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석에 앉아 잠시 잠들었던 장소월은 차가 덜컥거리는 바람에 깨어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처음 와보는 낯선 곳이었다.“기사님, 여기 어디죠?”“여긴 남교시예요. 해성까지 가려면 아직 40분 정도 남았어요.”“여기에 세워주세요.”“해성으로 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택시비까지 다 받았는데 다시 돌려주는 건 없어요!”“네. 괜찮아요.”택시 기사는 흔쾌히 장소월을 가장 북적이는 도시 중심에 내려주었다.전연우는 깨어나면 분명 그녀가 해성으로 갔을 거라 예상할 것이다. 때문에 잠시 다른 곳에 머무르며 그의 레이더를 피해 가는 것이 좋다.장소월은 차에서 내린 뒤 주민등록증이 필요 없는 여관으로 가 하룻밤 묶기로 했다.“아가씨, 보아하니 혼자 남교에 온 것 같은데 일자리 찾으려고 왔어요? 그럼 내가 하나 소개해 줄게요. 본인만 성실히 노력하면 한 달에 8, 90만 원은 문제없어요.”장소월은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방 키를 받은 뒤 위층으로 올라갔다.이어 문을 모두 잠그고 소파와 책상으로 단단히 막아놓았다.이곳 날씨는 습하고 더워 이불에서 꿉꿉한 냄새가 진동했다. 필경 몇천 원밖에 안 되는 여관이니 꾹 참고 하룻밤 자고 난 뒤 내일 다시 다른 집을 찾으면 될 것이다.카드에 넣어두었던 돈을 모두 현금으로 꺼내 보니 200만 원가량 되었다. 2006년의 200만 원은 적지 않은 금액이다.이제 밤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졌다.그녀는 전연우가 조금이라도 더 늦게 깨어나길 바라고 또 바랐다.가장 좋은 건...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는 것이다.실은 장소월이 떠난 지 두 시간 이후부터 기성은은 찝찝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수많은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상대방은 줄곧 묵묵부답이었다. 더욱이 종래로 문자라곤 보내본 적 없는 그가 메시지를 보내다니.다섯 시 반, 기성은은 남원 별장으로 전화를 걸었다.도우미는 침실에 들어가 전연우를 살펴본 뒤에야 그가 이미 오래전에 정신을 잃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곧바로 119에 전화를 걸었다.전연우는 구급대원들의 들것에
서철용은 전연우의 상처를 치료하고 약을 발라주었다.링거를 꽂고 체온을 떨어뜨리니 어느덧 저녁 열한 시 반이 되어 있었다.위층 직원 숙소에서 머물던 배은란이 간식거리를 들고 들어왔다.“전연우 씨 괜찮아?”서철용은 들고 있던 잡지를 내려놓고 지끈거리는 이마를 꾹꾹 눌렀다.“많이 괜찮아졌어. 오늘 밤 안엔 깨어날 거야. 난 이곳에서 지켜봐야 해. 시간이 늦었으니까 넌 얼른 들어가서 쉬어.”배은란이 의자에 손을 대자 서철용은 곧바로 그녀를 도와 의자를 옮겨 주었다. 그녀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나도 같이 있다가 깨어나면 들어갈게.”서철용이 옅은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그럼 30분만 함께 있어 줘.”배은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기성은은 회사 일을 마치고 로즈 가든으로 향했다. 역시나 소현아도 소민아도 모두 보이지 않았다.그는 차를 몰고 병원으로 가는 길에서 소민아에게 수도 없이 전화를 걸었으나 들려오는 건 텅 빈 신호음뿐이었다. 그가 일그러진 얼굴로 마지막 전화를 끊었다.남원 별장 상황도 이미 파악했다. 도우미의 말에 의하면 장소월은 오전에 급히 운전기사를 불러 나간 이후로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차에 붙어있던 GPS는 줄곧 해성시만 가리키고 있었다.장소월 이 여자 또 도망친 것이 분명하다. 기성은은 곧바로 해성시 경찰서에 연락해 장소월을 발견하면 잡아두라고 일렀다. 그 후 어떻게 처리할지는 대표님이 깨어난 뒤 결정하면 될 것이다.만약 장소월이 순조롭게 해외로 도망친다면 대표님은 그 죄를 기성은에게 물을 것이다.이상한 건 해성시 쪽에서 인력을 모두 동원해 해성시로 들어가는 모든 길목을 지키고 있음에도 5, 6시간이 지나도록 아무 소식이 없다는 것이다. 설마 연막작전을 쓰고 아예 떠나지도 않은 건가?기성은은 아무리 애를 써도 장소월의 목적지가 어디일지 생각해낼 수가 없었다.그가 병원에 도착하니 새벽 한 시가 넘어가고 있었다.그때 전연우는 의식을 되찾았다.남자는 파란색과 하얀색 줄무늬 환자
