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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강지훈이 자리에서 일어서니 거대한 그림자가 그녀의 가녀린 몸을 삼켜버릴 듯 뒤덮어버렸다. 순간 본능적으로 압박감과 위험을 느낀 장소월은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하지만 강지훈은 조금씩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벽까지 몰아붙였다. 강지훈이 한 손을 올려 벽을 짚고는 더이상 물러날 곳 없어 멈춰선 그녀를 항해 허리를 굽혔다.

급박한 그 순간, 장소월이 돌연 한 마디 꺼냈다.

“강지훈 씨, 현아를 그렇게 오랫동안 속여 함께 지냈으면서 마음 조금도 안 줬어요?”

장소월은 소현아에 대한 강지훈의 감정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도박을 걸고 있었다.

“오늘 밤 제 몸에 손대면 현아는 평생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거 명심해요.”

소현아 이름의 등장에 강지훈은 잠시 멈칫했다.

머릿속에 천진난만한 얼굴과 동글동글 무해한 두 눈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까지도...

“강지훈 씨, 저 배고파요.”

“강지훈 씨, 목말라요. 물 마시고 싶어요.”

“강지훈 씨, 내 뱃살 깔았어요.”

“강지훈 씨, 저 좀 더 자고 싶어요...”

장소월은 그의 얼굴에 스쳐 지나간 찰나의 망설임을 포착했다.

하지만 그가 이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소현아보단 전연우를 내세우는 게 나을 텐데요. 전연우와 함께 일한 세월을 봐서 부드럽게 해줄게요.”

바로 그때, 바깥에서 부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장님.”

“무슨 일이야?”

부관이 앞으로 걸어와 그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강지훈은 돌연 몸을 돌려 책상에 놓은 수건으로 손을 닦은 뒤 던져버렸다.

“이만 가봐요. 소월 씨 같은 재미없는 여자한텐 흥미 없으니까.”

장소월은 강지훈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듣자마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룸을 뛰쳐나갔다.

주지연이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강 소장님, 왜 보내준 거예요?”

강지훈이 어두워진 눈동자로 빙긋 웃어 보였다.

“그 여자는 건드리면 안 돼. 천상인은 오늘 밤 해성시에서 사라지게 될 거야.”

주지연이 웃음을 터뜨렸다.

“소장님, 농담도 잘하시네요. 천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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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날아라병아리
가격 대비 이거 넘 짧은거 아닌가요? 넘하네 담편 빨리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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