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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전연우가 별장에서 이런 일을 저지른 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는 종래로 그녀의 눈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한 사람을 고통에 몸부림치게 만들었다.

장소월은 처음엔 너무 무서워 눈물까지 흘렸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어느덧 점차 무덤덤해졌다.

그는 처음부터 이렇듯 잔인한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행했다. 그 손에 묻은 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만약 그가 언젠가 서울의 패권을 잡게 된다면 그 자리는 수많은 시체를 쌓아 올려 올라가게 된 것일 것이다.

시간이 많이 지났기에 대부분의 기억이 흐릿해졌다.

반면 이 복면을 쓴 사람에 대한 기억은 뚜렷했다. 그는 전연우의 수하인 강지훈이라는 사람이다

하지만 전연우가 그를 찾은 시간은 3년 후가 아니었던가? 왜 벌써?

설마... 모든 일이 앞당겨져 일어나는 건가?

장소월은 당황스러움과 걱정에 휩싸였다. 그런 감정이 왜 생겼는지 알 순 없었지만 말이다.

전생의 일은 결국 바뀌지 않는다는 건가? 당시의 운명을 바꾼다고 해도 언젠가는 벗어날 수 없는 게 아닐까?

죽어야 할 사람은 역시나 죽게 된다!

그럼 그녀는?

전생의 삶이 되풀이되어 또다시 천명을 다하지 못하게 되는 걸까?

진무현은 뒤로 물러서며 손의 칼을 꼭 움켜쥐었다. 하지만 그의 몸 전체는 두려움에 휩싸여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가까이 오지마... 오지마... 난 잘못한 게 없어. 사람 잘못 봤어.”

강지훈이 손에 쥐고 있던 몽타주를 들여다보았다.

“아니, 내가 오늘 찾을 사람은 너 맞아.”

소현아는 곧 눈물이라도 터뜨릴 것처럼 울먹였다.

“우리 얼른 가자. 나 너무 무서워.”

장소월이 생각에 잠겨 있을 그때, 돌연 비명소리가 귀를 때렸다.

“소월아, 조심해!”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누군가에 의해 저만치 밀려났다.

허이준이 휘청거리는 그녀를 부축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 남자가 소현아를 감싸 안은 뒤 칼로 목을 겨누고 있었다.

진무현이 말했다.

“다가오지 마. 경고하는데 조금만 더 오면 이 여자 죽여버릴 거야.”

장소월이 소리쳤다.

“현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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