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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소민아는 경계하며 살며시 문을 열었다. 틈 사이로 살펴보니 장소월이었다.

그녀가 문을 벌컥 열었다.

“소월 언니? 여긴 무슨 일이세요?”

“뭐라고? 소월이? 소월이가 왔어?”

소현아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간식까지 내팽개쳐버린 채 급히 신발을 신고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녀가 장소월을 와락 끌어안았다.

“소월아, 정말 보고 싶었어. 왜 이제야 온 거야!”

장소월은 그녀에게 안겨 숨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현아야,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던 거야?”

“잊어버렸어. 소월아, 나랑 같이 있자.”

소현아가 팔을 잡아당겼지만 장소월은 거절했다.

“아니야. 너한테 해줄 얘기가 있어서 왔어. 현아야, 너 지금 빨리 집에 가봐야 해. 네 어머니 아버지께서...”

장소월은 말을 채 잇지 못했다. 소현아가 무사히 눈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일 없는 듯한 소현아의 표정을 보니 강지훈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했다.

“엄마아빠가 왜? 내가 강지훈 씨 집에서 너무 오래 머물러서 화나신 거야? 하지만 강지훈 그 나쁜 놈이 엄마아빠한테 말씀드렸다고 했어. 그럼 걱정 안 하실 텐데...”

장소월은 의아한 눈빛으로 소현아를 바라보다가 이내 알아차리고 말했다.

“현아야, 내가 예전에 말했었잖아. 아무도 믿으면 안 된다고. 특히 강지훈을 보면 반드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어.”

소민아가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요? 강지훈? 언니를 데려간 사람이 강지훈이라고요? 그럼 대표님은 왜 언니를 이곳에 데려온 건데요? 병을 치료하려고 데려온 게 아니에요?”

장소월이 이마를 찌푸렸다. 소민아의 말을 들으니 일이 생각한 것만큼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장소월은 손목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

“현아야, 물 한 컵만 가져다줄래?”

“응. 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

“미지근한 물로 부탁해. 너무 차가워서도 안 되고 너무 뜨거워서도 안 돼.”

소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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