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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설마 벌써 인시윤한테 손을 댄 거야?

고작 그놈의 인맥 하나 때문에?

아니면 돈 때문에!

이번 생의 인시윤과 저번 생의 인시윤이 다른 게 없다. 전연우의 손아귀에서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겠지.

전연우가 갑자기 앞으로 한걸음 걸어가더니 손을 뻗어 장소월의 이마 위에 붙어있던 머리카락을 슬쩍 떼어냈다.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그녀로서도 미처 방어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오랜만에 보는 거라고 해도 그렇지, 오빠라고 부르지도 않을 생각이야?“

장소월은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전연우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깊은 눈동자 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정복욕, 소유욕과 광기의 감정들을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소월의 눈에는 보였다. 그 위선적인 웃음 뒤에 감추어진 진짜 그의 모습이 어떤지 말이다.

그는 짐승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장소월은 뒷걸음질 치며 가까스로 시선을 그에게서 다른 곳으로 옮겼다.

"나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볼게.“

소현아가 소월의 오빠를 바라보았다. 둘의 눈이 마주친 순간, 전연우의 미소는 삽시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살벌한 표정만이 소현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표정에 지레 겁을 먹은 소현아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무서워.

"소월아!“

소현아는 황급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월아, 인시윤 너희 오빠랑 결혼하는 거야?“

그게 그녀와 무슨 상관인가?

소현아는 괜히 손가락을 만지작대며 말했다.

"아니, 인시윤이랑 너희 오빠가 결혼하고, 너는 또 인시윤 오빠랑 결혼하면 인시윤은 너한테 아가씨라고 불러야 하는데, 그럼 너는 인시윤을 뭐라고 불러야 해? 너도 아가씨라고 부르는 거야?“

"소월아! 나 진짜 어지러워!“

그 천진난만하고 맑은 눈동자에는 호기심이 가득 차 있었다.

장소월은 급히 그녀의 입을 틀어막으며 얘기했다.

"조용히 해.“

그들은 아직 자리를 뜨지 않았을 텐데 방금 그녀들이 그렇게 큰 소리로 얘기해버리는 바람에 대화 내용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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