이유영을 보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가갔다.“많이 아파?”“오빠.”“내가 의사 선생님께 진통제를 놔달라고 할게.”“괜찮아!”“너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34화

    그러니 그들과 거리를 두는 게 최선이었다.병원 복도에서 여진우는 박연준에게 담배를 건넸다.“병원에서는 담배 안 피워.”박연준의 말에 여진우의 손이 굳었다. 결국 그는 담배를 다시 담뱃갑에 넣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유영이 다 나으면 두 사람 이혼 서류 준비해.”여진우의 어조는 단호했고 그 말에 박연준은 머리가 멍해졌다. 그는 여진우를 쏘아보았고 그 순간 그의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강이한이 떠났다고 해서 유영이가 네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여진우의 날카로운 말이 박연준의 마음을 꿰뚫었다.어젯밤까지만 해도 그는 이런 말을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이유영은 수술 후 마취가 풀리면 엄청난 고통을 겪을 것이고 그 고통을 감수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여전히 모든 것을 견디고 있었다.그 이유는 바로 박연준과 강이한 때문이었다.“너...”“내가 이런 말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여진우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그 미소는 차갑고 조롱 섞였지만 동시에 강렬한 힘이 느껴졌다.이유영의 세상에는 이제 그녀를 지키는 장벽이 생겼고 박연준은 더 이상 그녀를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과거 강이한의 세계에서 이유영은 혼자였다. 그녀의 세상은 강이한이 만들어낸 틀 속에 존재했고 그의 말이 법이었다.그러나 이제는 달랐다. 그녀의 곁에는 가족이 있었고 그녀를 보호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제 누구도 그녀를 함부로 다룰 수 없었다.박연준은 숨을 깊이 들이쉬었지만 가슴속 답답함은 사라지지 않았다.“엔데스 가문은 지금...”“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야. 위기의 순간이라고!”여진우는 그의 말을 가차 없이 잘라냈다.박연준은 할 말을 잃었다. 여진우의 말이 옳았다.그들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박연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여진우는 덧붙였다.“엔데스 가문 하나쯤이야, 정씨 가문이 이유영을 지키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박연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처음 그가 이유영과 강제로 결혼한 이유는 그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33화

    여진우는 이유영을 계속해서 달래며 말했다.“무서워하지 마. 긴장 풀고 심호흡해. 응?”시간이 흐르면서 이유영의 불안한 감정은 점차 가라앉았다. 마치 맹수처럼 그녀를 괴롭히던 기억들은 여진우의 따뜻한 위로에 힘없이 사라져 갔다.그녀의 마음은 평온을 되찾았고 여진우 역시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수술이 시작되었다.마취 단계에 접어들자 이유영은 조심스레 물었다.“이식할 각막이 누구의 것인지 알려줄 수 있어?”그 말을 들은 여진우는 무의식적으로 강이한을 쳐다보았고 강이한 또한 그를 바라보았다.두 남자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공기에는 묘한 긴장감과 씁쓸함이 감돌았다.결국, 여진우는 시선을 돌리며 짧게 대답했다.“모르겠어. 기증받은 거야.”“그 사람은?”“죽었어.”여진우는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와서 미련을 갖기엔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이유영은 조용히 그의 말을 곱씹으며 그녀의 몸에서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마취가 퍼지며 이유영의 의식이 흐려지는 순간, 여진우는 문득 물었다.“유영아, 만약 강이한이 처음부터 자기 각막을 너에게 주겠다고 했으면 받아들였어?”그 순간, 수술실의 공기는 얼어붙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을 바라보았고 그의 눈에는 고통이 가득했다.하지만 이유영은 점점 깊은 잠에 빠져들고 있었기에 대답하지 못했다.강이한은 이유영이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그를 증오했고 혐오했다. 그의 것으로 여겨지는 어떤 것도 자신의 일부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이유영의 고집은 누구보다 강했다. 오랜 세월 동안 그녀가 연서의 그림자 속에 머물렀을지라도 그녀는 스스로를 지키려 애썼다.하지만 이유영은 몰랐다. 마지막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연서의 그림자가 아니었고 오히려 연서는 그녀의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이었다.강이한과 박연준 역시 그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었을 것이다....수술이 끝났다.수술실에 함께 들어갔던 두 사람은 각자 다른 길로 나왔다.마치 그들의 인생처럼, 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32화

