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기성은이 대표 사무실로 들어왔다.“대표님, 소아린 씨가 대표님을 뵙고 싶다고 찾아왔습니다. 들여보낼까요.”소아린은 현재 전연우의 스캔들 상대였다.전연우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아니.”기성은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대표님.”전화로 지시 사항을 전달받은 프런트 직원이 성세 그룹 앞에서 선글라스를 하고 기다리고 있는 소아린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소아린 씨,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대표님께선 지금 회사에 안 계신답니다.”소아린이 요염한 빨간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없대요? 알겠어요. 그럼 잠시 후에 다시 오죠.”말을 마친 그녀는 풀이 죽어 회사를 나가 차에 올라탔다. 매니저가 조급히 물었다.“어떻게 됐어? 소식 있어?”소아린은 실망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회사에 없었어요.”“이건 네 마지막 기회야. 이번 일은 그 사람을 제외하곤 널 도울 수 있는 사람 없어. 아린아, 너 이번엔 너무 경솔했어.”“언니, 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해결할게요.”“이제 보아하니 다른 방법은 없겠네. 내가 아는 사람이 몇 명 있으니까 그 사람 소식을 좀 알아볼게. 그땐 꼭 기회를 잡아야 해. 다신 날 실망시키지 마.”“네.”소아린에게 촬영 스케줄이 있어 차는 서울을 떠나 해성으로 향했다. 차가 출발한 지 30분 뒤, 돌연 검은색 승용차 몇 대가 소아린의 벤을 겹겹이 에워쌌다. 이어 한 무리의 건달들이 우르르 내리더니 다짜고짜 차를 때려 부수기 시작했다.소아린은 당황함에 어쩔 줄을 몰라 소리만 질러댔다.운전기사는 이미 사람들에게 눌려 꼼짝도 하지 못했고, 뒷좌석에 앉아있던 소아린은 그들에게 끌려 강제로 그들의 차에 올라탔다.“뭐 하는 거예요! 이거 놔요!”그들에게 저항하던 도중 소아린이 입고 있던 하늘색 원피스가 찢겨 나갔다. 무언가 코를 감싸자 강력한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져 의식을 잃고 말았다.그녀가 다시 깨어났을 때, 주위를 둘러보니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더럽고 지저분한 휑한 감옥 안이었다. 자
강지훈은 어이없는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것 같았다.“기억해. 넌 이제부터 나 강지훈의 사람이야.”남자는 그 한 마디만 남기고 떠나버렸다. 뒤에서 떨고 있는 여자는 전혀 관여치 않고서 말이다.이어 소아린은 이곳에서 일주일 동안 감금 생활을 했다. 매일 가만히 갇혀있다가 밤이면 남자의 극악무도한 짓밟음을 견뎌내야 했다.매니저는 상대의 신분을 알아내고는 소아린의 납치 사건을 더는 파헤치지 않았다. 강지훈의 소식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지만 그녀가 조사해낸 내용은 틀림없는 사실이다.강지훈의 인맥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은밀하고 넓었다. 서울에서 한 가닥 하는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조차 그에게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연락을 받고 사람을 데리러 간 매니저는 너무 놀라 단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만신창이가 되어 사람 몰골조차 사라져버린 소아린을 데리고 매니저는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전연우가 없으니 장소월은 오랜만에 평안한 나날을 보냈다.소현아는 더더욱 자주 별장에 드나들었다.심지어 어떤 날은 별장에서 장소월과 함께 자기도 했다.그녀의 다리에 누워 지루한 드라마를 보고 있던 소현아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우리 내일 밖에 나가보지 않을래? 계속 이렇게 별장에만 박혀있다간 우울증 올 거야.”“며칠 동안 너랑 이곳에서 지내다 보니까 살쪘어. 전에 가져온 옷들 다 못 입게 됐다니까.”소현아는 확실히 최근 며칠간 적잖게 살이 쪘다. 하지만 늘 예전처럼 통통하고 귀여웠다.“그렇게 나가고 싶으면 같이 나가자. 간 김에 별이한테 옷도 몇 벌 사주고.”장소월은 이런 궁전에 갇힌 공주 생활을 해보지 않은 것이 아니다.다만 지금은 다르다. 옆에 그녀에게 진심을 보여주고 있는 이들이 있으니 말이다.그리고 현아, 별이가 그녀와 함께 있다...도우미가 다가와 말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떠나시기 전 절대 별장을 나서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현아 씨에게 입을 옷이 없으면 밖에서 가져다주실 겁니다. 