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이유영이 뼈까지 소멸되어 사라지기 바랄 만큼 그녀를 증오했다.“너도 역겹지 않은데, 내가 뭐가 더 역겨울 것이 있겠어. 그리고,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우리 이씨 가문에 걔 몫은 아무것도 없어!”“상간녀의 자식도 동등한 상속권을 누릴 수 있어, 이유영, 너는 변호사 절친도 있잖아, 이것도 몰라?!”이유영은 눈을 질끈 감았다.“강이한과 진영숙도 너의 이런 모습을 알게 되면, 너는 과연 강씨 가문에 남을 수 있을까?”“너도 능력이 있는 사람이잖아, 그런데 몇 년 동안 나를 건드리지 못했잖아?”그렇다, 강서희는 정말로 간사했다.이유영도 그동안 계속 그녀의 진정한 모습을 강이한과 진영숙에게 알리려고 시도해 봤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흥, 알게 될 거야!”“이유영, 이한이랑 이혼하면 더 이상 나랑 엮일 일도 없는데, 왜 이러는 거야”‘헐, 이한? 이제는 오빠도 아니고 이름을 불러?’“강서희, 너는 참 불쌍한 것 같아,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를 좋아하는 티조차도 낼 수 없잖아. 그리고 진영숙의 성격을 너도 알잖아? 자기 자식처럼 대했어도, 선을 넘으면 너는 강씨에서 쫓겨나!”이씨 가족에서 3년을 지내며, 이유영은 집안사람들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진영숙은 강서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강이한도 기껏해야 강서희를 여동생이라고 생각한다!강이한에 대한 마음은 아마 그녀 혼자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강서희는 지금까지 강이한 주변의 여자들을 정리하면서 항상 진영숙을 내세웠다.“너무 비참해, 주변 모든 여자들을 정리하면 뭐 해? 십 년 동안 아무것도 얻지 못했잖아, 이렇게 비참한 사람은 너밖에 없을걸?”정확하게 말하면 집착이다! 공포스러운 강서희의 집착!“언제까지 잘난 척 하나 보자!”이유영은 문뜩 생각이 떠올라 입을 열었다.“맞다, 진영숙이 한지음 배후에 사람이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어, 만약 네가 한지음이랑 여태 손잡았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이유영!”“나도 내가 비겁한 거 알아!”‘예전에는 멍청했지! 무턱
마주 보며 대치하고 있던 두 사람의 몸에선 서로 다른 기운이 발산되었다. “이유영, 넌 겁도 없냐?” “강이한, 날 몰아붙이지 마.” 그녀가 외삼촌 때문에 여기에 묵고 있긴 하지만 그게 다였다. 그리고 강이한도 알아들었다. 계속 몰아붙이면 이 여자가 도망갈 거라는 걸. 그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더니 말했다. “다음엔 그러지 마!” “그 여자를 찾아가도 돼, 하지만 나랑 엮지 마.” 이유영도 지려고 하지 않았다. 강이한이 했던 전화 때문에 이유영도 자신과 강이한의 시작은 많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했고, 그 사람들은 미친 사람들이라는 걸 안다.강이한은 오후에 그들이 이혼하지 않았거나 재결합했다는 소문이 돌자마자 저녁에 혼자 운전해 강주로 갔다. ‘대체 누가 누구의 체면을 깎는다는 거야?’ “정국진이 너를 너무 오냐오냐했나 봐!” 한참 후 강이한이 말했다. 그가 보기엔 이유영이 정국진 쪽과 관계가 있은 후부터 자기 앞에서 점점 더 날뛰는 것 같았다. “예전엔 내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으니 당연히 너한테 반격할 수 없었겠지. 하지만 강이한, 네가 날 조금이라도 챙겼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어.” “나는…” “너는 뭐? 날 난감하게 하지 않았다고? 전에 너와 한지음의 소문이 돌 때 내가 난감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그때 모두들 강이한과 한지음의 소문 때문에 술렁거렸다. 그래서 이유영 쪽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그때 너는 뭐 했는데?’ “걔랑 난…….” “내가 생각한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그럼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이제 와서 해명도 없이 그런 게 아니라고? 웃겨 정말!’ 강이한도 알아채고 말했다. “너 지금 나 몰아붙이는 거지?” 한지음은 저녁에 강이한에게 전화를 몇 통이나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목소리로 들었을 땐 엄청 급한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 상황으로 봐선 이유영도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 같았다. “만약 너 마음속에 명확한 선택이 있다면 누가 널 몰아붙일 수 있겠어? 안 그래?” 이