기성은이 말했다.“하지만 회사 쪽 업무는 대표님께서 처리하셔야 합니다!”“나가서 찾으라고 했어!”기성은의 입꼬리가 밑으로 말려내려 갔다. 그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서철용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이제 회사도 필요 없는 거야? 전연우... 여태껏 뭐 하다가 이제 와서 이러는 거야!”...장소월은 저녁밥을 먹지 않고 옷을 입은 채 얕은 잠이 들어있었다. 그때 문 앞에서 인기척과 함께 여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있잖아요. 이 안에 있는 여자 이거예요.”여자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여자는 뚱뚱한 몸매에 얼굴엔 싸구려 화장품을 발랐는지 파운데이션이 덕지덕지 떠 있었다. 그녀가 손가락에 담배 한 대를 끼우고 남자 몇 명을 데리고 왔다.“내 마음에만 들면 마담한테 섭섭지 않게 보상할게요.”“그건 걱정하지 말아요. 오죽하면 제가 먼저 전화를 걸었겠어요.”그 여자는 바로 이 여관의 여주인이었다.여자가 등 뒤 남자에게 신호를 보내자 남자는 곧바로 향을 하나 피운 뒤 문틈으로 집어넣었다.장소월의 코에 이상한 냄새가 파고 들어왔다. 점점 더 짙어가는 냄새에 그녀가 눈을 떴다. 문 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본 그녀는 곧바로 코를 막고 창문을 열려 일어섰다. 하지만 순간 온몸에 힘이 빠져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남자가 문틈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는 말했다.“누님, 됐어요. 저 여자 쓰러졌어요.”“문 열고 들어가!”그는 열쇠를 열고 문을 밀어보았지만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경계심이 꽤 높은 여자인가 보네요. 소파로 문을 막은 것 같아요. 밀리지 않아요.”짙게 화장한 여자가 차가운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부숴.”여관 주인이 한숨을 내쉬었다.“안 돼요! 새로 만든 지 얼마 안 된 문이란 말이에요.”“걱정 말아요. 그깟 돈은 충분히 보상해줄 수 있어요.”남자가 몇 번 발길질하니 안에 있던 가구가 이동하고 자그마한 틈이 생겨났다.장소월은 희미한 정신으로 애써 눈을 뜨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반항하고
어린 소녀들은 모두 희망을 포기한 채 고통 속에 찌들어 살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완전히 미쳐버려 실실 웃기만 했다.장소월이 물었다.“돈이요? 어떻게 벌게 해줄 건데요?”유홍선은 그녀가 타협하려 하자 사람을 시켜 묶은 손과 발을 풀어주었다. 그녀를 놓아준다고 한들 자신의 영역 밖으로 도망치지 못할 거라고 자신했기 때문이었다.장소월의 표정은 아주 덤덤했다. 예전엔 경험해 보지 못했던 광경이니 무섭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도와줄 수 있는 이가 없으니 스스로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간신히 이리 굴에서 도망쳐 나오니 이번엔 또 호랑이 굴에 잡혀 들어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유홍선이 허리를 굽히고 장소월의 얼굴을 톡톡 두드렸다.“돈 버는 건 쉬워. 남자들의 환심을 사면... 돈은 자연히 들어오게 되어 있어!”...유홍선은 그녀가 더는 반항하지 않자 드디어 보물을 찾아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미 수많은 여자들을 보았었기에 어떻게 하면 허영심을 만족시켜주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여 미모와 몸매를 이용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을 하곤 했다. 유홍선은 장소월을 아가씨 숙소에 데려다준 뒤 고급 브랜드 화장품과 옷, 그리고 가방들을 가득 안겨주었다.유홍선이 말했다.“오늘은 일단 푹 쉬어. 내일 저녁에 내가 손님 들여보내 줄 테니까.”유홍선은 핸드폰 카메라를 장소월에게 고정하고 5, 6초 길이의 영상을 찍었다. 영상 속 수려한 미모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보고 있으면 부잣집 귀한 딸내미 같았다. 만약 그녀가 입었던 브랜드도 알 수 없는 옷이 아니었다면 절대 이렇듯 쉽게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장소월은 그녀 손에 들린 핸드폰을 보고는 빼앗으려 손을 뻗었다.“저 찍으면 안 돼요. 핸드폰 이리 내요!”등 뒤에 서 있던 남자가 곧바로 그녀를 막아 세웠다. 유홍선이 웃으며 말했다.“이봐, 어린 아가씨. 이 영상으로 사장님들과 거래해야 하지 않겠어... 아니면 누가 널 알겠어? 걱정하지 말고 고분고분 내 말만 잘 들
