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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아… 알겠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긴장한 이시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이한을 제외하고 그의 신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유영은 금기어와도 같았다.

잠시 후, 시욱에게서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대표님, 이유영 씨는 박연준 대표와 같이 식사를 하시고 음악회 관람하러 갔습니다.”

“음악회?”

“네. 해외 오케스트라가 하는 공연인데 요즘 장안의 화제라고 하더군요.”

음악회는 박연준의 취향이었다.

강이한은 듣는 순간 오만상을 썼다.

벌써 둘이 같이 취미생활을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진 걸까?

그는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었다.

가능하다면 이유영을 홍문동으로 납치해서 예전처럼 지내고 싶었다.

과거의 이유영의 생활은 단조로우면서도 강이한 위주로 돌아갔다. 지금과 비교하니 속이 뒤틀렸다.

그가 씩씩거리고 있는 사이 핸드폰이 울렸다.

조형욱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분명 한지음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전화한 것일 텐데 어쩐지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걱정되는 마음에 전화를 받고 말았다.

“무슨 일이야?”

“대표님, 병원에서는 한지음 씨 퇴원해도 된다고 하는데 어디로 모셔야 할까요?”

한지음은 이제 광명을 회복할 기회를 잃었기에 입원해 있는다고 더 나아질 건 없었다.

게다가 소독약 냄새가 진동하는 병원에 장기간 입원해 있으면 사람만 피폐해질 뿐이었다.

강이한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어머니가 부동산 하나 새로 마련하신다고 했으니까 그쪽으로 전화해 봐.”

“네, 알겠습니다.”

그는 하마터면 홍문동으로 데려가라 하려고 했지만 결국 참아냈다.

이유영이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비록 지금은 집을 나갔지만 그곳은 이유영이 오랜 시간 생활한 곳이었다.

비록 둘 사이는 이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지만 잠재의식 속에서 다른 여자가 그곳에 돌아가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여자가 한지음이라고 해도 그건 용납할 수 없었다.

진영숙도 한지음의 거취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한지음이 한지석의 동생이라고 생각해서 잘 돌봐주려고 했는데 일이 점점 꼬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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