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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은경애가 별이에게 우유를 먹였다. 아이는 취한 듯 빙그레 웃으며 장소월의 품에 안겨 만족스러운 얼굴로 눈을 느리게 껌뻑이고 있었다.

졸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장소월은 지갑에서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쇼핑 카드를 소현아에게 건네주었다.

“이거 전연우가 나한테 준 거야. 난 평소 별로 안 써.”

소현아가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됐어. 난 그저 너랑 나와서 바람을 쐬고 싶었을 뿐이야. 나한테 예쁜 옷 이렇게나 많이 사줬잖아. 난 충분히 행복해.”

문 앞, 소현아는 발꿈치를 들어 그녀와 살짝 포옹했다.

“나 보고 싶으면 꼭 전화해. 내가 바로 달려올게.”

“그래. 차를 불러놨어. 집에 도착하면 문자 보내.”

소현아가 그녀를 놓아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경호원이 물건을 트렁크에 넣어둔 뒤, 소현아는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장소월도 출발하려 할 때, 고급 롤스로이스 차가 그녀 앞에 정차했다.

기성은이 내려 문을 열어주기도 전에 전연우는 이미 차에서 내렸다.

장소월은 그가 자신이 백화점에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시간에 이곳에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전연우가 그녀 손에서 아이를 받아 안았다.

“집에 갈 거면서 왜 나한테 전화 안 했어.”

장소월이 차갑게 그를 쳐다보았다.

“귀찮게 하기 싫어서 그랬어. 돌아가.”

퉁명스럽게 내뱉은 짧은 몇 글자의 말에서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때, 머지않은 곳 택시 안에서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내렸다.

“대표...”

님, 마지막 한 글자를 채 내뱉기 전, 백화점 문 앞에 서 있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이 아름다운 여자가 보였다. 수수한 옷차림이었지만 청초한 얼굴을 돌리니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기성은은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제기랄, 저 여자가 왜 여기까지 따라왔단 말인가?’

기성은은 긴장한 얼굴로 장소월을 쳐다보았다. 보아하니 아직 그녀를 발견하지 못한 듯했다.

전연우 옆에서 오랫동안 일해왔으니 이런 일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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