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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장소월이 전화를 받았다.

“현아야.”

“흑흑흑... 소월아...”

전화기 너머로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장소월은 전연우를 힐끗 보고는 화원에서 나가 조용한 곳으로 갔다.

“무슨 일이야?”

소현아가 울먹거리며 말했다.

“나... 나... 나... 소월아... 나 임신한 것 같아.”

“임신?”

장소월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임신했을 수가 있어? 현아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소씨 저택 안, 소현아는 보송보송한 토끼 인형을 안고 얼굴을 털 안에 묻은 채 흐느끼고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소월아, 나 강지훈과 부끄러운 그 짓 했어. 나 지금 배 속에 아이가 있는 것 같아.”

장소월은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소현아와 강지훈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니... 그녀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현아야, 이런 건 장난치면 안 돼. 너 정말 그 사람과...”

소현아가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 그놈이 날 속인 거야. 나쁜 놈...”

장소월은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들었다...

그 짐승 같은 놈이... 감히 현아에게 나쁜 마음을 먹었다고?

장소월이 그녀를 위로했다.

“현아야, 일단 병원에 가서 정말 임신한 게 맞는지 검사해봐...”

그녀가 안에서 걸어 나오는 전연우를 쳐다보며 말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우리가 널 도울 방법 생각해볼게. 긴장하지 마. 아닐 수도 있잖아?”

“하지만... 나 생리가 안 와...”

“얼마나 됐어?”

“오래됐어! 소월아, 정말 임신한 게 맞으면 나 어떻게 해? 나 엄마아빠가 알게 되실까 봐 너무 무서워. 이번 일은 나한테만 알려줄 거야. 나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

“내가 검사하러 병원에 같이 가줄게. 일단 끊어!”

전연우는 예쁜 목단화를 꺾어 그녀의 귀에 꽂아주었다.

“무슨 얘기 한 거야?”

장소월은 처음으로 그에게 얼굴을 붉히며 귀에 꽂은 꽃을 던져버렸다.

“약속 지키지 못하겠으면 약속하지마. 이 사기꾼!”

장소월은 분노하며 몸을 홱 돌렸다. 바닥에 떨어진 꽃까지 냉정히 짓밟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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