서울부터 해성까지 길은 조금의 사각지대도 놓치지 않고 샅샅이 뒤졌다.명령을 받은 경찰서에선 이 실종 사건에 모든 경찰을 출동시켰다. 또한 전연우는 회사의 경호원들까지 동원해 나라를 뒤집어엎기라도 할 듯한 기세로 장소월을 찾는 데에 총력을 기울였다.다음 날, 전연우는 밤새 잠에 들지 못하고 조용히 소식을 기다렸다.서철용은 그런 그를 보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말했다.“소월 씨가 걱정되는 건 알겠는데 이렇게 잠도 안 자고 약도 안 먹으면 소월 씨를 찾기도 전에 네가 먼저 쓰러져.”전연우는 못 들은 척 눈을 감고 반지를 꽉 말아쥐었다.서철용은 전연우가 한 사람을 목숨까지 버릴 정도로 사랑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계속 이렇게 지속하다간 자신의 수명을 갉아먹고 말 것이다.서철용은 그에게 약효가 더 강한 링거로 바꿔주었다.그때, 기성은이 무언가 손에 들고 들어왔다.“대표님, 소식이 왔습니다.”전연우가 실핏줄이 가득 서려 있는 눈을 뜨고는 피곤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말해.”“이건 소월 아가씨의 가방입니다. 어제 아가씨께선 택시를 타고 남교시에 도착한 뒤 10만 원을 택시기사에게 지불했습니다. 그곳은 해성시에서 100킬로, 즉 차로 한 시간 달리면 도착할만한 거리에 있는 도시입니다. 이 가방도 남교시 청소 아주머니가 발견하고 경찰서에 제출한 거라고 합니다. 지문을 떠보니 아가씨의 지문과 일치했고요. 하지만 다른 사람의 지문도 있는 거로 보아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한 거로 보입니다.”전연우의 눈동자에서 순식간에 살기가 일렁였다.“지금 어디에 있어?”기성은이 대답했다.“지금 경찰서에서 CCTV를 확인하고 있으니 곧 소식이 올 겁니다.”“한 시간 내에 알아내야 할 거야.”전연우는 격렬히 흥분하는 바람에 상처에 또 무리가 와 연거푸 기침했다. 서철용은 재빨리 그를 부축했다.“움직이지 마. 상처 조심해야 해.”그때 기성은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그가 문자메시지를 살펴보고 나서 곧바로 전연우에게 보고했다.“대표님, 어젯밤 소월
경찰은 그녀에게 알려줘도 별다른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성세 그룹 안주인이에요. 최근 누군가에게 납치된 것 같은데 혹시 조금이라도 아는 것이 있으면 바로 말하는 게 좋을 거예요.”“아. 네. 알겠습니다.”경찰서에서 나온 뒤 여관 주인은 곧장 집으로 간 뒤 부랴부랴 짐을 챙겼다. 성세 그룹 안주인이었다니, 들키면 그녀는 끝장이다.수년 동안 무사히 이 일을 해왔는데 한순간에 똥물을 뒤집어쓰다니.경찰은 이곳에서 단서가 끊기자 그 길을 지나간 모든 차량들의 조사에 착수했다.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화려한 장식으로 감춰진 뼛속까지 썩어 문드러진 더러운 곳.“나한테 손대지 말아요!”장소월이 강제로 차에 올라탔다.“날 어디에 데려가려는 거예요.”남자 두 명이 그녀를 밧줄로 묶고 그녀 몸을 더듬고 있었다.“넌 운도 참 좋아. 해성시 거물급 인사 눈에 들었으니 말이야. 지금 그분한테 가는 길이야. 도착하면 절대 그분 심기를 건드리면 안 돼. 그때가 되면 아무도 널 구해내지 못한다는 거 명심해.”“됐어. 당장 몸에서 손 떼. 옷 다 찢어지겠어.”유홍선의 한마디 말에 두 남자는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차는 한 시간 반을 달려 7시에 한 낯선 곳에 도착했다.정장을 입은 매니저가 음침한 눈빛으로 장소월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그녀를 데리고 엘리베이터를 탄 뒤 작은 방으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장소월의 목, 팔, 그리고 다리에 수상한 기계를 채웠다.“저 여자가 무대에 오르면 원래 가격대로 보너스 줄게요.”장소월은 유홍선이 자신을 이곳에 팔아넘겼다는 걸 알 수 있었다.유홍선이 떠난 뒤, 장소월은 화려하게 치장한 여자들의 무리에 던져졌다.이후, 문이 닫혔다.미모가 출중한 여자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다들 야한 옷차림을 하고 화장대에 앉아 화장을 하고 있었다. 또 앳돼 보이는 몇몇 어린 여자아이들은 이상한 물건을 몸에 달고 구석에서 엉엉 울고 있었다.장소월은 그들에게 접근해 상황을 알아보려 했다. 이 낯선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도저히
