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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이런 사람이 과연 미래를 꿈꿀 자격이 있을까?

“유영 씨?”

“네?”

“유영 씨는 남편을 잃었을 뿐이지 인생을 잃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저에게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걸요.”

그녀는 이 과정에서 원래의 자신을 잃어갔다.

그 말을 들은 박연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수저를 내려놓았다.

그는 날카로운 눈매로 그녀를 응시하며 물었다.

“아직도 강이한을 내려놓지 못한 건가요?”

이유영은 그 질문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 미소에는 씁쓸한 감정도 담겨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그건 내려놓고 안 내려놓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럼 뭐죠?”

남자가 물었다.

그는 모든 문제를 간단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유영은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진지한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말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최근 외부에서 전해지는 소문과 공개되지 않은 진실까지 전부 박연준에게 말해주었다.

박연준은 조용히 끝까지 듣고만 있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남자는 차디찬 얼굴을 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그 녀석은 끝까지 그 여자 말만 믿었다는 거죠?”

“맞아요.”

이유영이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회사에서 그와 나누었던 대화를 생각하면 그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는 그렇듯 당연하게 그녀에게 사과와 이해를 요구했다.

“그 사람은 나는 상처받아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나 봐요. 그래서 자신이 시키는 대로 따라주지 않으니 분노하고 나한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죠.”

“그렇다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도 없겠네요.”

둘 사이는 이제 끝났으니 더 이상 미련을 두지 말라는 얘기였다.

이유영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말도 맞네요. 고민할 필요가 없죠.”

세강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당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렸다. 그와의 결혼 자체가 잘못된 시작이었던 것이다.

“지금 세강 사람들은 유영 씨한테 뭐라고 해요?”

박연준이 물었다.

이유영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직은 별말 없어요. 하지만 나중에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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