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55화

조수석에 앉아 잠시 잠들었던 장소월은 차가 덜컥거리는 바람에 깨어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처음 와보는 낯선 곳이었다.

“기사님, 여기 어디죠?”

“여긴 남교시예요. 해성까지 가려면 아직 40분 정도 남았어요.”

“여기에 세워주세요.”

“해성으로 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택시비까지 다 받았는데 다시 돌려주는 건 없어요!”

“네. 괜찮아요.”

택시 기사는 흔쾌히 장소월을 가장 북적이는 도시 중심에 내려주었다.

전연우는 깨어나면 분명 그녀가 해성으로 갔을 거라 예상할 것이다. 때문에 잠시 다른 곳에 머무르며 그의 레이더를 피해 가는 것이 좋다.

장소월은 차에서 내린 뒤 주민등록증이 필요 없는 여관으로 가 하룻밤 묶기로 했다.

“아가씨, 보아하니 혼자 남교에 온 것 같은데 일자리 찾으려고 왔어요? 그럼 내가 하나 소개해 줄게요. 본인만 성실히 노력하면 한 달에 8, 90만 원은 문제없어요.”

장소월은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방 키를 받은 뒤 위층으로 올라갔다.

이어 문을 모두 잠그고 소파와 책상으로 단단히 막아놓았다.

이곳 날씨는 습하고 더워 이불에서 꿉꿉한 냄새가 진동했다. 필경 몇천 원밖에 안 되는 여관이니 꾹 참고 하룻밤 자고 난 뒤 내일 다시 다른 집을 찾으면 될 것이다.

카드에 넣어두었던 돈을 모두 현금으로 꺼내 보니 200만 원가량 되었다. 2006년의 200만 원은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제 밤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녀는 전연우가 조금이라도 더 늦게 깨어나길 바라고 또 바랐다.

가장 좋은 건...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실은 장소월이 떠난 지 두 시간 이후부터 기성은은 찝찝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수많은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상대방은 줄곧 묵묵부답이었다. 더욱이 종래로 문자라곤 보내본 적 없는 그가 메시지를 보내다니.

다섯 시 반, 기성은은 남원 별장으로 전화를 걸었다.

도우미는 침실에 들어가 전연우를 살펴본 뒤에야 그가 이미 오래전에 정신을 잃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곧바로 119에 전화를 걸었다.

전연우는 구급대원들의 들것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