“오늘 온 사람이 이한이었어도 이렇게 나오려고 했니?” 진영숙은 냉담한 말투로 물었다. 전에 병원에서의 부드러움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왜냐하면 그녀는 계산적인 사람을 제일 싫어했다. 특히 코 앞에서 자기까지 계산하는 사람은 더욱 싫었다. 한지음은 고개를 숙였다. “너무 바쁘게 나오느라...” 진영숙은 그녀에게로 다가가 곁에 있는 하인의 뺨을 때렸다. 하인은 놀라서 얼굴을 감싸고 불안한 표정으로 진영숙을 바라보았다. “사, 사모님!” “시가보다 5배나 많은 월급을 주는데 옷도 제대로 못 입혀? 그럼 널 남겨둬서 뭐 해?” “사모님, 제가 그랬어요.” 하인이 맞자 한지음이 진영숙의 손을 잡고 말했다. 남자들이 그 모습을 봤다면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었다. 진영숙도 전에 병원에서 한지음의 이런 모습을 본 후 마음이 약해졌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녀는 맞은 하인을 흘겨보더니 소파에 앉아 날카로운 눈빛으로 당황해하는 한지음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한지음이 너무 잘 감추고 있어 아무런 허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머님.” “그냥 사모님이라고 불러!” 진영숙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녀의 말을 들은 한지음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진영숙은 그런 한지음을 보며 날카로운 눈빛을 거두고 말했다. “한지음, 넌 한지석의 동생이니 네 오빠를 봐서라도 우리 강씨 가문에서 너에게 잘해줘야 하는 건 맞지만 너도 정도껏 해야지.” “…….” “너무 과분하게 하면 결국 본전도 못 찾을 수 있어. 특히 너 지금 실명까지 했으니 강씨 가문이 없으면 상황이 엄청 힘들어질 거야.” 진영숙의 말은 직설적이면서도 날카로웠다. 그래서 원래 하얗게 질려있던 한지음의 안색을 더 안 좋게 만들었다. 진영숙의 말이 맞았다. 실명한 한지음을 강씨 가문에서 보호해주지 않으면 힘들어지는 것뿐이 아니었다. “어머님, 제가 뭘 잘못했나요?”한지음은 울먹이며 물었다.예전에 이유영에게 의견이 있을 때 이런 모습을 보면 이유영이 그런 건 줄 알고 마음이 약해지
진영숙이 묻자 갑자기 조용해졌다. 한지음이 강서희를 싫어하지만, 심지어 믿음직한 동맹도 아니지만 강씨 가문에 남겨두면 쓸모는 있었다. 진영숙은 그녀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 “한지음, 내 기억으론 네가 총명했던 것 같은데 어리석게 굴지 마!” “아무도 주지 않았어요. 예전에 제가 사용하던 핸드폰에 있었어요.” “그래?” “네!” 한지음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영숙은 숨을 들이마시고 일어서더니 한지음 뒤의 하인을 보았다. “사…… 사모님!” 한지음은 소리를 듣고 물었다. “사모님, 왜 이러세요?” “나는 네가 더 이상 이한에게 전화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언니 때문에 그래요? 사모님도 언니를 싫어했잖아요.” “너와 네 언니의 다른 점이 뭔 줄 알아? 네 언니는 정도라는 걸 안다는 거야.” 진영숙은 오래간만에 이유영을 칭찬했다. 나중에 이유영과의 관계도 별로 좋진 않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일을 안 이상 누구든 제정신이 아니었을 것이었다. 어쩐지 이유영이 그런 사달을 내면서까지 이혼하려고 하더라니. 한지음의 얼굴은 다시 하얗게 질렸고 온몸이 떨렸다. 진영숙은 그녀의 핸드폰을 직접 가져가지 않고 핸드폰 안에 있는 강이한의 번호와 그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삭제했다. 그리고 핸드폰을 하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너만 분수를 지킨다면 강씨 가문에서 너의 모든 요구를 만족시켜 줄 거야.” “…….” “한지음, 너도 수용소의 생활이 얼마나 힘든 지 알지?”말을 마친 정영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한지음을 보지도 않고 가버렸다.…….진영숙이 떠나자 한지음은 제자리에 한참 서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너까지 끌어들여서 미안해.”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뒤에 있는 하인에게 말했다.하인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아닙니다. 사모님께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아가씨는……!”하인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정영숙이 한지음에게 그렇게 대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한지음