작은 도련님 옷은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옆에 있던 소현아, 그리고 도우미들까지도 이 집 안주인이 전연우와 통화하는 자세가 낯선 사람을 대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음에 깜짝 놀랐다.소현아는 순간 장소월에게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전연우는 장소월을 이곳에 가둬놓고 다른 여자와 쇼핑하며 옷을 사주고 있다.소현아는 씩씩거리며 장소월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아갔다.“퉷, 나쁜 자식.”욕설을 퍼붓고 난 뒤, 소현아는 얼른 전화를 끊었다.심상치 않은 상황에 은경애는 다른 도우미들을 모두 물렸다.소현아는 측은한 눈동자로 장소월을 바라보며 말했다.“소월아... 나 왠지 네가 너무 가엾고 마음 아파. 너 여기에 있고 싶지 않은 거지?”장소월의 얼굴에 담담한 미소가 지어졌다.“이제 적응됐어. 괜찮아.”“하지만... 지금 네 미소 하나도 행복해 보이지 않아. 대부분의 시간을 나와 함께 보내면서도 항상 우울해 보였어.”무슨 생각을 하는지 장소월의 입가에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 “미안해. 너랑 나가자고 하는 게 아니었어.”장소월은 울지 않았다. 도리어 소현아가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채 울먹거리며 장소월을 끌어안았다.“소월아... 이곳에 있는 게 싫으면서 왜 떠나지 않는 거야!”“서울에서 사는 게 행복하지 않으면 먼 곳으로 가도 돼.”“난 네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연락 두절이 되는 걸 원하지 않지만, 네가 매일매일 행복하길 바라.”소현아는 이미 일찌감치 눈치챘었다.장소월은 이곳에서 늘 혼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멍하니 정원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소현아가 곁에 있어 주지 않았다면 영혼 없는 인형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난 괜찮아, 현아야. 나 잘 지내.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장소월은 담담히 웃으며 소현아의 눈물을 닦아주었다.경호원이 되돌아와 장소월에게 말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나가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반드시 저희들의 시야 안에 계셔야 합니다.”소현아가 말했다.“범죄자를 감시하는 것과 뭐가 달라요!”장소월보다 그녀가 더욱 분노했다.“됐어요.”“녹차 설기 만들어줄까?
전연우는 집에 돌아와 복도를 지나가다가 화실 조명이 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화실 문을 빼꼼 여니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몸에 얇은 가디건 하나만 걸치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장소월은 문 소리를 듣는 순간 그가 왔음을 알았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데에만 집중했다.검은색 정장이 장소월의 어깨에 걸쳐졌다. 그녀가 붓을 멈추자, 전연우가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시간이 늦었는데 왜 아직도 안 쉬고 있어?”오랜만에 듣는 그의 목소리는 낯설기도, 익숙하기도 했다.장소월은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담담히 말했다.“잠에서 깼는데 뭘 할지 몰라서 작업 마무리하려고 왔어.”전연우는 그녀가 그린 그림을 바라보았다. 비가 그친 뒤 자욱이 안개가 덮인 수림 속, 빗방울이 아직 나뭇잎에 걸려있는 모습이 몽롱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전연우는 그림을 잘 몰랐음에도 장소월의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뭘 그린 거야?”장소월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옥수림이야. 선배님이 만든 새로운 게임인데 배경 작업을 3일 안에 해야 해.”그림의 이름을 들은 순간, 전연우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어두워지고 서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그의 몸에서 술 냄새가 공기 중에 풍겨나갔다. 외투엔 알코올 냄새를 제외하고 향수 냄새도 깃들어 있었다.장소월은 몸에 덮여 있는 정장을 벗어 그에게 돌려주었다.“씻고 쉬어. 별이는 아기방에 있으니까 깨우지 말고.”전연우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돌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장소월은 몸의 중심을 잃고 붓을 바닥에 떨어뜨렸다.“또 무슨 미친 짓을 하려는 거야!”옆방에서 자고 있는 사람을 떠올린 그녀는 최대한 목소리를 낮추었다.