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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그건 전연우가 처음으로 지킨 약속이었다.

그날 밤, 전연우는 확실히 그녀와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 다만 줄곧 그녀의 몸을 만지작거렸다.

다음 날 새벽, 장소월은 여전히 깊은 잠이 들어있었다. 돌연 하반신에서 통증이 전해졌다가 곧바로 사라졌다. 장소월은 입술을 꽉 깨물고 그가 욕정 분출을 어서 끝내기를 기다렸다.

장소월은 이제 온몸에 힘이 빠져 녹초가 되어버렸다. 전연우는 그녀를 안고 욕실에 들어가 씻긴 뒤 다시 침대에 눕혔다. 장소월은 그대로 잠이 들었고 다시 깨어났을 땐, 침대 옆자리는 비어 있었다.

전연우가 그녀에게 무슨 약을 발라주었는지 한숨 자고 나니 근육통 외엔 조금의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옷을 입고 힘없이 문밖으로 걸어 나가보니 식탁 위에 전연우가 만든 요리가 놓여있었다.

대충 몇 술 뜨고 나니 어느덧 점심 12시가 되었다. 청소하러 온 도우미가 그녀에게 말했다.

“대표님께서 급한 일이 있어 나가야 하니 아가씬 편히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라고 하셨어요. 이건 대표님께서 남겨주신 현금입니다.”

도우미가 돈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족히 몇백만 원은 되어 보였다.

장소월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식사를 이어갔다.

같이 자고 난 뒤 돈을 주다니, 그녀를 술집 아가씨라고 생각하는 건가?

순간 입맛이 뚝 떨어져 버렸다.

청연사.

그녀는 예전 그곳에 가본 적이 있다. 러시아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간 곳이 바로 청연사였다.

그녀가 문을 나서니 경호원이 뒤를 따랐다.

차를 타고 청연사를 품고 있는 산자락에 도착했다. 고개를 들고 위를 바라보니 고풍스러운 대문과 그 위 검은색으로 새겨져 있는 세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몇 년이 지난 지라 당시 봤을 때보다 많이 낡아 있었다.

경호원이 말했다.

“아가씨, 위로 올라가실 생각이라면 케이블카를 타시죠.”

장소월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직접 발로 올라야 부처님도 절 살펴주실 거예요. 걷기 싫으면 절 따라올 필요 없어요.”

“아가씨, 대표님께서 조금도 아가씨의 곁에서 떨어져 있지 말라고 분부하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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