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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그녀가 말을 이어 나갔다.

“사실 저는 누명을 써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거예요. 휴대폰 한 번만 쓰게 해주시면…. 당신이 무슨 짓을 하든 장단 맞춰드릴게요.”

“그래도 제가 미덥지 않으시면, 제가 당신의 모습을 보는 게 두렵다면 제 눈을 가리셔도 좋아요. 절대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을게요. 제가 여기에서 나간다고 해도 당신한텐 피해 없도록 할게요.”

설광수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그는 다시 한번 용기를 내 병상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가슴 쪽을 더듬거렸다.

김남주는 매혹적인 교성을 내며 가볍게 콧소리를 냈다.

“더~ 조금만 더 세게.”

남자의 눈빛 속에서 점점 정복욕이라는 것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니 손길이 점점 더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욕망이라는 감정에 꺼지기 힘든 불이 붙으며 타오르기 시작했다.

김남주는 아무렇게나 휘둘리는 장난감과도 같이 그녀의 몸 위에서 악취를 풍기며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는 한 남자를 감당하고 있었다.

그 공허하고 텅 비어버린 눈빛은 흉악해 보이기도, 약간은 사나워 보이기도 했다.

강영수... 평생!

우리는 절대 죽지 않아!

시간은 어느덧 한 시간이나 흘러버렸다. 김남주의 몸 위에서 상하운동을 반복하던 그 남자는 그제야 움직임을 멈추고 그녀의 몸 위에서 내려왔다.

흐트러진 옷매무시를 가다듬더니 친절하게도 김남주의 몸을 닦아주었다.

김남주는 가쁜 숨을 헐떡이며 얘기했다.

“제가 부탁한 일 잊으시면 안 돼요.”

남자는 대답 한마디 안 하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다음 날, 잠에서 깬 김남주의 손에 채워져 있던 수갑이 풀렸다.

수갑을 풀어준 간호사가 얘기했다.

“요즘 컨디션 괜찮아 보이셔서 우선 수갑 풀어드릴게요. 하지만 또 소리 지르시면서 액팅 아웃 증상 보이시면 다시 수갑 채워드릴 수밖에 없어요.”

김남주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수갑이 사라진 자기 손목을 어루만졌다. 간호사가 주는 약을 건네받은 그녀는 익숙하다는 듯 약을 한입에 털어 삼켰다.

간호사가 자리를 뜬 것을 확인한 그녀는 베개 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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