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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이 넓은 남교시 수많은 여자들 중에서 하필이면 성세 그룹 대표의 와이프를 납치해오다니.

그녀와 옷깃이라도 스쳐 간 사람은 단 한 명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죄를 조금이나마 씻기 위해 매니저가 다급히 말했다.

“전 대표님, 제가 사모님 위치를 알아내면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겠어요?”

...

살을 에일 듯한 추위 속.

펑펑 쏟아지는 눈송이가 장소월의 드러난 어깨에 내려앉았다.

장소월은 여기저기 찢긴 옷에 몸에 상처까지 나 있어 마치 미치광이와도 같이 만신창이인 모습이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모두 그녀에게 멀찌감치 거리를 두며 설을 쇠러 집을 향해 급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때 옆에 걸려 있는 거대 스크린에선 연예인들이 찍어둔 설 인사가 방영되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덮쳐오니 장소월은 얼굴 전체가 얼어붙는 것 같았다. 모든 소지품을 그들에게 빼앗겨버려 몸엔 일 전 한 푼도 없었다.

그녀는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녀에겐 이제 돌아갈 집이 없다.

장소월은 조금 전 비상구 계단으로 도망치던 도중 발목까지 접질려 절뚝거리며 걸어갔다.

그 순간의 장소월은 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꽃잎처럼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그때, 길 맞은편에서 검은 그림자가 희미하게 보였다. 건장한 몸집의 낯익은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거리가 가깝지 않았던지라 또렷이 보이진 않았지만 자신을 향해 오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녀가 몸에 남아 있던 마지막 힘까지 소진하고 쓰러지던 그 순간, 강력한 힘이 감도는 팔뚝이 그녀를 지탱했다. 따뜻한 품에 안기는 순간 남자의 뜨거운 체온이 전해졌다.

“너... 너무 추위.”

“괜찮아. 곧 따뜻해질 거야.”

두꺼운 남자 코트가 장소월의 몸을 꼭 감쌌다.

흐릿한 정신의 장소월은 지금 이 순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남자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

전연우는 그녀가 또다시 도망이라도 칠까 봐 품에 힘주어 끌어안았다.

머지않은 곳 검은색 군용차 안, 강지훈이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전연우! 네가 한 여자에게 이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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