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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장소월은 전연우의 손길을 피해 소파에서 일어나 식탁 앞에 자리 잡았다.

이어 그녀는 그릇에 밥을 담은 뒤 그의 앞에 놓아주었다. 요즘 연속 며칠 동안 장소월은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했다. 겉으로 보기엔 영락없는 아내의 모습이었다.

“오늘 반찬이 너무 짜. 다음번엔 소금 조금만 줄여.”

“응.”

장소월은 밥을 먹으며 무심히 대답했다.

실은 그녀는 이 음식들을 직접 요리하지 않았다. 전연우의 퇴근 시간에 맞춰 도우미가 만든 것이다.

장소월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전연우가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다.

“나 내일 휴식이야. 같이 등산할래? 듣기론... 청연사가 불경 드리기에 좋다던데.”

불경이라고? 이런 말이 전연우의 입에서 나오다니,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장소월이 물었다.

“넌 그런 거 안 믿잖아?”

전연우는 가시를 바른 뒤 생선 살을 그녀의 그릇에 놓아주었다.

“요즘 회사 일 때문에 너랑 있어 주지 못했잖아. 그래서 널 데리고 바람이나 좀 쐬려고.”

장소월은 생선에 손도 대지 않고 대답했다.

“응.”

그녀가 동의한 건 그저 그와 하루종일 이 밀폐된 집안에서 함께 있고 싶지 않은 것, 그 이유 단 하나였다. 전연우가 그녀에게 무슨 짓을 저지를지는 자명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몇 마디 대화를 끝으로 두 사람에게 또다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때, 돌연 숨 막힐 듯한 고요함을 깨는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고 화면에 낯선 번호가 떴다.

전연우는 눈길도 주지 않고 수신 거부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30초 뒤 또다시 걸려 오자 전연우는 아예 핸드폰 전원을 꺼버렸다.

이번엔 장소월이 먼저 입을 열었다.

“결혼식 날짜가 다가오는데 안 바빠?”

“내가... 너랑 같이 있어 주니까 좋지 않아?”

장소월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전연우 역시 분명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을 텐데...

“넌 언젠가는 인시윤과 결혼해 아이까지 낳을 거잖아. 차라리 일찌감치 인시윤에게 돌아가 함께 있는 게 낫지 않아? 난 2주 동안 이곳에서 머물다가 두 사람이 결혼하면 곧바로 허 선생님의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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