허공에서 잡힌 팔목을 보니 이미 시뻘겋게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녀가 고통에 눈썹을 찌푸렸다.전연우가 어둡게 가라앉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잔잔해 보였지만, 폭풍전야처럼 옅게 일렁이고 있었다.그가 말하지 않으면, 장소월은 그가 대체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전연우가 물었다.“내가 없었던 며칠 동안, 보고 싶지 않았어? 응?”장소월은 그에게 여전히 냉랭했다.“너도 알고 있잖아.”무슨 대답이든 장소월은 전혀 개의치 않았지만, 전연우는 아니었다.“상관없어. 소월이가 이 오빠 옆에 있어 주기만 하면 돼.”장소월은 그가 다른 여자와 그 짓을 했다고 생각하면 그의 손길에 강력한 거부감이 들었다. 이제 그의 체취만 맡아도 역겨워 위가 욱신거렸다.전연우는 애써 참다가 결국 손에 힘을 풀었다. 하지만 장소월이 도망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뭘 도망가?”전연우가 다시 그녀의 손을 잡고 가슴에 가져갔다.“단추 풀어줘. 씻고 싶어.”그의 강압적인 분위기에 그녀는 불편함이 몰려왔다.“그런 건 너 스스로 해. 난 자야겠어.”쉽게 그녀를 놓아줄 전연우가 아니었다.“나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해?”그렇다. 그녀는 절대 벗어날 수 없다.장소월은 명령이라도 받은 듯 그에게 복종하며 그의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검은색 셔츠를 벗으니 향수 냄새가 더욱 농후하게 풍겨 나왔다.옷을 모두 벗은 뒤 전연우는 강제로 그녀와 함께 욕실로 들어갔다.뜨거운 물줄기 아래, 전연우의 나체가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이번엔... 우리 여기에서 해볼까?”장소월이 고개를 들었다.“미쳤어!”화실 안 욕실과 소현아가 자고 있는 방은 벽 하나만 사이에 두고 있다. 작은 소리일지라도 분명 똑똑히 들을 수 있을 것이다.“조용히 할게.”욕실 안, 장소월은 그에게 시달려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바깥에 그렇게 많은 여자들과 함께 뒹굴었는데도, 한 명도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단 말인가?욕실부터 두 사람의 침실까지, 그 사이 복도에도 장소월의 몸에서 벗겨져 나온 잠옷이 널브러졌다.방 안, 장소월은 푹신한 침대에 끼어 들어가 한 번 또 한 번 반복되는 그의 맹렬한 충격을 견뎌냈다.하늘이 밝아져 와서야 끝이 났다.시간 맞춰 올라와 장소월을 부르려던 도우미는 바닥에 놓여있는 원피스 잠옷을 보자마자 한동안 입을 꾹 닫고 생각에 잠겼다
장소월과 전연우?소현아는 장소월이 그와 이런 관계가 되어있음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대체 언제부터 한 침대에서 자게 된 거지?소현아는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도 못했다.이곳에 머물렀던 며칠 동안 소현아는 도우미들이 말하는 사모님이 강영수의 부인을 말하는 줄로 알았다.그게 전연우의 부인을 뜻하는 것일 줄이야...안 돼. 그녀는 너무나 혼란스러워 호흡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그럼 그 아이는?그 아이도 강영수의 아이가 아니란 말인가?장소월과 너무 닮아있어 착각했었다...그렇다면 장소월이 상간녀라는 이야기가 아닌가?은경애는 이상해 보이는 소현아를 보고는 물었다.“아가씨, 왜 그러세요?”소현아는 힘껏 자신의 얼굴을 두드리며 정신을 차렸다.“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없어. 소월이는... 절대 전연우와 그런 관계일 리가 없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거야.”하지만 그녀는 장소월에게 물을 용기가 나지 않아 은경애에게 물었다.“아주머니, 소월이와 그 나쁜 놈 대체 무슨 관계예요? 소월이가 좋아하는 사람은 줄곧 강영수 아니었나요? 지금 왜 그 나쁜 놈이랑 같이 살고 있는 거예요?”은경애는 우물쭈물 망설였다.“그... 그건... 아가씨, 어떤 일은 모르는 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소월 아가씨를 위해서도 그게 맞습니다. 대표님 앞에선 절대 그 사람에 관한 어떤 것도 입에 올려선 안 됩니다. 소월 아가씨는 이미 오랫동안 견뎌내고 계십니다. 더는 자극하지 마세요.”“아가씨와 대표님께서 방에서 나오시면 절대 아무것도 묻지 마시고 말씀하지도 마세요.”소현아는 화가 나 발까지 동동 굴렀다.“왜 그래야 하는데요! 그 나쁜 놈 분명 인시윤과 결혼했으면서 왜 또 소월이를 건드리는 거예요!”소현아는 전연우가 강제로 장소월을 이곳에 묶어두는 이유가 강영수와 함께 하는 걸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그때, 옆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문밖 도우미가 인사했다.“대표님, 좋은 아침입니다.”“대표님, 아침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사모님은...”
