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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박세리는 야간 업소 아가씨다. 오랫동안 그 세계에서 뒹굴었던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강지훈이 얼마나 지독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

강지훈은 여자를 좋아한다. 특히 유부녀면 더더욱 좋아한다.

저번 그 여자는 강지훈에게 놀아난 벌로 아이와 남편과 동반 자살을 했다.

강지훈과 같은 사람들은 늘 이렇듯 여자를 옷 바꿔입듯 제멋대로 갈아치운다.

아직 그 위험이 눈앞에 닥쳤음을 느끼지 못한 소현아는 여전히 의아함 속에 빠져있었다.

그녀는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하지만 등 뒤엔 그의 부하가 버티고 있어 도망칠 구멍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뭐... 뭐 하는 거예요?”

강지훈은 어느덧 소현아의 뒤에서 목걸이를 그녀의 목에 걸어주고 있었다.

종업원은 이렇게나 빨리 진행되는 관계는 난생처음 보았다. 그녀는 어떻게든 재빨리 소화하고 거울을 소현아 눈앞에 가져갔다.

“아가씨, 안목 좋으시네요. 이 목걸이 정말 잘 어울려요.”

“포장해요.”

소현아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채 반응하기도 전에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살 거 더 없어?”

소현아는 1미터 58이라는 아담한 키였다. 고개를 들고 건장하고 큰 키의 남자를 올려다보는 건 꽤나 힘든 일이었다. 그녀의 동그래진 눈엔 의아함과 경악이 가득 담겨있었다.

강지훈은 자신에게 겁을 먹고 부들부들 떠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이 봐왔다. 하지만 이렇듯 그를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은 종래로 보지 못했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 담긴 순수함은 잡질 하나 없는 맑은 물과도 같았다.

소현아의 마음속에서 그에 대한 경계심이 점차 부풀어 올랐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목에 걸린 목걸이를 쳐다보았다.

“왜 저한테 이걸 사주시는 거예요?”

“우리 아는 사이인가요?”

그들은 고작 몇 번 우연히 마주친 게 전부이다. 왜 이런 물건을 사준단 말인가.

강지훈은 어깨가 넓게 벌어진 건장한 몸집이었는데, 얇은 허리엔 군용 벨트가 채워져 있었고, 가슴엔 독수리 브로치를 달고 있었다. 그가 음산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손을 그녀의 허리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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