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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손 함부로 움직이지 마.”

전연우가 백윤서의 손을 멈춰 세우고 그녀의 앞에서 전화를 받았다.

“의부님.”

전연우는 이어 그녀를 살짝 밀어내고 자신의 손목을 꽉 움켜쥔 손을 뿌리치고는 창문옆 발코니로 걸어갔다.

그들의 통화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희미하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문이 닫히는 찰나, 인시윤이라는 세 글자가 백윤서의 귀에 들어왔다.

장해진이 말했다.

“미국 연수는 너한테 인맥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야. 직위는 걱정하지 마. 내가 이미 잘 안배해 두었으니까.”

“의부님의 결정이신가요, 아니면 인씨 가문의 결정인가요?”

“인시윤은 인씨 가문의 후계자이고 넌 내 아들이야. 난 소월이보다 널 더 심혈을 기울여 키웠어. 그러니 내 고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일은 그렇게 결정하는 거로 해. 소월이와 영수의 약혼식이 끝나면 너도 시윤이와 같이 미국으로 떠나. 회사 일은 잠시 내가 진봉에게 맡기마. 진봉은 몇 년 동안 함께 일한 네 심복이니 너도 안심할 수 있겠지.”

“알겠습니다. 생각해보겠습니다.”

“처신을 잘하는 게 좋을 거야. 인시윤과 더 많이 접촉하도록 해. 강씨 집안과 인씨 집안 모두와 손을 잡는 건 우리한테 분명 도움이 될 테니까. 업계에서 견고하게 자리 잡으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해. 쓸데없는 사람한테 네 시간을 낭비하지 마. 끊기 힘들다면 내가 대신 네 주변을 깔끔하게 처리해주마.”

“네.”

전연우의 눈가에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늘이 드리웠다. 그는 장해진이 전화를 끊은 뒤에야 핸드폰 화면을 껐다.

전연우가 병실로 들어가자 백윤서는 상처받은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오빠도 떠나려고요? 소월이를 가질 수 없게 됐으니 이제 인시윤한테 가려는 거예요? 오빠,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전연우는 그녀가 얼마나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초지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다음에 얘기해.”

“인시윤과 결혼하려는 거죠? 권력과 부를 위해!”

백윤서가 흥분하며 소리 지르자 피가 링거 관을 타고 역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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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3skl
비서이름이 수시로 바뀌네요. 강영수비서가 전연우비서가 됐다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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