지현우가 이유영의 귓가에 속삭이자 그녀의 웃음은 더욱 짙어졌다. 말하지 않아도 발표회가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신제품 보석류가 생산을 개시하자마자 크리스탈 가든의 팬들에게 거의 예약되었다. 그런데 강서희도 한 세트 예약하려고 한다는 말에 이유영은 강서희의 생일이 다가왔다는 것이 생각나서 말했다. “없다고 전해줘요!” ‘누구에게 팔아도 강서희에게는 팔 수 없어.’ 진영숙과 강서희는 매년 크리스탈 가든 신제품의 발표회에 참석했었지만 한 번도 손에 넣은 적은 없었다. 그것으로 보아 크리스탈 가든의 제품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현우는 이유영과 강씨 가문의 관계 때문에 한 번 물어본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직접 거절했을 것이었다. 강서희와 진영숙은 무대 아래에 앉아있었는데 주변에 모두 아는 귀부인들이었다. 모두들 금년의 보석 디자인을 의논하면서 진영숙에게 말했다. “사모님, 그쪽 며느리가 크리스탈 가든의 사장인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 “전에 그렇게 말을 잘 듣더니 이렇게 훌륭하게 교육했을 줄이야.” 그중 한 귀부인은 이유영을 칭찬하며 진영숙도 같이 칭찬했다. 순간, 진영숙은 이유영 때문에 마음이 뿌듯하기 시작했다. “우리 며느리는 다른 건 몰라도 말은 잘 듣지!” “그런데 전에 왜 그 집 도련님과 그런 스캔들이 났을까?” 다른 귀부인이 말했다. 그의 목적은 의기양양한 진영숙을 억누르기 위해서였다. 원래 이 바닥은 끊임없이 비교하고 억누르는 곳이었다. 진영숙은 안색이 변하더니 말했다. “그건 다 질투하는 사람들이 지어낸 헛소문이에요. 두 사람 얼마나 알콩달콩하는데요.” “그래요? 그럼 나중에 가든의 보석을 살 때 사모님께 부탁하면 편리하겠네요!” “가든의 보석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여러분들도 잘 아시잖아요? 내가 아니라 유영을 찾아도 쓸모없어요!” 진영숙은 총명한 여자였다. 현재 자신과 이유영의 관계가 아직 풀리지 않았는데 이런
이유영은 차가운 웃음을 짓더니 대꾸하기 싫어 차 문을 열고 올라탔다. 강서희는 그녀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앞으로 달려가 두 손으로 이유영의 차 창을 잡고 말했다. “이유영, 넌 지금 네가 잘난 것 같지?” “넌 나랑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잘난 구석이 없는 것 같은데.” “…….” “그리고, 난 그런 거 따질 시간도 없어.” 강서희의 분노와 달리 이유영은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이유영의 한마디에 강서희는 대꾸를 할 수가 없었다. 애를 써서 설계한 함정이 상대방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다니. “내가 돈을 주고 물건을 사겠다는데 왜 안 팔아? 내가 너 신고할 거야!” “뭐라고 신고할 건데? 가든의 물건은 해마다 한정판이야. 네가 늦어서 못 산 걸 누굴 탓해?” “너…” “더 할 말 있어?” “이유영, 너 너무 잘난 척하지 마.” “놔!” 이유영은 더 이상 쓸모없는 말을 듣기 싫어서 차 창에 놓인 손을 보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녀의 태도는 강서희를 더욱 난감하게 했지만 그녀는 이유영이 건드릴 수 없는 상대라는 걸 알아채고 말했다. “내가 너 망하는 거 두고 볼 거야.” 강서희는 이유영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유영은 차가운 눈빛으로 강서희의 시선과 마주쳤다. “내가 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넌 어떡하냐? 큰 소리를 쳤는데 주문을 하지 못해서.” “…….” “가든의 액세서리 없이 네 생일파티에서 어떻게 난감을 극복할지 생각해 보는 건 어때?” 강서희의 기운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차에 탄 이유영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이유영은 엑셀을 밟았고 차가 쏜살같이 튀어나갔다.강서희는 놀라서 뒷걸음질 쳤다. “이유영!” 강서희는 주먹을 쥐고 눈빛도 매서워졌다. 이유영은 백미러로 강서희가 화난 모습을 보고 입꼬리가 올라갔다. 강서희가 간사하긴 하지만 자존심이 너무 강했다. “하필이면 가든 같은 구하기 힘든 물건을 원할 게 뭐야?” ……. 홍원그룹.그 시각, 강이한은 의자에 앉아서 이유영의 통화기록을 보며 온몸에 차가운 기
