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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그녀의 말대로 걷는다면 다리가 부러지거나, 문드러지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장소월은 장장 3시간을 올라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그곳엔 꽤 많은 사람들이 불경을 드리러 오가고 있었고 주지 스님은 거대한 금색 불상 앞에 서 있었다.

장소월은 부처님 앞에 꿇어앉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원하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어쩌면 자신이 원하는 게 도대체 뭔지 전혀 알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가족의 평안?

그녀의 유일한 피붙이인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

친구...

그들은 이미 꿈을 이루고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다.

애인...

장소월은 이미 죽을 때까지 다시는 결혼이라는 것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

지금 그녀는 혈혈단신이다.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그녀에게 무슨 소원이 있겠는가?

건강?

그녀가 언제까지 이렇게 호흡하며 살아가겠는가?

“아미타불, 장 시주.”

주지 스님이 돌연 입을 열었다.

장소월은 깜짝 놀랐다.

“절 기억하세요?”

“4년 전 이곳에 오셨잖아요. 이번에도 바라는 바가 있어서 오셨나요? 아니면 예참을 하시려는 건가요?”

경호원은 그녀에게서 향을 건네받은 뒤 향로에 꽂았다. 그녀는 여전히 무릎을 꿇고 앉아 망연한 얼굴로 말했다.

“그때 전 제 주변 사람들이 평안하고 건강하기를 빌었어요. 지금 그들은 아주 잘살고 있어요. 하지만 단 한 사람, 그 사람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네요.”

“이번엔 온 건 저 자신을 위해 치성을 드리기 위함이었어요. 하지만... 올라오고 보니 전 아무것도 원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아미타불, 장 시주께선 소승이 오래전 알던 사람과 정말 비슷하네요. 당시 그 사람은 임신한 몸으로 남편과 아이의 평안을 위해 빌고 또 빌었어요.”

“그때 소승이 물었었죠. 왜 자신을 위해선 치성을 드리지 않냐고.”

“그 여 시주의 대답도 장 시주와 마찬가지였어요. 두 사람 모두 착하고 맑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장소월이 호기심에 물었다.

“그 이후, 그분은 다시 오셨나요?”

주지 스님이 고개를 저었다.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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