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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이 세상 모든 게 네 마음대로 되진 않아. 네가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고 해도 말이야.”

“두 집 살림을 차리고 싶다면 그렇게 해. 나보다 예쁘고 젊은 여자들이 너랑 놀아줄 테니까.”

“더는 날 심심풀이 노리개로 생각하지 마. 난 네 장난감 되는 거 싫어.”

“인시윤과의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자식 많이 낳고 오손도손 잘 살아.”

장소월은 방으로 돌아가 문을 쾅 닫고는 안에서 잠가 버렸다. 머리가 깨질듯한 고통에 더는 참지 못하고 침대 서랍에서 약 몇 알을 꺼내 다급히 삼켰다.

호흡이 거칠어지더니 어느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이 통증이 지나가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거실 밖 베란다.

인시윤으로부터 전화가 십여 통이나 걸려 오고 나서야 전연우가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에요. 말해요.”

인시윤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가 야외 웨딩촬영 일정을 잡아놓으셨어요. 제가 이미 몇 곳을 골라놨는데 혹시 내일 시간 돼요?”

그녀는 전연우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며 조심스레 말했다.

전연우는 고개를 숙이고 손에 든 담뱃재를 툭툭 털었다.

“내일 시간 없어요.”

“하지만 기성은 씨에게 물어보니까 별다른 일정 없다던데요.”

인시윤이 말을 이어갔다.

“연우 씨, 엄마가 촬영 감독님과 메이크업 아티스트까지 다 모셔두었어요. 거절하지 말아요. 네?”

전연우는 곧 꺼질 담배꽁초를 휙 버리며 말했다.

“나와 결혼한다는 게 뭘 감내해야 하는 건지 알아요?”

“독수공방. 극심한 외로움을 참아내야 해요.”

인시윤은 가슴이 저렸다.

“난 허울뿐인 이름은 싫어요. 연우 씨의 진정한 아내가 될 거예요. 장소월이 연우 씨 옆에 있는 건 상관없어요. 난 그냥 연우 씨가 시간이 있을 때 몇 번씩 나와 함께 있어 주기만 하면 돼요.”

예전 인시윤은 콧대 높고 안하무인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런 모습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당시 인시윤은 늘 오만한 태도로 전연우를 휘둘렀었다. 반면 지금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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