“이 계좌의 최근 사용지와 사용시간 조사해 봐.” 강이한은 말하며 이유영의 계좌번호를 이시욱에게 건넸다. 이시욱은 계좌번호를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형욱이 모르게 해.” “네, 알겠습니다.” 이시욱이 대답했다. 왜냐하면 전에 조형욱에게 일이 있을 때도 이시욱이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시욱이 나가자 조형욱이 들어왔다. “대표님.” “다 됐어?” “네.” 조형욱이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를 강이한에게 건네자 그는 열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 조형욱은 강이한을 보며 뭘 물어보려고 했지만 결국 말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청하시의 기사들을 조형욱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강이한과 이유영이 다시 엮였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한지음에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조형욱이 나가자 사무실에 혼자 남은 강이한은 짜증 난 얼굴로 담배를 3 대를 피워서야 이유영에게 전화를 했다. “무슨 일이야?” 핸드폰에서 이유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이한은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곧 점심시간인데 내가 데리러 갈 게.” “됐어. 방금 발표회에서 떠났어.” “가든으로 돌아간 거야?” “응.” “그럼 내가 너 찾으러 갈 게.” 강이한은 지금 당장 이유영을 만나고 싶었다. 요즘 그의 마음속엔 줄곧 같은 생각이었다. ‘절대로 이유영이 멀리 떠나게 해서는 안 돼.’ 마치 멀리 떠나면 영영 잃을 것만 같았다.그런 생각이 그의 마음을 조이게 했다. “나 있다가 회의 있어. 바빠.” 이유영이 말했다. “알아.” ‘그런데 그게 뭐?’ 아무리 그래도 강이한의 마음을 막을 수 없었다. 이유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화를 참고 말했다. “강이한, 난 지금 청하시를 떠날 생각 없어!” ‘사람이란 참. 지난 생에 그런 스킨들이 난 후 그렇게 강이한을 기다렸는데도 오지 않았으면서 지금은 왜 이렇게 들러붙는 거야? 악연이야 진짜.’ 강이한의 전화를 끊자마자 정국진에게서 전화가 왔다. “외삼촌.” “발표회 봤어. 잘했어!” “…….” “올해
박연준이 돌아온다는 말에 이유영의 마음에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났다. 지금까지 정국진은 그가 청하시에 올 수 없는 게 강이한 때문이라고만 알고 있지, 회사와 박연준의 일은 몰랐다. 이유영의 마음은 미안함으로 가득 찼다. “상황이 순조롭나 보네요.” 그렇게 생각하니 이유영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역시 젊은 사람은 박력 있다니까.” 정국진은 가볍게 말했지만 이유영은 박연준의 긴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정국진은 또 업무상의 일을 말했다. 이유영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통화가 끝나자 문 밖의 비서가 들어와 말했다. “사장님, 강 대표님 오셨어요!” 한 시름 놓인 이유영이 비서의 말을 듣자 다시 안색이 안 좋아졌다. 강이한은 조형욱을 데리고 들어왔다. 조형욱은 손에 있는 도시락을 열었다. “이렇게 빨리 끝났어?” 이유영은 자신이 전화를 두 통 할 새에 강이한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회의 끝난 거야? 아님 아직 시작하지 않은 거야?” 남자는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이유영은 화가 나서 말하기 싫었다. 강이한은 화가 난 이유영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눈빛에는 사랑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모두 조형욱의 눈에 들어갔다. 그는 도시락을 세팅해 놓고 나갔다. 문을 닫는 순간, 그가 이유영을 보는 눈빛이 변했다. 사무실에 두 사람만 남자, 강이한은 이유영에게로 다가가 그녀를 의자에서 끌어냈다.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어야지?” 그는 한 번도 없었던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그런 부드러움은 이유영이 지난 생에서 체험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중엔 모든 게 변했다. 대신 그녀에게 돌아온 건 기사와 차가운 소문들, 그리고 그의 의심과 독함이었다. 이유영은 도시락이 예전에 좋아하던 가게의 것이라는 걸 보고 냉담한 눈빛으로 말했다. “이런 거 할 필요 없어.” 이 모든 건 이유영에게 있어서 너무 늦었다. 강이한은 그녀의 말투 속의 정서를 알아챘지만 다른 뜻은 알지 못했다. “박연준이 돌아온대!” “정보력 하나는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