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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은경애가 아이를 안으며 말했다.

“아가씨, 제가 올라가서 도련님 씻겨 드릴게요.”

장소월이 대답했다.

“그래요.”

그녀는 한 입 맛보았지만 너무 달아서인지 자신이 한 것과는 많이 달랐다.

“일단 냉장고에 넣어두세요. 내일 제가 직접 만들게요.”

“네. 사모님.”

전연우는 입고 있던 정장을 벗어 도우미에게 주고는 걸어갔다.

“도우미가 만든 게 입에 안 맞아?”

장소월은 냉담하게 그에게 대답했다.

“난 올라갈게.”

도우미들은 별다른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그들의 눈에 대표님은 사모님에게 지극정성으로 잘해준다. 액세서리, 옷들 모두 최고 좋은 것들만 사모님에게 선물해 주니 말이다.

또한 그동안 사모님은 대표님이 외박한다고 생각했던 때에도, 실은 대표님은 매일 새벽 몰래 돌아와 사모님을 보고 가곤 했었다. 도우미들에게는 사모님에게 절대 이 일을 알려줘선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사모님이 대표님에게 조금 냉담할 뿐이다.

전연우는 장소월의 뒤를 따라 안방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문을 잠그고 그녀를 벽 쪽으로 밀어 넣었다.

“하고 싶어? 그럼 나 먼저 씻고 와도 될까?”

전연우는 고개를 숙이고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솟구쳐 올라오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있는 듯했다.

“고개 들고 날 봐.”

장소월은 고분고분 그의 말에 따랐다.

지금의 장소월은 감정 하나 없는 장난감과도 같았다.

그녀가 그를 바라보았다.

전연우는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끓어오르던 화가 사그라들었다. 그는 손을 내려놓고 그녀를 품 안에 끌어당겼다.

“그 여자와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알아. 난 상관 안 해.”

“하지만 난 소월이가 예전처럼 나한테 더 많은 관심을 쏟았으면 좋겠어...”

그가 보지 못하는 장소월의 얼굴엔 차가움만 가득 담겨있었다.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한단 말인가?

장해진은 지은 죄에 대한 대가로 죽었다고 하더라도, 강영수는? 인시윤은?

그는 그녀로부터 엄마가 될 수 있는 자격까지 앗아갔다. 그로 인해 그녀는 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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