장소월은 태연한 얼굴로 그녀를 마주 보고 서 있었다. 조금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 듯했다.“그림 그렸었어요. 다른 일 없으면 미안하지만... 비켜주실래요.”장소월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들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너...”전혀 움츠러들지 않는 장소월의 모습을 본 주지연은 단단히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에 그녀를 잡으려 몸을 돌렸다. 그녀의 눈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울고 있는 여자아이를 위로하는 장소월이 들어왔다.장소월은 몇 마디 나누고 난 뒤에야 아이는 부모님에 의해 이곳 해상시 천상인 업소에 팔려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들 몸에 단 기계는 시간을 기록하는 용도였다. 손님이 여자를 선택한 그 순간부터 시간을 기록해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손님이 무엇을 요구하든 절대 반항할 수 없고, 그 룰을 어긴다면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그녀 몸에 나 있는 상처가 가장 명확한 증거였다.얼마 후, 빠르게 그녀 차례가 되었다.“설마 이곳에서 도망치려는 건 아니죠?”“소용없어요. 아무도 우릴 구하지 못해요. 해성시 경찰들까지 이곳 사람들과 한통속이니까요. 도망친다고 해도 그들에게 잡혀 돌아올 거예요. 언니.. 저 또 팔려가고 싶지 않아요. 저 좀 도와주시면 안 돼요?”장소월은 따뜻한 말로 그녀를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걱정하지 마. 곧 괜찮아질 거야.”그녀는 전연우가 인맥과 권력을 총동원해 자신을 찾는 건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어린 소녀의 양부모는 고작 열여덟 살밖에 안 되는 아이를 이곳에 팔아버렸다. 오직 남동생을 잘 키우기 위해 말이다.천상인 업소 VIP 룸 안, 남자가 상석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강 소장님, 최상급 아이들을 데려왔습니다. 마음에 드는 아이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바로 데려올게요.”주지연은 천상인에서 미모가 가장 출중한 에이스였다. 하여 그녀는 자연스럽게 강지훈의 옆에 앉아 그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오랫동안 이 업계에서 뒹굴며 수많은 남자들을 만나보았었다. 뚱뚱하고 기름이 번지르르한 아저씨부터 시작해 딱딱하고 준수한
오늘 밤이 지나면 설날이다.길엔 흰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히터가 충분히 켜져 있는 차 안, 기성은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백미러를 쳐다보았다.“저희가 반드시 소월 아가씨를 모시고 올 겁니다. 대표님 몸도 성치 않으신데 직접 가실 필요 없습니다.전연우는 잠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자마자 장소월을 찾아 나섰다.다행히 그들은 결국 장소월의 위치를 찾아냈다.거짓말이 들통난 여관 주인은 그들의 집요한 협박 끝에 진실을 털어놓았다.경찰이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들 또한 해결하지 못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전연우는 종래로 좋은 사람이었던 적이 없다. 장소월이 그녀의 손에 잡혀 정신을 잃고 업소에 보내졌다는 사실을 안 이후, 그는 그녀의 손가락 하나를 자른 뒤 경찰서에 던져버렸다. 예전 전연우의 성격이었다면 그녀는 절대 다음 날의 태양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이후 법원 판결을 받은 뒤 감옥에 들어가 시간을 허비하는 것도 괴로울 것이다.경찰은 이번 기회에 인신매매 소굴을 뒤집어엎으려 했다. 그중엔 나체 사진을 찍어 협박해 업소녀가 되게 하는 경우가 즐비했다. 그 죄목만으로도 평생 감옥에서 썩게 하기에 충분했다.“난 괜찮아.”전연우가 몇 번 기침했다.오늘은 설 전날 밤이라 모두 귀성길에 올랐기에 길이 심각하게 막혔다.결국 어쩔 수 없이 헬기를 불렀다.기성은은 대표님의 몸이 버티지 못할까 봐 걱정이 태산이었다.예전 장해진 밑에서 일할 때부터 생긴 고질병이다. 이젠 한 번 발작하면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남원 별장.은경애는 직접 상다리가 부러지게 음식을 만들었다. 모두 장소월이 좋아하는 것이었다. 설날 분위기를 내기 위해 도우미들을 시켜 예쁜 장식까지 해놓았다.천상인 야간 업소.강지훈이 술 한 잔을 부어 장소월의 몸 위에 올려놓았다.“저번에 만난 건 4년 전이었죠 아마? 오늘 밤 보니 더 예뻐졌네요.”주지연은 그들이 예전부터 아는 사이였단 사실에 화들짝 놀랐다. 어쩐지 처음 봤을 때부터 예사롭지 않더라니.“대체 현아한테 무슨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