강씨 집안, 인씨 집안 모두 일찌감치 그의 손안에 들어왔다.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장소월은 소현아까지 이 지옥의 소용돌이에 끌어들이기 싫어 강영수의 죽음을 알려주지 않았다.그녀뿐만 아니라 외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전연우는 이미 서울 하늘을 한 손으로도 가릴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 있었다.더는 아무도 그의 걸림돌이 될 수 없다.“현아야... 잠깐 나가줄 수 있어? 나 너무 피곤해서 조금 더 자고 싶어.”소현아는 기진맥진한 그녀의 모습에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그래. 푹 쉬어. 방해하지 않을게.”소현아는 방을 나서 눈물을 닦으며 소월이를 반드시 이 감옥에서 탈출시킬 거라 굳게 다짐했다.성세 그룹.전연우가 주관하는 회의가 끝난 뒤, 기성은이 서류 봉투를 들고 와 책상 앞에 놓아주었다.“이건 소아린 씨의 병원 치료 기록입니다. 소아린 씨가 강지훈에게 납치당한 시간은 저희 회사에 왔던 날짜와 일치합니다.”“여기... 부상 부위가 찍혀있는 사진입니다. 하체 두 곳이 심하게 찢겨 앞으로 스스로 일상생활을 하기도 힘들다고 합니다.”“그리고... 마지막으로...”기성은이 분노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소아린 씨는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현재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몰래 정신병원에 보냈다고 합니다.”전연우는 사진을 살펴본 뒤 책상에 던져놓았다.“소아린에 관한 어떤 기사도 매체에 알려지면 안 돼. 그리고 모든 치료 비용은 성세 그룹에서 부담할 거야.”기성은은 못마땅한 감정을 표했다.“대표님, 강지훈이 대표님에게 보이는 적의는 명확합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까요? 그냥 이렇게 내버려 두실 겁니까?”“조사에 따르면 대표님과 조금의 스캔들이 있었던 여자분들 모두 강지훈에게 천하 일성 지하실로 끌려갔다고 합니다.”전연우는 전혀 개의치 않은 듯 라이터를 켜 사진을 모두 불태워버렸다.“그 더러운 성격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군.”“송시아는?”기성은이 말했다.“송 비서는 최근 줄곤 강지훈의 곁에 붙어있습니다. 저
어둠이 내려앉고 있는 밤하늘 아래, 서울 최고 고소비 업소 천하 일성.지하 격투장 안, 최상위 자리에 강지훈이 품에 섹시한 보라색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를 안고 앉아 있었다. 긴 머리카락을 복고풍 나비 머리끈으로 묶어올린 그녀의 얼굴엔 불편함이 가득했지만 입가엔 애써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녀가 포도 한 알을 잡아 남자의 입에 가져갔다.“제 부하가 도성에서 대표님이 찾으려는 사람의 행적을 찾았대요. 대개 한 주면 단서를 잡을 수 있다고 하던데 제가 바로 없애버릴까요?”“고작 부모도 없는 떠돌이 양아치일 뿐이야. 상관할 필요 없어.”전연우가 말을 마치자 옆에 있던 여자 파트너가 그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그의 시선은 링 위 두 격투기 선수에 닿아 있었다. 레드 유니폼 선수가 블랙 유니폼의 선수를 바닥에 누르고 미친 듯이 공격하고 있었다. 블랙은 이미 정신을 잃은 듯했지만, 재판장은 한참이 지나도 휘슬을 불지 않았다.지하성의 규칙에 따르면 링에 오르기 전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생사 여부는 오직 실력에 달려 있고, 이긴 사람은 오늘 밤의 전부 상금을 획득하게 된다.그 또한 거대한 액수다.하지만 도박을 하고 있는 자본가에게 있어서는 그저 한 끼 밥값일 뿐이었다.강지훈의 손이 미녀의 엉덩이에 닿았다. 미녀는 몸을 움츠리고 그의 손길을 거부하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녀가 내키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그의 거친 스킨쉽을 견뎌내야만 했다.강지훈이 가장 좋아하는 여자의 모습이 바로 싫어하면서도 억지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여자 가슴 위 커다란 봉우리를 본 그가 팔에 힘을 주어 그녀의 몸을 자신에게 바짝 붙였다.관중들의 환호 소리가 울려 퍼졌다.“보아하니 대표님이 지겠는데요.”그때, 기성은이 올라와 전연우의 귀에 무언가 속삭였다. 순식간에 남자가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알았어.”강지훈은 여자의 손을 잡아 입술에 가져갔다. 링 위 상황을 보지 않아도 결과를 알 수 있었다.“3억 못 벌겠네요.”전연우가 담배를 입에 물자 옆에 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