    자신의 오빠이자 가장 믿는 사람이 곁에 있으니, 수술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유영은 든든했다.“그래, 다행이야.”이유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가 긴장으로 몸까지 떨리는 모습을 보며 여진우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스쳤다.이런 감정은 여진우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는 그 감정을 기꺼이 받아들였다.그래서 이유영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더욱 부드러워졌다.“무서워하지 마. 내가 늘 곁에 있을게.”여진우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독였다.사실 이유영은 아직도 이 수술을 왜 꼭 용성시에서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파리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녀는 묻지 않았다.수술실에서.이유영은 이미 수술대에 누워 있었고 여진우는 약속대로 그녀 곁을 지켰다. 그리고 그 옆에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소독약 냄새가 모든 것을 덮어버렸고 그녀는 주변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었다.하지만 여진우는 강이한을 보는 순간, 그의 눈빛이 복잡하게 흔들렸다.여진우는 알고 있었다.강이한이 이유영과의 관계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을.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정말 끝난 걸까?“오빠.”“왜 그래?”“무서워.”차가운 의료 기구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자 이유영의 목소리는 더욱 떨렸다.여진우는 그녀가 대기실에 있을 때보다 더 심하게 떨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심지어 말할 때도 그녀의 목소리에는 억누를 수 없는 공포가 묻어났다.“무서워하지 마. 오빠가 곁에 있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있으니까, 좀 편안하게 있어 봐.”“그래도 무서워...”이유영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 공포는 마치 그녀의 영혼에서부터 나오는 것 같았다.수술대 반대편에 누워 있던 강이한은 이유영의 말을 듣고 온몸이 떨렸다.그는 그녀의 공포가 왜 그런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박연준에게 자신의 곁은 지옥과 같다고 말했던 것이다.이유영은 강이한 곁에 있을 때, 단 한 번도 편안한 날을 보낸 적이 없었다.그의 눈앞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31화

    밤은 그렇게 평온하게 지나갔다.이유영은 깊이 잠들었고 여진우 덕분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으며 박연준과 강이한에 대한 불쾌한 감정도 점차 사라졌다.물론 임소미는 계속해서 이유영에게 전화를 걸어 곁에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이유영은 가족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걱정스레 거절했다.하지만 사실, 그녀는 마음 깊숙이 가족들이 곁에 있어 주길 바라고 있었다.여자는 다 그렇다. 가장 힘든 순간에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족이 곁을 지켜 주길 바라는 것이다.이유영은 편안하게 잠들었지만 몇몇 사람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다음 날 아침, 그녀가 일어나기 전에 우지와 우현은 서둘러 아침 식사를 마쳤다.오늘은 이유영의 수술이 예정되어 있어 아침을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가자.”여진우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그는 조심스럽게 이유영을 품에 안아 일으켜 세웠다.“수술실까지 같이 가는 거야?”“응.”“박연준은?”“그가 보고 싶어?”“아니, 그런 건 아니야!”요즘 계속 박연준이 곁에 있었기에 갑자기 사라지니 자연스럽게 찾게 되었을 뿐이었다.하지만 박연준이 없는 것이 차라리 나았다. 그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유영은 계속 화가 났다.차 안에서도 이유영은 박연준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여진우가 온 이후로 박연준이 그녀에게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오빠.”“응?”“수술이 끝나면 나를 집으로 데려가 줘.”이유영은 집에 가고 싶었다. 월이도 보고 싶었다.그녀는 요즘 밤마다 월이를 그리워했다. 세상에서 자신의 아버지조차도 아이를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이유영은 더욱 두려워졌다.그런 세상 속에서 그녀는 아이 곁을 지켜주고 싶었다.그러나 그보다도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고 그 변화를 실제로 느끼고 싶었다.“물론이지.”여진우의 목소리는 따뜻했다.이유영은 조용히 미소를 머금었다.하지만 앞좌석에 앉아 있던 박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30화

    여진우는 마치 아무런 빛도 없는 건조한 사람이었다.과거에 강이한과 박연준은 그 면을 이용해 이유영을 협박했지만 지금은 그런 방법을 포기했다.강이한은 이미 포기했고 박연준은 그저 묵묵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수술, 다 준비됐어?”여진우는 낮고 깊은 목소리로 물었다.그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엿보였다.“그럼.”박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실수는 절대 없어야 해.”여진우는 단호하게 말했다.“물론이지.”강이한과 박연준은 이번 수술이 이유영에게 다시 빛을 가져다줄 마지막 기회라고 믿었고 최고의 의료진을 준비해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했다.“그럼 다행이야.”여진우는 짧게 답했다.“너는 내일 여기 있을 거야?”박연준이 물었다.“맞아. 수술이 끝나면 유영이를 데리고 같이 돌아갈 거야.”박연준은 말없이 여진우를 바라보았다.이유영과 함께 돌아간다고? 이게 무슨 뜻인가?박연준은 지금 이유영의 남편이었다. 그들의 관계를 떠올리니 가슴이 답답해졌다.여진우는 그의 속마음을 읽은 듯 쏘아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 만약 너희 사이에 희망이 없다면, 이제 그만 포기해.”그의 말은 날카롭게 박연준의 가슴을 찔렀다. 이미 답답한 가슴이 더 찢어지는 것 같았다.포기라고? 말은 쉽지만 실제로 포기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포기라니, 흥.”“포기 말고 더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더 좋은 방법? 없었다.“너와 그 녀석, 둘 다 유영이에게 어울리지 않아.”여진우의 단언에 박연준은 씁쓸하게 그를 바라보았다.“네 말이 맞아. 나도, 강이한도, 유영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부터 이유영에게 접근한 목적이 순수하지 않았으니까.그들은 그녀에게 험난한 세상을 선물했고 그녀는 그 폭풍 속에서도 강인한 난초처럼 꿋꿋이 살아남았다.하지만 그들은 결국 이유영을 자신의 세계로 억지로 끌어들이려 했고 그녀는 더 거센 폭풍을 맞아야 했다.만약 자신들이 없었다면 그녀의 삶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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